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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력 만렙 둔재는 영웅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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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그레텔
작품등록일 :
2024.05.23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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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1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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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33화

DUMMY

온몸에 약초 진흙을 바른 아서 일행은 대대적인 수색 작업에 몰두했다.


아서가 선두에 서고, 사르칸이 후방을 섰다.


오르트리스가 어디서 튀어나올지 알 수 없기에, 사방을 경계하며 수색 작업을 이어 나갔다.


그렇게 한참이나 이어진 작업 끝에.


아서 일행은 오르트리스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


“여기 발견했습니다!”


일행 중 하나가 다급히 아서를 부르며 손짓했다.


“확실하군.”


아서는 오르트리스의 발자국을 만지작거리며 중얼거렸다.


“···근데 발자국만으로도 뭐가 보입니까?”


문득 든 궁금증에 사르칸이 질문했다.


“발자국 크기로 봐선 평균적인 크기에 비해 작은 편에 속한다.”

“이게 말입니까?”


사르칸이 놀라 눈을 크게 떴다.


발자국의 크기로만 봤을 땐, 성인 남성의 손바닥보다 두 배 이상은 커 보였다.


“그리고 발자국이 하나만 있는 걸로 봐선, 먹이 경쟁에서 쫓겨난 녀석이군.”

“어떻게 압니까?”

“오르트리스는 무리 활동을 하는 녀석들이다. 그런 녀석이 인적이 지나다니는 곳으로 온 경우는 먹이 경쟁에서 쫓겨난 걸 빼면 드물어.”

“아···!”

“그럼, 녀석은 지금 혼자 있다는 소리입니까?”

“그렇지.”


아서는 발자국과 수풀이 헤집어진 흔적들을 살피며 중얼거렸다.


“녀석은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다. 조심해서 따라와.”

“예, 알겠습니다.”


아서 일행은 흔적이 이어진 장소로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한참 이어진 걸음 끝에.


“크르르.”


멀리 떨어지지 않은 장소.


일행의 시선엔 오르트리스가 있었다.


두 개의 머리, 지옥의 유황불처럼 일렁이는 샛노란 눈동자.

그리고 날카롭다 못해 섬뜩하기 짝이 없는 싯누런 이빨까지.


저 섬뜩한 모습에 일행은 마른침을 삼켰다.


‘젠장, 괜히 따라온다고 나댔나?’

‘저런 녀석과 싸우라고?’

‘과연 상대할 수나 있을까···.’


긴장한 건 일행뿐만 아니었다.


사르칸 또한 오르트리스의 모습에, 속으로 경악을 금치 못했다.


‘예상했던 것보다 크다!’


발자국의 크기로만 볼 때 대략 3미터가 채 되지 않을 거라 생각했었으나, 눈앞의 녀석은 그보다 큰 4미터 정도 되어 보였다.


“모두 무기 들어.”


아서의 외침에 일행이 그제야 정신을 되찾고, 각자의 무기를 뽑아 들었다.


“내가 신호를 주면 사르칸은 뒤로 가고, 너흰 멀리서 녀석의 옆구리에 창을 찔러라.”

“알겠습니다.”


그렇게 서로의 역할을 복기하고 있을 때.


“후우.”


아서는 전신의 근육을 모두 긴장시키고, 당장이라도 튀어 나갈 준비를 마쳤다.


그때.


“크르르.”


오르트리스의 시선이 다른 곳을 향하던 찰나에.


순식간에 앞으로 나아간 아서는 오르트리스의 왼쪽 얼굴에 주먹을 내질렀다.


“크르륵-!”


정통으로 일격에 맞은 오르트리스의 몸이 일순간 휘청이고, 신호에 맞춰 일행들이 사방으로 녀석을 포위하기 시작했다.


“크르르륵!”


기습을 당한 오르트리스는 앞뒤 가릴 것 없이 아서를 향해 돌진했다.


아까보다 더 빠른 속도였고 동시에 아가리를 들이밀며 턱을 치켜들었다.


그리고 그 움직임은 오히려 아서에게 좋은 일이었다.


오르트리스와의 키 차이로 인해 공격하기 위해선 점프를 해야 하는데, 몸의 높이를 낮춘 지금 정확하게 약점을 노릴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


‘앞으로 다섯 번.’


정확하게 일격을 찔러 넣는다.


오르트리스의 아가리에 아서의 머리가 닿으려는 그 순간.


“깨개갱!”


신음과 함께 오르트리스가 그대로 옆으로 고꾸라졌다.


***


사르칸은 눈앞의 광경을 보며 경악했다.


‘저렇게나 강할 줄은.’


오르트리스가 살기를 뿜어댈 때만 해도 심장이 철렁거렸다.


처음 만나보는 강력한 마수에, 사르칸은 저도 모르게 온몸에 소름이 돋아올랐다.


마수의 살기에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한 발짝도 움직일 수도 없었다.


하지만 단 한 사람.


아서는 눈앞의 오르트리스를 향해 움직였다.


사르칸은 그의 행동이 만용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생각과 동시에 묘한 기대감이 사르칸의 머리 한구석을 차지했다.


그때 오르트리스가 움직였다.

거대한 아가리를 들이밀며 아서의 목덜미를 물어뜯으려고 들었다.


하지만.


아서에게 오르트리스가 속절없이 밀리고 있었다.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더욱더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깨개갱!”


아서의 공격에 거대한 오르트리스가 그대로 옆으로 고꾸라진 것이다.


“지금이다!”

“······!”


아서의 외침에 사르칸이 정신이 번뜩이고, 오르트리스의 후방으로 뛰쳐나갔다.


오르트리스의 왼쪽 다리 부분을 향해, 사르칸은 오른손에 들린 가시창을 앞으로 내질렀다.


푸욱-하는 소리와 함께, 살점이 찢기고 피가 잔뜩 튀었다.


“크르르르륵!!”


오른쪽 다리에 창이 찔리자, 오르트리스가 비명을 토했다.


“흐아압!”


사르칸은 다시 한번 놈을 향해 창으로 반월을 그렸다.


“크르륵!”


순간 위기를 느낀 오르트리스는 민첩한 몸놀림으로 뒤로 물러섰다.


“제길···.”


사르칸은 그 모습을 보고 입술을 씹었다.


상처를 입혔지만, 깊숙이 닿지 않았다.

녀석의 왼쪽 다리는 피가 계속 철철 흐르고 있었지만, 공격이 무색할 만큼 조금씩 재생하고 있었다.


‘다음엔 관절 부분을 노려야 한다.’


사르칸은 창을 고쳐 쥐며 진각을 밟았다.


“흐읍!”


땅을 박차고 오르트리스에게 달려들었다.


“크르륵-!”


그 순간, 놈은 기다렸다는 듯 동시에 손톱을 내리쳤다.


“흐읍!”


방어를 한다고 해도 결국에는 본능대로 움직이는 마수.


참지 못하고 먼저 움직일 거라 예상했다.


사르칸은 어깨를 살짝 튼 것만으로 오르트리스의 공격을 회피한 뒤 창을 내질렀다.


사르칸의 창은 생살을 뚫고 이내 오르트리스의 관절을 부수며 나아갔다.


“크라라라!!”


위기를 느낀 오르트리스의 두 머리가 동시에 사르칸을 향해 이빨을 들이밀었다.


‘아뿔싸!’


피할 수 없다.


창을 빼려고 했지만, 오르트리스의 관절에 단단히 박혀 있어 쉽게 뺄 수 없었다.


‘제길!’


오르트리스의 이빨이 사르칸에게 닿으려던 그 순간.


“정신 똑바로 안 차려?”


쇠가 갈리는 소리와 함께, 아서가 오르트리스의 이빨을 건틀릿으로 막고 있었다.


“끄그극!”


오르트리스는 이빨이 깨질 것만 같은 고통을 느끼고 뒤로 물러섰다.


“어딜 가려고.”


아서는 다리에 힘을 준 다음, 녀석이 있는 방향으로 쏜살같이 나아갔다.


지척에 다다랐을 때, 놈의 턱밑을 향해 전진하며 수직으로 올려 찼다.


“깨깨개갱!”


이빨이 잔뜩 부서지며 허공으로 치솟았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진각을 밟고 공중으로 뛰어올라 오른쪽 머리를 양팔로 감싸 꽉 쥐었다.


“끄르르르-!!”


오르트리스는 아서를 떨쳐내려 온몸을 비틀어 보았지만 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오른쪽 목덜미에 가해진 힘이 더 세질 뿐이었다.


“께, 게게···겍!”


위기를 느낀 녀석이 아서를 떨쳐내려던 그때.


“하아압!”


사르칸이 창을 내지르며 달려와 왼쪽 머리의 미간을 꿰뚫었다.

창이 만들어 낸 구멍 속에서 새빨간 핏물이 치솟았다.


“흐읍!”


아서는 양팔에 잔뜩 힘을 주며 오른쪽 머리의 목뼈를 단숨에 부러뜨렸다.


살벌한 소리와 함께 오른쪽 머리는 혀를 내뺀 채 절명했다.


“후우!”


아서는 거칠게 숨을 몰아 내쉬었다.


사르칸이 조금이라도 늦었거나 빨랐다면 신체 일부를 놈에게 내줘야 했을 것이다.


“후우.”


아서는 다시 한번 호흡했다.


오르트리스가 문 양팔이 욱신거렸다.

급하게 사르칸을 구한다고 양팔을 내준 탓이었다.


“만약 내가 직접 나서지 않았다면, 넌 분명 당했어.”


아서의 시선엔 사르칸이 서 있었다.


“···죄송합니다.”


사르칸이 어떻게든 미안하다며 고개를 숙이기 바빴다.


그의 눈에는 스스로에 대한 질책으로 가득했다.


상황을 봐 가며 뛰어들었어야 했음에도, 홀로 뛰쳐나간 것.


“됐어. 다음부터는 상황을 봐 가면서 공격하도록 해.”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아서는 수풀에 숨어있는 경비 대원들을 서늘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내가 나서라고 했을 때 왜 나서지 않았지?”

“그, 그건···.”


서로 어떠한 변명도 하지 못한 채 거북이처럼 목을 잔뜩 내빼기 바빴다.


물론 어느 정도 이해한다.


평생을 마수 한 마리 잡아본 적이 없는 신출내기에게 오르트리스의 이목을 끌라고 하면 누가 하겠는가.


하지만 그건 그거고, 명령에 불복종한 건 다른 개념이었다.


“이번 일은 경비 대장에게 보고할 것이다. 네놈들의 행동에서 비롯된 결과는 너희 스스로 달게 받아라. 알겠나?”

“···예.”

“알겠습니다.”


아서도 이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이 쯤 하면 충분히 자신들의 잘못을 알아들었을만한 녀석들이었으니, 굳이 더 나서서 망신을 줄 필요가 없었다.


아서는 경비대원들에게 향했던 시선을 오르트리스의 사체로 옮겼다.


“도미닉. 힘 좀 쓰나?”


***


아서 일행이 오르트리스를 잡으러 떠난 지 두 시간이 지났을 시점.


경비대장 조르쥬는 한숨을 내쉬며 보급품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 녀석들만으로 오르트리스를 잡을 수 있으려나.’


실력이 뛰어나다는 건 알다 만, 한편으로는 걱정스러웠다.


경비대의 대장으로서 수많은 대원이 죽어 나가는 걸 지켜봐 왔기 때문이었다.


아직도 눈을 감으면 그때의 상황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과거 도시가 마수들에게 유린당하던 그날.


그곳엔 자신의 옛 연인도 포함되어 있었으니까.


‘이안.’


순박하고 한없이 상냥했던 과거의 연인.

그는 자신을 지켜주려다 마수의 습격을 받고 죽었다.


이후로 그녀는 경비대에 스스로 자원하여, 마수 사냥에 나섰다.


더 이상 이안과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만들기 위해서.


하지만 경비대의 상황도 녹록지 않았다.

도시를 보호해야 할 병력은 둔 채로, 차출할 수 있는 수는 한정적이었으니까.


“후우···.”


한숨을 내쉬며 보급품을 마저 정리하려던 찰나에.


“대장!”


수하 중 하나가 천막으로 들어섰다.

숨을 헐떡이는 것이 어딘지 모르게 다급해 보였다.


“뭔데?”

“윈터 그 개자식이 돌아왔습니다!”

“뭐?”


조르쥬는 의자를 박차고 천막에서 뛰쳐나왔다.


윈터의 이름을 들은 순간, 조르쥬는 머리끝까지 분노가 치솟았다.


“이 새끼가···!”


조르쥬는 으르렁거리며 천막에서 뛰쳐나왔다.


“윈터!”


조르쥬는 한 사내 앞에 다가서며 멱살을 붙잡았다.


갈색 머리의 능글맞은 얼굴.

사내는 용병치곤 훤하게 생긴 편이었다.


“워워, 노처녀가 오늘따라 왜 이리 히스테릭해?”

“지금 그걸 몰라서 물어?”


조르쥬는 그 말에 이를 잔뜩 깨물었다.


“정량 배분의 규칙도 안 지키고 해독약을 전부 가져가? 너 때문에 에단 녀석이 죽을 뻔했잖아!”

“하하, 겨우 그거 때문이었어?”

“···뭐?”

“어차피 지원자는 거의 줄어들고 있는데, 그거 좀 쓴다고 화를 내는 건 아니지. 우리도 엄연히 목숨 걸고 마수를 사냥하고 있는데.”


분위기가 급속도로 차가워지고, 이에 보다 못한 조르쥬는 언제든 칼을 뽑으려 손잡이에 손을 갖다 댔다.


“야. 너 지금 말 다 했어?”

“허, 오히려 내가 묻고 싶은데.”


그러나 윈터는 오히려 이를 이죽거렸다.


“왜 이리 그런 약해빠진 녀석들을 감싸려고 들어? 거기에 네 남친이라도 있어?”

“윈터!”

“왜. 꼬우면 계약이라도 파기해 줄까?”


윈터가 세게 나오자, 조르쥬는 입술에 피가 나도록 잔뜩 깨물었다.


“약한 놈들은 진작에 뒤지는 거지. 그게 약육강식의 세계야. 경비대장. 너 너무 순진한 거 아니야?”

“이 새끼가···!”


외통수다.


아무리 용병이 신뢰와 거리가 먼 족속이라지만, 대놓고 계약 파기를 뱉을 줄은 몰랐다.


“오냐 너 오늘 죽고 나도 한번 죽어 보자!”


조르쥬는 허리춤에서 검을 뽑아 윈터의 목덜미로 치켜들었다.


“허, 이 썅년이. 거기서 움직이면 여기 쑥대밭으로 만들 줄 알어!”


어깃장을 부리던 윈터는 기가 막혔다.


“너나 나나 둘 중 하나는 죽으면 여기 얘들은 어떻게 될까? 마수 놈의 아가리에 갈가리 찢겨서 똥으로 나오려나?”

“이 새끼가···.”

“그러게 함부로 나대지 말았어야지. 이 귀하신 몸을 감히 협박할 생각은···으응?”


비릿한 웃음을 흘리던 윈터는 갑자기 말을 하다 말고, 멍하니 조르쥬의 뒤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 모습에 의문을 품던 그녀 역시 저도 모르게 뒤를 돌아보았다.


그녀의 시선엔···.


오르트리스를 사냥해 온 아서 일행이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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