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한승태] 의 서재입니다.

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게임

완결

[한승태]
작품등록일 :
2016.04.07 23:09
최근연재일 :
2018.02.06 22:14
연재수 :
462 회
조회수 :
752,924
추천수 :
14,293
글자수 :
2,597,240

작성
17.07.04 23:55
조회
667
추천
16
글자
11쪽

6강 플레이오프 - 본 경기

DUMMY

1세트를 이겨줄 것으로 생각했던 영호였지만 이종현의 철저한 준비성 덕에 게임을 진 XK 마르스는 다음 경기들에서는 다행히도 승리를 거뒀다. 2세트의 학도와 3세트의 상욱 모두 말이다. 상욱의 상대 예상대로의 GT의 허접한 인간 종족 게이머라서 예상대로의 결과가 나온 것이라면, 2세트의 학도와 오경수의 대결은 경기 시작전 섣불리 결과를 점치기 어려운 게임이었다.


학도가 XK 마르스 팀 안에서는 못하는 편이고, 전체 게이머들 중에서 보더라도 잘하는 편은 아니었다. 원래라면 인간과 기계종족으로 승리를 가져가는 XK 마르스에서 항상 패배를 도맡아하는 괴물 종족라인의 학도였지만, 그래도 승아에게 1:1 우주전쟁 과외를 받고 난 뒤에는 원 역사와 달리 심해의 패배라인을 벗어난 학도였다. 길이가 아직도 가끔 나오는 경기마다 패배를 기록하는 것과는 달리 학도는 종종 승리를 거둬주곤 하니 말이다.


하지만 학도가 최근 제법 승리를 거둔다고 할지라도 섣불리 승리를 점치기에는 상대인 오경수의 실력이 괜찮았다. GT 스타즈에서 정창환과 이종현 다음으로 괜찮은 실력을 가진 선수를 꼽는다면 오경수. 그다음은 최은결, 박사헌 순이었다.


XK 마르스의 괴물 라인과는 다르게 탄탄한 GT의 괴물 종족들은 기본적으로 괜찮은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오경수는 정창환과 같이 연습을 하고 빌드를 배워가면서 본인의 좋지 않은 피지컬을 보완하면서 어느정도 실력을 키운 게이머였다. 현재 시점의 이름값만을 보자면 학도보다는 오경수가 조금 더 높다고 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리그 종반의 성적은 학도가 괜찮은 것은 사실. 그리고 둘다 괴물 종족이라 동족전이라 실력도 중요하지만 당일의 변수가 결과를 좌우할 수도 있었다. 그런 여러 점들을 고려한다면 2세트의 승부의 향방은 경기를 치뤄보기 전까지는 알 수가 없다고 대부분의 팬들은 생각했다.


처음 제노사이드에서 경기가 시작되었을 때, 3인용 맵의 전장에서 학도는 9시, 오경수는 5시쪽 시작지점에서 게임을 시작했다. 처음 정찰을 1시로 보낸 오경수와 달리, 학도는 5시로 정찰을 보냈다. 정찰에서 일단 학도의 우세가 점쳐졌다. 3인용 맵인 제노사이드의 5시 시작지점에서는 9시로 비올란테 정찰을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조금 꼬아서 1시로 먼저 정찰한 오경수는 학도의 비올란테가 온 뒤에야 학도가 9시임을 알았다.


그 뒤로는 둘다 사냥개를 일부 뽑은 뒤 하피 테크를 탄 것은 같았다. 단지 오경수는 사냥개 6기 정도를 조금 더 빨리 뽑아서 학도의 입구를 뚫어보려 시도했는데, 학도도 같은 수의 사냥개를 본진 언덕위에 버티면서 진입을 막았다. 오경수의 사냥개가 일부 학도의 본진으로 올라가기는 했지만 일꾼 1기를 잡아내는 선에서 그치고, 사냥개는 전멸.


어차피 사냥개 싸움이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둘다 하피테크를 타고 있었고, 먼저 정찰을 한 학도나 뒤이어 비올란테를 9시로 보낸 오경수나 서로의 빌드가 하피인 것을 알고 있었다. 학도는 본진에 추가 소굴을 지었고, 오경수는 앞마당 멀티 자리에 추가 소굴을 지은 것만이 달랐다. 이 위치가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어차피 하피가 서로 나오고, 하피 싸움에서 이기면 어차피 멀티를 지킬 수 있다는 계산이 오경수에게는 서 있었다.


만약 학도가 러쉬를 바로 오지 않는다면 앞마당 멀티에서 자원을 채취하면서 조금 더 경기를 길게 가져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학도는 들어온 사냥개를 잡자마자 하피가 4기, 폭탄충이 2기가 되는 시점에 바로 사냥개와 같이 러쉬를 시도했다. 오경수의 하피도 거의 같은 시점에 나왔지만, 하피 교전에서 학도가 앞섰다.


학도는 승아와 연습을 하면서 하피의 튕기는 2차 3차 데미지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학도는 자신의 교전 컨은 오경수와 그다지 다르지 않았지만, 사냥개를 밀어넣으면서 동시에 싸우는 것에 대해서는 승아에게 교육을 많이 받았다. 이렇게 하면 사냥개로 상대 하피의 데미지가 분산된다는 것. 학도는 준비해온 대로 이렇게 사냥개를 밀어넣었다.


오경수와 학도의 교전이 일어난 곳은 오경수가 추가로 소굴을 건설한 앞마당 멀티 부근이었는데, 여기서 싸우면 원래대로라면 병력 충원이 빠른 오경수가 좋았다. 그런데 오경수는 사냥개가 없었고, 학도는 비슷한 수의 하피와 폭탄충에 사냥개 6기가 같이 쳐들어왔다. 이 사냥개에 일꾼이 잡히거나 하면 안되기에 일단은 사냥개를 찍어잡은 오경수.


사냥개를 같이 뽑지 않은 이유는 어차피 뽑아봤자 결국 하피로 승부가 갈리기 때문에 뽑는 유닛은 하피를 골라서 뽑고, 사냥개는 하피로 찍어잡는 쪽을 택한 오경수였지만 그 사이, 학도는 사냥개를 컨트롤하지 않고 그 사냥개를 찍어잡는 하피에 데미지를 넣었다. 바로 오경수는 사냥개를 잡으면서도 컨트롤해서 학도의 하피와도 대결을 했다.


지금껏 말한 이 모든 것이 순식간에 이루어진 일이었다. 학도의 사냥개가 오경수의 하피의 튕기는 추가 데미지인 쿠션 데미지를 받아주면서 싸움을 하자 압도적인 차이로 학도가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원리를 오경수도 알고는 있었지만, 처음 사냥개를 찔러넣으려다 실패한 오경수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학도가 싸움의 컨트롤에서 전혀 실수가 없기도 했고 말이다.


그렇게 학도가 승리.


그리고 이어진 3세트 신들의 황혼은 역시나 서로 소총병 + 일꾼 러쉬를 걸었는데, 세부 컨트롤에서 손이 빠른 최상욱이 신인인 이영문을 상대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소총병 + 일꾼 끼리의 교전에서는 소총병을 얼마나 잘 살리고 내 일꾼을 상대의 소총병에 붙이면서 내 소총병을 블로킹해서 방어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런 교전은 상욱이 잘했다. 승아를 포함한 XK 스타일 자체가 원래 게임을 길게 가져가지 않지 않던가! 게다가 소총병 + 일꾼 러쉬임에야 말할 것도 없었다.


2경기의 학도의 승리가 예상외의 하피전투 대승이었다면, 3세트 상욱의 승리는 엔트리가 나오자마자 예상된 결과였다.


그리고 오늘 승부의 분수령인 4세트가 되었다.


2:1로 XK 마르스가 앞선 상황. 4세트를 진다면 2:2가 되어 경기가 길어지고 결과가 어찌될지 몰랐다. 하지만 4세트를 이긴다면 5세트에는 XK 마르스의 필승카드, 승아가 기다리고 있었다. 컨트롤과 전략, 모든것이 좋고 특별히 상성이 없는 승아에게 승리를 기대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했다. 4세트를 이겨서 3:1이 되면 승아 선에서 게임을 끝낼 수 있다는 거였다. 그렇기에 4세트의 경기는 양쪽 모두에게 중요했다.


운명의 목적지에서 펼쳐지는 정창환과 손동운의 경기.


누가 이길 것이라고 예측하기는 힘들었다. 둘다 초창기부터 유명한 유저였다. 손동운은 일꾼을 찔러넣어 악마같은 기계전사 컨트롤로 우세한 경기를 만든 뒤에 경기를 풀어나가는 유저였고, 정창환은 폭풍같이 몰아치는 라미아 등의 유닛으로 유명한 유저였다.


운명의 목적지는 이번 플레이오프부터 새로 추가된 2인용 맵으로 12시와 6시, 2군데가 시작지점인 세로로 약간 긴 직사각형의 맵이었다. 언덕위에 있는 본진과 바로 아래의 앞마당 까지는 평범한 맵 같지만, 앞마당과 센터를 2개의 좁은 다리를 건너야만 지나갈 수 있어서 일단 입구 진입이 공격측에 불리해 보이는 맵이었다.


하지만 본진에서 앞마당으로 내려가는 언덕 옆쪽에 뒷길이 있는 것이 변수인 맵이었다. 그 길은 자원으로 막혀있는데, 일꾼으로 자원을 7번 정도 캐면 그 길이 뚫리면서 뒷길이 생기게 된다. 그 길을 통해서 러쉬를 갈 수도 있고, 멀티를 뜰 수도 있었다. 그리고 앞마당 이외에 2시 4시 8시 10시 등에 멀티가 벽을 따라서 더 있고, 센터는 넓지만 중간에 큰 다리가 있어서 교전에 한번에 많은 양이 교전을 할 수 있는 광장형 맵은 아니었다.


이 맵은 새로 추가된 만큼 양 팀에서 맵을 버릴 기세로 제일 못하는 선수들을 넣을 것이라 보통의 팬들은 생각했는데, 양 팀에서는 같은 생각으로 이 맵에 각 팀의 에이스와 주장을 넣었다.


새로 시작된 맵은 맵이 익숙하지 않기에 항상 새로운 전략이 난무하게 된다. 각 팀에서 이 맵에 대해 어떻게 해석을 했느냐에 따라 서로 대처하는 방법이 달라진다는 이야기였다. 잊혀진 사원같이 제일 널리 알려진 맵 같은 경우에는 각 종족별 제일 좋은 테크들이 몇개 있기에 그 중 하나를 하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새로운 맵은 같은 팀의 연습상대가 한 전략이 최고라고 생각하고 게임을 하게 된다.


무슨 말이냐 하면, 극단적으로 말했을 때 우리팀 연습상대가 ‘이 맵은 자트 드랍밖에는 답이 없어! 상대 무조건 자트 드랍할거야!’ 했는데 상대팀에서는 ‘이 맵은 기계전사 올 푸쉬가 답이야!’ 라고 생각하고 연습해 와서 러쉬해 온다면 당황할 수 있는 상황이 생길 수 있는 것처럼, 예상한 것과 다른 전략에 얼마나 잘 대처하느냐가 승리를 거둘 수 있게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였다.


그런 면에서 양 팀에서는 맵을 버리는 대신 베테랑인 정창환과 손동운을 넣어서 익숙하지 않은 맵이라도 실력으로 어떻게든 4세트를 이겨서 가져가자는 의도로 배치한 듯했다. 처음에 이야기했듯이 4세트는 확실히 게임의 향방을 좌지우지하는 척추와 같은 중요성을 가진 세트니 말이다.


“누가 이길까?”

“난 정창환에 한표. 손동운이 아무리 침착하게 한다고 해도 정창환이 몰아치면 힘들지 않겠어?”

“난 손동운이 더 나을 것 같은데? 이 맵 다리가 있어서 정창환의 특기인 라미아 몰아치기가 좀 힘들지 않을까? 들어가다가 캐논포에 저지당할 것 같은데? 자트가 나올 수도 있고.”

“폼은 정창환이 더 좋지 않아?”

“야. 그래도 손동운이야. 손동운의 그 악마같은 기계전사 컨트롤 못봤냐?”


팬들은 4세트 시작전부터 누가 이길지 갑론을박 의견이 분분했다. 2세트의 학도와 오경수도 승패를 가리기 어려운 게임이었지만, 4세트의 지금과는 클래스가 조금 달랐다. 그 경기는 1.5군의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1군 경기나 국가대표급의 느낌이랄까? 이름값이 정창환에 비해서 조금 처지기는 했지만 손동운 또한 무시할 수 있는 유저가 아니었다.


동운은 세팅을 마치고 화면을 보며 마음을 가라앉혔다. 이 맵이 기계에게 좋다는 승아의 말을 동운은 믿었다.


- 우주전쟁에 관해서 승아의 통찰력은 언제나 옳아. 승아가 유리하다는 이 맵. 준비한 대로만 하자!! 아자!


동운은 경기가 시작하자마자 일꾼을 미네랄에 제대로 흩뿌리며, 경기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44 준 플레이오프 (vs XK 머큐리) +4 17.07.20 632 19 9쪽
343 준 플레이오프 (vs XK 머큐리) +1 17.07.18 683 17 10쪽
342 준플레이오프 시작 - (feat.승아의 새로운 취미) +5 17.07.17 705 18 13쪽
341 6강 플레이오프 - 본 경기 +1 17.07.16 654 16 14쪽
340 6강 플레이오프 - 본 경기 +2 17.07.13 686 15 13쪽
339 6강 플레이오프 - 본 경기 +1 17.07.11 644 15 11쪽
338 6강 플레이오프 - 본 경기 +2 17.07.10 671 13 11쪽
337 6강 플레이오프 - 본 경기 +5 17.07.09 685 12 14쪽
336 배경자료 - 소설 등장인물들의 모티브가 된 스타 프로게이머들 +7 17.07.07 1,468 8 14쪽
335 6강 플레이오프 - 본 경기 +1 17.07.06 664 14 11쪽
» 6강 플레이오프 - 본 경기 +4 17.07.04 668 16 11쪽
333 6강 플레이오프 - 본 경기 +2 17.07.03 679 13 15쪽
332 6강 플레이오프 - 엔트리 결정 +3 17.07.02 731 16 11쪽
331 6강 플레이오프 - 엔트리 결정 +4 17.06.29 770 18 11쪽
330 이번 여름 (3) +5 17.06.27 729 18 12쪽
329 이번 여름 (2) +4 17.06.26 752 15 13쪽
328 이번 여름 (1) +4 17.06.25 794 18 11쪽
327 윤승아 - 한국 (4) +4 17.06.22 777 25 11쪽
326 윤승아 - 한국 (3) +6 17.06.20 806 15 13쪽
325 윤승아 - 한국 (2) +1 17.06.19 783 20 11쪽
324 윤승아 - 한국 (1) +3 17.06.18 824 20 11쪽
323 서원재-미국, 윤승아-한국 +5 17.06.15 822 22 16쪽
322 서원재 - 미국 +5 17.06.13 930 20 15쪽
321 대회 이후 +9 17.06.12 853 25 13쪽
320 첫 세계대회의 승자는 누구인가 (13) +7 17.06.11 860 27 11쪽
319 첫 세계대회의 승자는 누구인가 (12) +1 17.06.08 834 21 10쪽
318 첫 세계대회의 승자는 누구인가 (11) +4 17.06.06 843 31 12쪽
317 첫 세계대회의 승자는 누구인가 (10) +2 17.06.05 809 23 13쪽
316 첫 세계대회의 승자는 누구인가 (9) +3 17.06.04 1,275 24 10쪽
315 첫 세계대회의 승자는 누구인가 (8) +5 17.05.31 901 26 1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