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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륜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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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하랑
작품등록일 :
2023.05.10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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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08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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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용의 머리(5)

DUMMY

※※※



“곤륜의 장문인을 뵈오.”


방을 꽉 채울듯한 거구의 철야방주가 고개를 숙였다. 그에 답하듯 운결도 고개를 끄덕였다.


“철야방의 명성은 익히 들었소. 중원 제일의 야장을 만나뵙게 되어 영광이구려.”

“중원 제일은 본인이 아니라 장문인의 제자이외만.”


씩 웃음을 지은 철야방주의 시선이 이윽고 옆을 향했다. 백연을 슬쩍 쳐다본 그가 말을 이었다.


“허나 지금은 그런 것에 대해 이야기할 시간이 아니오.”


곤륜파의 전각. 장문인의 처소 안.


늦은 저녁 시간임에도 백연은 곧바로 운결을 찾으러 왔다. 성화방주로부터 온 답신. 무엇이 되었든 심상치 않은 내용임에 분명했다. 철야방주 본인이 이리 다급하게 뛰어올 정도였으니까.


한 방의 방주가 직접 움직이게 만들 내용이 대체 무엇인가.


그 혼자서 듣고 결정하기 어려운 일이다. 운결 또한 이 자리에 있어야 했다.


“이전의 일은 알고 계시오?”

“아이에게 들었소.”

“그럼 이야기가 편하겠구려. 본 방주는 즉시 서안의 성화방주에게 철야방의 합류를 알리고, 술법무공의 근원을 파악하고자 서신을 보냈소. 그리고 바로 오늘 아침에 답신을 받았지.”


섬서와 서안의 거리가 가깝다지만 꽤 빠른 시점에 답신이 돌아왔다. 하오문의 힘인가.


백연은 조용히 앉아 철야방주가 품에서 무언가를 꺼내드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렇게 받은 답신은 세 가지.”

“셋이라고요?”

“그렇네. 첫째는 술법무공에 관한 내용, 둘째는 우리 모두가 알아야 할 중원 정세의 정보, 그리고 세번째는......”


철야방주가 백연을 응시했다.


“자네에게 따로 전해야 하는 말이라고 했네.”

“직접 들어야 할 이야기가 그것입니까?”

“맞네. 자네가 아니면 애초에 들을 수가 없는 것이니 말이야.”

“......일단은 앞의 두개부터 듣죠.”


하령이 그에게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는 궁금했지만, 그보다 당장은 앞의 두 내용을 먼저 듣는게 옳았다. 그의 말에 철야방주가 고개를 끄덕였다.


“우선은 술법무공에 관해 이야기해보지.”


촤륵.


철야방주가 품에서 꺼낸 종이를 내려놓았다. 차곡차곡 접힌 종이를 펴자 이윽고 그것은 하나의 커다란 지도처럼 변했는데, 그 형태가 익숙한 모습이었다.


“이곳 무당산 일대의 전경일세.”

“......이런 지도를 어디서?”

“성화방주가 모르는게 더 드물 것이네.”


상세하다. 그야말로 무당산 일대의 모든 것이 새겨진 지도였다. 협곡과 봉우리의 위치. 산길이 어디가 가파른지, 계곡과 폭포는 어디에 있는지, 길은 어디서 어디로 나있고 어디로 향하는지.


무당파를 중심으로 무당산의 드넓은 구역과 운현까지를 포함한 커다란 지도였다. 지나치게 상세하다 느껴질 만큼.


“하오문의 정보력......”


운결도 조금 놀란 기색을 내비쳤다. 허나 철야방주는 그런 것을 느끼지도 못한듯이 자연스레 손을 뻗어 설명하기 시작했다.


“여기서부터 여기, 보이시오?”

“보이오.”


자그맣게 찍힌 점들. 그제서야 눈에 들어온다. 지도 위 이곳저곳에 찍힌 먹물 자국들이 있었다.


일련의 형태를 띄고 있다, 무당파에서 조금 벗어난 곳을 중심으로 원형을 그려내는데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커다란 원을 그리고는 다시 안으로 좁혀 들어가며 복잡한 문양과 형태를 이루고 있었는데, 그 크기가 어마어마했다. 무당산의 봉우리만 십여개를 휘감는 거대한 그림.


“성화방주는 술법무공에 정통한 인물. 비록 제갈세가가 술법진을 가장 많이 다룬다곤 하나, 성화방주 본인도 진법에 대한 조예가 밀리지는 않을 것이오.”


철야방주가 턱을 매만지며 말한다. 자연스레 허리춤에서 무언가를 꺼내 지도 위로 던지면서였다.


“이 철편을 성화방주가 직접 살폈고, 그 작은 조각으로부터 술법진을 역으로 추산해 무엇을 하고자 했는지 추측했다고 하더구려.”

“그런게 가능합니까?”

“그의 말을 빌리자면, 커다란 것을 구성하고 있는 각 요소는 그 안에 제각기 결과물을 축소시켜 담고 있기 마련이라고 했네. 본인은 대체 뭔 소리인지 감도 안오네만.”


백연이 느릿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방주께서는 검 조각을 보고 원형을 추측하실 수 있지 않습니까?”

“그야 당연......음, 그런 의미였군.”


수긍한 철야방주가 말을 이었다.


“여하간 그가 말하기를 이것은 무당산 일대를 뒤덮을 거대한 술법진이라 했소. 그리고 그 공능은 두가지. 첫째는 자연지기의 차단이요.”

“자연지기의 차단이 무엇을 의미하오?”


운결의 물음. 그에 대답한 것은 백연이었다.


“여러 방식이 있겠지만 대부분은 하나를 뜻할겁니다. 사방을 떠도는 자연지기를 말 그대로 얼리는 것인데, 그 안에서는 축기가 불가능하고 자연지기를 움직여 술법이나 무공을 구축하는 것이 불가능해집니다.”

“그대의 말이 맞네. 몸 안에 있는 내공을 전부 소진하면 더 이상 무공을 사용할 수 없게 되는 것이지.”

“무림인들에게 가장 치명적인 술법진이기도 하죠. 보통은 무공을 익힌 중죄인을 가두는 뇌옥(牢獄)이 저런 술법진으로 감싸져 있습니다. 아니, 거꾸로 저 술법진의 시작이 자연지기가 움직이지 않는 지하 뇌옥의 구조를 본떠서 만들어졌다고 압니다.”

“자세히 아는군.”


철야방주의 말에 백연이 어깨를 으쓱였다.


“그만큼 유명한 술법진 아닙니까. 황실의 뇌옥이 저리 구성되어 있다고도 하던데.”

“그렇지. 하오문에도 하나 있네. 저 술법 자체로는 그렇게 특이하다 할 것은 아니지.”

“다만 저런 규모는 처음봅니다.”


산맥 일대를 뒤덮는 압도적인 크기. 저런것이 실로 구축이 가능하다 하면 재앙일 일이었다. 그리 간단히 펼칠 수 있는것은 아닐텐데. 적어도 술법으로 초월의 위에 오른 사람이 아니라면......


“그리고 두번째 공능도 간단하오. 술법진의 안에 있는 이들에게서 생기(生氣)를 강탈. 자연지기가 얼어붙은 상태에서, 생기를 내공으로 치환하게 된다고 했소.”

“......생기의 강탈?”

“모산파의 술법에 있는 무공이오. 더 나아가면 마교의 흡성대법도 있고.”


묵묵히 지켜보던 운결이 입을 열었다.


“그리고 이 산에는 모산파의 장문인이 있고 말이오.”

“성화방주는 만귀 도홍이라는 이름을 듣자마자 그를 의심했소. 다만 확증은 없으니 쉬이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은 아니지.”

“헌데 이것이 왜 이쪽에 펼쳐지는지 모르겠군요.”


백연이 입을 열었다. 지도의 위를 짚으면서였다.


“철편 조각만으로 술법진이 펼쳐질 장소를 알아낼 수 있는겁니까?”

“그건 아닐세. 술법진의 크기는 추측한게 맞지만, 장소와 위치는 성화방주가 임의로 짚어낸것이야.”

“그럼 어째서 무당파 경내가 아니라 저기에.”

“이유가 있네. 그의 말로는 저 범위 안에 보물이 있다고 하더군.”


뜬금없는 소리에 백연이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러나 이어지는 말에 소년의 표정이 확 변했다. 의문에서, 경악과 감탄으로.


“무당파의 개파조사. 삼봉 진인이 남긴 무(武)가 저기에 잠들어 있다고.”



※※※



서걱, 서걱.


날카로운 쇳소리가 귀를 저몄다. 커다란 작두가 규칙적으로 움직이는 소리였다.


낡아빠진 초가집의 마루 위.


마른 뿌리를 썰어내고 있는 노인이 있었다. 익숙한 손놀림으로 약재를 다지고 정리하는 모습이 능숙했다. 한눈에 보아도 그가 한두해 이런 일을 해온게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을만큼.


그 손놀림이 노인의 외양과 어우러져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눈처럼 새하얀 백발과 수염. 선기가 흐르는 듯한 외견까지도 그랬다.


서걱.


그렇게 다시 작두가 내려가던 그때였다.


“어르신.”


스으윽.


문득 주변의 공기가 일렁였다. 늦은 오후의 석양 아래 길쭉하게 늘어진 그림자가 한순간 배로 늘어난 듯한 감각. 동시에 그 그림자의 끝자락에서 먹물을 툭 떨궈낸 것 마냥 검은 방울이 흘러내린다.


어느 순간 커다란 나무가 드리운 그림자 위로 한 인영이 덧칠되어 일어선다. 아무것도 없었던 자리이건만, 그림자가 사람으로 바뀌기라도 한 듯이.


“강녕하셨습니까.”

“간만이로군.”


그제서야 노인이 느릿하게 시선을 들어올렸다. 나무 아래에서 천천히 걸어나오는 그림자를 향해서였다.


“그 꼴은 뭔가?”

“불안정해져서 그렇습니다.”


후욱.


그림자에서 걸어나온 인영의 주변으로 새까만 안개같은 것이 물결처럼 퍼져나온다. 투명한 물 속에 먹을 떨궈낸 것처럼 일렁이는데, 그 가운데 선 인영도 끊임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고정된 형태를 이뤄내기 어려운것 마냥.


그렇게 일렁이기를 잠깐.


“이제 좀 낫군요.”


화악-


흔들리던 그림자가 고정되며 검은 장포가 뒤편으로 길게 늘어졌다.


훤칠한 키의 사내였다. 온몸을 검은 장포로 둘둘 감은 것이 눈에 띄는 흑의인이었는데, 그 옷자락은 그림자로 이루어진 양 일렁이기를 반복한다.


동시에 그의 얼굴은 완전히 가려져 있었다. 입가에 길쭉한 무언가를 물고 내뿜는 연기 때문이었다. 얼굴 전체를 일렁이는 연기와 그림자로 가려낸 듯한 사내.


“방주 노릇은 그만뒀나? 이리 돌아다니게.”

“흑랑이 알아서 잘 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제가 방주긴 합니다만.”

“그 꼬맹이가?”

“이제 꼬맹이는 아닙니다.”

“시간 참 빠르군.”


자리에서 일어난 노인이 끌끌 웃었다.


“그래. 이 늙은이를 무슨 일로 찾아왔나? 무영방주가 아무일도 없이 이곳까지 걸음할만큼 한가한 위치는 아닐 것인데.”

“문주의 전언입니다.”

“그 아해가?”

“황제가 어르신을 또다시 찾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 말에 노인이 혀를 찼다. 마루에 놓인 약재를 그러모아 싸는 손짓이 가벼웠다.


“별볼일 없는 늙은이를 찾아서 뭐하겠다고 그러는지 모르겠군.”

“황제는 그리 생각지 않을겁니다.”


사내가 답했다. 그에 노인이 느릿하게 고개를 저었다.


“흘러간 것에 집착하는 것은 의미 없는 짓임을.”

“......”

“알아들었네. 그렇잖아도 한번쯤 떠나 있을때가 되긴 했어. 너무 오래 머물렀으니 말일세.”


약재를 챙기고 움직이는 노인. 초가집의 마루에 풀어놓은 작은 짐을 싸는 모습을 지켜보던 무영방주가 이윽고 입을 열었다.


“다음에 뵐때까지 강녕하시길 바라지요.”

“늙은이 걱정은 접어두게. 자네 몸이나 잘 간수해. 곧 골로 가게 생겼지 않나.”

“......”

“이제 자네는 어디로 가는가? 문주의 전언 하나만 전하려고 온 건 아닌듯 싶네만.”


노인의 말에 무영방주가 고개를 느릿하게 기울였다. 언뜻 얼굴을 가린 연기 사이로 옅은 웃음이 흘러나오는 듯도 했다.


“청해로 갑니다. 대리가 저질러놓은 일을 방관할 수는 없으니.”

“답지않게 정이 많아졌군.”

“늙었나 봅니다.”

“이 사람아. 진짜 늙은이 앞에서 그런 소리를 하나.”

“그럼 이만.”


후욱.


크게 연기를 내뿜은 무영방주의 발치로 어느 순간 길쭉한 그림자가 드리웠다. 한순간 주변의 그림자가 일제히 무영방주를 향해 늘어지는 듯한 착각이 스치고.


다음 순간 사내의 신형은 녹아내리듯 흩어져 그림자 속으로 사라졌다.


무영방주가 떠난 자리를 힐끗 바라본 노인이 고개를 저었다. 어느새 싸든 작은 보따리를 들고서 그가 중얼거렸다.


“무연. 그대가 오늘따라 그립구먼.”


중얼거림과 함께였다. 노인의 손에는 문득 길쭉한 나무 지팡이가 들려 있었다. 그것으로 가벼이 허공을 휘젓는 순간이었다.


파스스슷.


대기가 일그러졌다. 찰나지간 공간이 잘려나가는 듯한 착각과 함께 눈앞의 시야가 유리 조각처럼 잘개 깨져나갔다.


직후 노인이 그 사이를 향해 한발짝을 내딛는 순간, 그 신형은 그대로 허공으로 사라졌다.


깨져나갔던 허공이 원래의 풍경을 되찾는 것도 삽시간이었다.


노인이 떠난 자리에는 낡은 초가집만이 남아 있었다. 처음부터 이 자리에는 아무도 없었다는 듯한 풍경이었다.



※※※



“패흑련주가 폐관을 깨고 나왔다 했네.”


철야방주가 말을 이었다.


술법진의 이야기가 끝난 뒤였다. 그가 알려주겠다 말하던 중원 정세는 가벼운 것이 아니었다. 운결이 낮은 침음성을 흘렸다.


“패흑련이 움직인단 말이오?”

“그렇소. 그리고 수로채의 수적들이 장강왕의 휘하로 집결중이오. 녹림도 마찬가지고.”

“무당산 바깥은 어지러웠군요.”


백연의 말에 철야방주가 고개를 끄덕였다.


“당장 큰 일이 터진것은 아니네만, 낌새가 심상찮지.”

“화약고를 앞에 두고 불놀이를 하는 기분입니다만.”

“자네 말도 맞네.”


철야방주가 낮은 웃음을 흘렸다.


“비무제전을 이 시기에 개최한 이유는 이해하지만......그 여파가 어떻게 퍼질지 모르는 상황이야.”

“남아있는 힘만으로도 압제가 가능하리라 봤겠지요. 그게 맞을지는 아직 모르는 일이고.”

“맞네. 검제가 그 힘을 연일 과시하고 있어. 외려 중원 민초들의 피해는 줄었네. 구파와 세가의 무인들이 관도 일대를 뒤덮어 검을 휘두르고 있기도 하고.”


세력들이 집결하고 움직인다. 그럼에도 아직 큰 피해는 없었다고. 결국에는 언제 시위를 놓냐의 싸움으로 보였다.


“그러고 보니, 며칠 전부터 탈락한 몇몇 문파들은 먼저 하산해 복귀하는 움직임도 있더군요.”


그렇게 이야기 하기를 한참.


“마지막은 자네에게 하령이 전하는 말일세. 이걸 받게.”


그리 말하며 백연에게 아무것도 써지지 않은 흰 종이를 건네는 철야방주. 그것을 받아든 백연의 손끝에 미묘한 감각이 감돌았다.


술법무공의 기운이었다.


“하령과 이야기 할 수 있는겁니까?”

“아닐걸세. 피를 떨궈보면 알거라고 했어.”

“알겠습니다. 그럼......”


막 검을 빼들어 백연이 피를 떨구려던 순간, 운결이 입을 열었다.


“그건 혼자 듣는게 낫겠구나.”

“본인도 그렇게 생각하네.”


철야방주와 장문인 모두 고개를 끄덕인다. 어깨를 으쓱인 백연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알겠습니다. 듣고 오지요.”


그렇게 빈 방을 찾아 들어간 백연이 종이 위로 가벼이 핏방울을 뚝 떨구었고.


촤르르륵!


삽시간에 종이 위로 기파가 물결처럼 번져나가기 시작했다. 그 직후.


[안녕, 제자님? 잘 들릴련지 모르겠네.]

“하령?”

[혹시나 해서 말하는건데, 이건 기록된 목소리야. 그러니까 대답할 필요는 없고 잘 들어.]


울리는 목소리가 재빨랐다. 무언가 다급한 일이라도 있는지.


백연은 가만히 입을 다물고 귀를 기울였다.


[우선 네가 전해준 술법무공의 해석은 마쳤어. 이미 들었겠지만, 만귀 도홍은 조심하는게 좋을거야. 하지만 그놈은 지독한 기회주의자니까 한번 걸린 이상 크게 일을 치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고.]


[그보다는 다른 중요한 이야기를 하려고 목소리를 남겼어. 비무제전이 끝나고, 시간이 된다면 곧바로 이곳으로 와야 해.]


[네게 알려줄 것이 있어. 암야서고와 그 안에 들어있는 것에 대해서.]


[오랫동안 지키고 있던 물건을 전해줄 때가 된 것 같아. 처음에는 네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믿으려고.]


[내가 선택했으니까.]


그것으로 끝이었다. 극히 짤막한 음성이 끝나자마자 종이는 허공에서 몸을 뒤틀더니, 이윽고 강렬한 불꽃과 함께 불타 사라졌다.


‘서안으로 오라고?’


암야서고에 관해 언급하는 것을 보니, 그 안에 있는것중에 전달해줄 것이 있는 모양이었다. 오랫동안 지켰다는 표현까지 쓰는 것을 보니 필히 중요한 물건인가 본데.


그렇게 옅은 고민과 함께 백연이 방으로 돌아왔다. 철야방주와 장문인이 심각한 표정으로 무언가 이야기를 막 마치고 있었다.


직후 자리에서 일어난 철야방주가 한숨을 뱉었다.


“이만 가보겠소 장문인. 전할 말은 마쳤으니.”

“고맙소.”


그렇게 인사를 마치고 바깥으로 향한 철야방주. 그러나 그는 곧장 떠나지 않고 백연을 향해 손짓했다.


“암화. 할말이 있네.”

“뭡니까?”

“그대의 장문인 앞에서는 구태여 입에 담지는 않았네만 중요한 일이 있어. 천라방에서 패흑련의 수상한 동태를 감지했네.”

“......수상한?”


철야방주가 고개를 끄덕였다.


“패흑련이 청해에서 남하중이네. 그리고 그 경로에 곤륜산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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