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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륜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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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하랑
작품등록일 :
2023.05.10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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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0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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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용의 머리

DUMMY

※※※



쏴아아-


빗줄기가 땅을 뒤덮는다. 한치 앞을 보기 어려울만큼 쏟아지는 폭우 속에 선 소년의 주변.


풍백의 눈에는 보였다.


시야 사방으로 한없이 예리한 검흔(劍痕)이 거미줄마냥 뻗어나가며 새겨져있었다. 직전 눈앞의 소년이 뻗어낸 검격 여파의 흔적이었다.


‘어찌.’


그냥 흙바닥이나 돌바닥에 새겨진 것이 아니었다. 그들이 서 있는 곳은 무당파의 연무장 위. 청강석으로 이뤄진 연무장은 한없이 단단했다. 쉬이 흔적이 남을 장소가 아니라는 소리였다. 무인이 아무리 강해도.


초월의 위에 오른 검객이 아닌 이상에야 검격 여파만으로 흠집이 날리가 없는 것이다.


본래는 그래야만 했다.


“......그 검. 역시 여기서 처음 본 것은 아닌 듯 하군요.”

“맞습니다. 신강에서 풍백을 처음 뵈었을때 내친 검격이 의념의 뿌리인지라.”

“당신은......”


풍백이 말끝을 흐렸다. 젖어든 흑발 아래 침착한 자색 눈동자가 엿보인다. 그 눈에는 어떤 흥분이나 감탄도 깃들어 있지 않았다. 스스로가 이뤄낸 업적에 뿌듯함이나 자랑스러움을 지닐만도 하건만.


‘더 높은곳을 보고 있다.’


그 시선이 당장의 성취에 닿아있지 않다. 더 뒤를 보고 있는 것이 틀림 없음에. 이 아이는 어디를 보고 어디를 지향하고 있는 것일까.


이윽고 어깨를 으쓱인 풍백이 미소를 지었다. 그의 연하늘빛 시선이 주변을 돌며 훑었다. 그가 미미하게 난처한 기색으로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그나저나 살짝 곤란하게 되었군요. 청강석 바닥과 벽......수리가 불가능하니 통째로 갈아야 할것 같은데.”

“......아?”


눈을 깜빡인 백연이 그제서야 주변을 인지한듯 사방을 살폈다. 시야에 들어온 굵직굵직한 검흔에 백연이 입을 벌렸다.


“어, 어라? 이럴줄은 몰랐는데.”

“아하핫. 검격 여파만으로 청강석에 흠집을 낼줄은 백연도 생각하지 못했나보군요. 하지만 그 검격의 공능이 그러하니. 앞으로는 유의하세요.”

“으아아......”


드물게 당황한 목소리를 내는 백연. 그에 풍백이 연무장의 상태를 가늠하며 턱을 매만졌다.


“뭐, 선극께 말씀드리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요. 이만한 양의 청강석이 비싸긴 하다지만.”

“같은양의 금보다 더 비쌀텐데요.”

“......그 정도였습니까?”

“네. 이럴줄 알았으면 흙바닥에서 했어야 했는데.......”


백연이 침울한 표정을 짓자 덩달아 풍백도 머리를 긁적였다.


“이런. 그런줄은 몰랐군요. 군문에서는 소모품이었던지라.”

“소모품이요?”

“예. 저와 몇몇 장수가 대련하다 싹다 날려먹고 갈아치운게 한두번이 아닙니다.”

“......나라가 돈을 물쓰듯이.”


백연이 중얼거렸다. 난처한 웃음을 흘린 풍백이 입을 열었다.


“어떻게든 되지 않겠습니까.”

“거하게 일을 쳐놓았군.”


그때였다.


빗줄기를 헤치고 흑의의 사내가 나타났다. 길게 늘어진 머리칼이 물에 젖어 반짝였다. 언제나 나른한 듯 늘어진 음색. 지금도 백연과 풍백을 담는 시선이 느릿하게 뻗어있다.


“내가 처리할테니 두 사람은 신경 끄도록 하지.”

“전하.”


이제는 가면도 쓰지 않고 있다. 일전 개회식때 얼굴을 이미 드러냈기 때문인가. 풍백의 인사에 가벼이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었다.


“잘 봤다.”


유왕 주재후.


자연스레 백연을 향해 시선을 던진다. 그때까지도 소년은 유왕을 빤히 응시하고 있었다.


“재미있는 검법이군.”

“미완입니다.”


백연이 여상히 답했다. 그에 유왕이 눈썹을 치켜올렸다.


“미완이라고?”

“예.”


그의 일검. 분명 목표하던 곳에 닿았다. 하지만 백연은 아직도 이것이 미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유를 알기 어렵군. 검법은 그 자체로 완성에 가까웠다. 그리 생각하는 연유가 무엇이지.”

“화산의 칠매검(七梅劍)을 아시겠지요.”


백연이 여휘를 납검하며 말했다.


여전히 검의 감각이 손에 남아있다. 유왕의 말이 맞았다. 이 검법은 길에 올랐다. 구결과 초식을 엮어내어 하나의 검법을 이루게 되었다. 더 이상 미완이라 할 수 없었다. 그 자신의 성취가 절정에 달하지 못했을 뿐.


하지만 백연이 입에 담은 미완이란 그런 뜻이 아니었다.


“칠매검은 매화검법으로 가기 위한 초석. 칠매검을 대성했다 해서 그것이 화산파 검법의 끝은 아닙니다.”

“......그대가 방금 펼친 그 검이 초석이라고?”

“그렇습니다.”

“그걸 어찌 알지? 그 검법도 그대가 만든 것이라 하지 않았나.”


고개를 갸웃 기울인다. 늘어지는 눈매에 담긴것은 선명한 호기심. 백연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하지만 더 위가 있다고 느껴집니다. 어떻게 아느냐고 물으신다면 설명해드릴 수 없겠군요.”


그것은 스스로의 직감일 뿐이었다. 허나 이 다음은 분명 존재했다. 죽기 직전의 검귀가 벽 너머를 엿보고 온적이 있기 때문일까.


‘이 검법을 초석으로. 다음 상승의 경지가 존재해.’


하지만 아직 그곳을 바라보기에는 한참 일렀다. 적어도 그가 초월의 위에 닿은 이후. 그때가 되어서야 다음을 마주할 수 있을 터.


그의 대답에 유왕이 재미있다는 듯 웃음을 흘렸다. 쏟아지는 빗속에서 머리를 쓸어넘긴 그가 웃음섞인 어투로 물었다.


“그렇군. 허나 그 초석이 되는 검법에도 이름은 있겠지.”

“있습니다.”

“무엇인지 물어도 되겠나.”


백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름은 정한지 오래되었다. 검법의 명칭은 곧 그 검끝에 담길 의념. 처음부터 두가지 심상이 그의 마음속에 깃들어 있었다.


빛을 가르고 뇌풍을 이끄는 검격.


“호오.”


백연의 답을 들은 유왕이 감탄을 흘렸다. 뒤이어 그가 되물었다.


“비무제전에서 그 검을 꺼낼 일이 있겠나.”

“아마도 그럴겁니다.”


백연이 미소를 지었다.


“친우들을 상대할때는 전력을 다해야겠지요. 그게 예의니.”

“기대하고 있지.”


어디선가 꺼내든 흑립을 슬쩍 눌러쓴 유왕이 나른한 미소를 지었다. 뒤이어 풍백이 다가왔다.


“이만 들어가죠. 이 날씨에 계속 서 있다간 고뿔에 걸리겠습니다.”

“저는 괜찮습니다. 아직 감각을 더 다듬고 가고 싶어서.”

“......그렇다면 저도 같이 하지요.”


백연이 미소를 지었다.


풍백이 그의 검을 계속 받아주는 것은 큰 기회였다. 매 순간이 새로운 경험으로 다가오기에.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어둠 속에서 흐릿한 검광이 격돌했다. 끊어질줄 모르는 검격은 비가 그치고 흐린 하늘에 빛이 어슴푸레 깃들때까지도 이어졌다.



※※※



이틀 뒤.


경기장의 객석 위.


“에, 에, 엣취!”


백연이 코를 훌쩍였다. 연홍빛 무복 위로 곤륜파의 백청색 장포를 겹쳐입었는데, 그것이 하나가 아니었다. 이불처럼 그의 어깨 위로 덮어진 장포가 무려 세 겹.


두장은 각각 소홍과 선아의 것이었다. 기침을 뱉은 백연이 중얼거렸다.


“감사합니다.”


막 그에게 김이 올라오는 호리병을 건네주는 청율을 향해서였다. 그에 청율이 생긋 웃었다.


“백연이 이리 상태가 안좋은 것은 처음 보네요. 괜찮겠어요?”

“네. 경기야 뭐.”


병에 담긴 따스한 차를 들이킨 백연이 재차 코를 훌쩍였다.


고뿔에 걸려버렸다. 그것도 단단히.


밤새 검격을 나누고 돌아온 뒤, 몸 상태가 심상치 않아 하루종일 잠만 잤다. 그렇게 어제 하루 내내 회복했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이리 바깥에 나와 앉아있지도 못할뻔 했다.


‘이런 일이 없었는데.’


갑자기 아픈 이유를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물론 찬비가 쏟아지는 밤에 검법 수련을 한 것이 원인이었겠지만, 평소에는 잘 아프지가 않는 몸이다. 아무리 비를 맞았다고 한들.


기본적으로 무인은 체내에 내공진기를 항시 회전시키고 있기에 평범한 이들보다 병증에 강한 탓이다. 그랬기에 날씨와 상관없이 수련했을 뿐인데.


‘간만에 어릴때가 생각나는걸.’


백연은 차를 홀짝이며 생각했다.


무공도 제대로 익히지 못했던 검귀가 어렸을 적, 이리 아픈적이 몇번 있었는데.


그 뒤로는 처음인 것 같았다. 무공의 영향이나 전투의 영향이 아닌, 순수한 병증으로 아픈것은.


“정말 괜찮겠어? 오후에 경기하기 전까지 좀 잠이라도 자야 하는거 아니야?”


선아가 걱정스레 물었다. 백연은 가만히 어깨를 으쓱였다.


“잠은......엣취! 어제 너무 많이 잤어. 누워도 잠이 안와.”

“영단이라도 하나 먹는건?”

“아깝잖아. 고작 고뿔에.”


백연의 말에 선아가 입술을 비죽거렸다. 그 눈에 깃든 걱정에 백연이 피식 웃었다.


“걱정마. 금방 나아.”


오래 가지는 않을테다. 지금 당장도 조금 멍하고 기침이 나오고 열이 나는 것 외에는 크게 문제가 없었으니까.


‘문제가 없는게 맞나?’


문득 드는 의문에 백연이 고개를 저었다.


그때 주변에서 커다란 환호가 일었다. 객석의 사람들에게서 느껴지는 강렬한 흥분.


그제서야 백연은 경기장으로 시선을 던졌다. 그의 시야에 막 올라오고 있는 두 무인이 보였다.


“왔다.”


백연이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아픈 몸에도 그가 기어코 경기장까지 찾아온 이유중 하나. 이 경기를 보기 위함이었다.


가볍게 묶어내린 흑발이 빛을 빨아들이며 부드럽게 흘러내렸고, 비스듬히 걸친 장창의 날에서는 한없이 차가운 예기가 뿜어져 나온다. 만년한철로 이뤄진 창날이라고 했던가.


그러나 백연은 창보다는 그 창을 든 여인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기세가 더 날카롭다고 느꼈다.


뇌룡(雷龍) 악예린.


만전이다. 한눈에 보아도 알 수 있었다. 경기장에 올라오는 순간부터 차분히 저편을 응시하고 있는데, 평소와도 그 기세가 전혀 달랐다.


진지하게 임해야 될 상대라도 만났는지.


당연한 일이었다. 그녀의 반대편에서 가벼운 걸음으로 올라오는 청년 또한 평범한 무인은 아니었으니까.


머리에 흰색 영웅건을 두른 청년. 칼날처럼 예리하게 벼려진 기세. 날렵한 신형.


“칠룡끼리 이렇게 빨리 붙을 줄은 몰랐습니다.”

“그러게 말이에요. 생각보다도 훨씬 이르네요.”


점창파의 비룡(飛龍) 모위진. 오늘 악예린을 상대할 무인이었다.


“백연이 보기엔 누가 이길 것 같아?”


선아가 물었다.


“악예린.”


찰나도 망설이지 않고 백연의 답이 튀어나왔다. 그에 선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그렇구나.”

“하지만 이건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한 싸움이야. 내 기준으로 평가하면 백이면 아흔아홉은 악예린이 이기겠지만......”


그 과정은 천차만별일 터.


지금 이 순간 악예린의 무위는 어디에 닿았을까. 백연조차도 알지 못한다. 금원방주와 합을 나눌때의 악예린은 분명 강했으나 그로부터 시간이 많이 지났다. 그녀가 내기에서 보여준 암천화광창의 편린은 일전의 그녀를 가뿐히 뛰어넘는 것이었고, 지금 그녀의 실력은 미지수였다.


모위진이 상대라면 적어도 그녀가 어디쯤 다다랐는지는 가늠해볼 수 있겠지.


“시작한다.”


어느새 경기장 위에 오른 두 무인이 인사를 나누고, 제각기 기수식을 취했다.


잠깐의 침묵이 사방에 내려앉고.


삐이이이-


경기의 시작을 알리는 소리가 울려퍼지는 그 순간.


투웅.


모위진의 신형이 가속했다. 한순간에 이지러지듯 전진하는 극한의 쾌에 달한 보법. 인지를 뛰어넘은 발검과 함께 그의 검이 순간 신체와 합일(合一)을 이룬듯이 뻗어나갔다.


몸부터 검까지, 스스로를 하나의 화살 삼아 쏘아내는 극공의 사일검법.


완벽한 일초였다. 백연조차 기침과 함께 옅은 감탄을 뱉을 정도로.


그러나.


“어?”


백연이 눈을 깜빡이는 찰나 악예린의 창끝이 땅을 향했고.


콰아아아앙!


굉음이 파문처럼 꼬리를 물고 터져나왔다. 한순간 원형으로 흩어져 나오는 막대한 진기의 파동.


“......막혔어.”


피한게 아니었다. 악예린의 창격이 전진하던 사일검법을 그대로 찍어누르며 바닥에 처박은 것이었다.


직후였다. 분진이 흩어지며 여상히 창을 쥔 악예린이 짧게 호흡을 들이키는 모습이 보였다. 비틀거리는 모위진도.


다음 순간, 주변이 살풋 어두워지는 듯한 착각이 일었고, 문득 인지했을때 악예린의 손에 들린것은 압도적인 화광(火光)이었다.


“무슨.......”


백연이 헛웃음을 지었다.


그때쯤 모위진 또한 사일검법 후예사일(后羿射日)의 초식을 숨쉬듯 엮어내고 있었다. 첫 일격이 막혔음에도 반동을 버텨내고 점창파 검법의 최고 절초를 단숨에 펼치는 무위.


천재였다. 허나 악예린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인지와 간극을 뛰어넘은 모위진의 검격이 쏘아지려는 그 순간.


“늦었다.”


쩌어어어어엉!


거대한 창의 형상을 한 빛살이 허공을 가르며 떨어졌고.


암천(暗天)을 밝히는 화광이 해를 떨어뜨리는 화살을 집어삼켰다.



※※※



하루의 일정이 빠르게 끝을 맺었다.


놀랄 일도 많았다.


그 중에는 산동창협 악예성을 꺾은 설향도 있었다. 처음부터 창격 범위를 주지 않고 깊숙히 파고들어 싸우는 모습. 그 사이 운해비영의 신법 또한 어느 정도 익혔는지 화염을 두르고 자유로이 검을 내치는 것이 놀랍더랬다.


이제 그녀는 공공연히 강자라 불렸다.


청율 또한 승리. 소홍은 화산파의 유걸을 상대로 승리를 쟁취했고, 백연 또한 종남파의 송하를 상대로 승리했다.


상태가 별로였기에 스스로 태청신공을 비롯한 모든 무공을 봉인한채로 삼원검만을 펼쳐 싸웠는데, 송하는 생각보다 강한 무인이었다. 고뿔로 인해 몽롱한 와중에 삼십여 합이 넘게 겨룰 정도로.


무진은 검룡 유성을 만나 당연하게도 패배.


하지만 초반에 유성을 상대로 먼저 선공을 내치며 몰아치던 모습이 뭇 호사가들에게 인상적으로 남은 모양이었다.


그와 더불어 연비는 공손월을 상대로 패배. 상대가 구봉의 일각이었다곤 하지만 꽤 밀리고 말았다. 그럼에도 그녀는 평소처럼 분해하지는 않았다.


“연청 오라버니보단 높이 갔잖아?”

“......그래. 고생했다.”


그리 하루가 마무리 되었다. 하지만 그 모든 결과에도 불구하고 하루의 가장 큰 화제는 단연코 하나였다.


뇌룡 악예린의 무위.


“원래 그리 강했었나? 내 기억에는.”

“아니.”


단휘의 물음에 백연이 고개를 저었다.


“그 정도는 아니었어. 대체 무슨 수련을 하고 온건지 모르겠네.”

“괴물이던데.”

“모위진을 상대로 펼친 창격은......”


백연이 말끝을 흐렸다. 무엇이라 표현해야 할까.


“격. 그래. 격의 차이가 났어.”


악예린은 칠룡의 사이에서 처음으로 격의 차이를 드러냈다.


백연은 확신할 수 있었다. 이제 칠룡의 무위가 서로 비슷하다 묶어 말할일은 없을 거라고.


“유성과 어느쪽이 우위일련지.”

“그야 검룡이지!”

“그거야 무진 사형이 유성이한테 져서......”

“어허. 내 눈은 객관적이다.”


백연이 픽 웃었다.


어쨌거나 여기까지 왔다. 이제 곤륜파에서 살아남은 인원은 넷.


많이 떨어졌으나 적지 않다. 간단한 이유였다.


“이제 본선에 남은 사람이 열 여섯명인가.”


자신과 청율, 소홍, 설향을 포함해 남은 열 여섯의 무인들.


기백명이 넘는 비무제전의 참가자중에 끝까지 살아남은 사람들이었다. 이제부턴 패배해도 사람들의 뇌리에 이름이 단단히 박히게 되지 않을련지.


곤륜파의 이름은 이미 커졌다. 구파나 오대세가가 아닌 작은 문파가 본선 열 여섯명 안에 넷을 올려보낸 것은 유래가 없는 엄청난 성과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나 유일하게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백연.”


사박.


어딜 다녀왔는지 유령처럼 옅은 기척이 백연의 앞에 걸음했다. 그를 올려다보는 사형의 시선이 태연했다.


“다음 경기, 알지?”


이틀 뒤에 펼쳐질 비무제전의 다음 경기. 백연이 기침을 삼키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아.”

“기대해.”

“아하하. 알았어. 기대하고 있을게.”


백연의 다음 대진 상대는, 바로 소홍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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