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오쎈 님의 서재입니다.

신에게 캐스팅 되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오쎈
작품등록일 :
2024.07.04 06:36
최근연재일 :
2024.07.27 10:00
연재수 :
13 회
조회수 :
198
추천수 :
19
글자수 :
68,662

작성
24.07.26 10:00
조회
5
추천
1
글자
12쪽

1부. 밤의 여왕 12

DUMMY

12. 밤의 여왕




조안나는 답답했다.

그렇다고 정발튼에게 자신이 어렸을 때 겪었던 일을 말할 수도 없었고 요시노의 죽음은 너무도 큰 충격이었다.

그저 아물렛을 내놓은 할아버지가 원망스러웠다.


정발튼도 요시노의 죽음이 자신의 아물렛 때문일 것이라고 짐작은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호기심과 욕망은 조안나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더욱 거세게 타올랐다.

즉시 퇴원 수속을 밟기 위해 원무과로 내려갔다.



정발튼의 퇴원 요구에 접한 간호원은 당황했다.

환자는 장기 치료를 받아야 하는 몸인데도 불구하고 몸을 비트는 요상한 체조로 건강함을 증명하며 당당히 퇴원을 요구하고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경찰의 협조공문이 왔던 환자였다.

간호원은 담당의인 홍성윤 원장에게 인터폰으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나 원장은 자신이 내려갈 동안 어떻게든지 붙잡고 있으라는 지시를 내렸다.


어둠의 기운으로 눈과 귀가 예민해진 정발튼이 작정하고 주의를 기울이자 그 속삭임은 천둥소리마냥 큰 것이었다.

그제야 자신이 잃어버린 휴대폰이 생각났다.


‘빌어먹을...’


대충 상황을 짐작한 정발튼은 그 자리를 벗어나 화장실로 숨어들었다.

인벤토리에서 검은 트래이닝복을 꺼내 갈아입은 정발튼의 모습이 검은장막 속으로 사라졌다.


시간이 지나도 정발튼이 돌아오지 않자 조안나는 점점 걱정스러워졌다.

그의 상처는 그렇게 빨리 아무는 것이 아니었다.

결국 직접 정발튼을 찾아다니다 병실로 돌아가기 위해 5층 복도로 들어섰을 때 502호 문을 열고 급히 뛰어나오는 일련의 사람들을 보고는 본능적으로 몸을 숨겼다.


‘침착해야만 해.’


몇 번 심호흡을 한 조안나는 정발튼이 이미 병원을 빠져나간 것을 알고 사람들의 무리 속에 숨어들었다.



****



영국은 북대서양 해류를 따라 편서풍이 분다. 그래서 겨울이 온화하다.

특히 런던은 해양성 기후의 영향이 심했다. 맑은 날 보다 흐린 날이 많고 수시로 비가 내려 도시 자체가 우중충하다.


정발튼이 도착한 런던 하늘도 흐리고 우중충했다.

정발튼은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서둘러 데이빗과 함께 비행기에 올랐던 것이다.


정발튼은 데이빗의 권유에 따라 교통이 편리한 도심지 호텔에 숙소를 정했다.

저녁 식사 후엔 라운지에서 차를 마시며 야경을 감상하는 호사도 누렸다.

템즈강을 낀 런던탑과 다리가 특히 아름다웠다.

아름다운 런던의 야경과는 달리 데이빗은 심각했다.


“그 아물렛을 어디서 입수했는지 알려줄 수 있나?”


“......”


정발튼은 망설였다.

아물렛 때문에 일어난 살인과 장 노인의 안위 때문이었다.

더구나 이 바닥에서 출처를 묻지 않는 것은 불문율이었다.


“그 아물렛은 예사 물건이 아니야. 자네가 알고 있는 프리메이슨은 이집트 신관들이 그들의 목적을 위해 만든 하부 조직일 뿐이야.”


데이빗의 안색은 왠지 어두워 보였지만 정발튼은 그가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생각했다.

프리메이슨은 누구의 하부조직으로 움직일 만큼 그렇게 만만한 단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금 프리메이슨을 이끌고 있는 핵심세력은 세계 경제를 쥐고 있는 유대인으로 알려져 있지 않은가.


“프리메이슨은 17세기에 형성된 단체 아닌가?”


“흔히 그렇게들 알고 있지만 프리메이슨의 기원은 고대로 거슬러 올라간다네. 그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3,000년 전 솔로몬 성전을 건축할 때였어.

솔로몬왕은 거대한 성전을 축조하려 했지만 그런 기술이 없었지. 이웃의 두로왕에게 뛰어난 기술자를 보내 달라 하자 두로왕은 히람 아비프를 보내 주었네.

히람 아비프는 건축 책임자인 마스터 메이슨이 되어 15명의 석공들을 데리고 성전건축을 시작했지.”


“히람 아비프는 이집트인이었나?”


정발튼은 그가 당연히 이집트인일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데이빗의 말은 뜻밖이었다.


“페니키아인이었어. 레바논에 위치한 두로왕국은 해상무역국가였지. 당시 프리메이슨은 이미 국제적인 조직으로 발전한 거야.”


“건축비법이 누설된 것인가?”


“특정 계층에선 보편화 되었다는 것이지. 그 비법이란 것이 사실은 기하학이었네. 이집트는 수천 년에 걸친 라인강의 범람으로 고도의 측량 기술을 가지고 있었네.

측량기술은 피라미드를 건축하며 기하학으로 발전했던 것이지. 건축이란 고도의 정밀성을 요구하기에 당시 뛰어난 장인들은 모두 수학의 대가들이었어. 이집트의 수리학을 집대성한 것이 피타고라스와 유클리드라네.”


정발튼은 믿기지가 않았다.

피타고라스의 삼각형과 유클리드의 기하학은 너무도 유명했다.

요즘이야 초등학생들까지 다 알고 있다지만, 수학을 음악 천문학의 영역으로까지 발전시킨 그의 업적은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었다.


“그들이 창안한 것이 아니었나?”


“서양인들의 오만함이지. 삼각자와 컴퍼스는 고대 이집트 어린이들의 장난감이었어. 피타고라스나 유클리드 모두 이집트에서 공부한 수학자들이지.

피타고라스의 정리로 알려진 삼각형은 이집트 측량술이었고, 유클리드의 기하학은 이집트의 건축기술이야. 이집트인들은 피라미드를 건축하며 이미 공간개념을 인지했던 것이지.”


“하지만 역사엔 그렇게 기록되지 않았다네.”


“과거 루비콘 강을 건넌 사람은 수없이 많았지만, 역사가들은 카이사르의 도강만을 의미 있게 평가한다네. 과거에 사실이 아무리 많더라도 역사가가 선별해 선택한 것만이 역사적 사실로 기록이 되는 것이지.

피라미드를 외계인이나 초고대문명 등 미스터리로 주장하는 자체가 그들이 그렇게 믿고 싶어 하는 서양식 그릇된 편견 때문인 것이지.”


“좀 더 실증적인 증거가 필요하네.”


“이런! 아직도 벽이 있군. 피타고라스는 어릴 때 이집트에서 수학과 더불어 신비주의 사상인 오컬트를 배웠다네. 피타고라스의 정리로 인해 수학자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그는 종교지도자였어.”


“피타고라스가 종교지도자라고?”


“피타고라스 학파를 피타고라스 교단이라고 부르는 이유를 아나?”


정발튼도 한때 지식을 갈망하며 탐구열을 불태웠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데이빗을 만나면서 한없이 초라해지는 자신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그들이 이집트 신과 오컬트를 추종했기 때문이었지. 피타고라스 교단을 다른 말로 뭐라 불렀는지 아나?”


“오, 맙소사! 그래 생각나, 컬트교단이라 했어.”


“그렇지. 그들은 오컬트를 신봉했어. 그들이 강조한 형제애와 신비 체험 등은 오늘날 프리메이슨의 기본 정신이 되었다네.”


“오늘 내 믿음이 수난을 겪는군. 계속해 보게.”


“컬트교단은 프리메이슨의 원류야. 수학의 발달은 건축물의 발전을 가져오고 철학과 사상은 종교로 이어졌지. 이집트의 건축술은 그리스를 거쳐 로마에서 꽃을 피웠어. 피라미드가 신비의 건축물로 알려졌지만 사실 피라미드는 가장 초기의 건축형태라네.”


“피라미드를 그렇게 폄훼해도 되는가?”


“피라미드의 신비는 건축형태가 아니네. 기둥이나 아치를 모르던 석기 시대 이집트인들은 피라미드와 같은 삼각형 형태의 구조로 돌을 쌓는 것만이 거대 건축물을 지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기 때문이지.

피라미드의 신비는 무지막지한 하중을 견딜 수 있게 기초를 다지고 힘을 분산시키는 수학과 기하학 그리고 축조술이었어.”


“축조술이라니?”


“이집트인들은 이미 기중기를 만들어 사용했다네. 그들이 만든 오벨리스크는 작게는 20m 큰 것은 30m 화강암 덩어리로 무게만도 수백 톤에 달했어. 만드는 것도 힘들지만 옮겨 세우는 것은 더욱 힘들었지.

이집트인들은 이런 오벨리스크를 수십 개나 만들었어. 그러니 2톤짜리 석회암 다듬고 쌓는 일이야 일도 아니었지. 이집트는 신왕국 들어서서야 비로소 피라미드를 포기한 거네.”


“왜 그랬던 것이지?”


“역사상 유래 없는 대가뭄이 닥쳤어. 200년간 계속된 가뭄은 이집트의 모든 것을 앗아가 버렸지. 결국 고왕국이 무너지고 신왕국이 들어섰네. 그것을 신들의 노여움이라 생각한 신왕국의 파라오들은 자신들의 무덤 대신 신전을 더욱 크고 화려하게 짓기 시작했어.

이 신전을 지으며 이집트의 건축술은 더욱 정교해진거야. 그들이 공간 개념을 인지하기 시작한 것이지. 기둥과 벽을 이용해 공간을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게 되었으니 무의미한 피라미드 쌓기는 더 이상 필요 없어진 것이지.”


“그들은 아치에 대해서 모르고 있었나?”


“아치는 인더스에서 개발된 것이라네. 알렉산더의 원정 때 유럽에 전해졌지. 사실 그리스 건축물은 외관은 웅장했지만, 신전을 빽빽하게 채우는 기둥들로 인해 내부공간이 협소했어.

마케도니아인 들은 동양에서 배워온 아치를 기둥에 적용시켰지. 그리고 로마시대 장인들에 의해 획기적으로 발전한 거야. 아치로 된 거대한 돔을 만들어 내부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지.

로마의 아치는 고도로 발달한 이집트의 수학과 기하학의 정수였어. 이 아치로 돔을 만들기 위해선 전체하중을 지탱해주는 받침돌이 꼭 필요하다네.”


“쐐기돌!”


“그렇지. 바로 키스톤(keystone)이지. 이 쐐기돌이 프리메이슨 최고의 비밀이었던 것이네. 이들 장인들은 오직 도제를 통해서만 이 비밀을 은밀히 전수시켰던 것이지.”


“그런 프리메이슨이 왜 갈라선 것이지?”


“그들의 사상 때문이야. 컬트교단은 이집트 신비사상인 오컬트를 신봉하고, 랍비들은 유대의 카발라를 신봉했네. 특히 이들 랍비 가운데는 연금술로 금과 함께 불사의 존재를 만들고자 했던 인물들까지 있었네.”


“신관들은 그 사실을 몰랐나?”


“당시 프리메이슨은 친목단체였어. 신관들은 <소울스톤>을 찾기 위한 정보가 필요했기에 정체를 드러내지 않았던 것이지. 그런 프리메이슨을 바꿔 놓은 것이 아인슈켄 백작이었어.”


“아인슈켄?”


“그는 전설적인 흑마법사였지. 당시 경제난에 빠져있던 모차르트에게 두 편의 오페라를 의뢰까지 했어. <마술피리>와 <현자의 돌>이지.”


정발튼은 새로운 사실에 부쩍 흥미가 돋았다.

<마술피리>는 이번에 공연하면서 알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은 자라스트로를 연기하기까지 했었다.

하지만 <현자의 돌>은 처음 듣는 것이었다.

데이빗은 그것이 당연하다는 듯 말을 이었다.


“모차르트는 <마술피리>와 함께 <현자의 돌>을 작곡했어. 모차르트는 위대한 마법사인 아인슈켄 백작이 전설의 돌을 찾아 떠나려 하자 출정을 축하했던 것이네.”


모차르트는 미지의 세계로 탐험을 떠나는 후원자 아인슈켄 백작에게 <현자의 돌>로 축하해주려 했지만, 끝내 완성하지 못하고 죽는다.

모차르트 사후, 곡은 그의 동료들에 의해 완성되었던 것이다.


“그 <현자의 돌>이 바로 <소울스톤>이라네.”


데이빗의 말은 정발튼에게 충격이었다.


“난 자네가 술탄왕비의 목걸이를 발견한 것을 알고 있어. 그 목걸이는 무굴제국 왕에게 바쳐지던 진상품인데 운반 도중 키드한테 빼앗겼던 것이지.

자네가 꿈속에서 봤던 사람은 아마 이사엘이라는 이집트 신관일 거야. 그 신관은 로마교황청에서 <소울스톤>을 찾아 이집트로 운반하던 중 역시 키드한테 붙잡혔던 것이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신에게 캐스팅 되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3 1부. 밤의 여왕 13 24.07.27 6 1 11쪽
» 1부. 밤의 여왕 12 24.07.26 5 1 12쪽
11 1부. 밤의 여왕 11 24.07.25 6 1 12쪽
10 1부. 밤의 여왕 10 24.07.24 8 1 12쪽
9 1부. 밤의 여왕 9 24.07.23 9 1 11쪽
8 1부. 밤의 여왕 8 24.07.22 11 1 11쪽
7 1부. 밤의 여왕 7 24.07.21 12 1 11쪽
6 1부. 밤의 여왕 6 24.07.20 13 2 11쪽
5 1부. 밤의 여왕 5 24.07.19 17 2 12쪽
4 1부. 밤의 여왕 4 24.07.18 18 2 11쪽
3 1부. 밤의 여왕 3 24.07.17 26 2 12쪽
2 1부. 밤의 여왕 2 24.07.16 27 2 13쪽
1 1부. 밤의 여왕 1 24.07.15 40 2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