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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리아 님의 서재입니다.

캠퍼스 러브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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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리아
작품등록일 :
2023.03.19 14:37
최근연재일 :
2023.07.22 09:58
연재수 :
13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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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7
추천수 :
622
글자수 :
1,031,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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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27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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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0쪽

고스터즈 제17화

DUMMY

그녀와 호프집에 들어왔다.


"여기 3천 하나하고 안주는 뭐 먹을래?"

[세아] "과일이요.."

"과일 안주로 하나 갖다 주세요.."


웨이터에게 주문을 한 후.. 본격 2라운드에 돌입할 준비를 하는 그녀와 나.

물론.. 일단은 서로 말없이 쳐다만 볼 뿐이었다.

...............


"야.. 재밌는 얘기 하나 해줄까?"


딱히 할 말도 없고 해서

몇 일 전 인터넷에서 본 썰렁 개그나 하나 해주기로 했다.

물론 웃기려는 의도보다는..

그냥 시간이나 때우며 대화나 이끌어갈 의도가 다분했던 나였다.


[세아] "네.."


별 기대감이 없다는 듯.. 성의 없이 대답하는 그녀..

............


"라면이랑 참기름이랑 막 싸웠는데.. 갑자기 라면이 경찰서에 끌려가 버렸어. 왜 그랬는 줄 알아?"

[세아] "아니요.."

"참기름이 고소해서.."

[세아] "네?"


역시 재미는 없나 보군..

어휴.. 쟤 표정 굳어진 거 봐..


"아니.. 뭐 그냥 참기름이 고소해 가지고 그런 거라고.."


하긴.. 이런 걸로 웃기려고 했던 내가 잘못이지..

.............


[세아] "아.. 그 고소요? 풉... 크큭.."


잉?

뒤늦게 입을 가리곤.. 웃음을 터뜨리는 그녀..

어라?

뭐야.. 이게 웃겨?

썰렁 개그라 그냥 재밌어도.. 한번 피식 하고 말 줄 알았는데..

반응이 왜 이래?

예상치 못한 그녀의 반응에 당황스러운 나..

하지만 그와 동시에 자신감도 제법 붙어 버렸다.


"근데 참기름도 잡혀가 버렸데.. 왜 그랬는줄 알아?"

[세아] "아니요.."

"라면이 다 불어서.."

[세아] "불어서요? 아.. 크크크큭.. 크큭.."


또다시 고개를 숙인 채 입을 막고 웃기 시작해 대는 그녀였다.

...............

진짜 웃겨서 이러는 거 맞아 이거?





"자.. 건배"


한참을 웃던 그녀였기에.. 분위기를 틈타 건배를 청한다.


[세아] "네.. 원샷"

"응?"

[세아] "원샷이요.."

"원샷?"

[세아] "네.. 왜요?"

"아.. 아냐.. 자 마시자.."


뭐 원샷이 이상한 건 아니었지만..

술 하곤 담 쌓고 지낼 것처럼 보이는 세아가 청해오는 원샷 이다보니..

낯설게 느껴지는 건 사실이었다.

오늘 술이 좀 받나?

잘 마셔 대네.. 훗..

............

그나저나 너무 무리하면 안되는데..

이러다 나도 모르게 훅~ 가버리는 거 아냐?


[세아] "선배님.. 더해줘요.."


꾸역꾸역 한잔을 다 들이킨 그녀가 컵을 내려놓으며 나에게 말한다.


"뭘? 재밌는 얘기?"

[세아] "네.. 너무 재밌어요.."


...............


"그.. 그래.. 하하.."


결국 그녀에게..

생전 머리 속에 저장만 해 놨지 어디 가서 써먹지도 못하던

나의 모든 유치 개그들을 신나게 풀어내 주고 있었다.





"형과 동생이 싸웠는데 다들 동생 편만 드는 거야. 이런 세상을 뭐라고 하게?"

[세아] "뭔데요?"

"형편없는 세상"

[세아] "푸풉~ 크크큭~"


.............


"참새 백마리가 전기 줄에 앉아있는데 포수가 총 한방으로 백마리를 떨어뜨렸어.. 어떻게 된 걸까?"

[세아] "그러게요.. 뭔데요?"

"참새 이름이 백마리래.."

[세아] "키킥..큭.. 크크크큭.."


...............

답을 말해 줄 때마다 허리를 숙여 입을 가린 채 웃어 대고 있는 그녀..

아..

정말 사람 취향이라는 건.. 제각각 이구나..

이런 썰렁 유머가 빛을 보게 될 날이 올 줄이야.. 후훗..





[세아] "아.. 좀만 쉬었다 해요. 너무 웃었더니 배 아파요.."


그러게.. 좀 쉬긴 해야겠다야..

나야 뭐 별 상관없는데.. 넌 뱃가죽 끊어지겠어.. 하하..

..............

그나저나 이렇게 신나게 잘 웃으면서 왜 평소엔 그렇게 안 웃는 거야..

단지 유치 개그에만 반응이 오는 건가?

그러고 보니 어제 그 유치한 만화책 볼 때도 이렇게 막 웃고 그랬잖아..

..............

뭐야.. 얘 정말로 취향이 이런 쪽이었어?


[세아] "건배해요.. 선배님.."

"오케이"


확실히 분위기가 무르익어서 그런가..

똘망똘망..

아니.. 이젠 제법 촛점이 흐려진 눈빛으로..

서슴없이 건배를 청해오고 있는 그녀였다.




...............

그나저나.. 이거 왜 이렇게 취하냐..

정신을 못 차리겠네..

아.. 그만 마셔야 되는데..

주문했던 3천씨씨의 맥주도 거의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중이었다.


"야.. 한잔만 쉬자.. 힘들다"

[세아] "싫어요.. 자 원샷.."


뒤늦게 불이 붙어버린 그녀..

나를 빤히 쳐다보며 잔을 들어 건배를 청하고 있다.


"............."


얘 왜 이래.. 무섭게..





핑핑 돈다.

실로 오랜만에 뻗기 직전까지 마신 거 같다.

아니.. 걷다 보면 뻗을지도 모르겠다.

지금 이 상태는 분명..

시간이 지날수록 정신이 더 혼미해져서..

결국 필름이 끊기는 단계까지 간다는 걸..

몇 번의 경험으로 이미 잘 알고 있었다.

아.. 안돼.. 빨리 정신 있을 때 집까지 가야 돼..


"야~ 빨리 와~"


화장실을 다녀오느라 뒤늦게 나오고 있던 그녀를 불렀다.

.............

그나저나 세아도 상당히 취했는지..

계단을 내려 오면서도 비틀비틀 거리는 게..

여간 불안해 보이는 게 아니다.


[세아] "서언~배~님.."


물론 혀는 이미 한참 전부터 꼬부라져 있던 그녀였다.





"야.. 너.. 왜~이래.. 정신 차려엉~"


흐릿해져 가는 정신을 겨우 붙잡아 가며 그녀에게 말한다.


[세아] "아.. 몰라~"


............

얜 나보다 더 취한 거 같군..

이런..


"야.. 좀 똑바로 걸어 바~ 아우.."


그녀를 부축 한 채로.. 힘겹게 집으로 향해가는 나..

하지만.. 그런 나조차도..

평소의 주량을 훨씬 넘어선 탓에..

오래 버티지 못하고 결국 정신을 잃어 버리고 말았다.

................





헐.. 뭐지?

정신을 차리니..

누워있는 내 몸 위로.. 세아가 올라타 있다.

.............

꿈인가?

꿈이겠지?

............

근데 무슨 꿈이 이래?

너무 선명하잖아 이거..


[세아] "오빠.."


오빠?

웬 오빠?

흠.. 일단 꿈인 건 확실한가 보군..


"왜?"


그녀의 부름에 일단 대답은 하는 나였다.


[세아] "오빠.. 여기 봐.."


나의 얼굴을 감싸 쥐고는 자신 쪽을 향해 돌려놓는 그녀..

.............

그리곤..

안경을 벗고..

머리를 풀어헤친다.

순식간에 도발적인 여인으로 변신해 버리는 그녀..

..............

아.. 그나저나 기분이 왜 이러지?

너무 좋은데 이거?

얘 세안데..

은주도 아니고.. 그냥 별 느낌 없는.. 아니 없어야 하는.. 세아인 건데..

아무리 꿈이라지만 이거 좀 이상한 거 아냐?

꿈이라서 그런가?

............

생전 느껴보지 못한 오묘한 기분들이..

온몸을 휘감기 시작한다.

그.. 그런데 그 순간..

그녀가.. 입고 있던 티셔츠를 머리 위로 벗어 올려 버린다.

헉..

그녀의 새하얀 살결들이 눈앞에 펼쳐지기 시작했고..


"아.."


무의식중에 터져 나오는 감탄 섞인 신음 소리를.. 차마 막을 수 없는 나였다.


[세아] "왜?"


반쯤 풀린 눈으로.. 나를 내려다 보며 묻는 그녀..


"아.. 아냐.. 그.. 그런데.."


당황한 나머지.. 더듬어 가며 말을 해 나가려던 찰나..

갑자기 그녀가..

내가 아무 말 못하도록 손가락으로 내 입술을 막아버린다.

그리곤..

천천히 몸을 숙이며 내 얼굴 쪽으로 다가오는 그녀..

설마 이건...

키.. 키스?

세.. 세아가 지금 나한테 키스를 하려는 거야?

지.. 진짜로?

나도 모르게 눈을 감아 버린다.

아.. 이러면 안 되는데..

아무리 꿈이여도.. 세아랑 이러면.. 안되는 건데..

..............

하지만.. 이런 마지막 이성의 발버둥에도 불구하고..

몸과 마음은 이미..

다가올 그녀의 입술만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

근데.. 왜 안 오지?

지금쯤 입술이 닿아야 될 텐데..

이상하네..

눈을 떠보려 한다.

............

하지만.. 이상하게도..

한번 감겨진 눈은.. 쉽게 떠지질 않았다.

그냥.. 아득히 먼 수렁 속으로..

정신없이 빨려 들어가고 있는 나였던 것이다.

.................





띵띠리리링~ 띵띠리리링~


희미하게 울려 퍼지는 휴대폰 벨소리에.. 정신을 차린다.

어디지?

집인가?

힘겹게 눈을 떠보니.. 제일 먼저 책상과 컴퓨터가 눈에 들어온다.

흠.. 다행히 집에는 잘 찾아 들어왔군..

깨질 듯한 두통에.. 잠시 인상이 찡그려 졌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물 한잔 마시고자 몸을 일으키는 나..

하지만.. 내 오른팔 쪽에 느껴져 오는 정체 모를 중압감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뭐지?

이불을 들춰보는 나..

누군가가.. 옷을 벗은 채 내 품 안에 안겨있었다.


"으악~"


너무나 충격적인 장면에.. 나도 모르게 비명을 질러버리고 말았다.

으아..

이거 뭐야..

놀란 마음을 진정 시키며 다시 한 번 이불을 들어 확인해 본다.

..............





아.. 세아야..

너 왜 이러고 있는 거니..

잠은 집에서 자야지..

남의 침대 위에서 뭐하고 있는 거야..

그것도 옷은 옷대로 벗어 재껴 놓고 말야.. 아우 증말..

속옷만 입은 채 내 팔을 배개 삼아 누워있는 그녀의 모습을 잠시 지켜 보다가..

결국 이불로 덮어주곤 조용히 침대를 빠져 나온다.





침대에서 나와 후다닥 옷을 챙겨 입고 의자에 걸터앉는다.

그리곤..

반드시 생각해 내야 할 호프집 이후의 상황들을 차근히 더듬어 보기 시작했다.

...........

분명.. 호프집에서 나온 기억은 있다.

그녀도 나도 심하게 취했지만..

어찌저찌 집까지 향하기 시작한 거까진 기억이 난다.

그래 여기까진 분명 기억이 나는데..

중요한 건 그 이후가 기억이 안 난단 말이지..

집에 들어온 기억도 없고.. 그녀랑 헤어진 기억도 없다.

기억나는 거 라곤..

그녀가 내 위에 올라타고 있던.. 요상스런 꿈밖에..

............

잉?

자.. 잠깐..

서..설마 그거..

꿈이 아니라 진짜였었나?

..........

슬쩍 침대에 누워있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꿈속에서 봤던 것처럼.. 안경도 벗고 머리도 풀어헤치고..

윗도리도 벗어 버린 채.. 잠들어 있는 그녀..

............

꾸..꿈이 아니었던 거 같은데?

이.. 이런..

안 그래도 술 때문에 깨질 듯한 머리가..

이 말도 안되는 상황 덕에.. 아예 터져버릴 지경인 나였다.

...............





띵띠리리링~ 띵띠리리링~


잠시 끊겼던 전화벨이 다시 울려 대기 시작한다.

근데 아침부터 대체 누구야.

휴대폰을 집어 들어 번호를 확인해본다.

잉? 은주?

뭐야.. 아침부터 웬일이지?

세아 때문인가?

슬쩍 침대 위의 세아를 바라보는 나..

..............

맞네..

세아 안 들어와서 걱정 되서 전화했나 보구만..

이런..




* 어.. 은주야.. *


일단 받고 보는 나였다.


[은주] * 주무시고 계셨어요? *

* 아.. 지금 막 일어나려던 참이야.. 그런데 아침부터 웬일이야? *

[은주] * 아.. 선배님.. 혹시 어제 세아 못 보셨어요? *

* 어? 세아? 그.. 글쎄다.. *


어제 통화 할 때 그녀와의 술자리가 아니었다고 얘기를 해 놨었기에..

모르는 척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은주] * 그래요? 아 얘는 도대체 어디 간 거야.. *

* 왜? 집에 안 들어왔어? *


미안하다 은주야..

너에게 만큼은 거짓말 같은 거 안하고 싶은데.. 흑..


[은주] * 네.. 핸드폰도 꺼져 있고.. 걱정 돼 죽겠어요. 무슨 일 생긴 거 아닌지.. *


...............

아.. 이거 그냥 여기 있다고 말할걸 그랬나?

울먹이는 듯한 그녀의 목소리가 왠지 심상치 않게 느껴지고 있었다.

서..설마 경찰에 신고 같은 거 하고 그러는 건 아니겠지?


* 그.. 그러게.. 어쩐다냐.. *

[은주] * 미란이는 그냥 경찰에 신고하자고 그러는데.. 어떡하죠? *


헉.. 아.. 안돼!!!


* 야.. 뭐 어.. 어디서 술이라도 마시고 잠들었는지도 모.. 모를 일인데.. 너무 급하게 그렇게 신고할 필요는.. 어.. 없지 않을까? *


당황한 나머지 말까지 더듬어 버리는 나..


[은주] * 그렇겠죠? *

* 당연하지. 경찰들도 별거 아.. 아닌 거 신고하면 짜증 내고 그러잖아. 일단 같이 한번 찾아보자.. *


아.. 젠장할..

나 지금 뭐하고 있는 거냐..


[은주] * 그래요. 저도 그게 나을꺼 같아요. 그럼 저희가 지금 선배님 집으로 갈께요.. 같이 돌아다녀 봐요. *


헐.. 그건 더 안돼!!


* 야.. 자.. 잠깐.. *

[은주] * 네.. 왜요? *

* 나 사실 지금 친구 집 이거든. 내가 챙기고 그쪽으로 갈께.. 니들 지금 집인거지? *


후아.. 다행히 급한 위기를 넘길 변명거리가 떠올라 주었다.


[은주] * 네.. *

* 그럼 30분 안에 거기로 갈께. 가서 전화할 테니 그때 나와.. *

[은주] * 그래요. 그럼 기다릴께요.. 빨리 좀 와주세요.. *

* 오케이 *


딸깍~





전화를 끊고 다시 그녀를 본다.

상황의 절박함 따윈 아무 관심 없다는 듯..

태평하게 잠만 자고 있는 그녀..

게다가.. 기껏 덮어준 이불을 발로 걷어내 버린 채..

마치 나에게.. 자신의 몸매나 감상하라는 듯..

새하얀 살결들을 드러낸 채 요염스런 자태로 누워있는 그녀였던 것이다.

후아.. 이거 정말.. 사람 미치게 만드는 구만..

..............





그나저나..

깨워야 되는데..

그래서 빨리 집으로 보내야 되는데..

아..

도무지 엄두가 나질 않는다.

이걸 도대체 어떻게 깨우냐고 진짜..




하지만.. 나의 비상한 머리는..

이런 상황에서도 늘.. 슬기로운 지혜를 떠올리게 해줄 수 있었다.

그래.. 메모 적어 놓고 나가면 되지..

그냥 난 애들하고 세아 찾으러 돌아 다니는 척 하고..

그녀는 그 사이에 일어나서 챙기고 집에 가면 되잖아..

그럼 난 딱히 안 깨워도 되는 거고..

세아 얘도 덜 민망 할 수 있는 거고..

하하.. 이거 정말 좋은 생각이네..

연습장에다가 큼지막한 글씨로 메모를 적은 후 그녀의 머리 위에..

쉽게 발견 될 수 있도록 놓아두었다.


* 야 지금 은주랑 미란이랑 너 찾으러 다니는 척 할꺼다. 변명 거리는 니가 알아서 생각해놔!. 넌 여기서 잔 거 아니다. 알았지? *





"아.. 아직 연락 없지?"


그녀들을 집 앞에서 만나자 마자 먼저 물어보는 나..


[미란] "네.. 아 정말 어떻게 된 거야.."

"그.. 그러게 말이다.. 일단.. 가보자.."

[은주] "어디부터 가봐야 될까요?"

"글쎄.. 어.. 일단 동아리 방부터 가보는 게 낫겠지? 아.. 그리고 니들 학과 동기들도 있을꺼 아냐. 그 친구들 한테도 한번 전화해봐.."

[미란] "세아는 우리 말고 친한 사람 없어요. 그래서 더 걱정되는 거구요.."

"..............."

[은주] "일단 동아리 방부터 가보고 그때 생각해봐요. 아무리 봐도 거기 말고는 없을꺼 같은데.."

"그.. 그러자.."


세아야.. 제발 우리가 동아리방 도착하기 전까지 일어나서..

얘들한테 전화 좀 해줘라.

이 선배 계속 거짓말 하려니까 미치겄다.. 아우..




[은주] "아.. 없네요. 어떡해요.. 흑.."


.............

당연히 없지..

내 방에 있는데..

아우.. 세아 얘 대체 뭐하는 거야..

하루 종일 자려고 그러나..


"그러게.. 왜 없을까.."

[미란] "그냥 경찰에 신고 해야겠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세아가 이렇게 말없이 외박 할 리가 없어요.."


헉.. 안된다니까..


"야.. 자..잠깐.. 거기 한번 가보자."

[미란] "어디요?"

"저..정자.. 그래.. 정자에서 바람 쐬다 잠 들었을 수도 있잖아.."


그나마 생각 난 게.. 그녀들과 처음 만났던 정자 뿐이었고..

말이 안될 거란 걸 알고는 있지만..

절박한 상황 이었기에.. 믿든 말든 제안해 보는 수 밖에 없었다.


[은주] "정자요? 에이 설마요.."

"에이.. 모르는 거지.. 나도 가끔 거기서 잠들고 그러는데.."


...............

말하고 보니.. 폐인이 따로 없군..

아.. 이거 꼭 이렇게까지 해야 되나?


[미란] "밤바람이 아직 찰 텐데.."

"그러니까.. 가봐야지. 가서 쓰러져 있기라도 하면 어쩔라구.."

사실 이쯤 되니.. 눈에 뵈는 것도 없었고..

그냥 튀어나오는 대로 뱉어내는 단계까지 접어 들어버린 나였던 것이다.


[은주] "가보자 미란아.. 혹시 모르니까.."

[미란] "그.. 그래.."


세아야.. 제발 쫌 일어나라고.. 쫌~





정자에 거의 도착해간다..

이제 잠시 후면.. 더 버틸 방법도 없다.

그냥 경찰에 신고 당하는 걸 지켜보던지..

아니면 내 방에서 자고 있다는 걸 이실직고 해야 되던지..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아..

첨부터 그냥 솔직하게 말했어야 했는데..

괜히 거짓말 시작해서 이게 뭐냐고..

으아아.. 미치겠다 진짜..

하지만.. 그때..


띵띠링~ 띵띠링~


[은주] "어머.. 세아다.."


전화가 왔다..

세아에게서.. 전화가 온 것이다..

우하하.. 살았다.

아.. 진짜..


[은주] * 야.. 너 어디야? 어.. 어.. 진짜? 그.. 그래 알았어. 그래 지금 갈께.. 응.. *

[미란] "아.. 기집애.. 뭐야 정말.. 은주야 세아가 뭐래?"


미란이도 내심 안도하는 표정을 지으며 은주에게 물었다.


[은주] "어.. 잠깐 고향 집에 좀 내려 갔다가 지금 올라왔데. 한 시간 후에 후문에서 보재.."

"하하.. 그래?"


흠.. 나름 머리는 잘 썼군..

다행이야.. 후훗..


[은주] "네.. 필요 한 거 있어서 좀 가지러 갔었데요.."

"아.. 그렇구나.. 암튼 다행이다야.."

[은주] "그러게요.. 호홍.. 경찰에 신고 안 하길 잘했어요.."

"그치.. 하하하"


머리를 긁적이며 쓴 웃음을 짓는 나였다.


[미란] "아 아침부터 잠을 설쳤더니 배고프네.. 선배님 우리 해장국 먹으러 가요.."

"에구.. 나 지금 잠깐 어디 좀 가볼데 있는데.."


일단 세아 먼저 만나서 말이라도 맞춰 놔야 할 거 같았기에 살짝 거절을 한다.


[은주] "어디요?"

"아.. 그냥.. 급하게 나오느라 친구 집에 책들을 놓고 와서.."


............

이젠 거짓말들이 술술 나오는구만.. 에휴..


[은주] "아.. 그래요? 그럼 좀 있다 세아 만나면 같이 먹어요.. 그건 괜찮죠?"

"그.. 그래.. 그럼 너희들은 뭐 할 거야 이제?"


설마 세아 보러 집에 가는 건 아니겠지?


[미란] "그냥 여기서 바람이나 쐬고 있죠 뭐.. 은주야 어때?"

[은주] "응.. 좋아. 안 그래도 걷기도 귀찮았어.."


오케이..


"그래.. 그럼 좀 있다 연락할께.."

[은주] "네.."


그녀들과 헤어진 후.. 급히 세아에게 문자를 보냈다.


* 집 앞으로 갈테니 잠깐 나와봐!! *





후아..

급한 맘에 거의 뛰다시피 하여 그녀의 집에 다다랐다.

멀찌감치.. 문에 나와 서있는 그녀..

이미 학교 갈 채비를 다 한건지..

새벽과는 다르게 단정한 모습으로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

그나저나..

민망해 죽겠군..

조금씩 가까워질수록..

어떤 말부터 꺼내야 할지.. 혼란스러워지는 나였다.


"야.."


일단은 손을 들어.. 그녀를 불렀다.


[세아] "..........."


하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는 그녀..

.............

바로 옆까지 다가가.. 힐끔 바라보니..

아랫 입술을 꾹 다문 채..

뭔가.. 잔뜩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그녀였던 것이다.

이.. 이런..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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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고스터즈 제5화 23.05.12 54 4 13쪽
114 고스터즈 제4화 23.05.11 57 4 17쪽
113 고스터즈 제3화 23.05.10 64 4 14쪽
112 고스터즈 제2화 23.05.09 90 5 10쪽
111 고스터즈 제1화 23.05.08 159 6 16쪽
110 너는 내 운명 -에필로그- 23.05.07 96 7 5쪽
109 너는 내 운명 제30화 (최종화) 23.05.07 81 8 16쪽
108 너는 내 운명 제29화 23.04.26 95 7 16쪽
107 너는 내 운명 제28화 23.04.25 74 6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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