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A2 님의 서재입니다.

종말로 결정된 이야기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추리

A2
작품등록일 :
2017.06.27 07:20
최근연재일 :
2017.07.16 10:22
연재수 :
13 회
조회수 :
659
추천수 :
2
글자수 :
52,261

작성
17.06.29 10:05
조회
36
추천
0
글자
9쪽

초인과 특별한 소녀

소설 제목을 결정했습니다!




DUMMY

"고류법(古劉法) - 개편(改編) * 연꽃(蓮花)"


기혁이 오른손을 들어 털어내듯이 흔들자 2m 정도 앞에 있던 남자의 몸이 보이지 않는 막대기에 수십 번 가량 찔린 듯 움푹 파인다.


"꺼억···?"


무엇에 당했는지도 모른 채, 남자의 몸이 바닥에 추욱 늘어졌다.

무슨 여왕벌이라도 되는 것 마냥 자꾸 남자를 끌어 모으는 호위 대상을 보며 기혁이 물었다.


"자 됐냐?"

"기술의 이름을 외치면서 일반인을 두들겨 패는 특수 탐정이라. 아무렇지도 않게 하니까 재미가 없구나. 뭔가 '아무 죄도 없는 일반인을 왜 때려야 하는데?' 라던가. '쪽팔리게 기술명 같은 걸 왜 외쳐야 해!?'라던가 하는 표현을 보여줬으면 했다만."


마음에 안 든다는 표정을 지은 유우를 보며 기혁이 피식 웃었다.

화려하게 기술 이름을 외치면서 쓰러뜨리라는 의뢰인의 지시에 착실히 따랐으니 딱히 기혁이 잘못한 것은 아니다. 당당히 나가도 상관 없겠지.


"유감이지만, 특수 탐정은 자신의 판단에 따라 일반인에 대한 위해를 끼칠 수 있다. 딱히 망설일 이유가 없지. 덧붙여서, 기술명을 외치거나 기술을 쓰기 전에 자세를 잡는 건 루틴이라고 해서 정신을 집중하고 기술을 보다 섬세하게 이미지 할 수 있게 해주지. 딱히 부끄러운 일이 아니야."

"누가 보면 중2병이라 놀리는 거 아닌가? 쿡쿡···"


살짝 웃음 짓는 유우를 기혁이 한심하다는 듯이 내려다 본다.


"···무어냐 그 눈빛은. 마음에 들지 않는구나. 미친 것이냐?"

"아니. 그냥 한심해 보여서. 니가."

"··· 흐음··· 뭐 들어주지. 어째서 본녀가 한심하다는 것이지?"

"하아··· 남이 하는 농담을 기분 나쁘게 여겨서 바른 말을 하는 사람은 선비고, 감성에 빠진 사람은 중이병에 걸린 거고, 열정을 지니고 일하는 사람은 요령이 없고 바보인 거냐?"

"···."


유우의 표정이 놀라움으로 바뀌었다.


"이해가 안 간다. 왜 그러는지 이해가 안 가."

"이해가 필요한 일이 아니니까다."

"?"

"방금 본녀가 한 말은 본녀의 실언이다. 그대가 옳다. 하지만 이해가 안 간다고 한 그대의 말은 잘못되었다. 인간은 본디 보지 않으려 할 때 더 잘 볼 수 있다. 이해하지 않으려 할 때 더 깊이 이해 할 수 있지."

"··· 무슨 말이야?"


기분이 나빠진 건지 기혁의 인상이 살짝 구겨졌다.


"너는 사육되는 닭을 이해하려 할 때 이렇게 생각하지 않나? 좁은 닭장에서 불쌍하다고 말이야."

"···."

"하지만 이해하려 하지 않을 때는 '놀고 자고 먹고 천국이 따로 없구나 닭 팔자가 상팔자네' 같은 말을 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리고 이 말이 오히려 더 맞지. 갇혀 있어서 불쌍하다? 불쌍한 건지 불쌍하지 않은 건지는 닭을 보는 대상이 판단하는 게 아니다. 자신이 판단하는 거지. 세상은 말이다. 때로는 보지 않으려 할 때 더 잘 보이는 것도 있는 법이다.


유우의 설명에도 기혁의 표정은 펴지지 않는다. 무언가가 그의 심기를 건드린 것 같았다.

그러나 유우는 그런 기혁을 보면서도 망설임 없이 말을 이었다.


"자신이 타인을 볼 때, 왜 저렇게 행동하지? 라고 생각하는 건 이상한 일이다. 타인은 타인이다. 이해 할 수 없어. 타인을 이해한다는 말은 오만이다.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라는 말은 헛소리지. 부모를 잃은 자 앞에서 아무 것도 잃지 않은 자가 이해한다고 말하면 뺨 맞을 짓이지."

"그만해 너랑 말싸움을 하자는 게 아니니까."

"결국, 완전히 그 자가 되어보고 그 자가 살아 온 세월을 알지 못하는 이상 그대가 타인을 이해할 날은 오지 않는다. 애초에··· 타인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증거는 이 세상에 넘쳐있지 않느냐. 그 산 증인이자 살아있는 증거 그 자체가 인간들이니까."

"···."

"인간이 타인을 이해할 수 있었다면 싸울 일도 없겠지. 전쟁도 없을 거다. 인간이 혼괴를 이해할 수 있다면 그들이 왜 싸우고, 어째서 인간을 해치는지 이해하고 그들에게 원하는 걸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동물을 이해할 수 있다면 총으로 쏘아 죽이지도 않을 테고. 너희는 영원히 이해하지 못한다. 타인(他人)도, 타자(他者)도."


기혁의 표정이 한층 더 일그러졌다. 이내 기혁의 입에서 감정이 실린 듯한 격한 말이 흘러 나왔다.


"하 씨발··· 말 잘하네. 근데 어쩌냐? 타인을 이해할 수 있는 인간이라면 있었던 거 같은데? 말로써 평화를 실천하려 했던 마하트마 간디라던가 아니면 다른 사람의 고통을 이해하고 고통에서 구제하겠다던 석가 보살이라던가!"

"그대 답지 않은 말이구나. 솔직히 말하지. 지금 현대 사회에 석가세존 같은 이가 나타나서 허공을 향해 마귀야 물러나라, 나는 마계의 존재들에게 무릎 꿇지 않는다! 라는 말을 하면 그걸 본 주위 사람들은 뭐라고 할 거 같으냐?"

"···."


무어라 말하고 싶지만, 입을 열 수가 없는 듯 기혁의 입술이 떨어졌다 닫혔다는 반복한다.


"당연한 거 아닌가? 미친놈이라고 말하겠지. 현대에 예수 같은 이가 나타나면 총알에 맞아 죽기 쉽상이고, 신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하는 잔다르크가 같은 이가 나타나면 귀를 기울여 주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다. 장담해도 좋다. 현대에 타인을 이해한다. 타인의 고통을 알고 그들을 구제한다 같은 말을 하는 이들을 우리는 이렇게 부른다. '사기꾼'이라고. 애초에 종교는 하나의 거대한 사기다. 믿을 게 필요하기 때문에, 믿고 싶으니까 믿는 거지 진심으로 신이 있다고, 신의 기적이 존재한다고 의심하나 없이 뚜렷한 신앙을 지닌 이가 몇이나 있을 거 같으냐?"

"··· 몰라 그런 거."

"좀 많이 쳐서 만 명은 되려나? 현대 사회 50억 인구중 종교를 믿는 이들의 숫자는 50% 이상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짧게 쳐서 20억이라고 쳐보지. 20억 중에 1만. 고작 그 정도가 신을 의심하지 않고 뿌리 깊게 믿고 있다. 그럼이 1만명 중에 진짜 신의 기적을 본 이는 몇명일 거 같나?"

"··· 모른다고. 그보다 왜 종교 이야기로 넘어 온 거야?"

"한 명도 없다. 그대가 말하는 타인에 대한 이해는 고작 그 정도다. 신의 말씀을 듣는 다는 이는 두 번째, 세 번째 자아라도 있는 모양이군. 없는 존재와 이야기하려 하니 말이다."

"없는··· 존재···"

"그래. 없는 존재다. 타인에게 너의 이상을 강요하지 마라. 그들을 멋대로 이해하려 하지 마라. 타인과 사귀고 싶다면 그들을 이해하려 들어선 안된다. 그렇게 하려 하면 멋대로 실망할 뿐이니까. 숨기려 하는 것은 받아 넘기고, 거짓말을 하면 웃으며 흘리고, 부정하는 말은 긍정해라. 그렇게 자신에게 끊임없이 거짓말을 하다 보면 싫어도 타인이라는 '것'이 조금은 이해될 것이다."


어느새 일그러진 표정이 변화해서, 멍하니 그 이야기를 듣던 기혁이 입을 열었다.


"··· 그런 거, 평범하지 않잖아··· 비정상적이야."

"그래. 비정상적이다. 하지만 그 비정상이 요즘의 평범이다."

"···."

"사람들이 말하는 평범이란··· 잔병치레는 평범하게 감기 몇 번 정도, 공부는 반··· 아니 이 경우엔 그 나이또래로 봐야겠군. 전국 모의고사려나? 전국 모의고사에서 등수는 중간쯤. 체육도 남들 하는 만큼은 하며, 평범하게 나쁜 짓은 저지르지 않고, 땅에 쓰레기를 버리는 비정상적인 행동은 하지 않고, 평범하게 다른 사람이 하는 말에 끄덕이고 긍정하며, 부모가 하는 말에 잘 따르고, 성격에 모난 곳 없이 평범하다··· 뭐 말하자면 끝이 없겠지. 그런데 뭐냐. 이 완벽한 인간은?"

"···."

"본녀가 아는 평범함의 기준이 세간에서 말하는 평범과 많이 다른 건가? 평범함을 뭉쳐 놓으니 완벽한 인간상이 되는 군. 아니 이 경우엔 오히려 이상한 거 아닌가? 평범하게 부모가 공부하라면 공부할 텐데 성적은 반드시 중간권이라니. 평범하게 노력하면 노력하는 만큼은 성적이 오를텐데 중간권. 허~ 혼괴가 빙의라도 한 듯하구나. 오래 살진 않았지만 아직까지 본녀는 평범한 인간을 보지 못한 거 같다. 그대는 본 적 있느냐?"

"··· 아니. 그만. 이제 됐으니까 그만."

"무얼 그만하라는 거냐?"

"니 말이 옳아. 내 말이 틀렸어. 난 너희를 이해하지 못하고, 너희도 나를 이해하지 못해."

"···."


기혁의 말이 기묘하게 어긋났으나 유우는 말 없이 기혁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미안한데 호위 때려친다. 딴 녀석 찾아봐."


몸을 돌렸다. 뒤에서 뭐라하는 소리가 들린 것 같지만 기혁은 무시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어쩌다보니 종교를 비판하는 듯한 내용이 되었지만.. 전 오히려 신을 믿습니다. 불교 신자 거든요.

그냥 저건 캐릭터 성격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종말로 결정된 이야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주연 캐릭터 프로필(무한 수정) 17.06.30 51 0 -
13 초인과 특별한 소녀 17.07.16 37 0 8쪽
12 초인과 특별한 소녀 17.07.13 44 0 8쪽
11 초인과 특별한 소녀 17.07.06 42 0 7쪽
10 초인과 특별한 소녀 17.07.05 60 0 8쪽
9 초인과 특별한 소녀 17.07.04 43 0 15쪽
8 초인과 특별한 소녀 17.07.03 40 0 11쪽
7 초인과 특별한 소녀 17.07.02 41 0 10쪽
6 초인과 특별한 소녀 17.07.01 43 0 9쪽
5 초인과 특별한 소녀 17.06.30 33 0 7쪽
» 초인과 특별한 소녀 17.06.29 37 0 9쪽
3 초인과 특별한 소녀 17.06.29 53 0 15쪽
2 초인과 특별한 소녀 +3 17.06.27 75 1 9쪽
1 Prologue +1 17.06.27 110 1 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