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 - 9
목적지에 도달한 희백이는
나무 밑에 미리 파여진듯한
커더란 구덩이 속에 시체가 든
가방을 넣어버린다.
그러고는 흙과 나뭇잎 들로
구덩이를 덮어버린다.
불과 두 시간도 안 된 시간 동안
모든 일이 진행되었다.
희백이는 매번 해왔던 것처럼
태연하게 집에 돌아와 샤워를 한다.
잠깐 눈을 붙였을까?
어느덧 아침이 되었고
밖은 소란스러 웠다.
"쿵. 쿵. 쿵."
문 두들기는 소리가 들려온다.
희백이는 곧장 현관문 앞으로 가
렌즈에 눈을 가져다 덴다.
'큰일 났다. 경찰이다!!'
희백이는 오만가지 생각이
머리를 스처갔다.
'뭐지?? 어떻게 된 거지??
미주씨가 우리 집에 있었는데?
꿈이었나???'
희백이는 마치 꿈을 꾼 거같은
느낌이 들었다.
집이 아주 깨끗했기 때문이다.
꿈이라고만 생각한 희백이는
별생각 없이 현관문을 활짝 연다.
[희백] 누구세요?
[경찰 1] 안녕하세요. 실종 신고가
들어와서 주변 상황 파악을
하고 있습니다. 협조 가능하실까요?
[희백] 아 그래요???
들어오세요. 차라도 드시면서..
그때 옆에 있던 경찰이 말을
끊고는 대화를 이어갔다.
[경찰 2] 저희가 지금 시간이 없어서
차는 괜찮습니다. 혹시 어제
어디서 뭘 하셨는지 구체적으로
설명 가능하실까요???
[희백] 아 어제요?? 별거 안 했어요.
(다친 팔을 보여주며) 일하다 손을
다쳤거든요. 그래서 병원 갔다가
바로 집을 왔어요. 그게 끝이에요.
[경찰 2] 아~ 그렇습니까??
혹시 어제저녁에 저희가 왔었는데
집에 아무도 안 계셨었거든요.
저녁에 혹시 어디나가신 건
아니셨나요?
[희백] 아뇨?? 어제 계속 집에
있었는데??? 제가 잠이 들었었나 봐요
지금 일어났거든요.
[경찰 1] 그렇군요?? 일단 알겠습니다.
혹시라도 주변에 이상한 정황이나
... 어쩌고 .. 저쩌고..
경찰과 10여 분간의 대화 끝에
희백이는 집에 들어올 수 있었다.
희백이는 뭔가 꺼림칙한 느낌이
들어 집에 설치된 카메라를
돌려보기 시작한다.
희백이의 두 눈엔 눈물이
흐르기 시작한다.
[희백] (눈물을 쏟으며) 아... 아..
이게 뭐야... 미.. 미주 씨 ..
꿈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이
영상에 그대로 담겨 있었다.
너무 끔찍한 상황에 희백이는
큰 충격을 받았다.
머리를 부여잡고 어쩔 줄
몰라 하던 희백이는
문득 하나의 생각이 들었다.
[희백] 핸드폰!
희백이는 핸드폰의 깨똑
대화 내용을 확인한다.
미주와의 오고 간 내용을 보니
이건 누가 봐도 희백이가 명백한
범인일 수밖에 없어 보였다.
희백이는 곧바로 영상을
돌려보기 시작한다.
영상에서 희백이는 미주의
핸드폰을 들고나간 뒤
빈손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희백] 핸드폰을... 던진 건가?
희백이는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핸드폰 찾으러 가기 위해
집 주변을 살피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곳저곳 어디를
둘러봐도 핸드폰을 찾기는
커녕 형사 같은 사람들이
주변을 탐색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희백이는 다짐했다,
오늘 밤 이 동네를 뜨기로...
한편.. 희백이가 집으로
들어간 사이 동네를 탐색하던
형사 중 한 명이 옥상 난간에
파손되어 있는 핸드폰을
발견했다.
핸드폰을 발견한 형사는
조용히 팀장한테 다가가
말을 꺼낸다.
[형사 1] (작은 목소리로) 오 팀장님
핸드폰을 찾았습니다.
오 팀장도 눈치를 챈 듯 조용히
팀원들을 불러 모은다.
[오 팀장] (손동작을 하며) 철수!
어느덧 밤 하늘은 어둑해져 갔다.
희백이는 가방에 몇 가지
필요한 물건과 몰래카메라를
챙겨 밖으로 나왔다.
모자를 푹 눌러 쓰고
버스 터미널로 향하는데
희백이는 사람들 눈치를
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마치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이
형사인 것 같은 느낌을 받은
희백이는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한다.
버스 터미널에 도착한 희백이는
고향으로 가는 티켓을 사고
벤치에 앉았다.
그때 저 멀리 희백이를 향해
걸어오는 두 남자를 보고
땀을 흘리며 두 주먹을 쥔다.
다행히 두 남자는 희백이와는
전혀 상관없이 남는 벤치에
앉는다.
희백이는 그제서야 땀을
닦으며 가쁜 숨을 내쉰다.
얼마 지나지 않아 버스가 왔다.
고향에 갈 버스에 타고
자리를 찾기 위해 번호를 본다.
[희백] 여기가 내 자리구나.
희백이는 번호대로 창가 자리에
앉아 모자를 푹 눌러 썼다.
뒤늦게 사람들이 타기 시작하고
희백이 옆자리엔 해맑아 보이는
한 아주머니가 앉았다.
희백이는 출발하는 버스의
창밖을 바라보며 여러 가지
생각에 잠겼다.
얼마나 갔을까 희백이가
집이 촬영된 영상을 모두
지우고 있는데 갑자기 옆자리
아주머니께서 말을 건다.
[아주머니] (고구마를 내밀며) 학생!!
고구마 하나 드셔봐! 내가 싸온 건데
엄청 맛있어~
희백이는 고구마를 받고는
주먹을 꽉 쥐어버렸다.
고구마는 그대로 뭉개져
아줌마는 당황하는 모습이었다.
희백이는 아줌마 귀쪽에 얼굴을
들이밀며 작게 말을 한다.
[희백] (작은 소리로) 한 번만 더
말 걸면 칼로 찔러 버린다??
아주머니는 그대로 동상처럼
굳어 버렸다.
그 후로 아주머니는 고향에
도착할 때까지도 경직된
자세로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고향에 도착한 희백이는
먼저 내리기 위해 일어섰다.
[희백] 아주머니 저 집에
다 와서 먼저 일어나야 하거든요
잠시 비켜주시겠어요?
[아주머니] 아! 네.. 네!!
지.. 지나가세요.
희백이는 자리를 나와
아주머니께 밝은 미소를
지어주고는 버스를 내린다.
[희백] 하~ 공기 좋다~
역시 우리 집이 최고야~
희백이는 곧장 택시를 잡아
집 앞까지 편하게 도착했다.
[희백] 아버지~ 저 왔어요!
희백의 아버지는 버선발로
뛰어나와 희백이를 맞이한다.
[희백의 아버지] 아니?? 우리 아들~
왜 말도 안 하고 왔어??
무슨 일 있어???
[희백] 아니 집을 꼭 무슨 일
있어야 오나??? 그냥 엄마 아빠
보고 싶어서 왔지~~
[희백의 어머니] 우리 아들 왔어??
밥 먹었어?? 엄마가 맛있는 밥해줄게
희백이는 집에 와서야
안락함을 느낀다.
- 작가의말
굿럭
Comment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