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오쎈 님의 서재입니다.

신에게 캐스팅 되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오쎈
작품등록일 :
2024.07.04 06:36
최근연재일 :
2024.07.27 10:00
연재수 :
13 회
조회수 :
203
추천수 :
19
글자수 :
68,662

작성
24.07.23 10:00
조회
9
추천
1
글자
11쪽

1부. 밤의 여왕 9

DUMMY

09. 밤의 여왕





“아무래도 이걸 제대로 조사하려면 영국으로 가야 할 것 같아. 영국엔 그의 박물관도 있으니까.”


데이빗의 말에 발튼이 기뻐하며 빠른 시간 내로 비행기 편을 알아보기로 했다.

그리고 캡틴을 찾던 의문의 사내에 대해 이야기하려는 순간 휴대폰이 울리고 연구동 경비원의 다급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교수님! 지금 급히 연구실로 와 주셨으면 합니다. 괴한이 침입했다 합니다.”


정발튼은 다급히 일어나 뛰어갔다.



****



혼자 남은 데이빗이 생각에 잠겼다.

지난 10년간 추적해온 <소울스톤>.

정발튼이 가져온 아물렛은 바로 천년비전으로 이끌어줄 쐐기돌임에 틀림없다.


데이빗은 지난 5년간 모하메드 살라 밑에서 일했었다.

그는 이미 사라진 줄 알았던 이집트 신관들의 수장이었다.

그의 비밀금고에는 신관들이 보내온 문서들로 가득했다.

오랜 세월을 거친 파피루스는 삭아버려 읽기도 힘들었다.

그 속엔 가죽케이스로 양장된 낡은 수첩도 있었다.

수첩엔 사라진 <소울스톤>을 찾으려는 신관들의 행적과 함께 세 통의 편지가 있었다.


알려진 바와는 달리 호루스의 부활 의식 때 숨겨진 비사가 있었다.

<소울스톤>을 빼돌린 것은 태양신 라였다.

태양의 힘으로 길러진 호루스가 부활되면서 그의 힘이 자신을 압도해 가자 이미 늙어버린 라는 불안했다.

호루스가 자신을 대신할까 두려웠던 것이다.


라는 황천으로 사탄을 찾아갔다.

그리고 사탄의 사주를 받은 세나르가 나타나 의식을 혼란에 빠트리자 그사이 라의 신관들이 룬을 빼돌렸던 것이다.


사라진 <소울스톤>이 다시 나타난 것은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가 이집트를 정복했을 때였다.

알렉산더가 이교의 신관들을 처단하려했을 때 처음으로 외세의 지배를 받게 된 라의 신관들은 발 빠르게 <소울스톤>으로 구명을 했다.

그리고 알렉산더는 자신의 검에 <소울스톤>을 각인시켜 세계를 제패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알렉산더가 죽으면서 <소울스톤>이 사라졌다.


그러다 룬이 다시 나타난 것은 17세기 태양왕을 자처했던 프랑스왕 루이 14세 때였다.

루이의 밀명을 받은 이사엘이 로마교황청 비밀금고에서 <소울스톤>을 찾아냈지만, 왕과의 약속을 어기고 이집트로 도망치다 어이없게 해적에게 빼앗기고 말았다.

그 해적은 결국 런던에서 교수형 당했지만 <소울스톤>은 그가 숨긴 보물과 함께 사라지고 말았던 것이다.


이사엘은 편지 속에 그 행적을 적어 보냈던 것이다.

이사엘은 마지막 편지에 마침내 키드가 숨긴 보물과 함께 <소울스톤>을 찾았다고 했다.

그리고 자신은 신의 땅에서 석공들과 함께 신전을 건설하고 있다고 적었다.



데이빗은 급히 수첩과 함께 편지를 복사했다.

그리고 키드의 항해루트를 따라 신의 땅이라 알려진 일본으로 건너갔다.

과연 일본은 신격화된 왕이 다스리던 나라였다.

해적이 보물을 숨겼다는 섬도 있었다.

가고시마 남쪽 토카라 열도에 있는 작은 섬 타카라지마(寶島)였다.


섬에 온 해적들은 가축과 식량을 요구했다고 한다.

그러나 식량이 부족했던 원주민이 이를 거절하자 화가 난 해적들은 원주민을 죽이고 동굴에 보물을 숨긴 후 떠났다고 한다.

그러나 섬 어디에도 보물은 물론 신전에 대한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아니 사라졌는지도 모른다.


데이빗은 낙담한 채 허송세월을 보냈다.

요시노가 찾아온 것은 그때였다.

요시노는 데이빗이 타카라지마 섬을 찾아갈 때 동행을 했던 안내인이었다.


요시노는 정발튼에 대한 기사를 가져왔다.

그가 찾아낸 목걸이. 그것은 무굴제국이 키드에게 빼앗긴 왕비의 목걸이였다.

윌리엄 키드를 죽음으로 몰았던 것은 <소울스톤>과 함께 술탄 왕비의 목걸이였던 것이다.


키드가 숨긴 보물.

마지막 퍼즐에 막혀 답답했는데 그 쐐기돌이 나타났다.


이사엘은 키드의 보물을 찾자 갑자기 그곳에 신전을 세웠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이시스의 아물렛은 그 의문을 밝혀줄 열쇠인 것이다.


겉으론 태연한 척해도 역사상 위대한 발견을 목전에 두고 끓어오르는 흥분을 감출 수가 없다.

즉시 취할 것인가 지켜볼 것인가.

어쩌면 정발튼의 꿈속에 단서가 있을지도 모른다.


데이빗은 이어폰을 귀에 꽂고는 어깨를 건들거리며 천천히 카페테리아를 나섰다.



****



한편, 요시노와 함께 자신의 연구실로 돌아온 조안나는 책상 위에 놓인 서류뭉치를 봤다.

고대 종교 속에 나타난 인신 공양과 중세 이교도들의 사탄숭배. 최근 논문준비를 위해 모아놓은 자료들이었다.


조안나는 이것 때문에 어제 요시노와 심하게 다투었다.

그는 캐비닛 서류 속에서 찾았다고 하지만 조안나는 분명히 자신의 책상 서랍 속에 넣고 잠가 두었음을 기억하고 있었다.


운동복으로 갈아입은 조안나는 근처에 있는 스쿼시장을 찾았다.

몇 번 벽면을 때려본 조안나는 공을 바닥에 놓고 밟았다.

탄성이 오르자 반탄력도 강해졌다.


스쿼시는 생각보다 격렬한 운동이다.

어지간한 체력의 소유자가 아니고선 20분을 견뎌내지 못한다.

그런데도 조안나는 벌써 40분째 공을 쳐내고 있었다.

바닥은 이미 조안나가 흘린 땀방울로 흥건하게 젖어 있었다.

백핸드로 공을 받던 조안나가 미끄러지며 그대로 바닥에 널브러졌다.

단단한 갈색 피부 속에서 조안나의 심장이 심하게 요동치고 있었다.


스쿼시로 한바탕 스트레스를 해소한 조안나는 오피스텔로 돌아왔다.

조안나는 독립하면서 숙소를 아예 대학 근처에 얻었던 것이다.

샤워를 마친 조안나는 옷을 갈아입고 잠시 머리를 매만지며 슬쩍 창문 밖을 바라보았다.

커튼이 젖혀진 창문 밖은 어둠이 맹렬한 기세로 대지 위로 내리꽂히고 있었다.


조안나는 탄산음료를 들고 창가에 앉아 연구동 3층에 있는 자신의 연구실이 내려다보았다.

아직은 턱없는 걱정에 불과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왠지 정체 모를 불길함은 좀체 가슴 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 불길함은 데이빗과 발튼에서 비롯되었다.


조안나는 데이빗을 도쿄 국제학술 세미나장에서 처음 만났다.

그가 발표한 <이집트 피라미드로의 시간여행>은 조안나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겨 주었다.



“쿠푸의 피라미드를 두고 외계인설이나 초고대문명설을 주장하는 음모론은 이집트 민족을 무시하는 서양의 오만한 편견과 스타게이트를 만들어낸 할리우드의 무지함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피라미드는 하늘에서 뚝 떨어지거나, 누가 기술을 전해준 것처럼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라 조금씩 개선되고 발전한 것입니다.”


데이빗은 노련하게 청중들을 훑으며 말을 이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이미 초고대문명이라 불릴 수 있을 만큼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나일강의 범람은 이들에게 재앙이 아니라 축복이었습니다.

수천 년 동안 반복된 나일강의 범람을 통해 이집트인은 시대를 초월한 측량술, 천문학, 기하학적 지식을 쌓아 갔습니다. 또한 나일강의 범람은 풍부한 노동력을 제공해 주었고, 이들은 피라미드를 건설하는 원동력이었던 것입니다.”


데이빗이 프로젝트 빔을 조작하자 스크린에 영상이 나타났다.


“고대 이집트인은 벽돌식 단층 무덤을 지어 매장하는 관습이 있었습니다. 바로 피라미드의 원형인 <마스타바>입니다.

고왕국 3왕조인 조세르왕에 이르러 이모텝은 조세르의 마스타바를 공사했습니다. 그러나 문제가 생겼습니다. 마스타바가 완성되어도 조세르가 멀쩡했던 것입니다.”


순간 장내에 ‘와아’하고 웃음이 터졌다.


“그래서 이모텝은 공사를 연장시키기 위해 마스타바를 확장하고, 그 위에 작은 마스타바를 올리는 계단식 마스타바를 구상하고 실행했습니다. 이로써 마스타바는 다층의 <계단식 피라미드>가 되었습니다.”


스크린 속 마스타바가 규모가 훨씬 커진 다층 피라미드로 바뀌었다.


“이집트 4왕조를 연 스네프루는 계단식 피라미드에 만족하지 않았고, 영원히 기억되기 위해 새로운 형식을 만들기를 원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매끈한 삼각형 모양의 사각뿔 피라미드가 처음 시도되었습니다.

하지만 횡력에 취약한 작은 벽돌을 사용한 탓에 피라미드는 쉽게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이 피라미드는 그때 쌓다 무너진 것입니다.”


스크린에 무너진 피라미드가 확대되어 나타났다.


“건축가들은 문제점을 정확히 짚었고, 벽돌보다 크고 단단한 돌을 사용해 다시 건축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공사 도중, 하중 때문에 돌에 금이 가는 것이 발견되었습니다.

그래서 건축가들은 피라미드 높이의 절반 정도에서 경사를 확 낮춰 쉽게 마무리해버렸습니다. 바로 <굴절 피라미드>입니다.”


스크린이 중간에서 갑자기 굴절되어 마무리된 피라미드로 바뀌었다.


“하지만 스네프루는 이것에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이번엔 처음부터 거대한 석재를 사용해 하중 문제를 해결하고, 안정된 각도를 추구해 보는바와 같이 완전한 형태의 피라미드를 만들었습니다. 이것이 <스네프루의 붉은 피라미드>입니다.”


그때 한 참석자가 질문을 했다.


“제대로 된 연장 하나 없는 고대에 어떻게 한 왕이 피라미드를 3~4개씩이나 만들 수 있었던 거죠?”


“좋은 질문입니다. 먼저 한 가지 물어보겠습니다. 피라미드를 쌓은 돌이 어떤 석재라 생각하나요?”


“음~ 수 천 년을 견뎌야하니 화강암이나 사암 아닐까요?”


데이빗은 기다렸다는 듯 즐거운 미소를 지었다.


“만약 쿠푸의 피라미드를 화강암이나 사암으로 쌓았다면 당시 이집트인들은 지금도 피라미드를 쌓고 있을지 모릅니다.”


장내에 ‘와아’하고 웃음이 터졌다.


“지구상 가장 단단한 다이아몬드의 경도가 10입니다. 화강암이나 사암의 경도는 6.5이고, 석회암의 경도가 2입니다. 피라미드를 쌓은 돌은 바로 석회암입니다. 급하면 손톱으로 긁어서라도 가공할 수 있을 정도지요.”


다시 장내에 ‘와아’하고 웃음이 터졌다.


“실제로 미국의 한 대학 건축학과에서 50명도 안 되는 인원으로 3주 만에 2톤짜리 돌 186개를 쌓아 8층짜리 피라미드를 만든 기록이 있습니다.

스네푸르는 재임기간이 24년이었습니다. 피라미드 한 개를 완성하는데 3,000명의 인원으로 7~8년 걸린다는 것이 요즘 정설입니다.”


데이빗은 다시 슬라이드를 가리켰다.


“스네푸르의 대를 이은 쿠푸 왕은 아버지의 업적을 보고, 구조와 형태는 그대로 두고 더 크게 지었습니다. 바로 이집트 최대의 피라미드인 <쿠푸의 피라미드>입니다.

하지만 너무 큰 크기로 인해 세월이 흐르자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돌에 금이 가며 내부에 심하게 균열이 일어났습니다. 세계 7대 불가사의인 쿠푸의 피라미드는 완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데이빗은 스크린에 나타난 세 개의 피라미드 중 맨 뒤에 있는 좀 작아 보이는 피라미드를 레이저 빔으로 찍었다.


“최종적인 피라미드의 완성은 바로 이 <카프레의 피라미드>입니다. 이는 쿠푸왕의 피라미드보다는 3m 작지만 가장 안정된 형태로 건축된 피라미드 기술의 완성품입니다.

7대 불가사의는 쿠푸의 피라미드가 아닌 카프레의 피라미드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 본인 주장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신에게 캐스팅 되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3 1부. 밤의 여왕 13 24.07.27 6 1 11쪽
12 1부. 밤의 여왕 12 24.07.26 6 1 12쪽
11 1부. 밤의 여왕 11 24.07.25 6 1 12쪽
10 1부. 밤의 여왕 10 24.07.24 9 1 12쪽
» 1부. 밤의 여왕 9 24.07.23 10 1 11쪽
8 1부. 밤의 여왕 8 24.07.22 11 1 11쪽
7 1부. 밤의 여왕 7 24.07.21 13 1 11쪽
6 1부. 밤의 여왕 6 24.07.20 13 2 11쪽
5 1부. 밤의 여왕 5 24.07.19 17 2 12쪽
4 1부. 밤의 여왕 4 24.07.18 18 2 11쪽
3 1부. 밤의 여왕 3 24.07.17 26 2 12쪽
2 1부. 밤의 여왕 2 24.07.16 27 2 13쪽
1 1부. 밤의 여왕 1 24.07.15 42 2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