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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쎈
작품등록일 :
2024.07.04 06:36
최근연재일 :
2024.07.27 10:00
연재수 :
1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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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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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글자수 :
68,662

작성
24.07.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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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부. 밤의 여왕 3

DUMMY

03. 밤의 여왕






한국 대학병원 304호 병실.


똑똑똑!


노크 소리와 함께 조안나가 병실에 들어왔다.


“깨어났다고 해서...”


조안나는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TV에선 연신 속보가 전해지고 있었다.


-현장인 공간 아트홀은 물론 대학로까지 경찰에 봉쇄되었습니다. 경찰에선 무장한 테러범들을 모두 사살하였고, 신원을 파악 중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부상자들은 각 병원에 나뉘어 치료받고 있습니다.


이어서 한 관객이 우연히 찍은 영상이 공중파 TV화면을 통해 보여지기 시작했다.

이미 수십 번도 더 본 영상이었다.


-당시 현장에서 살아남은 관객들의 증언을 들어보겠습니다.


똑!


정발튼은 TV를 껐다.

광란의 밤이 지나며 200여 명의 사생자를 낸 지옥의 공연이 막을 내렸다.


경찰에선 그날 교전으로 테러리스트들이 모두 사살되었다고 말하지만, 그들 중 일부가 이미 도심으로 빠져나간 것을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그날 정발튼은 객석에서 뿜어져 나오던 정체 모를 붉은 눈과 싸우던 중 그의 장력에 날아갔다.

경찰이 들이닥치고 교전이 벌어지자 정발튼은 피투성이 몸으로 기절한 조안나를 들쳐업고 뛰었던 것이다.


“고마워...”


“......”


“그리고 네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나 역시 힘들어.”


“네가 힘들다고?”


발튼은 화가 났다.

당시 자신은 조안나의 칼에 찔려 죽었다 되살아났다.

이해할 수 없지만 그건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포탈이 열리며 무장한 중세 전사들이 나타나 관객들을 살해하고, 객석에 나타났던 붉은 눈은 또 뭐란 말인가?


“나, 난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나!”


조안나는 그저 침대에 엎드려 흐느꼈다.


“성주희는 실종되고 이영식, 손태희, 김태식 등 배우와 스태프들 대부분이 죽었어! 거기 모였던 관객들까지 수많은 사람이 죽었다고!”


조안나도 희생자일 수 있었다.

그러나 감정이 꼬일 대로 꼬인 정발튼은 신경질적으로 병실 문을 닫고 나갔다.



****



같은 시각, 중부경찰서 서장실로 한 인물이 들어서고 있었다.

포마드로 샤프하게 빗어 올린 40대 초반의 젊은 수사관이었다.


“안녕하십니까? 서장님. 전화로 미리 연락드린 경감 유진하입니다.”


유 경감은 범죄심리학자이자 프로파일러로 젊은 나이에 대법원 전문심리위원에 대검찰청 자문위원을 역임하고 있는 범죄심리학의 권위자였다.

프로파일러란 범죄자의 특성과 배경 환경요인 등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범인을 추정하는 심리 수사이다.


그는 온 국민을 공포에 몰아넣은 대학로 대참사를 조사하고자 경찰청에서 파견되어온 것이다.


“어서 오시오. 그러잖아도 총감님으로부터 연락받고 기다리던 참이었소.”


김정학 서장은 직급도 낮고 나이도 자신보다 한참 어린 이 수사관을 무시할 수가 없었다.

지능형 범죄가 늘어나면서 이 자에 대한 소문이 무성했던 까닭도 있지만, 이번 참사로 VIP의 심려가 크자 수장인 김태인 경찰청장이 직접 나섰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유 경감은 김 청장이 제일 신임하는 자였다.


“담당 구역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여 심려가 매우 크시리라 봅니다. 워낙 엄청난 사건인지라 거두절미하고 담당 수사관들과 대면부터 했으면 합니다.”


“그러실 줄 알고 미리 대기시켜 놨소. 자 회의실로 들어갑시다.”


회의실에는 강력 2반 형사반장 주달해와 함께 백중기 형사가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김정학 서장의 소개가 끝나자 주달해가 브리핑을 하려 하자 유 경감이 이를 제지했다.


“죄송하지만 저는 담당 형사의 현장 상황을 직접 듣고 싶습니다.”


유 경감의 말에 주달해가 얼굴을 붉히고 앉자 담당 형사 백중기가 즉시 사건에 대해 보고하기 시작했다.


“제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한 무리의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대량 살상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저는 즉시 공격조를 편성해 공간 아트홀로 뛰어들며 위협 사격을 가했습니다.”



탕! 탕! 탕!


-우린 경찰이다. 모두 꼼짝 마라.


총소리에 놀란 관객들은 이어서 들려오는 경찰의 확성기 소리에 그제야 서로 끌어안고 울음을 터트렸다.

그러나 일부는 경찰들을 향해 의자를 뛰어넘으며 달려왔다.

극심한 공포에 시달리던 차에 한줄기 구원의 빛이 보이자 취해지는 본능이었다.


탕! 탕! 탕!


다시 위협 사격이 가해지며 확성기가 울렸다.


-모두 바닥에 엎드려! 움직이면 쏜다.


그제야 살아남은 자들이 의자 밑으로 숨거나 엎드렸다. 그러자 테러리스트들이 경찰을 향해 달려들었다.


-무기를 버려라! 그렇잖으면 쏘겠다.


경고와 동시에 총에서 불이 뿜어졌다.



“곧 테러리스트들과 교전이 벌어졌고 그들은 경찰이 쏘는 총에 맞아 하나 둘 쓰러져갔습니다.”


“그들을 왜 붙잡지 않고 모두 사살했나요?”


“그들은 악마들이었습니다. 목숨이 붙어있는 한 악착같이 달려들었을 뿐만 아니라 힘도 무척 쎄 제압할 수가 없었습니다.”


“무대 위 상황은 어땠나요?”


유 경감의 말에 백 형사가 잠시 생각해 보더니 머리를 저었다.


“교전 중이라 포탈이 생겼다는 것 외엔 자세히 살필 경황이 없었습니다. 우린 그 후 도착한 경찰특수부에 현장을 인계하고 철수했습니다.”


“혹시 현장에서 이상한 점은 없었습니까?”


“그렇게 말씀하시니 확실히 현장에 이상한 자가 있었습니다.”


순간 유 경감의 눈빛이 예리해졌다.


“그 와중에 손발을 휘두르며 아이스 볼트가 어쩌니 장력이 어쩌니 하면서 헛소리를 하는 자가 있었습니다.

그자의 몸에서 나온 명함을 보니 VJ 이재석이라고 개인 인터넷 방송을 하는 자였습니다.”


유 경감은 이미 그자에 대해 알고 있었다.

그는 유튜버에서 활약하는 인기 VJ였다.

현장에서 수거한 물품 중에 그자의 캠코더가 발견되었다. 본체는 이미 파손되었고 내장하드도 일부 훼손되었기에 어렵게 복원했던 것이다.


그리고 유 경감은 그 속에서 엄청난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결코 세상에 알려져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차라리 그자가 미쳐버려 공개되지 못한 것이 다행이었다.


그자는 지금 모처에 격리된 채 비밀리에 조사 중이다.

현장에 있던 살아남은 관객들은 모두 패닉상태였기에 그 사실을 눈치챈 자가 없었다.

현장은 현재 경찰특수부에 의해 완벽히 봉쇄되었고 곧이어 언론 통제가 시작되었다.

이 얼빵한 형사가 그것을 눈치채지 못한 것이 차라리 그에겐 다행이었다.


“그런데 경감님 그자들의 피가 검더군요.”


“......”



****



정발튼은 조안나와 다툰 후 곧바로 퇴원해 원룸으로 돌아왔다.

모두 염려했지만, 실제 그의 몸은 급속도로 아물어 갔다.

오히려 전보다 에너지가 넘쳐나고 회복도 빨랐다.

정발튼은 어렴풋이나마 그게 새로 얻은 힘 때문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공간 아트홀에 나타나 동료들의 목숨을 앗아간 정체 모를 괴한들을 생각하니 피가 거꾸로 솟았다.

이제 자신은 예전의 자신이 아니다. 힘이 생겼다.

그렇기 위해서는 그 힘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만 한다.


“내가 누구냐! 악과 깡으로 버틴 특전사. 악에는 악이다! 악악악!”


그때 머릿속으로 울리는 음성이 있었다.


[흐흐흐. 그것이 힘의 율법이다. 힘 있을 때 마음껏 즐기거라. 겔겔겔겔...]


머릿속의 울림은 죽었을 때 나타났던 키켈로스, 그 악마였다.


“그래 무슨 힘인진 모르겠지만, 알차게 쓰겠다!”


도굴꾼의 아들로 자란 그에게 있어 통상적인 도덕 개념은 그저 허울뿐이었다.

이미 더럽혀진 인생에 오물 하나 더 튄다고 달라질 건 없었다.


정발튼은 예민해진 감각으로 몸속의 기운을 살피기 시작했다.

몸속에 들어온 새로운 기운을 어렵지 않게 감지해 낼 수 있었다.

그 힘은 몸속 구석구석에 퍼져 있었다.

정신을 집중해 흩어진 기운을 모아보려 했지만, 그것은 생각일 뿐이었다.


[낄낄낄낄. 네놈이 그 힘을 사용하기엔 그릇이 너무 작다. 힘을 빌려주마. 네놈의 의식을 내게 맡기거라.]


“이 악마 새끼! 내가 네 놈에게 영혼이라도 팔 줄 알았더냐?”


[그건 아니다. 네놈 속에 잠재된 기운은 어둠의 창조자 아펩의 정수다. 하나 그 힘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내 도움이 필요한 것이다. 너의 의지로 내 힘이 필요하다 판단되는 순간 의식의 전환이 이뤄진다.]


그랬다.

아펩은 라엘의 화이트 나이트를 어둠의 정수로 희석시켰지만, 온전히 지배하기 위해서는 매개체가 필요했다.

그래서 선택된 것이 키켈로스였다.

라엘의 꼼수에 아펩도 꼼수로 대응한 것이다.


하지만 동료들의 복수를 다짐한 정발튼에겐 달콤한 유혹이었다.

영혼이 구속되는 것도 아니고 필요한 순간만 의식 전환이 이뤄진다니 저 악마를 통해 꿀만 빨면 되는 것이다.


정발튼이 허락하는 순간 의식 속으로 이질적인 감각이 느껴지며 동화되어갔다.


눈을 감고 감각을 퍼트리자 반경 100m 안에서 익숙한 기운이 감지되었다.

정발튼의 머릿속으로 아트홀의 처참한 지옥도가 떠올랐다.

바로 악의 기운이었다.


[사악한 주술로 되살아난 <검은악마>들이다. 이제 어둠의 힘을 느껴보거라. 겔겔겔겔...]


정발튼은 옷장 속 깊이 감춰두었던 검을 꺼냈다.

대가야 어느 장수의 무덤에서 얻은 고대 검이었다.

한쪽에만 날이 서 있어 도에 가깝지만, 폭이 얇아 주로 지휘용으로 사용되던 검이었다.


대가야인 고령은 철이 많이 나는 곳이었다.

고령에서 생산되는 양질의 철로 대가야는 일찍부터 주변의 부족들을 통합하며 강력한 부족국가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뛰어난 장인이 만들었는지 천년의 세월 속에서도 빛이 바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예리함이 살아있는 특이한 검이었다.


검의 날카로움에 만족한 발튼이 자신도 모르게 칼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콰득!


순간 검날에 닿았던 손바닥이 베이며 피가 흘러내렸다.

붉은 피가 검면을 적셨지만 오히려 통쾌했다.


피를 부르던 <검은악마>와 이상한 힘을 지닌 마법사!

앞으로 자신이 상대해야 할 적들은 강했다.

조금 지나자 검에 베었던 상처가 아물어 갔다. 어둠에 의한 복원력이었다.


정발튼은 인벤토리 안에 검을 챙겨 넣었다.

인벤토리는 각성하면서 생겨난 키켈로스의 이능력이었다.


검은 후드가 달린 트레이닝복을 꺼내입은 정발튼이 어둠의 스킬로 은신하자 그의 몸이 어둠의 장막 속으로 사라졌다.

차원의 경계에 놓인 어둠의 틈새였다.



****



어둠 속에 숨어 정발튼의 동태를 감시하던 K13호는 따분함을 감출 수 없었다.

감시 대상이 병원에서 퇴원한 후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이제 슬슬 지겨워지기 시작했다.

동료들 대부분이 죽었지만 상관없었다.

그동안 자신들이 찾던 아물렛이 이곳 어딘가에 있다. 그것은 <소울스톤>을 찾을 수 있는 열쇠다.

그것만 찾으면 드디어 수천 년의 한을 풀 수가 있다.

이제 곧 교대자가 나타날 것이다.

벌써 익숙한 기운이 느껴지고 있었다. 어둠의 기운이었다.


“8호인가?”


순간 엄청난 살기에 K13호는 본능적으로 몸을 뒤로 빼며 칼을 뽑아 들었다.

그러나 정발튼이 휘두른 검은 이미 하늘로 향해 있었다.


그가 이렇게 약하지는 않을 터였지만 방심이 부른 화였다.

이 상황이 믿기지 않는 듯 눈을 부릅뜬 K13호의 목이 바닥을 구르고 있었다.

잘린 목에서 검은 피가 솟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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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1부. 밤의 여왕 6 24.07.20 13 2 11쪽
5 1부. 밤의 여왕 5 24.07.19 16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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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부. 밤의 여왕 2 24.07.16 27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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