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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상사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 전지전능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제갈상사
작품등록일 :
2017.11.23 15:35
최근연재일 :
2017.12.22 08:00
연재수 :
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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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5,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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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22,480

작성
17.12.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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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관광 (1)

DUMMY

“후아암···.”


이번 네임드 게이트의 담당자, 오진수는 늘어져라 하품을 했다.

바람이 쌀쌀하다.

이 추운 날에 밖에서 하루를 꼬박 대기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욕이 절로 나올 지경이었다.


“몇 분 지났지.”


휴대폰 시계를 확인해 보았다.

이제 막 20분을 지나고 있었다.


“염병.”


그래도 한 시간은 됐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직 30분도 안 지났다니. 믿고 싶지 않은 현실이다.


“···저, 선배님. 저희들 진짜 이대로 내일 새벽까지 가만히 대기만 하고 있어야 합니까?”

“어.”


옆에 있는 부하직원의 질문에, 오진수는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아니, 그. 비효율적이지 않습니까? 네임드 게이트란 게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장기 마라톤인데···. 저희들은 본부에 대기하고 있다가 대충 끝날 때쯤 다시 오면 되는 거 아닙니까?”

“대충 끝날 때쯤? 언제 끝날 줄 알고? 그냥 의젓하게 기다려, 인마. 돈 받고 하는 짓이라고 생각하면 한결 마음이 편해.”


특히 네임드 게이트는 그렇다.

투입되는 인원 수, 네임드 몬스터의 난이도에 따라 클리어 시간대는 천차만별이다.


“어쨌든 네임드 게이트가 한두 시간 내로 끝나진 않을 거 아닙니까.”

“그렇게 불만이면 너 혼자 본부로 돌아가 있어.

“아니, 그럼 욕먹으니까···.”

“잘 아네. 근데 왜 그렇게 아까부터 궁시렁대.”


레이드가 한두 시간 내에 끝나던, 열흘이 걸리던.

해당 관할 게이트를 담당하는 이들은 레이드가 종료될 때까지 무조건 대기해야 한다.

철칙인 이상, 공무원은 거기에 토를 달수도 없는 노릇.


“됐고 그렇게 좀이 쑤시면 가서 커피나 사와.”

“옙.”


부하직원이 쪼르르 현장을 벗어나 근처의 카페로 달려갔다.

그 뒷모습을 덤덤히 바라보며, 오진수는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


“후우-.”


근데 사실 저 부하직원의 말도 틀린 건 없다.

네임드 게이트가 무슨 일반적인 게이트도 아니고.

클리어까지 평균 24시간이 넘게 걸리는 게이트인데, 언제 끝날지 모르니 상시 대기하고 있어라- 같은 건 너무 가혹한 처사다.


“쉬벌. 그놈의 네임드 게이트. 좀 안 나타났으면 소원이 없겠네.”


헌터들한테야 이벤트지.

살인적인 대기 시간과 그 뒷수습을 감당해야 할 공무원들한테는 그냥 개똥같은 일거리였다.


“닝기미 설마 또 저번처럼 집에도 못 가고 이틀 내내- 응?”


그때였다.

오진수가 담당하고 있던 게이트가, 갑자기 부르르- 진동하기 시작했다.


“어?”


담배 연기를 내뿜는 것도 잊고, 잠깐 벙 찌는 오진수.

멀쩡하던 게이트가 갑자기 진동하기 시작하는 이유는 두 가지.

붕괴의 조짐 or 클리어의 조짐.

일반 게이트와 달리 네임드 게이트가 붕괴되기까지의 제한시간은 48시간이다.

그런데 지금은 30분도 안 지났는데 게이트가 떨린다.

이게 뭘 의미하는가?


“서, 설마!”


오진수의 눈이 번쩍 뜨인다.

설마가 사람 잡는다 했던가.

부르르-. 수차례 진동하던 게이트에 이윽고 세로로 작은 균열이 벌어졌다.

그 균열이 좌우로 쫙- 벌어졌다.

출구다.

그리고 직후.


“···시발. 레이드에도 독과점 제도 같은 거 걸어야 돼.”

“미친 독재자 새끼.”


아까 게이트에 돌입했던 헌터들이 우르르 출구를 나서고 있는게 아닌가.

어째선지 다들 입에 걸쭉한 욕을 달면서 말이다.


“······.”


툭-.

어이가 없었던 오진수는 입에 물고 있던 담배를 떨어뜨렸다.

그리고 시계를 다시 확인해본다.


“뭐지?”


이십 분.

네임드 게이트가 이십 분 만에 클리어 된 것이다.

나름 협회 공무원으로써 짬밥 좀 먹은 그도 목격한 적이 없는 시추에이션이다.


“어···.”


보통은 헌터들이 레이드를 마치고 나오면 형식상으로나마 ‘축하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따위의 인사를 건네야 한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하도 어이가 없으니, 말도 제대로 안 나온다.


‘아, 아니. 정신 차리자.’


이내 오진수는 자신이 멍을 때리고 있음을 자각했다.

그래도 할 일은 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는 고개를 저어 떠나간 정신을 되찾은 뒤, 외쳤다.


“레, 레이드 수고 많으셨습니다! 사전에 지급해드린 데미지 레코더를 저희들한테 주시면 당일 내로 포인트 정산을 해드리겠습니다!”


데미지 레코더에 기록된 포인트의 정산. 이것이 그들이 게이트 앞에 죽치고 있어야 될 이유였다.

해당 데미지 레코더에 등록된 ID의 당사자에게, 곧바로 정산에 따른 보상금을 통장으로 쏘는 방식.

즉, 레이드에 참가한 이들에게 있어선 더 없이 행복한 시간이다.

그럴 터인데-.


“하···.”

“쓰-벌···.”

“에효···.”


어째선지 다들 하나 같이 초상집 분위기가 아닌가.


“······?”


게이트 내부의 상황을 알지 못하는 오진수로썬 대단히 이질적인 상황.

그러나 답은 곧바로 나왔다.


“어?”


헌터들이 반환하는 데미지 레코더에 기록된 포인트를 보고, 그는 동그랗게 눈을 떴다.

많아봤자 10~20pt.

0포인트도 적지 않았다.

평소엔 아무리 못나고 약한 놈이라도 100pt 이상은 챙겼다.


‘···안에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거야?’


도무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

심지어 그 <호방>의 윤태주랑 <모터>의 지영민조차 0pt인 걸 봤을 땐, 사래가 들릴 뻔했다.


‘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직접 물어볼 수도 없고···.’


찜찜해하며 데미지 레코더를 하나씩 회수하던 중.

다음 차례의 헌터가, 레코더를 슥- 건넸다.


“네. 수고하셨··· 풉?! 쿨럭!”


디스플레이에 기록된 숫자.

10001pt.

이걸 보는 순간, 마침내 사래를 토하고야 말았다.


“이, 이건···.”


오진수가 떨리는 눈으로 눈동자를 위로 굴려, 레코더의 주인을 쳐다보았다.

딱히 특징이랄 게 없는 평범한 외모의 헌터.

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정산.”


아주 간결하게.


“확실히 처리해주세요.”


그 한 마디만을 남기고, 그는 줄에서 이탈해 광장을 유유히 빠져나갔다.


“······.”


비정상적일 정도로 일찍 공략된 네임드 게이트.

그리고 레코더에 기록된, 이 무식한 숫자.

비로소.

오진수는 게이트 안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깨달았고.


“···진심?”


결국 등줄기를 타고 닭살들이 돋아났다.


“선배님! 커피 사왔어요! 어? 뭐야. 벌써 끝났어요? 와, 이번에 투입된 헌터들 장난 아닌가 보네.”


뒤늦게 커피를 사고 돌아온 부하직원만이 상황파악도 못하고 이상한 소리를 지껄일 뿐이다.



***


“음, 음!”


발걸음이 날아갈 듯이 가벼웠다.

집으로 돌아가던 중.

일환은 휴대폰으로 협회 사이트에 접속해, 포인트의 정산에 대해 알아보고 있었다.

상대적인 기준으로 판별하는 거라 정확한 지표는 없지만.

일단 평균적으로는 대략 1pt 당 20만원이라고 한다.

일환이 오늘 레이드에서 얻은 포인트는 총 10001pt.

1 빼고 10000포인트라 치고.


“이십 만원 곱하기 일만은···.”


0이 몇 개란 말인가.

일환의 입가에서 아주 그냥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헌터 되길 잘 했구먼.”


이전 짐꾼 시절의 그였다면 절대 꿈도 못 꿨을 금액.

평생 일해도 벌지 못했을 액수가 20분 만에 자신의 수중에 들어왔다.


“···허어.”


자고로 돈이란, 벌기만 한다고 해서 능사가 아니다.

쓸 때는 써줘야, 화폐로써의 가치가 발휘되는 법.


‘여진이 좋아하는 치킨이라도 사서 들어가야지.’


아직은 서민의 금전 감각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그가 가장 먼저 떠올린 소소한 생각이었다.

어쨌든 치킨도 치킨 나름.

치킨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다만 무슨 메뉴의 치킨을 좋아하는지 각자 기호가 갈릴 뿐.

일환이 휴대폰을 꺼내 여진에게 전화를 걸려던 그때였다.


“······.”


슬그머니 느껴지는 인기척.

마침 그는 뒷골목 근처를 지나던 중이었다.

일환은 휴대폰을 주머니에 다시 찔러 넣고, 골목 안을 바라봤다.

골목의 어둠 사이로.

슥-.

누군가 모습을 드러낸다.


“···저, 저기요.”


그곳엔.

온몸 곳곳이 피투성이가 된, 어떤 여자가 비틀거리고 있었다.


“······!”


일환은 반사적으로 튀어나가 여자를 부축해 주었다.


“괘, 괜찮으세요?”

“으, 으윽···.”


여자가 입에서 피를 한 움큼 머금으며 말했다.


“···마, 마나의 기운이 감지되는 거 보니. 허, 헌터 분이신 것 같은데.”


꽉-. 여자가 힘겹게 말을 이어가며, 일환의 옷깃을 붙잡았다.


“도, 도와주세요.”

“대체 무슨-.”

“게, 게이트···. 제 친구가 게이트 안에 갇혔어요.”


금방이라도 꺼질 것 같은 목소리로, 여자가 이야기를 계속했다.

사정은 이러했다.

친구랑 같이 청색 일반 게이트에 갔는데, 거기서 죽을 위기를 겪던 중에 자기만 겨우 탈출했다고 한다.


“제, 제 친구가··· 귀환석으로 저만큼은 어떻게든 빠져나가게 해줬어요. 하지만 이대로 가다간, 걔가 죽어버리고 말아요···!”


여자는 그렇게 말하며, 품에서 마름모 형태의 돌을 꺼냈다.

귀환석.

인위적으로 마나의 흐름을 조정해, 게이트 안에 있는 인간을 외부로 다시 소환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아이템 효과를 보면 알겠지만, 함부로 대량생산을 할 수 없는 매우 희귀한 녀석이다.

헌터들 중에서도 극소수들만이 지닐 수 있다는 귀환석이, 하필 이 지나가던 여자가 가지고 있다?


‘뭔가 이상한데.’


묘하게 상황이 작위적으로 느껴진 일환은 감정 스킬을 발동시켰다.



[돌]

‘마름모 모양으로 깎아 만든 돌입니다.’



“······.”


가짜 귀환석이었다.

일환은 할 말을 잃은 채, 다시 여자의 얼굴을 보았다.


“···제, 제발 도와주세요. 실력이 좋으신 분 같은데···.”

“······.”


이게 대체 무슨 소꿉놀이란 말인가. 일환은 한숨을 쉬려다 말았다.

수작 그만 부리고 무슨 속셈인지 솔직히 털어놔라.

-같은 말은 조금 이따 하기로 했다.


“아, 그런 사정이 있으시다니. 당연히 도와드려야죠.”


일단 한 번 속아주기로 했다.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지나. 조금 궁금증이 생겼기 때문이다.


“아, 감사합니다···! 그, 그럼 게이트가 있는 곳까지 안내해 드릴게요!”

“예, 예.”


여자는 화색을 띠며 일환을 잡아 끌고 더욱 더 깊은 골목 안으로 들어갔다.


<주인. 이거, 누가 봐도 함정이 아닌가?>

“나도 알아.”


여자의 뒤를 따르며, 일환은 그녀에게 들리지 않을 만큼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어떤 개수작을 벌이는지 구경이나 한 번 해볼까 해서.”


일환은 그렇게 말한 뒤, 전지전능 스킬로 여자의 상태창을 소환했다.



민소하

[1차 능력치 (표기 단위 :%)]

HP : 100



'겁나 건강하시네요.‘


옷은 만신창이에다 피는 뚝뚝 흘리고 있는데 HP는 100이라니.

개수작 한 번 부리는 것 치고는 꽤 공을 들인 분장이구나. 일환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여, 여기에요···.”


잠시 뒤.

골목의 맨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니 확실히 청색 게이트가 있긴 했다.


“여깁니까?”

“부, 부탁드려요. 제 친구가···. 급해요!”

“알겠으니까 진정해요.”


일환은 주변을 살폈다.

보통 골든 존을 제외한 게이트에는, 관측 조짐이 발견될 시 협회에서 담당 직원이 파견된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리 주변을 둘러봐도, 협회에서 파견된 직원은 보이지 않았다.

아니, 이미 죽여 버린 걸까?

어쨌든 확실한 건. 이게 단순히 지나가는 놈 아무나 족치려고 꾸민 수작은 아니란 거다.

이 정도로 준비를 했다는 건, 철저히 일환만을 노리고 있다는 의미.


‘그러면 뭐. 어울려 줘야지.’


저쪽에서 이렇게 자리를 마련해 줬는데. 여기서 눈치 챘다는 티를 냈다간 시시해지지 않겠는가.

이게 몰래카메라의 묘미란 거다.

계속 속아주는 척 하는 거.


“걱정 마세요. 친구 분은 제가 꼭 구해드리겠습니다.”

“아아, 감사합니다···! 저는 여기서 무운을-.”

“무슨 소리.”


게이트에 발을 들이기 직전.

휙-.


“어?”


일환은 여자의 멱살을 잡았다.


“너도 같이 가야지.”

“어, 어어?”


어어 하는 사이.

일환은 여자의 멱살을 끌고, 그대로 게이트 안으로 들어갔다.


“자, 잠깐?!”


이건 예상하지 못했을까. 여자가 비명을 질렀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게이트를 넘자, 아마존을 방불케 하는 정글이 펼쳐졌다.

일환은 여자의 멱살을 잡아 당겨 그녀를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악!”

“자, 친구는 어디에 있습니까?”


비아냥이 담긴 어조.


“···윽.”


그제야 여자는 일이 살짝 틀어졌음을 직감했다.

성큼성큼-.

일환이 주머니에 손을 꽂은 채, 여자를 향해 다가갔다.


“시발! 눈치 더럽게 좋네!”


여자는 그렇게 육두문자를 뱉더니.

슥-.

손을 들었다.

그것은 신호였다.


“아. 친구 부르시려고?”


일환이 무심한 목소리로 그렇게 한 마디 내뱉은 순간.

타타타타탕-!!

사방에서 날아온 총알이, 그의 머리에 꽂혔다.



***



몇 분 전.

윤태주는 빠르게 판을 짰고, 함정을 설치했다.

네임드 게이트 레이드가 종료된 뒤. 윤태주와 그를 비롯한 <호방>의 몇몇 팀원들은 일환을 미행, 그의 동선을 파악했다.

그리고 그 동선 근처에 존재하는 게이트를 아무거나 하나 점령했다.

파견된 협회의 직원은 스킬을 통해 의식을 날려버렸다. 깨고 난 뒤엔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짐작도 못하리라.


윤태주의 계획은 간단했다.

일단은 게이트 안으로 일환을 유인한다. 유인에 성공하면, 미리 사방팔방에 배치시켜놨던 저격대가 그를 암살한다.

게이트 내부는 완벽한 밀실이다.

따로 누가 촬영이라도 하지 않는 이상, 안에서 벌어졌던 일은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이는 달리 말하자면.

은밀히 사람을 죽이기에, 더 없이 좋은 환경이라는 거다.


[저격수들. 준비 됐나?]


무전을 통해 윤태주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초목 사이로 몸을 숨긴 저격수 한 명이 무전에 응답했다.


“모습이 보이는 순간, 바로 죽이겠습니다.”


배치된 저격수들의 숫자는 5명.

그들의 손에 들려있는 건, 평범한 군용 저격소총이었다.

몬스터랑 상대할 땐 하등 쓸모없는 물건이겠지만.

그들이 죽일 대상은 어디까지나 ‘인간’이었다.

괜히 스킬이니 뭐니 하는 것보단, 그냥 총으로 죽이는 게 제일 깔끔하고 확실한 방법이었다.

그때였다.


“온다!”


게이트의 ‘입구’가 일렁거렸다.

잠시 뒤. 아지랑이를 뚫고 제일 먼저 모습을 드러낸 건 민소하였다.


[잠깐! 사격 중지!]


그들이 일환을 게이트로 유인하게끔 미끼로 내세운 여자.

1초 정도 간격을 두고.

일환이 뒤늦게 모습을 드러냈다.


“······!”


저격수들은 서둘러 스코프에 눈을 갖다 댔다.

조준경은 하나 같이 다들 정확히 일환의 미간을 노리고 있었다.

이때.

슥-.

민소하가 손을 들었다.

발포하라는 신호였다.


“-!”


한 차례 숨을 참고.

그들은 동시에 방아쇠를 당겼다.

타타타탕-!

라이플의 총구 끝이 불을 내뿜었다. 매서운 속도로 날아간 다섯 발의 탄환이 일환의 머리에 명중했다.

하지만-.


“···응?”


저격수 중 한 명이 이상하다는 듯이 게슴츠레 눈을 좁혔다.

그럴 만도 하다.

분명 수박처럼 터져 나갔어야 할 일환의 머리가-.


“어우, 따가워.”


-아주 멀쩡했으니까.



***



“이, 이 괴물!”


한편.

눈앞에서 이 미친 광경을 본 민소하는 새파란 낯빛으로 비명을 지르는 중이었다.


“후우···.”


일환은 고개를 까딱거렸다.

그 움직임에 맞춰, 그의 머리에 ‘붙어 있던’ 총알들이 우수수 바닥으로 떨어졌다.

쉬이익-.

일환의 머리에서 화약 연기가 고요히 피어올랐다.


“생각보다 화끈한 놈들이었네.”


방어력이 100%였기에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큰일날 뻔했다.


“···어디 보자.”


일단 주변에 저격수들이 있다는 건 알겠다.

하지만 주변은 풀과 나무로 뒤덮인 이계의 정글.

마나의 흐름으로 저격수들의 위치를 가늠해보려고 해도, 무성히 핀 초목이 방해가 되었다.

이렇게 된 이상 방법은 단 하나.


“어이.”


직접 물어보는 수밖에.

민소하를 향해 일환이 말했다.


“딱 말해. 지금 개수작 부리는 것들. 어디에 숨어 있는지.”

“내, 내가 미쳤다고 그걸 말해? 엿이나 처먹-.”


엿이나 처먹으라고 말하려던 민소하의 입술이 굳었다.

일환이 몸을 숙였다.


“다시 묻는다.”


<기아스>를 발동시킨 채로.


“나만 들을 수 있도록 작은 목소리로 말해. 개수작 부리는 놈들. 지금 어디어디에 있어?”

“······.”


스킬의 효과는 절대적이다.

거부할 수 없는 마력에 사로잡힌 민소하는, 저격수들의 위치를 순순히 실토했다.


“잘 했어.”


일환은 만족스럽게 웃고는,

빡-!

민소하의 안면에 스트레이트 펀치를 가볍게 날렸다.

풀썩, 쓰러지는 민소하를 뒤로 하고. 일환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흠···.”


저격수들의 위치는 파악했다.

민소하가 실토한 바에 따르면, 제일 가까운 놈은 적어도 반경 100m 내에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까짓 놈들 상대하는데.”


참고로 반경 100m는.

기아스가 먹혀드는 최대 범위다.


“내 손을 더럽힐 순 없지.”


그렇게 말한 일환은 고개를 돌려, 저 멀리 떨어진 나무 한 그루를 지그시 응시했다.

언뜻 보기엔 평범한 나무지만.

저 뒤에, 일단 한 놈이 숨어있다.

그 한 놈을 향해, 일환은 또렷한 목소리로-.


“다른 놈을 쏴라.”


-‘명령’을 내렸다.


작가의말

문팔이님. 후원 감사드립니다.

집필을 하는데 있어서 굉장히 큰 힘이 되어주셨습니다.

더 좋은 글로 보답해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3

  • 작성자
    Lv.33 찬나펄크라
    작성일
    17.12.19 08:01
    No. 1
  • 작성자
    Lv.99 디마프
    작성일
    17.12.19 08:06
    No. 2

    잘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0 마왕리무루
    작성일
    17.12.19 08:08
    No. 3

    20만 곱하기 천이겠지...

    찬성: 2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1 제갈상사
    작성일
    17.12.19 12:47
    No. 4

    헉...수정했습니다! 지적 감사드립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조카
    작성일
    17.12.19 08:11
    No. 5

    건투를!!!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6 핀하트
    작성일
    17.12.19 08:17
    No. 6

    내뿜는 것도 있고-잊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6 핀하트
    작성일
    17.12.19 08:19
    No. 7

    10pt당 이면 곱하기 천이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6 핀하트
    작성일
    17.12.19 08:22
    No. 8

    1pt당으로 수정해야 할 듯.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1 제갈상사
    작성일
    17.12.19 12:48
    No. 9

    수정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6 마루마루나
    작성일
    17.12.19 08:30
    No. 10
  • 작성자
    Lv.26 마루마루나
    작성일
    17.12.19 08:37
    No. 11

    코드기아스가 최고임.ㅇㅇ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99 무명산인
    작성일
    17.12.19 09:50
    No. 12

    긴장감1도 없다. 너무 잘났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카타리아스
    작성일
    17.12.19 10:42
    No. 13

    역관광 일듯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8 초록유리
    작성일
    17.12.19 10:49
    No. 14

    헐. . . 명령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6 쉰다리
    작성일
    17.12.19 11:56
    No. 15

    여자니까 살려주는건가요. 여성부가 발끈 할텐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3 cr******
    작성일
    17.12.19 13:49
    No. 16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냥 자결하라고 하면 되지 않을 까요?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53 유피린
    작성일
    17.12.19 14:31
    No. 17

    방어가 100이라 다행이라니... 오히려 넘쳐보이는데요 ㅋ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6 언령
    작성일
    17.12.19 15:12
    No. 18

    솔직히.... 잘 나오지도 않은 네임드 인데 거의 혼자 잡았는데 2억은 적지 않나요? 참가한 인원과 돈좀 된다는거를 강조한거치고는 좀...차라리 1포인트당 10만원이라는게 더 말이되는듯...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3 젝터
    작성일
    17.12.19 15:37
    No. 19
  • 작성자
    Lv.61 무명절인
    작성일
    17.12.19 17:52
    No. 20

    주인공이 만포인트 다른 몇명이 먹은 포인트 다 합치면 대충 11000포인트정도는 대지 싶은대 ,10포인트당 20만원이면 11000포인트라고 해봤자 이억이천 뿐이 안대는데 네임드 던전에서 저정도 인데 헌터들 떠드는거보면 아무리 적게 들어갔다쳐도 열명이상은 던전에 들어간듯한데 열명정도가 균등하게 포인트 얻었다고 해도 개인당 돌아가는거 2000정도뿐이 안대는셈인데 일반던전보다 위험하고 몇칠(적어도 2일) 던전에서 살아야 하는모냥인데 고작 그정도 금액으로 자기 목숨을걸 인간은 없다고 보이는데요 ... 1포인트당 백만이라도 나눠먹으면 금액이그리 크지도 않은판에 10포인트당 20만원이면 어떤 바보가 목숨을 걸려할찌 ....저상황이라면 던전에서 최소 2틀 사냥하는셈인데 생명을걸고 사냥 하는 헌터하루 일당이 100만원도 안대는셈인데누가 자기목숨을 백만원도 안대는데다 목숨을 걸찌 ... 일반인도 고작 백만원에 목숨걸사람 드물탠데 고수익을 얻을수있는 헌터가 고작 100만원에 죽을수도 있는 사냥에 참가 하려고할찌 ... 이글의 물가가 백만원이면 현실의 천만원 이상이라는 설정이면 대충 이해하겠지만 현실물가랑 비슷한상황이라면 아무도 사냥에 안나서지 싶은데요...작가님같으면 하루 일당이 50만원 이라고 한다면 100만원에 목숨을 거실련지 ... 언령님 말씀처럼 저상황이라면 포인트당 10만원내지는 20만원정도가 타당하다고 보이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4 그냥사람임
    작성일
    17.12.19 22:09
    No. 21

    수백억버는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3 여우몰이
    작성일
    17.12.20 07:54
    No. 22
  • 작성자
    Lv.50 9서클백수
    작성일
    18.02.17 14:21
    No. 23

    마나의 기운이 감지되는것을 보아하니????ung???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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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랭크 갱신 (2) +27 17.12.11 6,773 158 14쪽
20 랭크 갱신 (1) [수정] +15 17.12.10 6,971 158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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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헌터의 신 (2) +17 17.12.08 7,281 173 22쪽
17 헌터의 신 (1) +11 17.12.07 7,412 167 19쪽
16 밸런스 붕괴 (4) +18 17.12.06 7,632 176 16쪽
15 밸런스 붕괴 (3) +29 17.12.05 7,719 162 20쪽
14 밸런스 붕괴 (2) +19 17.12.04 8,022 182 16쪽
13 밸런스 붕괴 (1) +20 17.12.03 8,676 153 18쪽
12 대형 루키 (2) +11 17.12.02 9,020 15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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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시험 (3) +22 17.11.29 9,206 184 14쪽
8 시험 (2) +18 17.11.28 9,505 175 15쪽
7 시험 (1) +25 17.11.27 10,077 186 17쪽
6 기적 (2) +25 17.11.26 10,330 193 17쪽
5 기적 (1) +32 17.11.25 10,587 206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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