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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광모 님의 서재입니다.

참 아름다워라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일반소설

노광모
작품등록일 :
2020.01.03 17:03
최근연재일 :
2021.04.20 12:50
연재수 :
14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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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7,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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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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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주 하나님의 큰 뜻 (7)

DUMMY

흐릿한 실루엣이 뚜렷해질수록 문 앞에 서있는 이들이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진영아!”


진영이는 족장이라고 불린 아빠 옆에 서서 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어떻게 여기에?”


“주님의 은혜로 여기에 올 수 있었답니다.”


진영이의 말이 끝나자마자 예선이가 진영이 품에 안기며 울먹였다.


“언니!

저도 이곳에서 언니와 함께 살래요.”


진영이는 활짝 웃으며 예선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직은 아냐.

하지만 언젠가 때가 되면 이곳에서 함께 살 수 있게 될 거야.”


진영이는 부드러운 음성으로 예선이에게 대답했다.


“자, 모두들 절 따라오세요.”


우리들은 진영이의 뒤를 따라가려고 한 걸음을 내디뎠다.


순간 이상한 기분이 들어 아래를 내려 보았는데, 심장이 차갑게 얼어붙는 것 같았다.


나와 아이들 모두 하늘 위를 걷고 있는 게 아닌가?


“으악!”


너무 놀라 뒤로 넘어지려 하는 날, 진영이 아빠가 잡아주었다.


진영이 아빤 예전에 보지 못했던 밝은 표정으로 웃고 계셨다.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하신 약속이에요.”


진영이의 말에 오래전에 읽었던 성경 구절이 떠올랐다.


그리고 물 위를 걷는 것을 무서워했던 베드로의 모습이 지금 나의 모습과 겹쳐 보였다.


‘그래, 두려워하지 말자.

무서워하지 말자.’


내 옆에서 손을 떨고 있는 예천이의 손을 붙잡았다.


그러자 예천이가 날 바라보더니, 이내 옆에 있던 동희의 손을 잡았다.


동희도 옆 친구의 손을 잡았고...


그렇게 우리 모두가 옆에 있는 친구의 손을 붙잡고 있었다.


진영이는 그런 우리들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고는 다시 앞을 향해 걸었다.


그렇게 앞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는데, 어딘가에서 청천벽력 같은 외침 소리가 들려왔다.


“거기 서!

더 이상은 못 가!”


이 말과 함께 거대한 검이 우리 눈앞을 가로막았다.


햇빛에 반사된 검날은 날카롭게 빛을 발하고 있었다.


검이 우리를 스치기만 해도 우리 몸은 당장 두 동강이 날 것 같았다.


난 깜짝 놀라 진영이를 쳐다보았다.


진영이는 이런 일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살며시 미소를 지은 채 가만히 서있었다.


“대체 왜?

우린 아무 잘못도 없어.”


“하하하!

눈치 없는 건 여전하구나!”


그제야 난 그 검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 것 같았다.


“너... 너는?”


훤칠한 키의 잘생긴 이집트 풍의 남자가 우릴 보며 짓궂게 웃고 있었다.


“설마...?”


그 남자를 보자 삵의 얼굴이 새파래졌다.


담비는 그런 삵에게 다가가 안으며 말했다.


“오랜만이야.

네가 여기 올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


삵은 담비의 말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하고 그저 눈물만 펑펑 흘리고 있었다.


“진짜 담... 비 맞아?”


난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아 휘둥그레진 눈으로 앞에 있는 남자에게 말했다.


“보고도 못 믿으며 어쩌자는 거야?

내가 예전에 말했었잖아?

그때 내가 분명히 멋지고 위대한 왕이라고 했잖아.”


담비가 툴툴거리며 대답했다.


“아냐, 그런 게 아니라 널 다시 보니 너무 반가워서...”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표정으로 담비를 바라보았다.


담비는 씩 웃으며 대답했다.


“나도 반가워.

근데 삵은 그렇다 쳐도 왜 너까지 울려고 해?

기쁠 땐 웃어야지, 울면 쓰나?”


담비는 이렇게 말하며 검을 들지 않은 반대쪽 손으로 내 입술을 양쪽 끝으로 당겨 억지웃음을 짓게 만들었다.


“읍... 그만해!”


장난을 치는 담비에게 눈을 흘겼다.


담비는 뭐가 좋은지 연신 싱글벙글이었다.


“그렇게 좋아?”


“그럼 좋지.

주의 궁정에서의 한 날이 다른 곳에서의 천 날보다 낫거든.

그러니 이 하늘 성전의 문지기로 있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


담비는 본인 말대로 정말 행복해 보였다.


담비도 아이들이 그랬던 것처럼 생전에 한 번도 못 보았던 찬란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럼 넌 여기서 그 검으로 누굴 막는 거야?”


동희가 동경의 눈빛으로 검을 바라보며 말했다.


“어? 너로구나.

어쩐지 어디서 많이 듣던 목소리라 했어.

다시 보니 더 반갑네.

그동안 잘 지냈어?”


담비의 진심이 담긴 인사에 동희가 멋쩍은 듯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


“나야 보다시피 잘 지내지...

저번엔 미안했어.”


담비는 사과하는 동희를 보며 미소 짓더니,


“괜찮아.

난 진작 널 용서했어.

주님에게 내 죄를 용서 받고 나서야, 나도 다른 사람을 용서할 수 있었어.

그분께서는 상대의 사과 유무에 관계없이 내가 먼저 용서하는 것을 더 좋아하시거든.

아 참!

아까 질문이 뭐였지?”


“넌 누굴 막는 거냐고.”


“아하.

난 이곳 동문에서 주님께 허락받지 못한 존재를 막지.

사실 그 환영받지 못할 존재들은 너희들이 이곳으로 올라올 때도 몰래 숨어서 구경하고 있었어.”


“뭐라고?”


“이 문은 닫고 다시 열지 못할지니 아무도 그리로 들어오지 못할 것은 하나님 아버지께서 그리로 들어왔음이라.

그러므로 닫아 둘지니라!”


담비의 말에 우리 모두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이런 이런...

몰랐었구나?

이 동문으로는 아무도 드나들 수 없거든.

하나님 은혜가 아니었다면 너희들도 여기에 들어올 수 없어.”


담비가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렇구나.”


우리들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담비가 이내 씩 웃으며 앞쪽으로 손을 뻗었다.


“다들 저곳으로 가봐.

누군가 너희들을 기다리고 있을 거야.”


우린 쭈뼛거리며 담비가 가리킨 곳으로 발길을 옮겼다.


“잘 가!

나중에 보자!”


“?”


담비의 말에 급히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어느새 동문이 굳게 닫혔고, 담비의 모습도 신기루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진영아!

담비가 갑자기 사라졌어!”


“선생님, 진영이가 없어요.”


“뭐?

그럼 진영이 아빠는?”


“안 보여요.”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우리들은 갑작스레 벌어진 일에 당황하여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그때 우레와 같은 소리가 하늘에 울려 퍼졌다.


“거룩하다, 거룩하다, 거룩하다!

만군의 여호와여!

그의 영광이 온 땅에 충만하도다!”


그 소리와 함께 눈부신 빛이 마치 오로라처럼 빛의 장막을 만들었다.


“악! 눈부셔!”


아이들은 모두 두 손으로 눈을 가렸다.


“괜찮으니 눈을 뜨거라.”


여길 들어올 때 만났던 천사장 미가엘의 부드러운 음성에 우리들은 조심스럽게 감은 눈을 떴다.


“우와!”


눈을 뜨자마자, 우리 앞에 펼쳐진 광경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순백색의 세마포를 입은, 눈처럼 새하얀 천사들이 하늘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수많은 천사들은 모두 여섯 개의 날개를 가지고 있었는데, 두 개의 날개론 눈을 가렸고, 두 개의 날개론 하늘을 날고, 나머지 두 개의 날개론 발을 가리고 있었다.


그리고 양손으로 금빛 찬란한 나팔을 잡은 채 입으로 불고 있었다.


그런 천사들 사이로 여러 사람들의 영이, 세상을 다 가진 듯 기쁨 가득한 얼굴로 환한 미소를 지으며 서있었다.


우린 그 모습에 심히 두려운 나머지 온몸이 떨려오기 시작했다.


“괜찮아.

아무 일 없을 거야.”


당장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예선이를 토닥이며 말했다.


예선이는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쾅!”


그 순간, 갑자기 지축을 울리는 큰 소리와 함께 나팔 소리가 천지에 진동했다.


그러자 수많은 사람들의 영이 우리 곁으로 다가와 우리들의 손을 양옆에서 붙잡았다.


그리고 이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송축해 내 영혼, 내 영혼아

거룩하신 이름

이전에 없었던 노래로 나 주님을 경배해』


그들은 우리를 보며 따스한 미소를 지었다.


그 모습에 우린 모든 긴장이 풀리며 그들과 함께 한목소리로 하나님을 찬송하기 시작했다.


『해가 뜨는 새 아침 밝았네

이제 다시 주님 찬양

무슨 일이나 어떤 일이 내게 놓여도

저녁이 올 땐 나는 노래해


송축해 내 영혼, 내 영혼아

거룩하신 이름

이전에 없었던 노래로 나 주님을 경배해


노하기를 더디 하시는 주

그의 크신 사랑 넘치네

주의 선하심 내가 노래하리

수많은 이유로 나 노래해


송축해 내 영혼, 내 영혼아

거룩하신 이름

이전에 없었던 노래로 나 주님을 경배해


곧 그날에 나의 힘 다하고, 나의 삶의 여정 마칠 때

끝없는 찬양 나 드리리라

수많은 세월 지나 영원히... 』


벅찬 감격에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하늘 위에서 부르는 합창이라니...


이전에 없었던 노래로 주님께 영광을 돌렸다는 사실에 더 감격스러웠다.


주님께 최고의 찬양을 올려드릴 수 있음에 너무 감사했다.


우리들이 감동에 젖은 채 울고 있을 때, 천사들은 약속이나 한 듯 동시에 나팔을 든 손을 입에 갖다댔다.


우렁찬 나팔 소리와 함께 노래의 마지막을 모두가 한목소리로 함께 불렀다.


『송축해 내 영혼, 내 영혼아 거룩하신 이름

이전에 없었던 노래로 나 주님을 경배해』


드디어 대단원의 막이 내렸다.


천사장 미가엘은 어느새 우리 곁에서 아름다운 미소를 보여주고 있었다.


우리도 미가엘을 보며 환한 웃음으로 화답했다.


그렇게 우리의 눈이 미가엘과 마주치자, 그는 손가락으로 아래를 가리키며 결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너희들은 이제 다시 저 아래, 세상으로 가야 한다.”


“네?

그게 무슨 말이에요?

전 싫어요.

계속 여기서 살 거예요.”


예천이의 말에, 미가엘은 말없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직은 안 된단다.

너희들이 세상에서 꼭 해야 할 일이 아직 남아있어.”


“그게 뭔데요?”


이번에는 옆에 있던 충만이가 큰 소리로 물었다.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가 된 백성이니...

이는 너희를 어두운 데서 불러내어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이의 아름다운 덕을 선포하게 하심이라!”


“......?”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우리들의 표정에,


“아직 아이들이라 이해하기가 어렵겠구나.

그럼 좀 더 쉽게 얘기해 주마.

하나님의 나라를 전파하며 주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모든 것을 담대히 전하거라!”


그제야 아이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아...

전도하라는 말씀이시죠?”


미가엘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한 마디를 덧붙였다.


“이 작은 자 중의 하나라도 잃는 것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뜻이 아닐진대, 가서 구하라.

네 친구가 아직 적의 소굴에서 신음하고 있으니...”


“맞아.

빨리 현종이를 구하러 가자!”


금이가 앞으로 나서며 당장이라도 아래를 향해 뛰어내리려는 자세를 취했다.


난 깜짝 놀라 금이를 뒤에서 붙잡았다.


"금아, 진정해.

여기가 어딘지 몰라?

여긴 하늘이야, 하늘.

여기서 땅으로 떨어졌다간 즉사야, 즉사.”


내 말에 미가엘이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그분에 대한 믿음이 아직도 이리 작아서야...

선생의 믿음이 겨자씨 한 알 만큼만 있어도 저 아래에 보이는 산에게 명하여 옮겨지라 하면 옮겨질 것이거늘...

믿음만 있다면 못할 것이 없다는 것을 왜 아직도 깨닫지 못하는 것이냐?”


그 말에 난 망치에 얻어맞는 것처럼 정신을 차릴 수가 없어서 그 자리에 털썩 무릎을 꿇은 채 주저앉고 말았다.


아이들에게 믿음을 가지라고 그렇게 외쳐댔건만, 정작 믿음을 가지지 못한 건 다름 아닌 나였다는 사실에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미가엘은 그런 내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


미가엘의 말을 듣자마자 주님의 뜻을 깨달을 수 있었다.


주님께서는 부끄러워하기보다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일어나길 바라시고 계셨다.


내가 주님의 뜻을 깨달은 그 순간, 갑자기 하늘에서 오른팔 형상이 나타나더니 내 오른손을 붙잡고 일으켰다.


그러자 별안간 눈시울이 뜨거워지며, 내 볼을 타고 하염없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내가 기뻐 울고 있을 때 누군가 내 손을 잡아주었다.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그곳에선 충만이가 날 보며 웃고 있었다.


“충만아...”


그 순간, 아이들이 약속이나 한 것처럼 서로의 손을 붙잡았다.


우리들은 원을 그리며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솟구치는 눈물 속에서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얼굴이 또렷이 보였다.


내게 가장 소중한 보물들...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희망.


순간, 아이들의 얼굴과 주님의 얼굴이 겹쳐 보였다.


바로 지금, 주님께서 이곳에 우리와 함께 계셨다.


우리 눈에, 우리 맘에, 우리 곁에...


“흑흑흑.”


천사들도 덩달아 눈물을 쏟아내고 있었다.


마치 인간처럼...


그리고 그런 우리를 정말 부러워하는 것 같은 눈빛을 발하고 있었다.


우리들은 서로가 서로를 안아주었다.


맞닿은 심장 소리와 함께 아이들의 뜨거운 사랑의 마음이 느껴졌다.


‘그래, 우리들은 능히 할 수 있어.

주님과 함께라면 그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어!’


“하하하!”


미가엘은 이제야 안심이 된다는 듯 날 보며 호탕하게 웃었다.


“땅의 모든 끝이 여호와를 기억하고 돌아오며 모든 나라의 모든 족속이 주의 앞에 나와 예배하리니, 나라는 여호와의 것이요, 여호와는 모든 나라의 주재이심이라!”


“일어나라!

빛을 발하라!

이는 네 빛이 이르렀고 여호와의 영광이 네 위에 임하였음이니라!”


그 말과 함께 우리들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자 순금으로 만들어진 미끄럼틀 같은 것이 우리 눈앞에 펼쳐졌다.


그 미끄럼틀은 아래로 쭉 뻗어 있었고, 맑은 유리처럼 투명했는데, 보는 것만으로도 그 아름다움에 넋을 잃을 것만 같았다.


우린 높디높은 미끄럼틀 위에서 일말의 망설임 없이 동시에 뛰어내렸다.


뛰어내리는 순간, 위를 보니 하늘에 보좌가 보였고, 그 우편에 앞뒤로 눈이 가득한 여섯 날개를 가진 네 생물이 보였다.


네 생물의 옆엔 새하얀 옷을 입고 머리에 금관을 쓴 어떤 사람들이 서있었다.


그리고 그 무리들 사이에 어린 양이 앉아 있었다.


어린 양은 우리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고 있었다.


그 웃음 뒤로 우리가 지나온 하늘에서 수많은 불 칼과 번개 칼이 눈부시게 번쩍거렸다.


그 눈부신 빛 사이에서 천사들의 찬양 소리가 들려왔다.


천사들은 전쟁터에 나가는 우리에게 들으라는 듯, 큰 음성으로 노래를 불렀다.


“죽임을 당하신 어린 양은 능력과 부와 지혜와 힘과 존귀와 영광과 찬송을 받으시기에 합당하도다!”


‘존귀와 영광과 찬송을 받으실 주님!

주님을 위하여 기뻐 외치게 하소서!

주의 말씀을 전파하게 하소서!

여호와여!

저곳에 남은 주의 백성을 구원하소서!’


내 마음속 외침 소리에 주님께서 대답하시는 소리가 들렸다.


“자 가거라!

너희는 두려워하지 말며 놀라지 말고 내일 그들을 맞서 나가라!

내가 너희와 함께 하리라!”


‘주님, 감사합니다...’


모두가 신나게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갔다.


다들 워터파크에서 탔던 워터슬라이드를 탄 것처럼 소리 지르며 환호하고 있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모두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그건 바로 미끄럼틀이 땅에 닿아 있지 않고, 하늘 한가운데에서 끊겨 있었기 때문이었다.


“으악!”


땅을 향해 우리의 몸이 내동댕이 쳐진 그 순간, 하늘에서 여남은 독수리들이 우리를 향해 급강하하더니, 이내 우리를 자신들의 등에 태우고 붉게 물든 하늘로 날아올랐다.


우리는 어떻게든 독수리를 제어해보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야생의 독수리는 우리를 쉬이 내려주지 않으려는 듯 하늘 위에서 몇 차례 휘돌더니, 곧장 땅으로 향했다.


독수리들은 기괴한 소리로,


“화, 화, 화가 있으리니.”라는 말을 반복하며 우리를 어딘가로 데려갔다.


이윽고 어떤 곳에 이르자, 독수리는 엄청난 굉음과 함께 그곳에 착지했다.


무모할 만큼 거센 착지로 온몸이 하늘로 붕 떠올랐다.


이내 땅으로 떨어지며 커다란 충격이 물밀 듯이 밀려왔다.


고통의 한 가운데에서 피어오르는 회색 먼지 사이로 무너져 폐허가 되어버린 오래된 성터가 보였다.


그 성터 앞에 누군가가 서있었다.


난 그 자가 누구인지 몹시 궁금했지만 지독한 고통과 함께 시야가 점점 흐려지고 있었다.


그 자를 바라보던 두 눈이 점점 감겨왔다.


그때 그 자가 뒤를 돌아보았다.


나와 눈이 마주친 그 자는 서른 살 전후의 건장한 남자였다.


그는 날 보며 한없이 인자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그 남자의 하얀 눈이 곧 이곳을 밝게 비출 초승달처럼 부드럽게 휘어졌다.



(참고)


[출처]

송축해 내 영혼(10,000 Reasons) | Matt Redman & Jonas Myrin, 2011.


작가의말

그런즉 그들이 믿지 아니하는 이를 어찌 부르리요 듣지도 못한 이를 어찌 믿으리요 전파하는 자가 없이 어찌 들으리요
보내심을 받지 아니하였으면 어찌 전파하리요 기록된 바 아름답도다 좋은 소식을 전하는 자들의 발이여 함과 같으니라 (롬 10: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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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주 하나님의 큰 뜻 (17) 20.09.03 30 1 3쪽
99 주 하나님의 큰 뜻 (16) 20.09.01 60 1 5쪽
98 주 하나님의 큰 뜻 (15) 20.08.28 33 1 8쪽
97 주 하나님의 큰 뜻 (14) 20.08.27 32 1 15쪽
96 주 하나님의 큰 뜻 (13) 20.08.25 33 1 5쪽
95 주 하나님의 큰 뜻 (12) 20.08.22 50 1 5쪽
94 주 하나님의 큰 뜻 (11) 20.08.21 34 1 11쪽
93 주 하나님의 큰 뜻 (10) 20.08.18 60 1 4쪽
92 주 하나님의 큰 뜻 (9) 20.08.14 32 1 8쪽
91 주 하나님의 큰 뜻 (8) 20.08.13 38 1 8쪽
» 주 하나님의 큰 뜻 (7) 20.08.11 34 1 17쪽
89 주 하나님의 큰 뜻 (6) 20.08.08 32 1 12쪽
88 주 하나님의 큰 뜻 (5) 20.08.07 36 1 13쪽
87 주 하나님의 큰 뜻 (4) 20.08.04 43 1 7쪽
86 주 하나님의 큰 뜻 (3) 20.07.31 29 1 11쪽
85 주 하나님의 큰 뜻 (2) 20.07.30 42 2 8쪽
84 주 하나님의 큰 뜻 (1) 20.07.28 62 1 7쪽
83 주 음성 들리니 (38) 20.07.25 52 1 8쪽
82 주 음성 들리니 (37) 20.07.24 45 1 11쪽
81 주 음성 들리니 (36) 20.07.17 37 1 4쪽
80 주 음성 들리니 (35) 20.07.11 33 1 6쪽
79 주 음성 들리니 (34) 20.07.10 38 1 9쪽
78 주 음성 들리니 (33) 20.07.03 45 1 5쪽
77 주 음성 들리니 (32) 20.06.30 38 1 13쪽
76 주 음성 들리니 (31) 20.06.27 46 1 9쪽
75 주 음성 들리니 (30) 20.06.26 32 1 11쪽
74 주 음성 들리니 (29) 20.06.24 36 1 15쪽
73 주 음성 들리니 (28) 20.06.20 61 1 10쪽
72 주 음성 들리니 (27) 20.06.19 53 2 12쪽
71 주 음성 들리니 (26) 20.06.16 38 1 6쪽
70 주 음성 들리니 (25) 20.06.13 41 1 3쪽
69 주 음성 들리니 (24) 20.06.12 31 1 7쪽
68 주 음성 들리니 (23) 20.06.09 32 1 4쪽
67 주 음성 들리니 (22) 20.06.06 31 1 3쪽
66 주 음성 들리니 (21) 20.06.05 36 1 5쪽
65 주 음성 들리니 (20) 20.06.02 43 1 3쪽
64 주 음성 들리니 (19) 20.05.29 35 2 4쪽
63 주 음성 들리니 (18) 20.05.26 34 2 3쪽
62 주 음성 들리니 (17) 20.05.23 37 1 5쪽
61 주 음성 들리니 (16) 20.05.22 34 1 10쪽
60 주 음성 들리니 (15) 20.05.19 34 1 2쪽
59 주 음성 들리니 (14) 20.05.16 34 1 10쪽
58 주 음성 들리니 (13) 20.05.15 32 1 4쪽
57 주 음성 들리니 (12) 20.05.12 41 1 6쪽
56 주 음성 들리니 (11) 20.05.09 28 1 6쪽
55 주 음성 들리니 (10) 20.05.08 32 1 12쪽
54 주 음성 들리니 (9) 20.05.05 58 1 10쪽
53 주 음성 들리니 (8) 20.05.02 35 1 8쪽
52 주 음성 들리니 (7) 20.05.01 33 1 3쪽
51 주 음성 들리니 (6) 20.04.28 41 1 10쪽
50 주 음성 들리니 (5) 20.04.25 34 1 5쪽
49 주 음성 들리니 (4) 20.04.24 63 1 9쪽
48 주 음성 들리니 (3) 20.04.21 67 1 4쪽
47 주 음성 들리니 (2) 20.04.18 31 1 3쪽
46 주 음성 들리니 (1) 20.04.17 43 1 5쪽
45 잔잔한 시냇물 (11) 20.04.14 39 1 6쪽
44 잔잔한 시냇물 (10) 20.04.11 42 1 9쪽
43 잔잔한 시냇물 (9) 20.04.10 37 1 2쪽
42 잔잔한 시냇물 (8) 20.04.07 41 1 10쪽
41 잔잔한 시냇물 (7) 20.04.04 33 1 10쪽
40 잔잔한 시냇물 (6) 20.04.03 33 1 15쪽
39 잔잔한 시냇물 (5) 20.03.31 34 1 6쪽
38 잔잔한 시냇물 (4) 20.03.28 38 1 2쪽
37 잔잔한 시냇물 (3) 20.03.27 35 1 14쪽
36 잔잔한 시냇물 (2) 20.03.24 37 1 7쪽
35 잔잔한 시냇물 (1) 20.03.24 48 1 3쪽
34 산에 부는 바람 (3) 20.03.24 35 1 11쪽
33 산에 부는 바람 (2) 20.03.17 32 1 11쪽
32 산에 부는 바람 (1) 20.03.14 33 1 3쪽
31 늘 푸른 봉우리 (5) 20.03.13 45 1 16쪽
30 늘 푸른 봉우리 (4) 20.03.10 39 1 13쪽
29 늘 푸른 봉우리 (3) 20.03.07 60 1 11쪽
28 늘 푸른 봉우리 (2) 20.03.06 43 1 16쪽
27 늘 푸른 봉우리 (1) 20.03.03 33 1 12쪽
26 망망한 바다 (6) 20.02.29 38 1 19쪽
25 망망한 바다 (5) 20.02.28 39 1 18쪽
24 망망한 바다 (4) 20.02.25 41 1 11쪽
23 망망한 바다 (3) 20.02.22 37 1 13쪽
22 망망한 바다 (2) 20.02.21 43 1 14쪽
21 망망한 바다 (1) 20.02.18 38 1 5쪽
20 밤 하늘 빛난 별 (4) 20.02.15 37 1 26쪽
19 밤 하늘 빛난 별 (3) 20.02.14 38 1 7쪽
18 밤 하늘 빛난 별 (2) 20.02.11 43 2 8쪽
17 밤 하늘 빛난 별 (1) 20.02.08 38 2 11쪽
16 아침 해와 저녁놀 (5) 20.02.07 42 2 32쪽
15 아침 해와 저녁놀 (4) 20.02.04 46 2 9쪽
14 아침 해와 저녁놀 (3) 20.02.01 39 2 14쪽
13 아침 해와 저녁놀 (2) 20.01.31 45 2 6쪽
12 아침 해와 저녁놀 (1) 20.01.28 50 2 6쪽
11 맑은 새소리 (3) 20.01.25 47 2 18쪽
10 맑은 새소리 (2) 20.01.24 53 2 25쪽
9 맑은 새소리 (1) 20.01.21 50 2 4쪽
8 고운 백합화 20.01.18 44 2 17쪽
7 솔로몬의 옷 (2) 20.01.18 80 2 12쪽
6 솔로몬의 옷 (1) 20.01.14 81 2 5쪽
5 주님의 세계 (4) +1 20.01.11 86 4 12쪽
4 주님의 세계 (3) +1 20.01.10 111 5 12쪽
3 주님의 세계 (2) +1 20.01.07 98 4 6쪽
2 주님의 세계 (1) +1 20.01.04 184 4 14쪽
1 프롤로그 +5 20.01.03 480 8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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