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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리아 님의 서재입니다.

캠퍼스 러브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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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리아
작품등록일 :
2023.03.19 14:37
최근연재일 :
2023.07.22 09:58
연재수 :
134 회
조회수 :
12,050
추천수 :
622
글자수 :
1,031,190

작성
23.05.13 11:00
조회
59
추천
4
글자
15쪽

고스터즈 제6화

DUMMY

젠장할..

이게 뭔 망신이냐..

그냥 놔둘 걸.. 왜 괜히 나서 가지고.. 어휴..

내 등에서 내려와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나무를 등지고 앉아있는 그녀를 보고 있자니..

괜시리 화가 치민다.


"어쩔거야?"


잔뜩 감정이 실린 목소리로..

그녀에게 따지듯 물어보는 나였다.


[세아] "............"

"여기서 밤샐래?"

[세아] "............"


딱히 할 말이 없는지.. 침묵으로만 일관하는 그녀..


"말해봐. 걷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도움 받지도 않으려고 하고.. 어쩔건데?"

[세아] "자꾸 그렇게 짜증 내실거면.. 그냥 혼자 가세요.."


............


"뭐.. 뭐라고?"

[세아] "저 때문에 괜히 피곤해 하지 마시고 선배님 먼저 가시라구요.."


헐.. 얘 정말 갈수록 가관이네.

겨우 겨우 억누르고 있던 승질이..

턱밑까지 치고 올라왔다.


"야.. 너.. 너.. 말을 꼭 그렇게 해야 되겠냐?"


왠지.. 그녀가 한번만 더 비꼬듯 말해 버리면..

폭발해 버릴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세아] "그럼 저 보고 어떡하라구요.."


이젠 아예 울먹이는 목소리로 대꾸해 버리는 그녀..


"............"


울음을 터뜨릴 거 같아..

더 이상 아무 말도 꺼낼 수 없는 나였다.





그녀에게서 두세 걸음 쯤 떨어져 앉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막연히 시간 만을 보내는 중이다.

해결할 방법은 딱 하나 뿐이고..

그녀 역시도 그것만이 유일한 해결책 이란 걸 분명 알고 있을 것인데..

끝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나뭇가지를 집어 들고 땅바닥 만을 긁고 있는 그녀..

.............


젠장할.. 이게 뭐야..

남들은 담력 테스트 하면 사이가 수십 배는 좋아지고..

심지어 커플까지 된 다는데..

난 왜 하필 쟤랑 엮여서 이런 수모를 겪는 거냐고..

은주랑 왔어봐..

지금쯤 선배님 선배님 거리면서..

나한테 바짝 붙어 가지고 온갖 아양을 다 떨고 있었을 거 아냐..

아우.. 진짜 생각만 해도 열 받네..





[세아] "서..선배님.."


한참을 아무 말도 않던 그녀가.. 드디어 입을 열어왔다.


"왜?"


퉁명스럽게 대답해 버리고 마는 나..


[세아] "저기..."

"어.."

[세아] "저기.. 그.. 그게.."


뭐야.. 갑자기 말을 왜 이렇게 더듬어?

내 도움 받겠다고 마음 바꾼 거 아냐 혹시?


"뭔데?"

[세아] "아.. 아니에요.."


우씨.. 말을 하려면 다 하던가..


"............."


하지만 나 역시도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왠지 더 물어봐야..

승질만 뻗칠 거 같았기 때문이었다.





또 한참을 그렇게 서로 말없이 앉아있었다.

이젠 이런 어색한 상황에 어느 정도 익숙해 진 건지..

제법 여유도 생기고 마음도 한결 편해진 나..

당연히 그녀에 대한 짜증 나는 감정도..

조금씩 누그러 들고 있었다.


[세아] "서.. 선배님"


또다시 침묵을 깨고 나를 불러오는 그녀..


"어.. 왜?"

[세아] "저.. 그러니까.."


근데 무슨 말을 하려기에 이렇게 뜸을 들이는 거야..

아무리 봐도.. 도와 달라는 말인 거 같구만..

그 얘기 하기가 그렇게 힘든가?

그냥 눈 딱 감고.. '도와주세요' 한마디만 하면 되는 건데 말야..

여자들이란 참.. 에휴..


"왜.. 말해봐.."


마음의 평온을 찾아서 그런가..

말투가 처음보단 상당히 부드러워져 있는 나였다.


[세아] "저.. 죄송한데.. 저쪽에 좀 가 있으시면 안 돼요?"


그러면서 손가락으로 길 멀리 쪽을 가리키는 그녀..


"저기? 저기는 왜?"

[세아] "............"


아.. 볼일이 급해서 그런가?

민망함 때문인지 내 시선도 피한 채 먼 하늘만 바라보는 그녀..

맞나 보군.

............


"아.. 알았다"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가 가리킨 곳으로 몸을 돌린다.


[세아] "너.. 너무 멀리 가진 마세요.."


등 뒤로 들려오는.. 살짝 떨리는 듯한 그녀의 목소리..


"어? 어.. 그래..."


겁은 또 어찌나 많은지.. 쯧..





그녀에게서 제법 떨어진 곳에 앉아 담배에 불을 붙였다.

사실 아까부터 담배 한대 피고 싶은 맘은 굴뚝 같았는데..

세아 때문에 눈치 보여 참고 있었던 터였다.

후아.. 이제 좀 살 거 같네..

하도 스트레스를 받았더니..

담배 맛이 평소보다 수십 배는 더 달콤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평소와는 다르게..

매우 느린 페이스로 담배 맛을 음미해가며..

잠시 이 상황에 대해 고민해 보기 시작하는 나였다.




그나저나 아까부터 정신 없어서 계속 무시해 오던 게 하나 있었는데..

대체 왜 우리 뒤에 출발했을 민수와 은주는 안 보이는 거지?

5분에 한 팀씩 출발하는 거면..

분명 한참 전에 마주쳤어야 되는 건데 왜 안보였던 거야?

순간.. 내 머리 속엔..

비를 피하려고 정신없이 뛰었던 좀 전의 상황이 스쳐 지나갔다.

설마.. 그때 길을 잘못 들었나?

............





혹시나 숙소에서 기다릴지도 모른단 생각에.. 지연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뚜루루루루~


* 아.. 선배.. 안 그래도 전화 하려고 했는데.. 왜 이렇게 안 오시는 거에요? *

* 어.. 그게.. 아까 말했잖아. 세아 못 걷는다고.."

[세아] "선배님~"


저 뒤쪽에서 세아가 부르는 소리가 들려온다.

빨리 통화 마치고 가야겠단 생각에.. 굳이 대답하진 않았다.


* 그냥 선배가.. 업어 주시면 되잖아요.. *

* 나도 그러려고 했지. 근데 걔가 죽어도 싫다잖아. 그래서 지금 이렇게 오도 가도 못하고 있어.. *

[세아] "선배님~~~"


내가 사라졌을지도 모른다고 생각 하는 건지..

좀 전보다 더 큰 소리로 나를 불러 보는 그녀..


* 그래요? 에구.. 어쩌나.. 아 참.. 근데 선배님은 지금 어디 계신 거에요? 민수 선배가.. 선배하고 세아 못 봤다던데.. *

* 글쎄.. 모르겠다. 아까 정신없이 뛰다가 길 잘못 들어섰나 봐. 뭐 걱정마. 알아서 찾아

갈 테니까.. *

[세아] "선배님~ 어디 계세요~~"


..........


"어.. 나 여깄다. 기다려.. 금방 갈 테니까.."


점점 더 애처로워지는 그녀의 목소리에..

큰 소리로 대답해 주며 그녀를 안심 시키는 나였다.


* 알았어요.. 그럼 세아 잘 설득해서 빨리 업고 내려 오세요. 정 안되면 다시 전화 주시구요.. *

* 그래.. 미안하다 신경 쓰이게 해서.. *

* 아니에요.. 그럼 수고하세요.. *

* 어.. *


딸깍~





"왜 그렇게 불러 대고 난리냐.."


폰을 집어넣고 그녀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세아] "............."

"겁은 많아 가지고.. 으이그.."

[세아] "죄송해요.."

"야.. 근데 이제 뭔가 좀 조치를 취해야 되지 않겠냐? 너 알려나 모르겠는데.. 우리 길까지 잘못 들었어.."

[세아] "알고 있어요.."

"그래? 그럼 어쩔까.. 니가 결정해라. 같이 밤샐래.. 아니면 그냥 업힐래?"

[세아] "..........."

"천천히 생각해봐.. 닥달하진 않을 테니까.."

[세아] "선배님.."

"어.."

[세아] "내려가고 싶어요."


............

업어 달란 말.. 아니 도와 달란 말은 죽어도 안 하겠단 거군.. 으이그..

그래도.. 그녀의 이런 반응을 기다리고 있던 나로선..

이 정도의 대답 만으로도 꽤나 만족스러울 뿐이엇다.


"그래 잘 생각했다. 업힌단 거지?"

[세아] "네..."


기어가는 듯한 목소리로.. 들릴 듯 말듯 대답하는 그녀..

에휴.. 힘드네 힘들어..





"자.. 조심하고.."


그녀가 업히기 쉽도록.. 몸을 최대한 낮춰주었다.


[세아] "..........."


또 머뭇거리기 시작한다.


"뭐하냐.. 안 업히고..."

[세아] "아.. 네.."


결국 팔을 내 어깨로 뻗더니..

힘겹게 몸을 일으켜 내 등 뒤로 업힐 자세를 취하는 그녀..

하지만.. 업히기 직전..

또다시 주저해 버리고 만다.

으.. 정말.. 미치겠구만..


"야 빨리 안 업혀?"


쪼그린 자세가 힘겨웠던 난.. 결국 언성이 높아지고 말았다.

나의 커져 버린 목소리에 긴장을 한 건지..

그제서야.. 후다닥 내 등 뒤에 몸을 기대오는 그녀..

후아..

업었군..

드디어 업었어..

으하하하..

이제 나도 숙소로 갈 수 있는 거야..

드디어 이 지긋한 산길에서도 해방인 거라고..


"오케이.. 자 이제 가자.."

[세아] "............"


감격에 겨워서 인건지..

나도 모르게 힘이 솟아나고 있었다.

그녀를 등에 업었음에도 불구하고..

가뿐히 자리에서 일어나..

좀 전에 걸어왔던 길 쪽으로 다시 힘차게 걸어 들어가는 나였다.





그나저나 그녀가 업혔다는 감격들이 사라지고 나니..

전혀 예상치도 않았던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해 버렸다.

등 뒤에서 느껴지는 뭉클한 감촉들과 코끝을 자극해오는 그녀의 향기..

거기에.. 내 귓 볼 근처에서 뿜어져 나오고 있는 그녀의 입김들까지..

이 모든 것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내 말초 신경들을 자극해 오기 시작한 것이다.

이..이런 젠장..

...........





[세아] "힘드시면 말씀하세요. 쉬었다 가도 돼요."


5분 정도 걸을 쯤.. 등 뒤에서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어? 뭐라고?"


하지만.. 이미 이성의 끈이 반쯤은 풀려있던 나에겐..

그녀가 하는 말이 재대로 들려 올 리 없었다.


[세아] "힘드시면 쉬었다 가도 된다구요.."

"아.. 아냐.. 괜찮아.."


그녀의 목소리에 다시금 흐트러진 정신줄을

재대로 붙들어 보기로 마음먹는 나였다.


그래.. 정신 차려라 강현수..

얘는 세아다..

니가 이렇게 무아지경의 상태가 되야 할 그런 애가 아니란 말이다.

아무리 남자가 본능의 동물이라고 해도 그렇지..

좀 전까지 널 그렇게 짜증나게 했던 세아 상대로..

이런 야릇한 감정을 느낀다는 게 말이 되냐..

정신 바짝 차리고 최대한 남자다운 모습을 보여라 강현수.


그리고 세아야..

제발 입김 좀 그만 불어라..

이 선배.. 미치겄다.

등 뒤의 감촉이나.. 향기는 어쩔 수 없다 치지만..

입김 정도는 고개 돌려서 멀리 불어 댈 수도 있잖니..

대체 왜 이렇게 바싹 달라 붙어서 날 힘들게 만드는 거야...

너 지금 나 미치게 하려고 일부러 그러는 거니?




하지만.. 나의 이런 절박한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녀의 고개는 처음보다 더 깊숙이 내 목덜미 쪽으로 파뭍혀 오고 있었다.

.............





"야.."

야릇한 감정이고 뭐고 간지러워 못 참을 지경까지 도달 했기에..

결국 그녀를 불러 버렸다.


[세아] "............"


잉? 왜 대답이 없어?


"야..뭐해?"

[세아] "............."


뭐야? 얘 혹시 자는 거야?


"어이~ 너 자냐?"

[세아] "아.. 네... 선배님.."


............

자다 깬 것 마냥 맹맹한 목소리의 그녀..


"너 지금 잠이 오냐?"

[세아] "죄송해요.. 피곤해서 깜빡 졸았나 봐요.."

"............"

[세아] "그런데 여긴 어디에요?"

"우리 아까 오던 길이잖아.."

[세아] "그래요? 어두워서 잘 모르겠어요.."

"담력 코스 길이니까 쭉 가면 도착 할 꺼야.. 좀만 참아.."

[세아] "네.."


그녀를 업은 채 또다시 칠 흙 같은 어둠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나였다.

..............





"야.. 근데 너 왜 이렇게 무겁냐.."


분위기가 어색해 지는 듯 해서.. 농담 한번 날렸다.


[세아] "..........."


아무 말도 없는 그녀..

이런.. 진담으로 받아 들였나 보네...


"농담이다.."


후다닥 수습을 해버리는 나..


[세아] "알고 있어요.."

"............"


얘 지금 이거.. 농담이라고 한 건가?

하도 진지하게 얘기하니까 헷갈리네..


[세아] "근데.. 뭐 하나 좀 물어봐도 돼요?"


헛..

질문?

얘가 나한테 사적으로 질문을 한다는 거야 지금?


"어.. 뭔데.."


당혹감을 감추며.. 대답해 준다.


[세아] "선배님도 혹시 은주 좋아하세요?"


헐.. 뭐야 이런 뻔뻔스런 질문은..


"무슨 소리야?"

[세아] "아니요 그냥.. 혹시나 해서요.."

"뭔 그런 말도 안되는 소릴 하고 있어.. 할 말 없으면 그냥 잠이나 자.."


그녀의 예리함에 당황한 나머지..

나도 모르게 오버해 버리고 말았다.


[세아] "............."





"............."

[세아] ".............."


잠시간의 침묵이 찾아오자..

또다시 대화할 꺼리를 떠올려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는 나였다.


에휴.. 어째 얘랑은 대화가 1분 이상 지속이 안되냐..

보통 선후배 관계면..

후배들이 선배들한테 달라 붙어서 이것저것 물어보고 그래야 정상인 건데..

이건 뭐 내가 후배 같고 세아 얘가 선배 같잖아.. 짜증나 진짜..


"야.. 너 근데 무슨 과냐?"


경영과라는 건 이미 알고 있었지만

딱히 할 말도 안 떠오르고 해서 모르는 척 물어보는 나였다.


[세아] "경영이요"


별 기대는 안 했지만..

역시나 딱 필요한 대답만 해버리는 그녀..

...........


"아 그래? 좋은 과네.."

[세아] "............"


우씨.. 또 끊겼네 젠장..

뭐 대답이라도 해야 말을 이어가던 할 꺼 아냐.. 아우..





한참을 말없이 걸었다.

재대로 가고 있는 거라면 지금쯤 숙소가 보여야 될 거 같은데

아직은 나타나질 않고 있다.

흠.. 저 언덕 넘으면 보이려나?

터벅터벅.. 무거운 발걸음을 끌고 언덕 길에 접어들었다.

그나저나 봄이라 더운 날씨도 아닌데 왜 이렇게 땀이 비 오듯 쏟아지는 거냐..

두 손을 그녀를 받치는데 쓰고 있었기에..

흘러내리는 땀들을 처리하기 위해..

계속 입에서 바람을 불어 이마 쪽으로 쏴 대는 나였다.


[세아] "힘드시죠?"


더뎌진 발걸음을 직감한 건지.. 그녀가 물어온다.


"어.. 이젠 쪼끔 힘드네.."


솔직히.. 죽을 지경이란다 세아야..


[세아] "쉬다 가요 우리.."

"아냐.. 좀만 가면 도착 할 건데 뭐. 그냥 가자.."


앉아 버리면 다시 잃어 나기 끔찍할 거 같아서

그냥 계속 전진하기로 마음먹었다.


[세아] "에휴.. 고집은.."

"............"


순간..

세아가 등 뒤에서 잠시 뒤척이더니..

이내 나의 얼굴 쪽으로 무언가를 가져다 댄다.

그리고는 땀으로 얼룩진 내 얼굴을 차근차근 닦아내기 시작하는 그녀..

............

얘.. 얘 지금 뭐하는 거야?


[세아] "조금만 더 힘내주세요.."


손수건인 듯 보이는 천으로 내 얼굴에 흘러 내리던 땀들을 다 닦아낸 후..

그녀는 그렇게 내 귀에 살며시 속삭여 왔다.


"어? 어.. 그.. 그래야지.."


..............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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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고스터즈 제2화 23.05.09 90 5 10쪽
111 고스터즈 제1화 23.05.08 160 6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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