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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륜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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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하랑
작품등록일 :
2023.05.10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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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20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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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창염(蒼炎)(2)

DUMMY

※※※



설중매 진려와 설향의 경기. 백연은 천독을 만나고 온 탓에 내용을 알지 못했다. 설향 사저는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 이기지 않을까-하고 생각했을 뿐.


“네가 그걸 봤어야 하는데.”


단휘가 아쉬운 투로 말한다. 소홍도 동의하듯 끄덕인다.


“대단했어.”

“솔직히 이제는 나도 사매를 이길 수 있을지 잘 모르겠네.”


단휘가 덧붙인다. 백연이 그를 슬쩍 쳐다보았다.


“그 정도야?”

“음......모르고 붙었으면 확실히 위험했을지도. 네가 직접 봐야 알거야. 무위와는 약간 별개의 문제라서.”


그 사이 준비를 마쳤는지 검을 뽑아든 설향이 다가왔다. 사형들이 뒤로 조금 물러나고.


“어떻게 할까? 대련으로?”

“조금 다르게. 방어초식을 펼쳐주면 좋겠어.”


공방을 교환하자는 소리였다. 설향의 공격에 맞춰 백연이 방어초를 펼치면, 그녀가 무공을 자유로이 선보이겠다는 이야기. 그 말에는 백연의 방어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도 깃들어 있었다. 그녀가 무엇을 펼쳐도 막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모양.


“공격초를 엮어냈나봐?”


백연의 물음에 설향이 고개를 살풋 끄덕인다.


그럴법 했다. 원래부터 적양공과 적화검류는 공격 일변도의 무공이었고, 그에서 나아간 무학이라면 공격초를 기반으로 하겠지.


“좋아.”


백연이 검을 뽑아들었다. 느릿하게 현음공 진기를 뽑아올린 그가 검을 중단세로 쥐며 설향을 쳐다보았다. 말없이 그가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


화아악!


전진 보법과 함께 붉은 화염이 스쳤다. 반원을 그리며 베어들어오는 검끝이 날카롭다. 적양공을 끌어올리는 것에 준비가 필요없는 수준.


‘많이 늘었다.’


처음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다. 이제 간극에도 진입할 수 있는 설향. 이 시점에 와서는 청율, 무진, 단휘, 소홍과 함께 문파의 주 전력으로 취급해도 좋을 정도다.


실제로도 그렇다. 당장 사마외도와의 싸움이 있다면 이 다섯명은 데려가지 않을까. 위험하다 하더라도 스스로 버텨낼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그만큼 앞서가고 있었다.


쩌엉! 쩡!


짧게 합이 이어진다. 붉은 화염을 꼬리처럼 매달고 설향의 검이 낙하. 예리하게 베어지는 검로는 한없이 강렬했다. 그러나 전부 끝까지 이어지는 일 없이 중간에 막히고 만다. 원을 그리며 공간을 채워나가는 여휘 때문이었다. 묵직한 수기를 매단 창명류수검.


정반대의 두 검법이 서로 약속이나 한듯 맞물리며 화려한 합을 교환한다.


마치 두 사람이 검무를 추고 있는 것으로 보일 정도였다.


‘이거 괜찮은데. 다른 사형들도 수련때 이렇게 하면 좋을지도 모르겠어.’


창명류수검과 적화검류를 짝을 지어 연습시키면 서로 실력이 빠르게 늘 것 같다는 사실을 머릿속에 새긴 백연이 검을 휘둘렀다.


카각!


검이 몇차례 더 얽혀든다. 그럼에도 설향은 전혀 새로운 것을 보여주지 않았다. 백연은 침착하게 창명류수검을 펼치며 기다렸다.


편린에 닿았다 했다. 당장에 검을 엮어낸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순간적으로 잡아챈 단초는 다시 달구어야만 드러나기도 한다. 검을 휘두르고, 무공을 펼치며, 정신이 고조되는 순간이 오면-


피잇.


카가가각!


백연이 눈을 깜빡였다. 한순간 급격하게 가속한 설향의 검이 비스듬히 뚝 떨어지더니 이어지며 옆구리를 파고든다. 그 변초의 속도도 속도였지만, 동시에 느껴지는 무게감이 엄청났다.


‘조금 다른......’


휘릭. 쩌엉!


시야를 화염이 붉게 물들인다. 이어지는 검격의 기세가 돌연 뒤바뀌어 있었다. 일전보다 더욱 예리하고, 더욱 날카롭게.


그 순간을 기점으로부터 점차 대기중에 퍼져나가는 화염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검끝이 그려낸 잔영이 허공을 짙게 물들인다. 꽃잎처럼 흩날리는 화염의 검로를 그어내고, 이끌어 내친다. 그 여파가 사라지기도 전에 다음 초식을 연결.


어느 순간부터 설향의 검끝에는 화염이 점차 쌓여가고 있었다. 이미 내쳐져 잔존하는 기파를 엮고, 그 흐름을 쌓아 검날 위에 또다른 화염의 날을 두른 양.


흐린 검격이 연이어 짓쳐 들어오고.


쩌엉!


문득 백연은 간극에 진입하고 있었다. 시선을 들어올리자 그와 눈을 마주치는 설향의 표정이 보였다. 그녀 또한 간극에 단숨에 진입한 모양.


‘더.’


백연은 생각했다.


더 갈 수 있다. 설향이 보여주고자 한 것이 이것이 전부일리가.


그의 생각에 화답하듯 검신 위로 한층 가열찬 열기가 켜켜이 쌓여나갔다. 숫제 화염으로 된 검을 휘두르고 있는 것 마냥.


카가각! 쩌정!


설향의 검격은 창명류수검에 막혀 한번도 끝까지 뻗어나가는 일이 없었으나, 외려 그것이 기회라는 양 막혀버린 검격의 반동을 재차 휘감는다. 검을 내뻗고 받아치는 과정을 전부 불꽃의 장작으로 삼듯이.


설향만의 불꽃을 쌓아가는 방법이었다.


‘나와는 전혀 달라.’


백연이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이것은 일견 그의 방식과 비슷하지만, 거꾸로였다. 설향이기에 이런 방식으로 스스로를 담금질했겠지. 그로써는 이런 길로 나아가지 않았을 것이다. 그랬기에 더 만족스러웠다.


설향 사저가 자신만의 길을 엮어내고 있다는 소리니까.


카앙!


그렇게 공방이 지속되길 한참. 설향의 검끝에 매달린 화염이 한없이 무거워졌다 여겨질 때쯤이었다.


“후우.”


검격 속에서 설향의 숨이 흩어져 나온다. 막 횡격을 그에게 내치는 와중이었다. 그 끝에 매달린 시뻘건 불꽃이 눈을 아리게 달궈오던 어느 순간-


‘사라졌어?’


화악-!


맹렬하게 타오르던 검끝의 불꽃이 한순간에 소멸했다. 설향이 검격을 내치는 도중이었다. 허공을 잘라들어오는 검에 매달린 화염이 별안간 꺼졌다. 검을 물에다가 푹 담그기라도 한 듯이.


하지만 그럼에도 간극속에서 마주친 설향의 눈은 태연했고.


‘설마 이게.’


문득 백연은 시야 사이로 짓쳐오는 설향의 횡격 끄트머리. 한없이 예리한 검날 끝이 연푸르게 물들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명백히 일반적이지 않았다. 게다가 끊임없이 일렁이는 저 빛은 분명, 화염에 가까운......


‘위험하다.’


알아차린 순간이었다. 소년의 검끝에서 한없이 묵직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사방을 짓누르며 끌어당기는 수기(水氣)가 설향의 검격 경파를 휘감고. 백연의 손목이 가볍게 비틀렸다. 찰나지간 전진 보법을 밟으면서였다.


소년의 검이 횡격으로 짓쳐 들어오던 설향의 검에 따라붙었다. 정확히 마주보는 자세로, 단번에 검날을 겹쳐버린 신기.


백연은 설향의 검면에 뱀처럼 달라붙은 여휘를 밀착시킨 그대로 손목을 크게 뒤틀었고.


카앙!


청명한 소리와 함께 설향의 검격 궤적이 비틀려 그대로 바닥을 스쳤다.


그 순간이었다.


쩌어어억!


흙바닥에 설향의 검이 닿는것과 동시에 바닥이 소멸하듯 갈라졌다. 검끝이 닿은 자리에서부터 족히 일장은 되는 길이를 따라 좁고 큼직한 흠이 새겨졌다. 사람의 발이 수없이 밟고 지나가 바윗덩이만큼 단단한 흙바닥임에도.


실로 엄청난 파괴력.


그럼에도 바깥으로 새어나오는 불꽃은 한점도 없었다. 허공을 진득하게 물들이는 열기만이 불꽃이 아직 그곳에 남아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을 뿐.


‘설마, 전부 한점으로 압축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때 설향이 다시 검을 천천히 들어올렸다. 백연에게 보여주듯 검을 중단세로 세우는 모습이었다. 그제서야 똑바로 보였다. 검날을 따라 은은한 연푸른 빛이 끊임없이 일렁이고 있는데, 그 형태가 한없이 뜨거운 열기의 불꽃이었다.


“이거야.”


설향이 말했다.


백연의 눈에 자령안 기파가 깃들었다. 안법의 공능으로 검신을 휘감은 기파를 파악하는 것도 잠시.


‘가속, 압축, 반발, 극한으로 불꽃을 우겨넣었어. 진기의 밀도가 한없이 높다.’


사방으로 터져나오던 적화검류의 불꽃. 그 진기를 그러모아 한점에 가두었다. 바로 알 수 있었다. 눈앞의 검날을 타고 일렁이는 것은 한없이 압축된 화염. 연푸른 불길은 극한까지 밀도를 높인 불꽃의 진기였던 것이다.


설향이 엮어낸 일검. 그녀가 닿은 새로운 불꽃의 편린.


분명 그 형태는 아직 지극히 미약하고 제대로 완성되지 않았다. 검을 들어올린 직후 꺼질듯 약하게 일렁이다, 설향이 미간을 좁히는 순간 화악 흩어져 사라지는 모습이 그랬다. 그럼에도.


“그 검으로 진려를 이긴거야?”

“응.”

“뛰어난 검이야. 한없이 위협적이고.”


일순 백연조차 그리 느꼈다. 정면으로 일격을 받아치면 좋지 않다고.


그만큼 강력한 파괴력을 지녔다는 소리다. 본래도 공격 일변도의 파괴적인 검격인 적화검류의 불꽃을, 극한까지 그러모아 압축시켰다. 그 과정이나 방식은 구결을 봐야 알겠으나, 파생되는 결과만큼은 명확했다.


사방에 화염을 흩뿌려 공간을 장악하는 적화검류. 그 힘을 일점에 집중시킨다. 파괴력이 극도로 올라가는 것은 당연한 수순.


단순히 검초의 파괴력만 올라가는 것이 아니기도 했다. 순간적으로 가속하는 검격. 압축과 반발을 활용한 듯 보였는데 그 예리함이 전혀 달랐다.


“이름이 뭐야?”

“색깔 때문에. 창염(蒼炎)이라 할까 했어.”


푸른 불꽃. 직관적이고 명료하다. 하지만 짙푸른 청염과는 달랐다. 연푸른 빛을 일렁이는, 하늘을 연상케 하는 부드러운 형태의 불꽃. 그럼에도 그 안에 담긴것은 강렬한 파괴력이다.


모순적이면서도 어울리는 이름이었다. 백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이름이네. 검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해줄 수 있을까?”

“경기를 치르던 와중에, 이대로는 밀리겠다 싶었어.”


매화검법의 초식을 뚫어낼 수가 없었다고.


화산의 이십사수매화검법 또한 공격 일변도의 강력한 검법. 전장을 장악하는 검법 기파가 적화검류와도 한없이 비슷하다. 그가 처음 적화검류를 만들때 본 것이 유성의 매화검법이었던 까닭이다.


비슷한 성질의 두 검이 부딪히면, 성취가 높은쪽이 유리하다. 설향은 진려와 아슬아슬하게 반반을 이끌어낼 정도는 되었으나 압도하지는 못했다. 그 속에서 진려가 쌓아온 시간과 노련함으로 설향을 지그시 내리누르는 상황.


지지부진하던 경기 속에서 그녀는 이대로면 진다는 것을 인지했다. 그랬기에 도박수를 던지기로 했다는 것.


“네가 일전에 검격 경파를 둘러 신법을 펼쳤잖아. 응용할 수 있지 않을까 했어. 한번의 일검에 내 남은 진기를 전부 때려박는다는 생각으로.”


화염을 퍼뜨리고, 그것을 휘감아 다시 압축과 가속을 반복. 쏟아지는 매화 앞에서 점차 밀려나던 설향의 불꽃이 어느 순간 일거에 사라지는 것과 동시에.


한줄기 연푸른 화염이 깃든 검날이 매화 꽃잎을 단번에 전부 박살내버리고 진려를 제압했다고.


설향의 이야기를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던 백연이 뒤늦게 미간을 좁혔다. 그녀의 말에 걸리는 부분이 있는 까닭이었다.


“진기를 전부 쓴다고?”

“응.”

“잠깐만, 그러면 그건 완전히 일격에만 쓸 수 있는......”

“맞아. 아직은 그렇지.”


설향의 얼굴에 옅은 미소가 깃드는 것과 동시였다. 그녀가 스르륵 주저앉았다. 검을 짚은채로 머리를 숙이고 앉았다가 이내 뒤로 자연스레 드러누워 버리는 모습.


“이제 손가락 하나 까딱 못하겠어. 너한테 보여준게 마지막이야. 오늘 두번이나 써버린 바람에.”

“하하......이게 무슨.”


백연이 헛웃음을 흘렸다.


창염은 분명 백연도 위협적이라 느낄만큼 뛰어난 위력을 지녔다. 단번의 검은 태청신공을 일으킨 상태의 검을 상회할 정도로. 하지만 그 대가로 어마어마한 내공진기를 소진시키는 모양이었다.


다시말해 아직은 반쪽짜리 무공이라는 소리.


물론 구결이 다듬어지고, 설향의 축기량이 늘어나거나 하면 다르게 바뀔 여지는 많았지만.


“정말로 최후의 일격이었을 줄이야.”

“괴물들을 이기려면, 이 정도는 걸어야지.”

“뇌룡을 이길 생각이야?”

“네가 말했잖아.”


설향이 누운채로 위를 올려다보며 중얼거렸다.


“항상 이긴다는 생각으로 싸우라고.”

“맞아. 잘하고 있네.”


백연이 웃었다.


설향이 닿은 창염. 그 반동도 여파도 매우 커다란 대가다. 하지만 이 검이 있다면 설향은 순간적으로나마 스스로의 한계를 넘어선 수준의 일격을 엮어낼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그녀가 지금보다 강해진 이후에도 마찬가지일 터.


훌륭한 검이었다.


“소감이 어때? 자신만의 검을 엮어냈는데.”

“아직 현실감이 안들어. 생각보다 별 거 아닌것 같기도 하고.“

”원래 그런거지.“

”그리고 피곤해......”


하암. 누운채로 크게 하품을 한 설향의 눈꺼풀이 내리깔린다. 어깨를 으쓱인 백연이 그녀의 몸을 받쳐 들었다. 어느새 쪼르르 달려온 연비와 선아가 백연에게서 설향을 받아 부축했다.


“들어가서 자, 언니.”

“고마워......하암.”


그렇게 사형들이 주변을 정리하고.


“잘 봤다.”


조용히 구경하던 당소하가 다가왔다.


“어땠어?”

“놀라웠다.”


진심으로 감탄이 서린 목소리.


“저런 검을 엮어낼 수 있다니. 여기에는 어떻게 된 자질들만 모여있는 것인지.”

“어릴 때부터 청해에서 살아남을 정도면 각자 자기만의 재능은 있는 법이니까. 그나저나 너는 이제 어떻게 할거야?”


백연이 당소하를 쳐다보았다. 그의 물음에 단번에 좁혀지는 당소하의 미간. 잠시 고민하듯 턱을 매만진 그가 이윽고 답했다.


“우선은 만천을 연마해야지. 그게 최선이다.”

“으흠.”

“네가 보여준 길. 새로운 만천의 가능성이다. 방향성이 잡혔으니, 엮어내다 보면 무언가에 닿을 수 있겠지. 그게 가주의 자리를 향하는 정도(正道).”

“사도(邪道)도 있어?”

“있지. 거꾸로 생각하면 된다.”


당소하가 입매를 비틀었다.


“우리 형님들이 시도하셨던 대로. 경쟁자를 전부 제거하면 그게 곧 가주직을 의미하니까.”

“틀린 말은 아니네.”

“네 덕에 첫째 형님의 세력은 크게 흩어지겠지. 여기에서 그를 완전히 죽여버릴 수도 있겠지만, 좋은 방법은 아니다. 만약 내가 그런 방식으로 가주자리를 노린다고 하면 이대로 구도가 무너지면 외려 불리하지. 공손령을 비롯한 모든 내 적의 힘이 당백건 한명에게 몰릴테니까.”


냉정하고 침착하게 손익을 언급하는 모습. 백연은 흥미로운 표정으로 당소하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었다. 이런 것까지 생각하고 있는건가. 이 녀석은.


“따라서 내 최선은 본래 당진천이 죽지 않게만 놔두고, 가능하다면 중독시켜 목숨줄을 쥐는 것. 그렇게 당진천의 세력에 숨을 붙여두고 당백건을 제압하면 끝이다. 다만......”


그가 백연을 힐끗 돌아본다.


“그런 암투는 그리 취향이 아니라.”

“정당하게 쟁취하겠다?”

“그런 셈이지. 외려 만천과 만독의 극의에 닿는게 쉬울지도 모른다.”


그가 말하며 희미한 웃음을 지었다.


“더해 당장 방금 눈앞에서 새로운 불꽃의 무공을 보았는데, 스스로의 무(武)에 집착하지 않으면 칠룡이라 불리는 것도 우습지.”

“그렇군.”


백연이 동의했다.


당소하 또한 그런 면에서 열정이 넘치지 않을리가 없었다. 하물며 만천과 만독의 극의에 달해 두 무공을 뛰어넘고 합일 신공을 엮어내는 것은 말만 들어도 욕심이 생기는 일. 무인에게는 한없이 매혹적인 이름이다. 성공만 한다면 당가를 넘어 무림의 역사에 이름을 새길지도 모르는 까닭이었다.


‘정말 그렇게 되면.’


눈앞의 소년은 벽을 깨고 초월의 위에 닿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말인데.”


그때 당소하가 입을 열었다. 큼큼 헛기침을 한 그가 백연을 빤히 응시하며 물었다.


“염치불구하고 묻지. 기왕 도와준 김에 한번 더 도와줄 수 있나?”

“뭔데?”

“별건 아니다. 다만 내가 첫째 형님을 한번 만나러 갈 생각이라서.”


당소하가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냉막한 소년의 눈에 즐거운 웃음이 담겼다.


“네가 같이 가주면 좋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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