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노광모 님의 서재입니다.

참 아름다워라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일반소설

노광모
작품등록일 :
2020.01.03 17:03
최근연재일 :
2021.04.20 12:50
연재수 :
145 회
조회수 :
6,494
추천수 :
192
글자수 :
557,649

작성
21.03.29 16:33
조회
30
추천
1
글자
5쪽

주 하나님의 큰 뜻 (60)

DUMMY

“현종아!

이리로 가는 거 맞지?”


“같은 말만 몇 번째에요?”


현종이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힘을 잃은 그믐달에 비친 현종이의 얼굴은 화가 난 것 같기도, 웃고 있는 것 같아 보이기도 했다.


“아...

미안하다.”


옆에서 걷던 성연이와 태윤이도 처음의 당당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잔뜩 겁을 집어먹은 듯, 내 팔을 양쪽으로 붙잡은 채 주변을 계속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현종아?

넌 괜찮니?

무섭지 않아?”


내 말이 끝나자마자 현종이가 고개를 뒤로 홱 돌리며 소리쳤다.


“제가 그만 말하라고 했죠?”


날 바라보는 현종이의 표정은 날이 잔뜩 선 도끼처럼 날카로웠다.


아니, 날카로움을 넘어 섬뜩하기까지 했다.


“거의 다 왔으니, 제발 그 입 좀 다물라고요!”


‘이 버르장머리 없는 놈!’


이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서슬 퍼런 현종이의 기세에 눌린 난,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현종이가 변했어...

홀로 있던 시간 동안 대체 어떤 일이 있었던 거니?’


난 답답한 마음으로 현종이의 뒤를 따라갔다.


“다 왔어요.

여기에요.”


“어?

여긴...?”


“네, 맞아요.

저번에 갔던 그 마을이에요."


“너 왜 이곳에?”


“왜냐고요?

선생님이 하명이를 살릴 길을 알려달라고 하셨잖아요?”


“그건 그렇지만...”


“하나님의 말씀 따위 집어치우고 이곳에 있는 신의 말을 들으세요.

그러면 하명이도 나을 거예요.

저도 생사의 기로에 있다가 영도자님의 말씀을 듣고 나은 거니까요.”


“뭐...

뭐라고?”


“이곳은 예로부터 영도자님께서 지배하던 곳이에요.

그러니 마을 사람들에게 우린 철저한 침략자일 뿐이고요.”


“마을 사람들?”


그때 마을 어귀에서 갑자기 한 무리의 사람들이 횃불을 들고 나타나 우리를 둘러싸기 시작했다.


“유다야!

잘했다.

수고했어.”


“유다?”


마을 사람의 말에 현종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들은?”


난 갑자기 나타난 마을 사람들을 보며 물었다.


“우릴 벌써 잊었소?

선생 양반.”


소리가 들린 곳을 바라보니 일전에 대화를 나누었던 마을 사람이 서있었다.


어둠 속에서도 도드라져 보이는 7척 장신의 그 사람은, 여전히 매서운 눈초리로 날 응시하고 있었다.


“족장님, 놈들을 어떻게 할까요?”


옆에 있던 사내가 7척 장신의 사람에게 물었다.


“일단 가둬.”


“네!”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마을 사람들은 우리를 양옆에서 붙잡았다.


“왜 이래!

현종아!

어떻게 좀 해봐!”


“선생님, 반항하지 말고 그 사람들의 지시에 따르세요.

그게 선생님과 아이들이 살 길이에요.”


“뭐...?”


현종이의 말에 말문이 턱 막혔다.


마을 사람들은 당황한 우리들을 손쉽게 제압했다.


“읍...”


몸이 앞으로 고꾸라지며 땅에 얼굴이 파묻혔다.


“퉤!”


난 침을 뱉으며 고개를 들어 현종이를 바라보았다.


현종이는 초점 없는 눈으로 날 내려다보고 있었다.


“현종아...”


내 간절한 눈빛에도 현종이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데리고 가!”


족장의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머리에 뭔가가 덮여지는 게 느껴졌다.


지독한 암흑 속에서 손을 앞으로 내저었다.


“퍽!”


순간, 뒤통수에 큰 충격이 느껴졌다.


그리고 동시에 의식이 멀어져 갔다.



*



“왜 아직도 안 오시지?”


소진이는 뜬 눈으로 마을 입구를 바라보았다.


어둠에 휩싸인 숲엔 충만이와 성우가 코 고는 소리만 크게 울려 퍼지고 있었다.


‘선생님, 왜 안 오세요?

저 무서워요.

빨리 오세요.’


“부스럭.”


인기척 소리에 소진이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저 멀리 흐릿하게 뭔가의 윤곽이 보이기 시작했다.


“선생님!”


소진이는 너무 기뻐 소리를 지르며 달려갔다.


하지만 거대한 실루엣은 소진이가 바라던 모습이 아니었다.


그림자에서 나온 거대한 뱀이 소진이의 눈앞에서 혀를 날름거리고 있었다.


소진이는 놀란 나머지, 그 자리에서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뱀은 쉭쉭거리며 기분 나쁘게 웃어 젖혔다.


“낄낄, 날 기다렸어?”


“아니야...

이게 진짜일 리 없어.”


소진이는 꿈이라고 생각했는지 고개를 세차게 좌우로 흔들었다.


뱀은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소진이에게 다가와 순식간에 몸을 휘감았다.


“이제부터 진짜 꿈을 꾸는 거야.

네가 잠자는 숲속의 공주가 되면, 이웃나라 왕자님이 널 구하러 오겠지?

낄낄.”


“아니야.

이건 꿈일 뿐이야.”


“그래, 이건 꿈이야.

그러니 어서 원수에게 빌어보렴.

널 구하러 와달라고.”


“하나... 읍.”


“워워.

아직은 아냐.

일단 나와 같이 가자고.

네가 꼭 만나야 하는 사람이 있으니...”


그 말을 끝으로 뱀은 하늘을 향해 날아올랐다.


소진이는 두려움에 눈을 꼭 감았다.


감은 두 눈 아래로 아롱진 하얀 눈물방울이 바람에 실려 날리고 있었다.


작가의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너희가 다 나를 버리리라 이는 기록된 바 내가 목자를 치리니 양들이 흩어지리라 하였음이니라 (막 14:27)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 글 설정에 의해 댓글을 쓸 수 없습니다.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참 아름다워라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45 주 하나님의 큰 뜻 (62) 21.04.20 28 1 11쪽
144 주 하나님의 큰 뜻 (61) 21.04.08 25 1 5쪽
» 주 하나님의 큰 뜻 (60) 21.03.29 31 1 5쪽
142 주 하나님의 큰 뜻 (59) 21.03.19 67 1 9쪽
141 주 하나님의 큰 뜻 (58) 21.03.12 45 1 6쪽
140 주 하나님의 큰 뜻 (57) 21.03.09 25 1 11쪽
139 주 하나님의 큰 뜻 (56) 21.03.06 28 1 4쪽
138 주 하나님의 큰 뜻 (55) 21.03.04 26 1 8쪽
137 주 하나님의 큰 뜻 (54) 21.02.22 41 1 9쪽
136 주 하나님의 큰 뜻 (53) 21.02.19 31 1 15쪽
135 주 하나님의 큰 뜻 (52) 20.12.26 27 1 13쪽
134 주 하나님의 큰 뜻 (51) 20.12.23 27 1 4쪽
133 주 하나님의 큰 뜻 (50) 20.12.17 30 1 6쪽
132 주 하나님의 큰 뜻 (49) 20.12.12 35 1 7쪽
131 주 하나님의 큰 뜻 (48) 20.12.11 26 1 6쪽
130 주 하나님의 큰 뜻 (47) 20.12.07 36 1 7쪽
129 주 하나님의 큰 뜻 (46) 20.12.01 31 1 7쪽
128 주 하나님의 큰 뜻 (45) 20.11.26 29 2 7쪽
127 주 하나님의 큰 뜻 (44) 20.11.24 38 2 10쪽
126 주 하나님의 큰 뜻 (43) 20.11.21 67 2 7쪽
125 주 하나님의 큰 뜻 (42) 20.11.19 49 1 10쪽
124 주 하나님의 큰 뜻 (41) 20.11.13 36 1 7쪽
123 주 하나님의 큰 뜻 (40) 20.11.12 47 1 4쪽
122 주 하나님의 큰 뜻 (39) 20.11.09 34 1 12쪽
121 주 하나님의 큰 뜻 (38) 20.11.07 56 1 6쪽
120 주 하나님의 큰 뜻 (37) 20.11.06 38 1 11쪽
119 주 하나님의 큰 뜻 (36) 20.11.03 30 1 9쪽
118 주 하나님의 큰 뜻 (35) 20.10.30 37 1 8쪽
117 주 하나님의 큰 뜻 (34) 20.10.27 31 1 11쪽
116 주 하나님의 큰 뜻 (33) 20.10.22 30 1 5쪽
115 주 하나님의 큰 뜻 (32) 20.10.19 31 1 3쪽
114 주 하나님의 큰 뜻 (31) 20.10.17 32 1 6쪽
113 주 하나님의 큰 뜻 (30) 20.10.16 37 1 3쪽
112 주 하나님의 큰 뜻 (29) +1 20.10.14 53 2 4쪽
111 주 하나님의 큰 뜻 (28) 20.10.10 26 1 7쪽
110 주 하나님의 큰 뜻 (27) +1 20.10.08 37 2 9쪽
109 주 하나님의 큰 뜻 (26) +1 20.10.02 40 2 10쪽
108 주 하나님의 큰 뜻 (25) +1 20.09.29 60 2 7쪽
107 주 하나님의 큰 뜻 (24) 20.09.26 36 1 12쪽
106 주 하나님의 큰 뜻 (23) +1 20.09.22 38 2 4쪽
105 주 하나님의 큰 뜻 (22) 20.09.19 33 2 5쪽
104 주 하나님의 큰 뜻 (21) 20.09.12 36 2 12쪽
103 주 하나님의 큰 뜻 (20) 20.09.11 31 1 4쪽
102 주 하나님의 큰 뜻 (19) 20.09.07 32 1 10쪽
101 주 하나님의 큰 뜻 (18) 20.09.05 37 1 8쪽
100 주 하나님의 큰 뜻 (17) 20.09.03 30 1 3쪽
99 주 하나님의 큰 뜻 (16) 20.09.01 60 1 5쪽
98 주 하나님의 큰 뜻 (15) 20.08.28 33 1 8쪽
97 주 하나님의 큰 뜻 (14) 20.08.27 32 1 15쪽
96 주 하나님의 큰 뜻 (13) 20.08.25 33 1 5쪽
95 주 하나님의 큰 뜻 (12) 20.08.22 50 1 5쪽
94 주 하나님의 큰 뜻 (11) 20.08.21 34 1 11쪽
93 주 하나님의 큰 뜻 (10) 20.08.18 60 1 4쪽
92 주 하나님의 큰 뜻 (9) 20.08.14 32 1 8쪽
91 주 하나님의 큰 뜻 (8) 20.08.13 38 1 8쪽
90 주 하나님의 큰 뜻 (7) 20.08.11 33 1 17쪽
89 주 하나님의 큰 뜻 (6) 20.08.08 32 1 12쪽
88 주 하나님의 큰 뜻 (5) 20.08.07 36 1 13쪽
87 주 하나님의 큰 뜻 (4) 20.08.04 43 1 7쪽
86 주 하나님의 큰 뜻 (3) 20.07.31 29 1 11쪽
85 주 하나님의 큰 뜻 (2) 20.07.30 41 2 8쪽
84 주 하나님의 큰 뜻 (1) 20.07.28 62 1 7쪽
83 주 음성 들리니 (38) 20.07.25 52 1 8쪽
82 주 음성 들리니 (37) 20.07.24 45 1 11쪽
81 주 음성 들리니 (36) 20.07.17 37 1 4쪽
80 주 음성 들리니 (35) 20.07.11 33 1 6쪽
79 주 음성 들리니 (34) 20.07.10 38 1 9쪽
78 주 음성 들리니 (33) 20.07.03 45 1 5쪽
77 주 음성 들리니 (32) 20.06.30 38 1 13쪽
76 주 음성 들리니 (31) 20.06.27 46 1 9쪽
75 주 음성 들리니 (30) 20.06.26 32 1 11쪽
74 주 음성 들리니 (29) 20.06.24 36 1 15쪽
73 주 음성 들리니 (28) 20.06.20 61 1 10쪽
72 주 음성 들리니 (27) 20.06.19 53 2 12쪽
71 주 음성 들리니 (26) 20.06.16 38 1 6쪽
70 주 음성 들리니 (25) 20.06.13 41 1 3쪽
69 주 음성 들리니 (24) 20.06.12 31 1 7쪽
68 주 음성 들리니 (23) 20.06.09 32 1 4쪽
67 주 음성 들리니 (22) 20.06.06 31 1 3쪽
66 주 음성 들리니 (21) 20.06.05 36 1 5쪽
65 주 음성 들리니 (20) 20.06.02 43 1 3쪽
64 주 음성 들리니 (19) 20.05.29 35 2 4쪽
63 주 음성 들리니 (18) 20.05.26 34 2 3쪽
62 주 음성 들리니 (17) 20.05.23 37 1 5쪽
61 주 음성 들리니 (16) 20.05.22 34 1 10쪽
60 주 음성 들리니 (15) 20.05.19 34 1 2쪽
59 주 음성 들리니 (14) 20.05.16 34 1 10쪽
58 주 음성 들리니 (13) 20.05.15 32 1 4쪽
57 주 음성 들리니 (12) 20.05.12 41 1 6쪽
56 주 음성 들리니 (11) 20.05.09 28 1 6쪽
55 주 음성 들리니 (10) 20.05.08 32 1 12쪽
54 주 음성 들리니 (9) 20.05.05 58 1 10쪽
53 주 음성 들리니 (8) 20.05.02 35 1 8쪽
52 주 음성 들리니 (7) 20.05.01 33 1 3쪽
51 주 음성 들리니 (6) 20.04.28 41 1 10쪽
50 주 음성 들리니 (5) 20.04.25 34 1 5쪽
49 주 음성 들리니 (4) 20.04.24 63 1 9쪽
48 주 음성 들리니 (3) 20.04.21 67 1 4쪽
47 주 음성 들리니 (2) 20.04.18 31 1 3쪽
46 주 음성 들리니 (1) 20.04.17 43 1 5쪽
45 잔잔한 시냇물 (11) 20.04.14 39 1 6쪽
44 잔잔한 시냇물 (10) 20.04.11 42 1 9쪽
43 잔잔한 시냇물 (9) 20.04.10 37 1 2쪽
42 잔잔한 시냇물 (8) 20.04.07 41 1 10쪽
41 잔잔한 시냇물 (7) 20.04.04 33 1 10쪽
40 잔잔한 시냇물 (6) 20.04.03 33 1 15쪽
39 잔잔한 시냇물 (5) 20.03.31 34 1 6쪽
38 잔잔한 시냇물 (4) 20.03.28 38 1 2쪽
37 잔잔한 시냇물 (3) 20.03.27 35 1 14쪽
36 잔잔한 시냇물 (2) 20.03.24 37 1 7쪽
35 잔잔한 시냇물 (1) 20.03.24 48 1 3쪽
34 산에 부는 바람 (3) 20.03.24 35 1 11쪽
33 산에 부는 바람 (2) 20.03.17 32 1 11쪽
32 산에 부는 바람 (1) 20.03.14 33 1 3쪽
31 늘 푸른 봉우리 (5) 20.03.13 45 1 16쪽
30 늘 푸른 봉우리 (4) 20.03.10 39 1 13쪽
29 늘 푸른 봉우리 (3) 20.03.07 60 1 11쪽
28 늘 푸른 봉우리 (2) 20.03.06 43 1 16쪽
27 늘 푸른 봉우리 (1) 20.03.03 33 1 12쪽
26 망망한 바다 (6) 20.02.29 38 1 19쪽
25 망망한 바다 (5) 20.02.28 39 1 18쪽
24 망망한 바다 (4) 20.02.25 41 1 11쪽
23 망망한 바다 (3) 20.02.22 37 1 13쪽
22 망망한 바다 (2) 20.02.21 43 1 14쪽
21 망망한 바다 (1) 20.02.18 38 1 5쪽
20 밤 하늘 빛난 별 (4) 20.02.15 37 1 26쪽
19 밤 하늘 빛난 별 (3) 20.02.14 37 1 7쪽
18 밤 하늘 빛난 별 (2) 20.02.11 43 2 8쪽
17 밤 하늘 빛난 별 (1) 20.02.08 38 2 11쪽
16 아침 해와 저녁놀 (5) 20.02.07 42 2 32쪽
15 아침 해와 저녁놀 (4) 20.02.04 46 2 9쪽
14 아침 해와 저녁놀 (3) 20.02.01 39 2 14쪽
13 아침 해와 저녁놀 (2) 20.01.31 45 2 6쪽
12 아침 해와 저녁놀 (1) 20.01.28 50 2 6쪽
11 맑은 새소리 (3) 20.01.25 47 2 18쪽
10 맑은 새소리 (2) 20.01.24 53 2 25쪽
9 맑은 새소리 (1) 20.01.21 50 2 4쪽
8 고운 백합화 20.01.18 44 2 17쪽
7 솔로몬의 옷 (2) 20.01.18 80 2 12쪽
6 솔로몬의 옷 (1) 20.01.14 81 2 5쪽
5 주님의 세계 (4) +1 20.01.11 86 4 12쪽
4 주님의 세계 (3) +1 20.01.10 111 5 12쪽
3 주님의 세계 (2) +1 20.01.07 98 4 6쪽
2 주님의 세계 (1) +1 20.01.04 184 4 14쪽
1 프롤로그 +5 20.01.03 479 8 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