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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경제 세기에 메카 인양사로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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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케로스
작품등록일 :
2024.05.08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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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5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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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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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사오르의 입항 대기

DUMMY

79. 크리사오르의 입항 대기


지구의 공전 궤도를 지나 일주일을 항해하자 인류의 첫 번째 난간이라 불렸던 소행성대가 나타났다.


소행성대는 회색빛을 뿜으며 인간을 맞이했다. 크고 작은 소행성 사이로 작은 우주선과 마키나가 움직이며 채굴하는 모습이 관측됐다.


소행성대 사이로 압도적인 크기의 소행성 하나가 보였다.


관측 카메라엔 왜행성 세레스라고 떴다. 세레스 위로 왜행성 전체를 덮는 커다란 원반의 구조물이 보였다.


구조물의 위아래로 우주선들이 이동했고 정박한 함선들 주위로 용접의 불꽃이 튀었다.


안나가 구조물을 보며 말했다.


“저게, 콜로니야? 푸바오 보다 백배는 더 커 보여.”


“그럴 거야. 배도 만들고 콜로니도 만들었거든.”


루크가 식당 의자에 앉아 말했다. 네 사람은 식당에 모여 모니터를 가져와 카메라로 주변을 관찰했다.


조웰은 주변의 소행성대를 살폈다. 등잔 밑이 어두운 법이라고, 이런 곳에서 빠르고 치고 빠지는 해적들도 더러 존재했다.


조웰은 입항 허가를 받기 위해 함교로 향했다.


우주복을 입고 함교에 들어서자, 함교로 통신이 들어왔다. 늙은 사내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쪽은 크리사오르 항만, 입항 담당자 피터라고 한다. 전에 등록하기론 직업은 인양업자, 와일드 울프? 사장은 루크 맞나?”


“맞다. 이쪽은 함장을 맡은 조웰이다. 입항하고 싶은데.”


“무슨 이유지?”


“함선의 수리와 보급, 추가적인 보안 확충을 할 예정이다.”


“그럼 체류 예정일은 모르겠군?”


“역시 프로라서 잘 아는군. 재수 없게 해적을 만났거든.”


늙은 사내가 웃는 소릴 송신하며 말했다.


“연합회가 죽고, 온 우주가 난리지. 덕분에 여기도 발 디딜 틈이 없어. 입항만 일주일은 기다려야 할 텐데 괜찮겠나?”


“아니. 외부 항만에도 자리가 없나?”


“서류 심사 때문에 말이야.”


조웰이 서류 심사라는 말을 듣고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럼, 높으신 분들한테, 거래할 마키나가 좀 있다고 연락주겠나? 적재 목록은 금방 정리해서 보내주지.”


“마키나라고? 어디 난파된 함선이라도 만났나?”


“아니. 화성에 갔다 오는 길이거든.”


“화성이라고? 거기서 살아 돌아왔다는 사람은 처음인데. 알겠네. 잠시만 기다리게.”


늙은 관제사가 통신을 중단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섰다. 늙은 사내가 돌아본 곳엔 명판 달린 책상이 보였다.


명판에는 ‘관제사 관리 담당 루미’라고 써있었다.


루미는 네 줄짜리 큐브를 들고 빠르게 훑으며 색깔을 맞추고 있었다.


“담당관님?”


루미가 부름에 고개를 들어 피터를 보며 큐브를 책상에 내려놨다. 피터가 말했다.


“서류 심사 때문에 그렇습니다.”


“변동 사항은 없습니다. 미스터 피터.”


“저 그게 아니고, 마키나를 거래할 의향이 있는 함선이 나타났습니다.”


“자료 이쪽으로 보내줄래요?”


루미가 자리에 앉으며 칠판 위로 손을 휘젓자 설치해둔 얇은 모니터 불이 들어왔다.


루미는 피터가 보낸 자료를 읽으며 혼잣말했다.


“신생 사업자, 인양업자···. 피터씨? 이쪽에서 통신할게요. 다른 함선 봐줄래요?”


루미가 헤드셋을 끼고 책상을 두드리자 조웰의 함선으로 통신이 갔다. 루미가 말했다.



“안녕하십니까. 선생님. 여기는 피터씨의 상급 책임자인 루미라고 합니다. 선생님,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사람을 보낼까 하는데, 도킹 괜찮으십니까?”



“지금 함선 상태가 영 좋지 않아서 말이야. 도킹은 괜찮지만, 꼭 우주복 챙겨 오라고.”


“그 전에, 현재 적재하고 계신 마키나가 몇 대인지 알 수 있을까요?”


“컨테이너에 담긴 게 40대는 넘을 거야.”


“알겠습니다. 그럼 금방 보낼 테니. 지정 좌표에서 대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루미가 통신을 끊고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계속 일하고 계세요. 저는 외근 나갔다 오겠습니다.”


루미는 관제탑을 빠져나와 콜로니 내부로 향하는 엘리베이터를 탔다.


엘리베이터엔 루미 혼자 뿐이었다. 루미는 강화 유리 사이로 바깥을 응시했다.


검은 우주 사이로 빛나는 탐욕을 담은 배들이 저마다의 사정을 가지고 콜로니로 향하는 게 보였다.


루미는 '이번엔 허탕이 아니면 좋겠는데.'라고 생각했다. 유리 사이의 환경이 바뀌었다.


검은 벽과 정제된 쇳 덩어리로 둘러 쌓인 공간을 지나자, 바깥에 깔린 도로가 보였다.


도로 뒤로는 콘크리트로 지은 건물이 보였다. 건물 중심엔 거대한 푯말이 보였다. 항만 관리 청사였다.


루미는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관리 청사로 걸어갔다. 안쪽은 쾌적했다.


계단을 타고 3층으로 향하자, 거대한 입구가 길을 막았다.


입구 옆에는 다른 표지판이 보였다.


3층 전체를 할당받은 부서의 이름이 보였다. ‘마키나 반입 특별반’


루미가 복도를 지나 반입 특별반 부장의 자리로 향했다.


부장 자리엔 피로에 찌든 여인이 앉아 있었다.


정장 외투를 걸치고 왼손으로 관자놀이를 누르며 한숨을 쉬고 있었다. 루미가 말했다.


“세린 부장님. 업무 협조 요청차 찾아왔습니다.”


세린 고개를 들어 루미의 얼굴을 확인하고 말했다.


“무슨 일이죠.”


“그게, 마키나 거래할 의향이 있는 인양선을 찾았습니다.”


세린이 주위를 둘러보며 루미를 자리 옆자리에 앉히며 말했다.


“진짜입니까?”


“사실 확인을 위해 탑승해도 되니까. 오라고 하더군요. 거기에 최근 사업자 등록된 매출표를 확인해 봤는데. 비정상적으로 높습니다. 둘 중 하나라고 추측됩니다. 밀수이거나, 진짜 마키나를 판매상이거나.”


세린이 일어서며 말했다.


“그럼, 외부 항만으로 가시죠. 김 사원, 전 외근 나갔다 오겠습니다. 누가 물어보면 부서 존명이 걸린 일이라고 하세요.”


세린과 루미가 청사를 빠져나갔다. 세린은 핸드폰을 꺼내 외부 항만 관리소로 전화했다.


“세린 부장입니다. 박밀 과장님, 다른 게 아니고. 급히 외부 항만에서 배를 수색해야할 듯싶어서 전화드렸습니다.”


받은 이는 목소리 걸걸한 사내였다.


“그려? 그럼 출동해야지. 몇 놈짜리 준비할까?”


“인양선 규모가 제법 돼서 서른 명은 정도면 될 겁니다.”


“알았댜. 외부 항만에 F-2 번지로 오시구랴.”


세린이 전화를 끊고 두 사람은 예정된 장소로 향했다.


80. 고달픔


조웰은 기다리다 이내, 고개를 돌려 함교의 냉장고를 쳐다봤다.


냉장고를 열었지만, 안에 맥주가 보이지 않았다.


조웰은 문을 닫으며 ‘빌어먹을 해적 새끼들. 털어갈 꺼면 콜라나 털어가지. 왜 술만 털어가고 지랄이야.’라며 콧김을 뿜었다.


조웰은 자리에 앉아 발을 떨며 혼잣말 했다.


"탈출 뒤로 알코올을 입에 대지 못한 게 벌써 3주째인데···."


함교에 통신이 들어왔다. 루크였다.


“입항은 어때? 얘기 잘 되가?”


“몰라. 사람 보낸다는데. 벌써 두 시간 째 조용해. 빨리 좀 왔으면 좋겠는데.”


“지금 커피 끓이고 있는데. 좀 갖다줄까?”


“됐어.”


“그럼 뭐 다른 마실 거라도?”


“알코올 들어간 놈이라면. 뭐든 환영이야.”


“그거 농담이지?”


“술꾼이 3주째 강제 금주 당했는데. 농담하겠어? 옛날 방식으로 만들어서라도 먹고 싶은 심정이라고.”


“옛날 방식이라면?”



“밀주 말이야. 아니면, 어디 알코올 들어간 제품에서 알코올만 홀라당 빼먹고 싶은 심정이라고. 옛날에 할아버지가 해주신 얘기가 있거든. 알코올 든 구두약을 빵에 바른 뒤 기다렸다 먹으면, 취한다던데···.”



루크는 소리 내 웃었다. 조웰이 말했다.


“난 지금 진지해! 빨리, 이 고달픈 마음을 달래야 한다고!”


“아니 그래도 그렇지. 무슨 구두약이야. 늦어도 오늘 저녁엔 입항하겠지. 3주 참았는데 그 반나절을 못 참아?”


“너 같으면 눈앞에 목표물이 보이는데 참겠냐? 남들은 못 구해서 빌빌대는 굿즈인가 뭔가 눈앞에 두고 참겠냔 말이야.”


“절대 못 참지.”


“바로 그런 거야.”


조웰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통신이 들어왔다.


“어, 여기는 크리사오르 항만 소속 박밀 과장인지라.”


“이쪽은 함장인 조웰입니다.”


“도킹할라는디. 위치 좀 찍어주소.”


조웰이 좌표를 찍어줬다. 함선의 AI가 말했다.


“크리사오르 항만 소속의 수송선에서 도킹을 요청했습니다.”


“허가해.”


“도킹 요청을 수락했습니다.”


조웰이 일어서며 루크에게 통신을 보냈다.


“드디어 오셨다. 셋 다 얌전히 있어.”


“알았어. 특이사항 있으면 연락할게.”


조웰이 통신을 끊고 도킹하는 선내의 중부로 향했다.


도킹을 끝내고 감압실을 통해 사람들이 내렸다.


조웰이 우주복을 입고 사람들을 만나 악수하며 말했다.


“그냥 보러 오신 거 치곤 사람이 꽤 많군요.”


루미가 악수하며 말했다.


“예. 현재 우주 전체에 마키나 품귀 현상이 지속돼서요. 이쪽의 박밀 과장님은 항만 사무소의 검역 담당이십니다.”


허리 굽은 사내가 미소로 다가와 조웰과 악수했다.


“소개받은 박자 밀자라고 합디다.”


조웰은 처음 듣는 이국적인 말투에 속으로 신기해하며 말했다.


“예. 그럼, 바로 본론으로 가시죠. 격납고로 안내해드리죠.”


서른세 명의 사람이 조웰을 따라 후방에 있는 격납고로 향했다.


격납고에 도달하자 반으로 갈린 네 대의 블루 보이가 사람들을 반겼다.


박밀 과장이 말했다.


“뭐메. 해적 놈들 대가리를 깨셨고만? 뭐 장미칼이라도 쓰셨나? 실력이 여간 좋은 게 아닌디?”


“파일럿이 좀 특이한 사람입니다. 여기는 현재, 적재하고 있는 화물 목록입니다.”


조웰이 태블릿을 건넸다.


박밀 과장이 태블릿을 받고 세린 부장에게 넘기며 말했다.


“갸, 갸.”


“과장님. 또 그렇게 말씀하시네요. 저희는 그런 사투리 모른다고 말씀드렸는데.”


“나도 자란 게 조선말 쓰는 동넨데 어떻겠어! 갸는 가져가란 소리고, 갸.는 보고 확인하란 소리여!”


서른 명의 사내들이 격납고를 돌아다니며 문제될 물건을 찾았다.


박밀과 세린은 적재 목록을 보며 토론했다. 루미는 조용히 지켜봤다.


세린이 조웰에게 말했다.


“함장님? 여기 있는 목록 중에, Welding Máchĭna – 035가 있는데. 직접 볼 수 있을까요?”


“보여드리죠.”


조웰이 사람들을 격납고 2층으로 데려갔다.


2층에는 컨테이너들이 쌓여 있었다. 조웰이 그중 하나를 열었다.


박밀과 세린이 안으로 들어가 마키나의 상태를 확인했다. 박밀이 말했다.


“이야. 총 맞은 흔적은 없고, 맞은 흔적 뿐인디. 내 콤퓨타만 켜봐도 되것소?”


“예.”


박밀은 마키나의 상체로 접근했다. 직접 문을 열고 들어가 마키나를 구동하며 혼잣말했다.


“엔진 소리도 우렁차고, 콤퓨타도 잘 달려있고, 어디 보자···. 콤퓨타. 생산 연도가···. 248년? 와따 신품이라케도 되겠네.”


박밀 과장이 컴퓨터를 끄고 밖으로 나오며 말했다.


“이야. 완전 신삥이고마이.”


세린이 말했다.


“몇년 됐는데요?”


“일 년 밖에 안 됐고마.”


“네?”


“이건 억을 줘도 못 사 겄는데? 사장님은 횡재하셨고마. 어떻게 1년도 안 된걸. 구하셨데.”


“그냥, 운이 좋았습니다.”


조웰이 미소 지으며 답했고 박밀이 말했다.


“이 정도면 다 본 거 같은디? 근댜, 내가 쪼꼬 궁금한거시 있는디. 1층에 사람 똑 닮은 이상한 마키나가 있든디.”


“화성에서 어쩌다가 구한 겁니다.”


“워메. 화성에서? 참말로 거길 가셨고만? 소문이 사실이었구마잉. 세린 부장, 빨랑 가서 입항 허가 내고, 그 뭐시당가. 특별 손님으로 모셔야겠고만.”


박밀 과장의 말을 끝으로 사람들이 격납고로 모였다.


한 사내가 박밀 과장에게 둥글게 생긴 물건을 건네며 말했다.


“과장님. 격납고 구석에 이런 게 있었습니다.”


박밀 과장이 물건을 들고 돌려보며 말했다.


“이거 발신기 아녀? 이거 그짝 물건 아니오?”


조웰이 발신기를 보며 말했다.


“저흰 이런 걸 단 적이 없는데. 어디서 보셨습니까?”


직원이 말했다.


“저 백색 마키나 뒤쪽 벽 구석에 있던 겁니다.”


박밀 과장이 말했다.


“이런 건 해적 놈들이 몰래 봐둔 함선에 넣어두는 건디···. 이러니 해적질을 당하지. 좀 조심하소.”


박밀 과장이 조웰에게 발신기를 건넸다. 조웰이 발신기를 받고 사람들을 배웅했다.


사람들이 떠나고 한 시간 뒤 입항 허가가 났다. 내부 항만이었다. 입항료는 무료였다.


조웰은 입항하며 ‘공장만 부서지지 않았어도, 더 큰 대접 받을 텐데.’라며 한숨 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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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사오르의 입항 대기 24.07.03 7 0 12쪽
40 탈출 24.07.02 9 0 13쪽
39 술 포커 +2 24.06.29 14 1 13쪽
38 납치 +1 24.06.28 13 1 13쪽
37 디오니소스 +1 24.06.27 10 1 13쪽
36 엘레우시스와 술 +1 24.06.26 15 1 14쪽
35 스매셔2 +2 24.06.25 14 1 12쪽
34 기동 완료 +1 24.06.22 16 1 13쪽
33 스파이더 쏘우 +1 24.06.21 12 1 14쪽
32 격돌 준비 +1 24.06.20 14 2 11쪽
31 조우 +1 24.06.19 14 2 12쪽
30 입항 +1 24.06.18 18 1 15쪽
29 민트 귀신 2 +1 24.06.15 19 1 13쪽
28 각자도생의 끝 +1 24.06.14 17 2 14쪽
27 복귀 +1 24.06.13 13 2 13쪽
26 +1 24.06.12 15 3 13쪽
25 남부 평야 +1 24.06.11 15 3 12쪽
24 예언자 +1 24.06.08 18 3 13쪽
23 기사 - 하트웰의 맹세 +1 24.06.07 18 2 13쪽
22 화성 개척 +1 24.06.06 16 3 12쪽
21 증명 +1 24.06.05 21 3 12쪽
20 아레나 더 스트롱거 24.06.04 19 3 12쪽
19 농경 준비 +1 24.06.01 25 3 13쪽
18 협력 +1 24.05.31 20 3 12쪽
17 다코노 형제단 +1 24.05.30 23 2 12쪽
16 나인 무사이에서 농경으로. +2 24.05.29 24 4 16쪽
15 나인 무사이의 탄생 +4 24.05.28 26 4 13쪽
14 대단절 핑거 스냅 +2 24.05.25 24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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