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 - 1
한적한 시골마을에
시끌벅적한 일이 일어났다.
마을회관 앞, 금방이라도
쓰러질듯한 전봇대에
현수막 하나가 걸리고 있다.
설치되고 있는 현수막을 바라보며
한 아이의 얼굴이 잘 익은 딸기처럼
붉어진다.
[희백] 하.. (뾰로통한 표정으로)
쥐구멍 이라도 들어가고 싶다..
붉어진 얼굴을 한 희백이를 보고,
저 멀리 희백의 아버지가 뛰어온다.
그런 아버지를 보고 희백이는
부리나케 집으로 도망을 친다.
집으로 도착한 희백이는
언제 그랬냐는 듯 책을 펴고
공부를 한다.
[희백의 엄마] 아들! 대학도
합격했는데 쉬엄쉬엄 하지그래??
책상에 앉아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희백이에게 참외를 가져다주며
어머니께서 말씀하셨다.
희백이는 깎아진 참외를 한입
베어 물고는 어머니께 말한다.
[희백] 대학 가서 꿀리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해야지! 아.. 그리고
아빠 좀 말리지 그랬어??
[희백의 엄마] 왜?? (웃으시며)
아들이 얼마나 자랑스러우면,
마을에 현수막까지 걸겠어??
현수막 비싼 거 알지??
희백이는 다시 얼굴이 붉어지며
대답을 한다.
[희백] 아니.. 누가 보면
서울대 붙은지 알겠어.. 그냥
수도권 대학인데..쪽팔려서 내가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어!
때 마침 희백의 아버지가
방문을 열고 들어온다.
[희백의 아빠] 쪽팔릴게 뭐가 있어??
(흐뭇해하며) 우리 집안에서 최초로
대학을 가는 사람인데!!
아빠가 마을 사람 다~ 불러서
마을 잔치를 하려다 말았어 이놈아!!
마을에 현수막이 설치된지
일주일이 됐을 무렵
희백이의 가족들은 기숙사 발표를
보기 위해 컴퓨터 앞에 모였다.
[희백] 그래도 이렇게 먼 데,
기숙사 붙었겠지??
[희백의 아빠] 아들! 걱정하지 마!
기숙사 떨어지면 아빠가
멋~진 원룸 하나 구해줄게!
[희백] 우리가 돈이 어딨다고..
[희백의 아빠] (희백의 어깨를 치며)
아빠가!! 그 정도는 해줄 수 있어
이놈아~!!!
아빠의 격려를 받고, 기숙사 발표를
보았지만 결과는 '불합격' 이었다.
마침 기숙사가 공사를 시작해
인원 배정에서 밀렸다는 연락을 받았다.
[희백의 아빠] 아니! 이놈의 학교는
공사를 미리 끝내야지! 이제 새 학기
시작이 얼마나 남았다고 말이야.
희백이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아버지가 자신 있게 말은 하였지만,
희백이는 집안 사정을 다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머니의 수술로 인한 대출금도
아직 다 갚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집을 구해줄 형편이 아니었다.
하지만 희백의 아버지는 끝까지
희백이를 안심시켰다.
[희백의 아빠] 아들 걱정하지 마..
일단 다음 주에 올라가서 집을보자.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온 마을 사람들에게 축하를 받은
희백이는 집을 알아보기 위해
아빠와 함께 트럭을 타고
경기도로 올라갔다.
- 작가의말
굿럭
Comment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