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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한스그레텔 님의 서재입니다.

근력 만렙 둔재는 영웅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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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그레텔
작품등록일 :
2024.05.23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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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5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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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2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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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화

DUMMY

조르쥬는 눈앞의 상황을 두 눈으로 보고도 쉬이 믿기 힘들었다.


분명 오르트리스를 잡으러 갔다고 한 게 몇 시간이 채 되지 않았다.


근데 눈앞의 저건 뭐란 말인가?


생전 눈앞의 오르트리스만큼 큰 녀석도, 애초에 저런 크기였는지도 모를 만큼 녀석의 사체는 거대했다.


“···돌아왔다.”


아서 그리고 그 뒤를 따르는 사르칸과 자신이 차출해서 보낸 경비대원 세 명이 나란히 걸어오고 있었다.


“이, 이게 대체···!?”


한편, 눈앞의 상황이 믿기지 않은 건 윈터도 매한가지였다.


자신의 머리 따윈 한입에 삼켜도 모자랄 덩치에, 살벌한 발톱은 뼈를 부수고 내장을 후벼파도 될 정도로 섬뜩하고 날카로웠다.


‘저런 녀석을 아무런 사상자도 없이 잡았다고?’


믿기 힘든 사실에, 윈터는 아서의 앞으로 다가섰다.


“야, 멈춰.”

“···뭐지?”

“네 뒤에 그거. 설마 너희들만으로 잡았다고?”

“그렇다면 어쩔 거지?”

“하! 그걸 지금 나보고 믿으라고?”


윈터는 헛소리하지 말라며 잔뜩 코웃음 쳤다.


“금패 급 다섯 이상이 삼 일 밤낮 동안 잡아도 모자랄 판에, 겨우 너희들만으로 녀석을 잡았다고? 지금 그걸···.”

“어쩌라고.”

“뭐?”

“어찌 되든 간에, 나는 저들과 함께 잡았다. 네놈처럼 주둥이만 나불대는 샌님과는 차원이 다르지.”

“이 새끼가···!”

“아니면.”


콰앙-!


아서는 건틀릿을 맞부딪치며 으르렁거렸다.


“이 자리에서 한 판 붙던지.”

“······!”


놀란 건 윈터 뿐만 아니었다.


조르쥬도, 사르칸도 심지어 그들을 구경 중이던 용병들과 경비대원들까지 모두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하! 그래 좋아.”


윈터는 오히려 잘됐다는 식으로 나오곤, 허리춤에서 검을 뽑아 들었다.


“윈터!”

“날 말리지 마, 경비대장. 너도 날 말릴 생각이면 이 자리에서 베어버릴 거니까.”

“이 새끼가!”


말은 그렇다지만, 조르쥬도 윈터를 함부로 말릴 수 없었다.


그의 강함은 전초기지에서 사르칸 다음으로 제일 강했으니까.


사르칸이 조르쥬의 편을 들어줬기에 윈터는 함부로 그녀를 내치거나, 대항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네놈에게 삼수 정도는 봐주지.”


오만하다 못해 어이가 없는 발언이었다.


하지만 이곳에서만큼은 윈터의 발언이 먹혀들어갔다.


윈터는 금패 중에서도 최상위권을 차지할 만큼 뛰어난 실력자.


도미닉과 같은 녀석이라면 필패지만, 눈앞의 녀석은 이길 수 있다고 여겼다.


“좋지.”


그런 윈터의 오연한 모습을 바라보며 아서는 씩 웃었다.


“조르쥬. 이곳에서 결투를 벌여도 법적으로 지장이 가는 건 없나?”

“으, 으응? 어, 없는 걸로 아는데···.”

“그럼, 됐군.”


아서는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뇌천파쇄.

진천노호.


벼락을 동반한 권풍이 윈터를 향해 쇄도했다.


“꺼어어억!!”


일격을 맞은 윈터는 멀리 날아갔다.

그 모습을 본 모든 이들이 경악하다 못해 파리가 들락거릴 정도로 입을 크게 벌렸다.


“뇌, 뇌 속성 마력!?”

“저런 건 대체 어떻게?”

“그게 문제가 아니야! 저 윈터가 일격에 맞고 쓰러졌다고!”


이야기의 중점은 결국 개처럼 맞고 날아간 윈터였다.


금패 급 중에서도 최상위를 차지하는 용병이자, 계기만 주어지면 백금까지도 넘볼 수 있는 실력자가 바로 윈터였다.


그런 윈터를 고작 한 번의 일격만으로 기절시켰다?


‘이건 반드시 붙잡아야 한다!’

‘저 녀석이라면 백금. 아니, 흑금 이상이 될 만한 재목이야!’


아서를 바라보는 눈빛들은 하나같이 탐욕으로 얼룩졌다.


“크아아아악!”


고통에서 벗어난 윈터가 악을 지르며 일어섰다.


“이 개새끼가!”


조금 전의 일격으로 윈터의 머릿속엔 오직 아서를 죽이겠다는 생각으로만 가득했다.


“죽어!”


핏발 선 눈으로 검을 내질렀다.


그러나.


콰드드득-!!


회심의 일격은, 아서의 건틀릿에 붙잡히면서 무산되었다.


“조르쥬. 군법을 어긴 녀석은 어떻게 되지?”

“용병 등급을 박탈하고, 죄의 고하에 따라 관련 법규를 따져 처벌한다···였지.”

“들었지?”


아서는 씩 웃었다.

그 모습이 너무 불안한 윈터는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


“오, 오지 마-!”

“어금니 꽉 깨물어.”


공포에 질린 윈터를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컥, 커커컥!”


한 번의 주먹질마다, 윈터의 입에서 핏물과 이빨들이 우수수 튀어나왔다.


자비는 없다.


윈터 같은 반동분자가 무리에 섞인 순간, 기지 내의 사기는 반드시 떨어질 것이다.


‘이 자리에서 처벌하는 게 좋겠지.’


물론 형법 집행은 도시 경비대의 대장인 조르쥬의 몫.


아서는 놈을 반병신으로 만드는 선에 그치기로 결론을 내렸다.


그렇게 잠시.


손은 윈터를 패고, 머리론 생각에 잠실 때쯤.


“야, 야. 야! 그만 때려!”


조르쥬도 더 이상 이건 아니다 싶었는지, 도리어 아서를 말리기 시작했다.


이에 사르칸도 합세하며 간신히 아서와 윈터 사이를 떨어뜨렸다.


“꺼, 꺼어어···.”


윈터의 상태는 심각했다.


코뼈는 이미 주저앉았고, 얼굴은 본래의 색을 잃어버릴 정도로 퍼렇게 변했다.


‘어떻게 얼굴을 저 정도로···.’

‘그보다 어떻게 저런 힘 조절이 가능한 거지?’


조르쥬와 사르칸은 각자만의 생각을 품은 채 윈터를 쳐다보았다.


“야, 이놈 치워. 나중에 군법 재판으로 넘길 거니까.”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저놈이 착복해 둔 자금하고 물건들 전부 회수 조치시켜. 얼마나 처 해 먹었는지 보고, 감방에 처 넣을 거니까.”

“예!”


경비대원 두 명이 의식을 잃고 쓰러진 윈터를 끌고 어디론가로 데려간 사이.


“···네게 빚을 졌네.”


조르쥬가 쓴웃음을 지었다.


만약 윈터가 작정하고 칼을 뽑았다면, 무사하지 못한 쪽은 조르쥬 자신이었다.


“자책하지 마라. 어차피 처리할 생각이었으니까.”

“처리할 생각이었다고?”

“저놈과 같은 반동분자가 기지 내에 뒤섞여 있으면, 군의 사기가 반드시 떨어질 테니까. 차라리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미리 쳐내는 편이 옳다고 생각했다.”

“하···.”


대체 저놈은 뭐지?


용병답지 않은 냉철하고 뛰어난 판단력.

거기에 군 내의 분위기를 단박에 파악하고, 원인을 처리하는 능력까지.


‘저런 놈이 경비대장이 되어야 하는데···.’


조르쥬는 쓴웃음을 지었다.


‘결국 나는 이리저리 휘둘리는 여자에 지나지 않구나.’


연인을 잃고, 헤매듯이 경비대에 자원한 것도, 전부 부질없게 느껴졌다.


‘···아니야.’


이제라도 바꾸면 돼.


조르쥬는 무거운 상념에서 벗어나려 제 뺨을 세게 후려쳤다.


쫘악-하는 소리와 함께 정신을 바짝 차린 조르쥬.


그 모습을 지켜본 아서는 씩 웃었다.


‘뒤늦게 정신을 차렸나.’


기지 내의 홍일점인 그녀는 유독 다른 사람과 비교를 많이 사며, 외롭게 지냈다.


그녀가 홀몸으로 경비대에 자원해서 경비대장에 오른 건 칭찬받아 마땅할 행위지만.


‘경비대장이라는 직책을 달고 있지만, 힘이 드는 건 매한가지일 테니까.’


도시 피아는 용병의 입김이 센 곳이기에, 상대적으로 도시 경비대의 힘이 밀릴 수밖에 없었다.


‘조금 도와줘야겠군.’


“조르쥬, 윈터의 처벌은 내게 맡기지 않겠나?”

“으음? 그건 왜···?”

“이번 사건으로 네게 피해가 갈 수도 있다. 녀석이 죄를 저지른 건 사실이나, 길드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수도 있어.”

“···그렇지.”

“그래서 내가 길드에 입김을 넣어 네 처분을 막을 거다, 넌 그냥 피해 사실을 위에다 보고하면 돼.”


영문도 모르는 소리에, 조르쥬가 물었다.


“대체 이렇게까지 해 준 이유라도 있나?”

“이유는 없다.”


아서는 피식 웃으며 대꾸했다.


“그저 내 개인 사정이라고 생각해 줬으면 좋겠군.”

“개인 사정···.”


그 말을 곱씹던 조르쥬는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녀석의 비리 정황과 증거만 수집하면 되는거지?”

“그리고 대원 몇 명만 차출해서 이곳으로 데리고 오도록 해라.”

“알았어.”

“도미닉, 너도 함께 가지.”

“알겠습니다.”


가만히 있던 사르칸도 고개를 끄덕이며 대꾸했다.


***


전초기지에서 한 달이 지났다.


그동안 아서는 조르쥬와 사르칸과 함께 마수를 소탕하며 빠르게 전공을 쌓고 있었다.


그리고.


“윈터의 처분은 결정되었어. 이 새끼 워낙 처먹은 게 많더라고. 길드 내에서도 녀석을 포기한 모양이야.”

“어떻게 되었지?”


조르쥬가 씩 웃으며 서류를 펄럭였다.


“노동교화형 십 년. 그것도 악명 높은 게아노트 갱도로 보내기로 결론을 내렸어.”

“호오.”

“놈은 거기서 끝났어. 게아노트라면 악명 높은 범죄자들도 폐인이 되어서 나오는 곳이니까.”

“수고 많았다.”

“아냐, 네가 길드를 설득해 준 덕분이지.”

“물론, 그 과정에서 적지 않은 소비를 좀 했지.”


아서와 사르칸은 오르트리스의 사체를 넘기는 조건으로, 윈터의 처벌 수위를 높여달라 길드를 설득했다.


“근데 아깝지 않아? 그 정도면 금화를 받고도 남을 텐데.”

“금화는 언제든지 벌 수 있다.”


아서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약간의 돈과 재물만으로 시간을 살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족하다.


“위에서 따로 보고는 올라오지 않았나?”

“아, 그거라면···.”


조르쥬는 품에서 서류를 내밀었다.


“···최근 마수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으니, 병력을 꾸려 산맥을 뒤져라?”

“우리보고 죽으라고 떠미는 거지.”


조르쥬는 이를 잔뜩 깨물었다.


“명령을 따를 건가?”

“어쩌겠어. 나 같은 일개 경비대장이 할 수 있는 건 없는데.”

“병력의 차출은?”

“제 목숨 지킬 병력을 왜 빼겠어. 그냥 평소 있는 대로 살아야지.”

“대원들은?”

“나랑 비슷하지. 어떤 녀석은 차라리 그만두겠다고 난리를 피워서 내가 간신히 진정시켜 놨어.”


조르쥬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네가 이곳에 온 뒤로 수하들이 죽지 않았어.”

“과장이 심하군.”

“아냐, 정말로 네가 온 뒤로 수하들이 죽는 걸 본 적이 없어. 부상자만 간간이 있지만, 네가 배합한 상처약 덕에 그 수도 점점 줄어들고 있고.”


이곳에서 머무는 동안, 아서는 병사들과 용병들에게 마수의 독을 중화하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처음에 반신반의하던 이들도 효과가 있다는 걸 알자, 점차 아서를 신뢰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육십에 달했던 사망률이, 절반으로 크게 줄어들면서 아서를 향한 신뢰도는 점점 커져만 갔다.


‘그런 간단한 치료법이 없어, 죽어가던 이들이 많았지.’


아서의 치료법 또한 누군가의 희생으로 쌓아온 노력의 결정체이자 부산물이었다.


‘나 역시 전생의 스승에게 배우지 않았더라면, 진즉에 죽었지.’


처음 약초학을 배웠던 것도, 스파릴라스가 마수의 독을 중화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도, 모두 전생의 스승 덕이었다.


‘스승은 뭐 하고 지내려나?’


그렇게 전생의 스승을 생각하고 있을 때.


“어 왔어?”


조르쥬가 이제 막 도착한 사르칸을 보며 반갑게 맞이했다.


“오늘은 어때?”

“그렇게 고생하지 않았습니다. 그보다···.”


사르칸이 주변을 두리번거리곤 이내 조용히 속삭였다.


“여기선 대화하기가 조금 그렇습니다.”

“···심각한 거야?”

“규모에 따라서 도시 전체를 뒤흔들 만큼 심각할 수도 있습니다.”

“알았어. 타시, 너도 들어와.”

“알았다.”


조르쥬는 두 사내를 끌고 찬막 안으로 들여보냈다.


“말해봐.”

“마수를 처치하는 과정에서 한 장소를 발견했습니다. 아마도 고대 유적인 거 같습니다.”


작가의말

늦어서 죄송합니다.


앞으로도 주의하며, 늦지 않는 작가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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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6화 24.06.10 92 2 13쪽
15 15화 24.06.07 99 1 12쪽
14 14화 24.06.06 104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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