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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륜환생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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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하랑
작품등록일 :
2023.05.10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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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03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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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22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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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본선(2)

DUMMY

※※※



날이 흘렀다.


사천당가의 일은 절반의 해결을 남긴채 백연의 손을 떠났다.


당소하가 벽을 넘을 수 있을까. 백연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알 수 없다. 그것은 한순간에 이루어지는 일일 수도 있고, 수년, 수십년이 걸린 뒤에야 닿을 수 있는 것일수도 있다.


허나 그럼에도 한가지는 확신하고 있었다.


누군가 당가 무공의 극의에 닿는다면 그건 당소하가 가장 먼저일 것이라고.


이후 남은 시간은 백연에게도 수련의 시간이었다.


사형들의 무공은 더 이상 손봐줄 상황이 아니다. 하루이틀 무언가를 새로 주입시키는 것 보다는 각자의 감각을 다듬는 편이 더 나을 일이었고, 백연은 당진천을 상대하며 얻은 감각을 빠르게 체화시키고자 했다.


‘극공의 검.’


나중에야 알았다. 소림의 방장이 가볍게 내뻗은 법력 기파를 그의 검이 잠깐이나마 베어버렸다는 사실을.


실로 말이 되지 않는 일이었는데, 백연은 그것을 다른 관점에서 가능할 법도 하다고 바라보고 있었다.


키이이잉-


여휘가 흐린 빛살로 화해 대기를 가른다. 비스듬히 떨어지던 새벽의 햇살을 따라 검이 환영처럼 흩어지고.


화악.


일순 빛자락이 흔들렸다. 검격 경파가 저미고 지나간 대기를 따라, 극히 찰나의 순간 쪼개진 빛이 분분히 쪼개진 듯 허공을 따라 일렁였다. 한없이 늘어진 시간 속에서.


얼마 지나지 않아 쪼개진 빛살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제자리로 돌아오고, 그것과 동시에 꿈결마냥 늘어졌던 시간이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제는 명확히 인지했다.


착각 같은것이 아니었다. 일전 하령이 언급했던 가능성.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그것이 그의 검끝에 담기고 있었다. 어쩌면 그가 생각한 것보다 더 전부터 일어나고 있던 일.


‘한 걸음만 더.’


검을 거두며 생각했다.


딱 한 발자국만 더 나아가면 검에 닿는다. 그리 느껴졌다.


“흐아암. 너는 안 피곤하냐.”


연무장에서 돌아오자 무진이 하품을 쩍쩍하며 그를 맞이했다.


“밤새 어디서 구르고 왔길래.”

“검을 다듬었어. 사형은 내일 경기지?”

“그래. 오늘은 연비랑 소홍이다. 가서 뭐라고 조언이라도 좀 해주던가.”


백연은 웃음으로 갈음했다. 지금 시점에 그가 해줄 수 있는 조언이 뭐가 있다고.


“응원만 할게.”


그리 본선 나흘째 날이 시작되었다. 이제는 사람이 북적북적한 무연봉은 익숙한 풍경이었다. 능선을 따라 늘어선 사람의 파도도 매일같이 보니 적응되고 있었다.


오전 최대의 화두는 뇌룡.


악예린의 창격이 한줄기 벼락처럼 경기장을 내리친다. 그 압도적인 속도는 용봉지회에서 보았던 것보다 몇배는 앞서 있었다. 사십구식 연환창식의 전개가 그야말로 물 흐르듯 이어지는 것이 놀라웠다.


본래 익혔던 무공의 이해도도 일전에 비해 크게 증가한 모습.


‘어려운데.’


백연이 그리 생각할 정도였다. 용봉지회 당시 악예린과의 대련에서 그는 창명류수검을 만들어 그녀의 공격을 저지했다. 그때도 란나찰을 기반으로 한 연환창식이 꽤나 까다로웠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제는 그 경지마저도 가뿐히 뛰어넘었다.


한손으로 창을 쥐고 휘두르다 손목을 비튼다. 찰나지간 창을 놓았다가 그대로 움켜쥐어 파지법을 바꾼 뒤 지면을 향해 진각과 함께 강렬한 창격을 내리꽂는다.


창격 경파가 물결처럼 퍼지며 상대의 보법 기파를 어그러뜨리고.


쩌어어엉!


검과 창이 맞닿은 면에서 뒤늦은 여파로 한줄기 바람이 원을 그리며 터져나온다.


상대도 예선을 가볍게 이기고 올라온 실력자였지만, 뇌룡을 상대할 정도의 실력은 아니었다. 그녀가 완전히 전력을 다했다면 초격에 검이 박살났겠지.


허나 악예린은 그렇게까지 할 생각은 없어 보였다. 흐르는 듯한 흑발을 흩날리며 그녀가 창격을 꽂아넣은 횟수는 다섯 차례.


세 초식, 다섯 합에 끝났다.


뇌룡에 이어 같은 날 독룡 당소하의 경기도 치뤄졌다.


전날 당진천의 비무 결과 때문에 여기에도 상당한 이목이 집중되었는데, 모두의 눈이 오래 머물 시간은 주어지지 않았다.


여기야말로 일초지적(一招之敵).


“비뢰(飛雷).”


일수(一手)에 여섯 자루의 암기가 발출되었고, 막아선 무인의 검이 박살나며 그것으로 경기가 끝났다. 허공을 저민 묵색 광채를 대다수의 사람은 눈에 담지도 못했다.


빠르게 경기를 끝내자마자 내려가는 뒷모습에 생각이 많아 보였다. 애초에 경기에 크게 관심이 없는 모습이다. 지금쯤 만천과 만독에 대한 생각으로 바쁘겠지. 잡념으로 가득한지라 상대의 사정을 봐주지 않는 것이었다.


이어지는 경기가 빠르게 지나갔다. 오후에 이르렀을 때, 경기장에 올라 있는 것은 연비였다.


상대는 종남파의 무인.


연비는 처음부터 맹공으로 몰아붙였다. 화끈한 불꽃이 경기장 사방을 물들이며 터져나왔다. 그러나 종남파 무인이 밀린다는 소리는 아니었다. 특유의 완전한 방어검격으로 모든 공격을 방어해내는 모습. 본디 종남의 검이 그런 탓이었다. 언제나 수세를 취하면서도 최후에는 승리를 가져가는 검.


그 자세가 올곧다. 본래라면 연비가 장기전에 돌입하며 힘이 빠져 패배했어야 할 양상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달랐다.


연비의 공세가 이어질 수록 종남파 무인의 검이 흔들렸다. 실전을 많이 경험해보지 않은 탓인지, 아니면 축기량이 부족한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그만! 좀! 막아라!”


쩌엉! 쩌정!


어느새 옷자락이 찢어지고 머리칼 끝단이 잘려나간 연비. 그럼에도 검을 미친듯이 휘두른다.


‘살짝 무서운데.’


백연이 생각했다. 본래 저렇게까지 악착같이 하는 사람이었나.


“......쟤는 오늘 왜 저래?”


곁의 연청도 당황한 듯 중얼거린다.


그렇게 싸움이 이어지길 백여 합 이상. 그때까지도 어느 한쪽이 우세를 점하지 못했고, 결국 이어지는 검격 속에서 두 사람이 동시에 검을 놓쳤다. 그럼에도 당연히 비무는 끝나지 않았다.


그대로 이어지는 근접 박투. 이번에는 확연히 결과가 달랐다. 연비는 온갖 종류의 개싸움에도 익숙했으나, 종남파의 무인은 아니었다. 검을 놓친 이후 기세가 크게 기울었다.


결국 바닥을 나뒹굴던 종남의 무인이 눈을 까뒤집고 쓰러지고.


“이겼다!”


연비가 엄청나게 기쁜 목소리로 외쳤다. 끝난 직후 쪼르르 연청에게 달려와 뽐내는 것 까지도 그랬다.


“오라버니보다 먼저 떨어질 수는 없지.”

“......그래. 고생했다.”


여러모로 인상깊은 싸움을 남기고, 이어지는 순서는 소홍의 경기.


“청성파 청운적하검(靑雲赤霞劍)은 지극히 난해하다고 해. 절초를 펼치면 정면으로 받아내기 보다는 피하는게......”

“걱정, 너무 많아.”

“사형이 알아서 잘 할거라고 믿지만.”


그럼에도 입이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소홍의 상대는 청하검(靑霞劍) 단미랑. 배분도 하나 위인데다가 당금 청성파의 미래를 이끄리라 평가받는 두 기재중 한명이다. 일전 사천에서 만났을때도 그녀의 무위가 약하지 않다는 것이 바로 느껴졌는데.


“아마 청운적하검보다는 청풍검(淸風劍)이 기본일거야. 힘싸움은 당연히 밀릴테니까. 알지?”

“알아. 걱정마.”


소홍이 비무제전에서 처음으로 만나는 제대로 된 상대였다. 한숨을 내쉬는 백연의 얼굴을 톡톡 쓰다듬고 내려가는 모습이 가벼웠다.


‘생사결로 가면 사형이 질 것 같지는 않은데.’


비무제전은 또 모를 일이었다. 곤륜파의 입장에서도 소홍이 여기에서 떨어지는 것은 좋지 않은 일이었다. 백연은 소홍을 믿었지만 그만큼 상대도 강한 사람이었다.


그렇게 백연의 걱정을 뒤로 한채로 경기가 시작되고.


“간만이네요. 평안히 잘 지내셨나요?”


웃으며 소홍에게 인사를 건네는 단미랑. 소홍은 짧게 고개를 끄덕여 답했다.


“사천에서 뵙고 여기 와서는 인사도 제대로 못해서. 그래도 경기는 다 봤어요. 암화도 인상적이었지만, 당신의 검도 엄청나더라고요.”

“과찬이네.”

“진심이에요. 그리고 또 이건 경기랑은 별개의 이야기인데.”


검을 빼들며 그녀가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암화가 대련을 해준다고 했었는데, 어찌 시간이 엇갈려서 이야기도 못해봤거든요.”

“......백연이?”

“네.”


소홍이 눈가를 문질렀다. 자신의 사제 녀석은 항상 일을 너무 많이 쳐두고 다녔다. 이윽고 어깨를 으쓱인 그가 중얼거렸다.


“이야기 해줄게.”

“감사해요. 그럼......”


우웅-


비스듬히 늘어뜨린 단미랑의 검이 진동했다. 내공 진기가 풀려나오며 허공에 저릿한 경파를 일으킨다.


“갑니다.”


쩌어엉!


검이 엇갈린다. 터져나오는 굉음이 엄청났다. 객석에 앉은 백연이 한순간 눈살을 찌푸릴 정도였다.


‘강맹하다.’


청성파의 검은 날카로웠다. 초격을 받아낸 소홍이 전진하며 적화검류를 이끌어내려 했으나 검이 끝까지 뻗어나가기 전에 검로가 끊어진다. 파고드는 단미랑의 검이 예리한 까닭이었다. 상대의 공세 사이에 자신의 검로를 끼워넣어 엇박자로 들어가는 검격.


그로 인해 소홍은 검로를 마음대로 펼칠 수가 없었다. 끝까지 검을 뻗어내면 스스로가 위험해지기에.


‘공세 주도권을 가져오는게 탁월해.’


소홍 또한 방어보다는 독특한 형식의 공세를 주로 가져가는 무인. 그 투로가 백연과도 일견 닮아있는 사형이었다. 특히 몸놀림과 움직임이 살수 무공을 배워서인지 쉬이 따라가기가 어려웠는데, 단미랑은 그것을 힘들이지 않고 따라붙고 있었다.


‘실전 경험이 많은가?’


본래 변칙적인 투로는 겪어보지 않으면 쉬이 따라가기 어렵다. 무림 초출의 무인이 자신보다 무위가 아랫줄인 사람에게 죽는 경우가 흔한것도 그런 이유였다.


허나 단미랑은 그 정도로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


“과연 청성의 미래......!”


속삭이는 소리들이 요란하다. 사람들 또한 그녀에게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 듯했다. 전진하며 검격을 내칠때마다 감탄과 찬사가 흘러나왔다.


반면 소홍은 점차 수세에 몰리고 있었다. 화신풍을 펼치며 전진하려던 소홍의 앞을, 단미랑의 진각이 틀어막는다. 그에 반동을 그대로 타고 회전하며 내친 검격은 그녀가 내친 장법에 얽혀들어 비틀리고.


쩌엉!


강맹한 청풍검의 일격을 간신히 검을 비틀어 막아낸다. 합이 교환될수록 소홍의 걸음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뒤로 물러나는 일이 많아졌다.


터져나오는 불꽃이 연신 자리에서 멈추기를 반복.


어느새 두 무인의 안광이 일렁이고 있었다. 자색으로 물든 눈으로 투로를 찾으며 검격을 교환하는 소홍.


쩌정! 쩌저정!


서서히 목소리들이 가라앉는다. 검격 소리가 사람들의 말소리를 뒤덮었다. 격렬하게 울리는 금속의 소리가 악기라도 된 양 흩어졌다. 서로 지독하게 예리한 살검을 내치는 모습. 지켜보는 사람이 외려 흠칫흠칫 할 정도로 기세가 날카로웠다.


‘간극에 접어들었다.’


백연이 생각했다.


지금쯤 두 사람은 실제로 교환하는 합보다 배는 많은 것을 머릿속에서 가늠하고 있을 터. 그러나 그럴수록 단미랑의 검격이 소홍을 지그시 짓누른다.


‘뭐하는거지.’


백연의 눈에는 조금 이상하게 보이기도 했다. 평소에 보여주던 소홍의 몸놀림이 아니었다. 단미랑이 잘 틀어막고 있는 부분도 분명 존재했으나, 사형은 분명 평소와 달랐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를 지경.


그렇게 수십합이 넘는 공방이 오가고.


어느 순간이었다.


문득 백연은 소홍의 걸음이 조금 가벼워졌다는 것을 알아챘다. 거의 경기장 끝까지 몰려 장외를 눈앞에 두고 있던 소홍이 조금씩 전진하기 시작했다. 바람을 몸에 휘감으면서.


“어, 저건......”


백연이 중얼거렸다. 소홍의 몸놀림이 익숙한 형태인 탓이었다. 그 자신의 눈으로 많이 본적은 없지만.


쩌엉!


검이 부딪히고, 경파가 흩어져 나온다. 그 사이로 소홍의 몸이 끼어든다. 물결처럼 흐르는 경파를 그대로 몸에 휘감으며 재차 전진. 사선으로 보법을 내딛으며 단미랑의 검을 아슬아슬한 간격으로 피해내고.


다시 주변의 목소리가 묻히지 않고 들려온다. 소홍이 더 이상 검을 막아내고 있지 않은 까닭이었다. 검로를 읽고, 그것을 반보 차이로 전부 회피하기 시작했기에.


그러나 이번에는 검이 부딪히는 소리가 없어도 사람들의 음성이 나직해져 있었다.


“저 몸놀림. 암화의......?”

“어찌?”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백연은 옅은 웃음을 흘렸다.


신법 운해비영.


가르쳐준 적 없다.


그 구결을 대충 정리한 종이를 소홍이 보긴 했을테지만, 이리 단기간에?


화르르륵-!


불꽃이 피어난다. 허공을 저미는 화염의 꽃잎. 적화검류가 퍼져나가며 단미랑의 주변을 점했다. 이어지는 연격 공세가 빨랐다. 찰나지간 두 무인이 동수에 가까운 속도로 합을 교환한다.


카앙! 카가각!


검이 교차되었다. 그제서야 백연은 이해했다. 지금껏 소홍은 운해비영을 체득하기 위해 부러 다른 움직임을 죽이고 있었던 모양. 그렇게 운해비영 구결을 펼치기 시작한 이후에는 쉬이 밀리지 않는다.


그럼에도 단미랑이 지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녀의 검이 이지러지며 불꽃과 얽혀든다. 수세에 몰린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연이어 터져나오는 불티 속에서 그녀의 검로가 점차 부풀어오르며 진기를 휘감는다.


‘청운적하검!’


절초를 준비해 휘감는 움직임. 검격 경파가 사방을 지그시 짓누르며 층층이 그 힘을 더해낸다. 푸른 구름을 아래에 두고 하늘을 덮는 붉은 노을. 광대한 의념이다. 그것을 재현하려는 검법의 편린 만으로도 소홍의 기파가 짓눌리는 느낌이 들 정도로.


그 순간.


문득 소홍이 전진 보법을 내딛었다. 운해비영을 몸에 두른채로 단미랑의 코앞에 달라붙는 모습. 백연이 눈을 부릅떴다. 저대로면 검격에 직격당한다. 검로의 궤적에 몸을 밀어넣은 까닭에.


‘실수? 아니......’


소홍이 자연스레 왼팔을 쳐올린다. 팔에 진기를 감은 채로.


그때쯤 단미랑의 검은 반쯤 완성된 청운적하검의 검격 경파를 휘감은채로 낙하하고 있었다. 허나 그 검은 끝까지 뻗어나가지 못했다. 찰나지간 그 코앞에 끼어든 소홍의 팔 때문이었다. 아직 절초가 완성되지 않은 상태.


파괴력이 반감된다. 그럼에도 사람의 살을 파고들기에는 충분한 정도.


화아악-!


일순 허공에 붉은 핏물이 점점이 튀어오르고.


“어?”


당황한 단미랑의 음성이 뒤따랐다. 그녀의 검이 소홍의 어깨에 틀어박힌 채로 고정되어 있었다. 끝까지 펼친 청운적하검이었다면 분명 팔을 잘라버리고도 남았을 테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검이 어깨를 내리친 것이 아니라 어깨를 검에 가져다 댄 것이었기에.


동시에 소홍의 왼손이 휘어지며 단미랑의 검신을 휘감았고, 그의 검이 비틀리며 상대의 목을 점했다. 일렁이는 불꽃의 경파를 휘감은채였다.


“괜찮.....?”


단미랑마저 당황한 목소리를 낸다. 그러나 소홍은 눈살을 옅게 찌푸리고는 중얼거릴 뿐이었다.


“더 할거야?”

“그, 그건.”


단미랑은 그제서야 자신의 목에 들이밀어진 검을 인지한 듯 했다. 그녀가 입술을 달싹거렸다. 이대로 이어지면 그녀의 검이 소홍의 팔을 갈라버리겠지만, 그 대가는 그녀의 목이었다. 실전이라면 그랬겠지.


“......졌네요.”


그제서야 소홍이 검을 거뒀다. 직후 단미랑이 할 말이 많은 표정으로 검을 회수했다.


명백한 소홍의 승리. 하지만 다친것 또한 그 혼자였다.


그렇게 경기가 마무리되고.


“사형. 왜 그런거야?”

“그냥.”

“다음부턴 절대 그러지 마. 위험하게 왜......”


백연이 화를 냈지만 소홍은 미소를 지어보일 뿐이었다.


백연은 한숨을 뱉었다. 어째서인지, 자신의 사형이 싸우는 방식은 갈수록 검귀의 그것을 닮아가고 있었다. 이게 옳은 일일까.


처음에는 그렇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아닌 것 같기도 했다. 그리 싸우는 것은 검귀 하나면 충분했다. 백연 자신조차 이제는 저런 방식을 가급적이면 택하지 않으려 노력하건만.


그리 곤륜파의 나흘차가 마무리 되었다.


모두들 다음날을 위해 휴식을 취하러 가고.


“......백연! 들었어?”

“뭐를?”

“비무제전 경기 도중에 사람이 죽었대!”

“.....뭐?”


사고가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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