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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쎈
작품등록일 :
2024.07.04 06:36
최근연재일 :
2024.07.27 10:00
연재수 :
1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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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8,662

작성
24.07.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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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부. 밤의 여왕 4

DUMMY

04. 밤의 여왕




경찰청 특수부.

대한민국의 FBI라 불리는 이곳은 딱히 명확하게 담당하는 업무는 없었지만, 모든 수사에 초월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 엘리트 집단이었다.


그런 특수부에 6인이 회동하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국회의원과 비서실, 국가정보부에 소속된 고위직 인사들이었다.


“지금까지 2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단 말이오. 그런데 지금도 신원 미상의 테러리스트들이 도심에서 날뛰고 있는데 경찰은 뭐 하고 있는 것이오?”


“그렇소. 어제 또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무고한 시민이 희생되었소. 언론을 통제하고 있지만 그것이 얼마나 갈지 모르겠소. 도대체 그들은 어디서 왔고, 노리는 것이 무엇이오?”


의원들의 질책에 김태인 경찰청장은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경찰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오시라고 했습니다. 먼저 사건의 개요를 설명해 줄 유진하 경감입니다.”


김태인 청장의 말에 40대 초반의 젊은 수사관이 일어나 인사를 했다.


“방금 소개받은 경감 유진하입니다. 먼저 자료화면을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유 경감이 프로젝트 빔을 조작하자 스크린에 공간 아트홀의 내부가 보였다.


“우리는 경찰특수부를 투입해 이 홀을 조사했습니다. 그 안에 있던 무대와 객석 의자들이 부서진 가운데 일부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우리가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밤의 여왕이란 마법사가 얼음 마법을 부리면서 녹아 없어진 것입니다.”


“유 경감이라 했나? 애들 장난도 아니고 정말 마법이 있다고 보는 것인가?”


김민주 의원이 같잖다는 듯 딴지를 걸었다.


“죄송하지만 마법은 더 이상 동화 속 이야기가 아닙니다.”


유 경감이 다시 빔을 조작하자 스크린 위로 커다란 타원형 형상이 나타났다.

중세 전사들이 튀어나왔던 5m에 달하는 포탈이었다.


“이것은 홀 안에 형성되었던 포탈입니다.”


유 경감이 빔을 조작해 포탈을 확대시켰다.


“이 포탈은 공간이동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경찰특수부가 포탈로 들어가려 했지만 아무도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 보시오.”


이영익 국가안보실장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가 이 자리에 나왔다는 것은 위에서 그만큼 위기의식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네, 이 포탈은 어떤 특정 조건을 갖춘 자들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은 일반인에게는 그저 불투명한 공기층일 뿐입니다.”


“포탈이 막혔다는 것입니까?”


“그렇습니다.”


유 경감이 다시 빔을 조작하자 <마술피리> 공연 장면이 나타났다.

VJ 이재석이 찍은 영상으로 밤의 여왕으로 분한 성주희가 아리아를 부르는 장면이었다.


“이 화면은 실제 사건이 일어난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에서 밤의 여왕이 일명 악마의 아리아를 부르고 있는 모습입니다.”


“모차르트는 뭐고 마술피리는 또 뭔가?”


유 경감이 김민주 의원을 바라보는 시선이 경멸스러워졌다.

그렇지만 내색할 수는 없었다. 그는 실세 거물이었으니까.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는 18세기 천재 작곡가입니다. 영화 아마데우스로도 많이 알려진 인물입니다. <마술피리>는 모차르트가 말년에 작곡했던 오페라로 빛의 사제와 어둠의 여왕이 대립하지만 끝내 빛이 승리한다는 메시지가 담긴 가족 오페라입니다.”


“그 오페라 공연 중 포탈이 열렸다는 건가?”


“그렇습니다. 저는 이 상황을 놓고 한 가지 가설을 세웠습니다. 중력장입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말이요?”


이영익 국가안보실장이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렇습니다. 아인슈타인은 공간에 무거운 질량을 가진 물체가 놓이면 그 공간이 왜곡되어 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중력장은 에너지의 파동에 의한 것으로도 밝혀졌습니다. 따라서 이 포탈을 통과한 자들은 일반인의 상식을 넘어서는 괴력의 초능력이거나 이능력자들 입니다.”


“그러면 초능력이나 이능력은 어디에 기인하는 것이오?”


“초능력은 기력이라는 에너지에 의한 것이고, 이능력은 마력이란 에너지에 의한 것입니다. 따라서 포탈은 에너지 파동과 연관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다시 말해 강력한 에너지를 가진 자들만이 포탈을 통해 공간이동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포탈이 열린 저 홀 안은 일시적으로 에너지 장벽에 의한 공간 왜곡이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유 경감은 다시 준비한 영상을 틀었다.


“이 영상은 당시 현장에 있던 한 VJ가 찍은 것입니다.”


화면 속에선 밤의 여왕으로 분한 배우가 자기 딸에게 비수를 건네며 자라스트로를 죽이라 위협하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자라스트로로 분한 배우가 베이스를 부르며 걸어왔다.

그때 딸로 분한 배우의 칼이 자라스트로의 가슴에 꽂히려는 순간 남자 배우가 몸을 틀어 칼을 든 손을 잡아챘다.


그리고 무대가 조금 소란스러워진다 싶을 때 갑자기 무대 위에 설치된 계단 위로 포탈이 터지며 중세 갑옷을 입은 전사들이 무기를 들고 튀어나왔다.

전사들은 칼과 도끼로 관객들을 무참하게 살해하며 공연장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그런 혼란 속에도 한 노인만은 태연하게 서서 무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가 서 있었기에 유독 눈에 띈 것이다.


그리고 객석을 바라보던 밤의 여왕의 눈이 점차 광기에 젖어 들더니 돌변하기 시작했다.

그녀가 지팡이를 치켜들자 지팡이 끝에 흰빛 덩이가 맺히더니 객석을 향해 날아갔다.


아이스 볼트였다.


얼음 구에 맞은 관중과 객석 의자가 얼음으로 뒤덮이더니 거짓말처럼 부서져 녹아내렸다.


화면이 갑자기 바뀌며 젊은 배우와 노인의 격투가 벌어졌다.

노인이 손을 뻗자 젊은이가 그대로 붕 떠서 무대 위로 날아갔다.


그 후의 영상은 매우 어지럽게 돌아가더니 뚝 끊어졌다.


“영상에서 보셨다시피 포탈이 터지고 중세에서나 입었을 법한 갑옷을 입은 전사들이 칼과 도끼를 들고 튀어나왔습니다. 이것은 당시 저 아트홀 내부에서 공간 왜곡이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저 전사들이 정말 중세에서 넘어왔다는 것이오?”


“중세인지 현대인지는 아직 확실히 모릅니다.”


“만약 중세에서 왔다면 그것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위배 되는 것 아닌가?”


이영익 국가안보실장이 의문을 표했다.


“예전에는 그랬습니다. 그러나 양자역학에 따른 현대물리학에서는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다중우주에 대해 한 번쯤은 들어보신 적 있으실 겁니다. 이미 타계한 천체물리학자 스티브 호킹 박사가 주장한 이론입니다.”


“그 루게릭병을 앓고 있다는 자 말인가?”


김민주 의원이 약간 경멸조로 말했다.


“그렇습니다. 호킹 박사는 특수상대성이론에 양자역학을 이용해 블랙홀의 존재를 증명해냈습니다. 지금까지 블랙홀은 무거운 중력장으로 빛까지 삼켜버린다고 알려졌지만, 호킹 박사는 블랙홀 너머에 또 다른 우주가 존재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 우주 속에 복제된 지구가 존재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그들이 어떻게 이 먼 지구까지 올 수 있겠소?”


“문명에는 물질적인 면과 정신적인 면이 있습니다. 그쪽 문명이 꼭 이곳 지구처럼 물질로 발달한 문명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유 경감의 새로운 논리에 이영익 비서관의 눈빛이 변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보시오.”


“만약 복제된 곳이 고도의 정신문명으로 이뤄진 마법의 세계라면 시공간의 차이는 충분히 극복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저들이 그곳에서 왔다고 보는 것이오?”


“아직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만약 저들이 현대인이라면 왜 칼과 도끼를 들고 있는 것이오?”


“마법에 의한 포탈이나 게이트는 현대의 열병기는 통과할 수 없고 오직 냉병기만 통과할 수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그럼 저 포탈이 현대의 누군가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 보는 것이오?”


이영익 실장의 말에 유 경감이 자료화면을 바꿨다.


“저는 영상을 분석하며 한가지 단서가 될 만한 것을 찾았습니다. 사건 당시 우연히 찍힌 한 노인만은 매우 침착하게 무대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밤의 여왕을 연기하던 배우도 객석을 바라보던 중 갑자기 마법을 펼치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을 눈치챈 한 젊은이가 노인을 저지하려 했지만, 오히려 젊은이가 노인의 엄청난 장력에 날아갔습니다. 따라서 저 노인도 밤의 여왕과 마찬가지로 마법사일 가능성이 큽니다. 이들은 모두 포탈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 보는 겁니다.”


“밤의 여왕이란 여자는 일반 배우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갑자기 마법을 펼칠 수 있었던 거요?”


“밤의 여왕을 설명하기 위해선 먼저 중세 전설적인 흑마법사인 아인슈켄 백작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오컬티스트인 알레산드로 아인슈켄은 이집트 신비주의를 신봉한 컬트교단의 사도였습니다. 그는 피의 의식을 통해 오컬트 전사라는 살인 병기들을 양성했습니다.”


“피의 의식이라니?”


이영익 국가안보실장이 놀란 눈으로 유 경감을 쳐다보았다.


“프리메이슨 내 사탄을 숭배하는 자들로 일명 <검은사도>라 불리는 광신도들이 행하는 주술적 행위입니다. 이들은 피의 의식을 통해 오컬트 전사들을 양성했습니다. 오컬트 상태에 들어서면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 초능력은 아무 때나 사용할 수 있는 건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영매를 통합니다. 영매는 사탄과 계약을 맺은 <검은사도>를 말합니다. 영매는 피의 의식을 통해 숙주들을 양성해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 숙주를 이용해 살인을 행합니다.”


“그럼 저 노인이 영매였단 말이오?”


이영익 실장의 말에 유 경감은 확신에 찬 표정으로 말했다.


“그렇습니다. 그리고 밤의 여왕은 숙주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다면 저 중세의 괴한들도 노인의 숙주요?”


“그렇지 않습니다. 밤의 여왕이 객석을 향해 마법을 펼칠 때 객석엔 관객들을 향해 칼을 휘두르는 전사들이 있었습니다. 저들이 중세 전사로 보이는 것은 입고 있는 갬비슨 때문입니다.

두꺼운 아마천을 누벼만든 갬비슨은 중세부터 전사들이 즐겨 입던 천갑옷입니다. 이 갬비슨은 따듯하고 질길 뿐 아니라 매우 실용적이라 현재도 서민들이 즐겨 입고 있습니다. 저 전사들이 갬비슨을 입고 무기가 냉병기였기에 중세 전사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세히 보면 저 전사들의 방향이 노인을 향해 있습니다. 아마도 노인과 전사 사이에 무엇인가 알력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면 경찰에선 저들의 신원을 확인했습니까?”


“밤의 여왕은 작년에 맨체스터 음대를 졸업한 성주희로 밝혀졌습니다. 그녀는 경찰이 들이닥치자 노인과 함께 종적이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저 노인은 뒷모습만 잠깐 비쳐 신원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노인과 싸우던 남자는 누구요?”


“그자 역시 갑작스레 찍힌 것이라 신원을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이제 슬슬 본론을 꺼낼 때가 되었다.

우리는 이제 새로운 세계와 맞닥트려야만 한다.

유진하 경감의 얼굴에 비장함이 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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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1부. 밤의 여왕 5 24.07.19 17 2 12쪽
» 1부. 밤의 여왕 4 24.07.18 19 2 11쪽
3 1부. 밤의 여왕 3 24.07.17 26 2 12쪽
2 1부. 밤의 여왕 2 24.07.16 28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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