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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리아 님의 서재입니다.

캠퍼스 러브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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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리아
작품등록일 :
2023.03.19 14:37
최근연재일 :
2023.07.22 09:58
연재수 :
13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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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8
추천수 :
622
글자수 :
1,031,190

작성
23.05.26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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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0쪽

고스터즈 제16화

DUMMY

집에 도착해 침대에 쓰러져 버린다.

후아.. 피곤하네..

이거 설마 잠들어 버리는 건 아니겠지?

혹시 몰라서.. 그녀와의 약속 시간 1시간 전으로 핸드폰 알람을 맞춰 놓는 나였다.




그나저나 이번 엠티를 계기로 세아랑 꽤나 친분이 생긴 거 같다.

버스에서 자연스레 내 옆에 앉으려던 거나..

좀 전에 집에 같이 오려고 날 기다리고 있던 거나..

그 밖의 여러가지 그녀의 모습들을 떠올려 봤을 때..

분명 엠티 전.. 아니 담력 테스트 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상황임엔 틀림없었다.

그래 세아야.. 이왕 이렇게 친해지기 시작 한 거..

앞으론 좀 더 많이 많이 친해져 보자꾸나.

뭐 이왕 친해지는 거 나랑 은주 사귈 수 있게 도와주면 더 좋은 거고.. 하하하..




으.. 그나저나 도저히 안되겠다.

침대에서 누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버텨보곤 있지만..

결국 쏟아져 내리는 잠을 감당하기 힘든 나였다.

그래.. 딱 한 시간만 자고 일어나자..

다시 한번 핸드폰 알람을 확인한 후 이불을 뒤집어 쓴다.





[할아버지] "저기 저 여자가 보이느냐?"


어? 이 할아버지 또 나왔네? 뭐야.. 또 꿈이야?


"네 보입니다.."

[할아버지] "누구인지 알겠느냐?"


뒷모습 뿐이라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딱 봐도 지난번 그 여자 같은데?


"아니요. 얼굴은 확인 못했습니다만 지난번 그 여자 아닙니까?"

[할아버지] "잘 알고 있구나. 빨리 가서 확인해 보도록 하여라.."

"네.. 그런데 한 가지만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할아버지] "뭔데 그러느냐?"

"할아버지는 대체 누굽니까? 누구길래 자꾸 제 꿈에 나오는 것인지요?"


사실 저기 앉아있는 여자 만큼이나 이 할아버지의 존재도 궁금했다.

도대체 누구길래 남의 꿈에 나타나서 내 미래의 배우자를 가지고 왈가 불가 하느냔 말이지..


[할아버지] "빨리 안 가면 지난번처럼 또 사라질 것이니.. 서두르도록 하여라."


우씨..

또 대답 안 해주네..

후다닥 저 앞에 앉아있는 그녀를 향해 달리기 시작하는 나였다.

스르륵~

그녀의 몸이 또다시 사라져가기 시작한다.

아.. 안돼~

하지만 이번엔 좀더 유심히 그녀의 뒷모습을 살펴보았다.

베이지색 니트에 연분홍 목도리..

헤어스타일은 평범한 쌩머리로 어깨 아래까지 살짝 내려와 있었고..

아.. 정수리 쪽의 유난스런 머리핀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뭐야? 네잎 클로바 모양 같은데?

암튼 거의 그녀의 뒤까지 다 다가갔고..

정신없이 그녀의 어깨를 만지는 순간..

스르르르륵~

또다시 얼굴이 사라져버린 그녀였다.

뭐..뭐야.. 지난번에도 그러더니..

어깨를 만지면.. 얼굴이 사라지는 거였어?

이.. 이런 젠장할..





꿈에서 깨어난다.

사실 일찌감치 꿈이라는 걸 알고 있었던 나였지만..

그녀의 존재가 궁금해 그냥 무시해버리던 나였다.

...............

그나저나 꿈이란 게 원래 이렇게 통제가 가능했었나?

왜 매번 이렇게 꿈이라는 게 생생하게 느껴지는 거지?

괜한 궁금증을 가진 채.. 고개를 돌려 어두워진 창밖을 쳐다본다.

흠.. 몇 시길래 이렇게 깜깜해진..

.............

자..잠깐..

나.. 뭔가..

.............

헐~

맞다..

약속!!

이.. 이런 젠장할..

지금 몇시야?

벽에 달린 시계를 보니.. 9시 반을 가리키고 있었다.

아.. 안돼~

급히 핸드폰을 확인해 본다.

부재 중 전화 3통..

그리고 문자도 한통 와있다.


* 혹시 주무세요? *


.............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뚜루루루... 뚜루루루..


설마.. 삐져서 안 받는 건 아니겠지?

신호음이 길어질수록 괜시리 신경이 쓰이기 시작하는 나였다.


[세아] * 여보세요? *


휴.. 다행히 전화는 받아주는 그녀..


* 야.. 미안해! 나 깜빡 잠들어서 지금 일어나 버렸다. 어쩌지? *

[세아] * 왠지 그러실 거 같았어요.. *

* 지금이라도 나올래? *


밥 먹을 시간은 지났지만 술을 마시기엔 그다지 늦은 시간이 아니어서

조심스레 물어보았다.


[세아] * 그래요. 챙기고 나오세요.. *


예상과는 달리.. 별다른 불만 없이 수락을 해주는 그녀..

..............

후다닥 옷을 챙겨 입고 집을 나선다.




그녀들의 방이 바로 코앞이라 그런가..

문을 열고 나서니 저 멀리 그녀가 서 있는 게 보였다.

슬쩍 미안한 맘이 들었기에..

아픈 다리에도 열심히 절뚝여 가며 그녀에게 향했다.

어라? 뭐야 근데?

가까이 다가갈수록 선명해져 오는 그녀의 모습..

뭔가 이상하다.


"세아냐?"


분명 애들 집 문 앞이니.. 세아 임엔 틀림없는데..

뭐야.. 얘 진짜 세아 맞아?


[세아] "네.."


평소 모습과는 180도 다른 그녀의 모습에 당혹감이 들어버리는 나..


"너.. 너 뭐냐?"


순정 만화 에서나 볼법한 큼지막한 뿔테 안경에..

뒤로 질끈 묶여 넘겨진 헤어 스타일..

그리고 복장은 또 뭐 이래? 자다 나왔나?


[세아] "뭐가요?"

"아.. 아니.. 그냥 뭔가 좀 낯설어서.."

[세아] "............."

"근데 너.. 원래 그렇게 안경 썼었냐?"

[세아] "네.."


............

렌즈 끼고 다녔었나 보군.. 흠..


"암튼 늦어서 미안해. 좀 심하게 피곤 했었나 봐. 벨소리도 못 들은 거 보면.."


그녀의 낯선 모습 때문에 잊고 있던 사과를.. 뒤늦게 전한다.


[세아] "알았어요. 가요 빨리.."


앞장을 선 채 길을 나서는 그녀였다.




"애들은 아직 안 왔어?"


길거리를 걸어 내려가던 중 그녀에게 묻는다.


[세아] "네.. 오늘 늦는데요."

"그래? 재민이형이랑 같이 있는 거 아냐? 술이라도 마시나?"

[세아] "몰라요. 알아서들 놀겠죠 뭐.."


뭔가 퉁명스러움이 묻어 나오는 말투..

흠.. 애들이 자기만 빼놓고 재민형이랑 논다고 삐졌나?

아니..그냥 같이 놀면 되지 뭐 하러 이렇게 툴툴 거리고 있는 거야?

누가 보면 은주.미란이랑 싸우기라도 한 줄 알겠네..

.................

아.. 혹시..

재민이형 때문인가?

순간 머리 속으로 그녀와 재민형의 불편한 관계가 스치고 지나가는 나였다.

맞네..

생각해 보니까 그녀가 이렇게 은주.미란이와 떨어져 있어야 하는 것도..

다 재민이형 때문이었네..

은주.미란이는 이런 세아의 속사정도 모르고

그렇게 눈치 없게 재민이형 하고 술 마시며 놀고 있는 걸 테고..

안타까운 상황이구만.. 에휴..


............

잠깐..

근데 얘 지금 이런 상황 때문에

괜히 승질 나서 나한테 이렇게 빌붙어 있는 거야 혹시?

..............





그나저나 옆에 걷고 있는 그녀의 모습..

아직도 적응이 잘 안된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안경 하나로 인상이 이렇게 바껴?

그렇게 도도해 보이고 도시적인 분위기를 풍기던 세아가..

어찌 한순간에 이렇게 촌에서 밭 갈고 있는

아줌마의 포스를 풍겨 댈 수 있는 거냐고.. 하하 거참..


"야.. 너.. 안경 딴 거 없냐?"


아무래도 지적해 줘야 할 건 지적해야 할 거 같아서..

넌지시 그녀에게 물어보았다.


[세아] "없어요.. 왜요?"

"아니 뭐 그냥.. 왠지 좀 이상해 보여서.."

[세아] "............."

"평범한 것도 많을 텐데 왜 하필 그런 촌티 나는 뿔테 안경을 하는 거야?"

[세아] "어차피 집에서만 쓰는 거에요.."

"그럼 집에서만 쓰던가.. 술 마시러 갈 건데 사람들이 다 보잖아.."

[세아] "아.. 밤인데 누가 본다구 그래요. 그냥 가요.."


슬쩍 짜증을 내기 시작하는 그녀..


"............"


잠옷같이 생긴 펑퍼짐한 츄리닝도 지적하려 했다가..

그냥 입을 다물고 마는 나였다.

.............




"밥은 먹었지?"


늦은 시간이었기에 당연히 먹었을 거라 생각했지만.. 형식상 한번 물어보는 나였다.


[세아] "아니요.."

"어? 안 먹었어?"

[세아] "네.."


뭐야.. 설마 나랑 먹을려고 기다린 건가?


"왜? 늦었는데.. 그냥 먼저 먹지.."

[세아] "............"


에구.. 진짜로 기다렸나 보네.. 미안하게시리..


"에휴 미안하네. 괜히 나 땜에 밥도 못 먹고.. 그럼 우리 삼겹살 같은 걸로 먹을까? 밥도 먹으면서 술도 마시고.. 어때?"

[세아] "저 밤엔 고기 안 먹어요.."

"어? 왜?"

[세아] "살쪄요."

".............."


아니 어차피 술 마셔도 찌는 살을.. 뭔 고기 핑계까지 대고 난리야..

보아하니 몇 달 정도는 넉넉하게 좀 쪄도 되겠구만..


[세아] "그냥 호프집 같은 데로 가요.."

"그.. 그러자.."


그녀를 데리고 스카이 호프로 향했다.





"자.. 한잔 받아.."


소주가 나오자.. 그녀에게 잔을 따른다.


[세아] ".............."


얌전히 잔을 받는 그녀..


"근데 너 술꼬장 같은 거 안 부리지?"

[세아] "술꼬장? 그게 뭔데요??"

"왜.. 술 취해서 사람 피곤하게 하는 거 있잖아."

[세아] "모르겠어요. 취해본 적이 별로 없어서.."


.............

이런..

술을 잘 안 마시나 보군..

이러면 재미없는데..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따라주는 술잔들을 묵묵히 받아 마시고 있는 그녀..

벌써 별 말 없이 한 병을 다 비우고 두 병 째로 접어들고 있었다.


"..............."

[세아] "................"


그나저나.. 술이라도 좀 들어가면 재밌는 분위기가 이루어 질 거라 생각했는데..

딱히 그런 것도 아닌 거 같다.

벌써 10여분 넘도록 앞에 놓인 안주만 휘저어 가며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그녀와 나..


"한잔 할까?"

[세아] "네..


말없이 잔 만을 기울이며 취하기 만을 기다리고 있는 나였다.





"넌 취미가 뭐냐?"


하도 할 말이 없어서.. 그냥.. 가장 원시적인 멘트를 날리는 나였다.


[세아] "딱히 그런 거 없어요.."

".............."


에휴..

* 전 독서가 취미에요. 그런 선배님은 취미가 뭐에요? *

이런 식으로 전개가 되야 정상 아냐?

그래야 나도 내 취미를 얘기해가기 시작하고..

그러면서 대화가 꽃을 피워가는 건데..

도대체 왜 얘 하고는 이런식의 진행이 안되는 거냐고.. 아우..


[세아] ".............."


애가 중고딩 시절에 너무 공부만 해서 대인 관계가 좀 서툰가?


"영화가 취미 아냐? 우리 동아리 들어온 거 보면 왠지 영화 좀 좋아할 거 같은데.."


그래.. 이런 기회에 대화술이나 좀 가르쳐주자.

앞으로 안 볼 사이도 아니고..

왠지 친하게 지내야 될 사이 같은데.. 계속 이러면 곤란하잖아..

내가 수고를 좀 해서라도 이 세아를 바꿔 놓는 거야..

그래.. 하나씩 차근이 시작해 보자꾸나 세아야..


[세아] "별로요. 애들 따라 들어온 거에요.."

".............."


그냥.. 대충 살게 냅둘까?

이거 왠지 하루 이틀로 해결할 일이 아닌 거 같은데..





"한잔 하자.."


대화가 좀처럼 진행이 되지 않아.. 그냥 포기하고 건배나 청하는 나였다.


[세아] "네.."


그래도 꾸역꾸역 건배를 응해 주는 거 보면..

나랑 있는 게 귀찮고 그런 건 아닌 거 같은데..

대체 왜 이렇게 아무 말도 않고 있는 거야 재미없게시리..




"여기 소주 한 병 더 주세요.."


어느덧 두 병 째를 비운 후 종업원에게 한 병 더 주문을 한다.


[세아] "더 드시게요?"

"어.. 왜?"

[세아] "취하신 거 같은데.."

".............."


그러게..

아까부터 어질어질 한 게 아무래도 취한 거 같네..

그런데 뭐야..

왜 나 혼자만 취하는 거야?

한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정 자세로 앉아있는 그녀..

.............

이상하잖아..

분명 똑같이 마셨는데 왜 쟤는 저렇게 멀쩡한 거냐고..


[세아] "그만 마셔요 우리.."

"아냐. 괜찮아. 아직 멀쩡해!"


술김에.. 괜한 오기를 부리는 나였다.


[세아] "저.. 선배님 쓰러지셔도 책임 못 져요.."

"하하.. 걱정 마라. 설마 내가 너한테 그런 민폐나 끼치겠냐.. 하하.."


앞에 앉은 세아의 모습이 흔들리기 시작할 정도로 상당히 취한 듯 했지만..

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기에 어거지로 취하지 않은 척 해야만 하는 나였다.


[세아] ".............."




욱..

속에서 오바이트가 올라오려 한다.

이.. 이런..


"야.. 나 잠깐 화장실 좀.."

[세아] "네.."


입을 틀어 막고 급히 화장실로 달려가는 나..

허겁지겁 변기에 대고 참고 있던 오바이트를 해버리고 말았다.

후아.. 몇 초만 늦었어도 큰일 날 뻔 했군..

이왕 온 김에 정신 좀 차릴 겸.. 싹 비워내고 가야겠어..

한참을 목구멍에 손가락까지 집어 넣어가며

정신없이 오바이트를 해 대기 시작하는 나였다.

..............





[세아] "전화 왔었어요.."


손을 씻으며 나오는 나에게 그녀가 말한다.


"그래?"


폰을 확인해 보는 나..

잉? 은주?

갑자기 이 시간에 웬일이지?


"야.. 은주 전화다."


어차피 세아도 알아야 할 거 같아서 미리 말을 해주는 나..


[세아] "그래요?"


하지만 별다른 표정 변화가 없는 그녀였다.

...............

통화 버튼을 눌러 은주에게 전화를 걸었다.


[은주] * 아 선배님.. 뭐하세요? *


한껏 들뜬 은주의 목소리..


* 어.. 나 지금.. *


잠시 세아를 쳐다보자.. 고개를 흔들고 있는 그녀..

뭐야.. 말하지 말라는 거야?


[은주] * 지금 뭐요? *

* 어? 아.. 아냐 하하.. 그냥 밖에 잠깐 나왔어. 근데 왜? *


세아의 뜻대로... 같이 있다는 말은 잠시 접어두는 나..


[은주] * 아 지금 저희 재민 선배랑 2차 갈려구 하는데.. 선배님도 심심하면 같이 놀자구 할려고 했죠.. *


헐.. 그래?

그럼 당연히 가야지..

우리 은주가 부르는 건데..


* 그래? 그럼 잠깐 기다려봐. 내가 다시 금방 전화 줄께.. *

[은주] * 네.. 그렇게 하세요. *


딸깍~

전화를 끊는 그녀..

흠.. 어쩐다..


[세아] "뭐래요?"


전화를 끊자마자 그녀가 나에게 물어온다.


"어.. 지금 2차 간다고 심심하면 같이 놀자네.."

[세아] "그래서요? 가실 거에요?"


살짝 날카로운 표정으로 바뀌는 그녀..


"어? 뭐.. 너만 괜찮으면 같이 가서 놀까 하는데.."


왠지 탐탁치 않게 생각 할 거 같은 그녀일걸 알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녀에게 의중을 전해보는 나였다.


[세아] "싫어요."


..............

역시나 단칼에 거절해 버리는 그녀..

그래.. 역시 그럴 거 같더라..


"그.. 그래?"


에휴..그나저나 답답한 상황이 되어 버린 거 같네.

재민이형을 마주치고 싶지 않을 세아인 듯 하니..

같이 가자고 꼬시지도 못하겠고..

그렇다고 둘이 이렇게 있어봐야 별다른 소득도 없이..

지루한 시간만 보내야 할 거 같고..

아.. 그냥 오늘은 이쯤에서 쫑 내자고 할까?

그리고 집에 데려다 준 후에 다시 나오면 되잖아.


[세아] "가고 싶으면 가셔도 돼요. 전 그냥 가서 자면 되니까.."


오호~

다행히.. 내가 묻기도 전에 먼저 말을 꺼내오는 그녀..


"그.. 그럴래? 그럼 가자.. 내가 데려다 줄께.."

[세아] "............."





"가자.."


계산을 마치고 나오며.. 밖에서 먼저 기다리고 있던 그녀를 불렀다.


[세아] ".............."


아무 말 없이 자리에 서있기만 한 그녀..


"왜? 안 가?"

[세아] "그냥 혼자 갈께요. 술 마시러 가세요.."


어이구.. 그러면야 난 고맙지..


"에이 아냐.. 늦었는데.. 데려다 줘야지.."


그래도 이미지 관리는 해야 했기에 좀 귀찮더라도

기본 매너 정도는 발휘할 생각이었다.


[세아] "됐어요.. 다리도 불편하신데 뭐 하러 그래요. 그냥 가세요.."


가끔 보면.. 얘도 제법 눈치가 있는 것 같단 말야.. 훗..

고맙다 세아야..

나중에 선배가 더 맛난 거 사주도록 하마!! 하하하..


"그.. 그럴래 그럼?"

[세아] "네.."





그녀와 헤어진 후..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은주에게 전화를 걸었다.


뚜루루루루루.. 뚜루루루루루..


은주가 전화를 받길 기다리면서..

저 멀리 집을 향해 걷고 있는 세아를 바라보고 있는 나..

축 처진 듯 보이는 그녀의 어깨가 왠지 모르게 쓸쓸해 보인다.

에휴..

왜 저렇게 안쓰러워 보이는 거야 대체..

절뚝이는 발걸음으로 힘겹게 전진해 가는 그녀의 뒷모습에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는 나였다.


[은주] * 네 선배님.. *

* ............ *


근데 좀 이상하다..

가녀린 어깨의 들썩임과 불편해 보이는 그녀의 발걸음이..

자꾸 나의 마음 한구석을 헤집어 오고 있다.

가야 되는데..

나를 기다리고 있는 은주와 미란이에게로 달려가야 되는데..

그래서 신나게 이 밤을 보내야만 하는데..

...............

그런데..

안타깝게도..

발길이 떨어지질 않는다.

저 멀리 걷고 있는 그녀의 초라한 뒷모습이..

차마 나를 무시하고 돌아 설 수 없게 만들고 있다..

.............

은주에게 전화했다는 사실도 잠시 망각한 채..

난 그렇게 한참을 멍하니 그녀의 뒷모습 만을 쳐다보고 있어야만 했다.


[은주] * 선배님? 여보세요? *


다소 커진 은주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린 나..


* 어? 어 그래.. 은주야.. *

[은주] * 선배님 오실 거에요? *

* 어? 어.. 야.. 미안한데.. 나 못 갈 거 같다. 그냥 나중에 마시자.. *

[은주] * 아.. 그래요? 그래요 그럼.. 하는 수 없죠.. 알겠어요.. *


.............

미안하다 은주야..




"헉헉.. 야.."


그녀가 들릴 정도의 거리까지 다가가.. 그녀를 불렀다.

잠시 움찔 하더니 걸음을 멈추고 돌아보는 그녀..


[세아] "............"

"후..아.."


거의 반은 뛰어 오다시피 했기에.. 잠시 숨을 헐떡이는 나..


[세아] "왜요?"

"한잔 더하자.."

[세아] "네?"

"어디 가서 한잔 더하자고.."

[세아] "애들 있는데 간다면서요.."

"아.. 그냥 나중에 마시자고 했어. 나 원래 한번 마신 사람 하고는 밤새 뽕을 뽑아야 되거든.."

[세아] ".............."

"어차피 아까 술값도 2만원 밖에 안 나왔잖아. 아직 2만원 남았는데 그거 마무리 져야지.."

[세아] "그.. 그건 그렇네요.."

"하하.. 갈거지?"

[세아] "네.. 뭐.."

"야 근데 이번엔 맥주 마시자. 소주는 이제 도저히 못 마시겠다."

[세아] "저 밤엔 맥주 안마셔요.."

"왜?"

[세아] "살쪄요.."

"............."




"야.. 근데 너 술 은근히 쎄드라?"

[세아] "그래요?"

"어.. 보통 한 병 정도면 취하고 그러는데 넌 어째 그렇게 멀쩡하냐?"

[세아] "저도 취하긴 한 거 같아요.."

"그래? 안 그래 보이는데?"

[세아] "아니에요. 지금 억지로 참고 있어서 그렇지.. 한참 전부터 어질어질 했어요.."

"진짜?"

[세아] "네.."

"근데 뭐 그렇게 티가 하나도 안나?"

[세아] "그래요? 전 티 많이 난다고 생각했는데.."

"아냐.. 하하.. 진짜 몰랐어. 너 취한지.."

[세아] "뭐 암튼 가요."

"그래.. 소주 마시는 데로 가야겠지?"

[세아] "맥주 드시고 싶으면 맥주 드세요.."

"어? 맥주 싫다며.."

[세아] "한잔 정돈 괜찮겠죠 뭐.."

"그.. 그럴까 그럼?"

[세아] "네.. 가요.."

"오케이.. 가자.."

[세아] ".............."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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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고스터즈 제2화 23.05.09 90 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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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너는 내 운명 -에필로그- 23.05.07 96 7 5쪽
109 너는 내 운명 제30화 (최종화) 23.05.07 81 8 16쪽
108 너는 내 운명 제29화 23.04.26 95 7 16쪽
107 너는 내 운명 제28화 23.04.25 74 6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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