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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태] 의 서재입니다.

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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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한승태]
작품등록일 :
2016.04.07 23:09
최근연재일 :
2018.02.06 22:14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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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597,240

작성
17.06.25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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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글자
11쪽

이번 여름 (1)

DUMMY

승아와 다른 선수들이 미국에서 복귀한지도 어언 2달이 지났다. 며칠 뒤면 다시 3개월에 걸친 리그가 끝나게 된다. 미국에 출전한 선수들이 빠진 사이 순위가 상위권으로 올라갔던 아이템카이 제노스팀은 리그가 마무리되어가는 지금 8위에 머무르고 있었다. 현존하는 10개팀 중 8위라는 것은 높은 순위가 아니고 매우 낮은 순위라고 봐도 무방했지만, 이번 시즌의 룰대로라면 아직 희망은 있었다. 왜냐하면 이번 시즌은 6강 플레이오프가 열리는 시즌이기 때문이었다.


보통 우승자를 겨루는 포스트 시즌은 국내 프로야구에서 그렇듯이, 리그를 다 치른 뒤에 3위와 4위가 준플레이오프로 승부를 겨루고, 거기서 이긴 팀이 2위와 플레이오프라는 이름으로 승부, 그리고 그 승리자가 다시 리그 1등팀과 승부를 겨루게 된다.


그런데 이번 시즌에서는 처음에는 그런 기존의 4강 플레이오프 체제가 예정되어 있었지만, 리그가 시작되지 않아 얼마 되지 않아서 리그의 룰을 바꾸는데 팀 모두가 동의해서 포스트 시즌을 치르는 룰이 바뀌어 있었다. 그 룰은 다름이 아니라 6강 플레이오프 룰.


6강 플레이오프의 도입배경은 이러했다. 4강 플레이오프 체제로, 특히 결승이 아닌 경우에 5판 3승을 하는 것은 관객들이 늘어난 지금 기업들에게 이를 이용할 수단이 필요했다. 방송사이사이 광고도 많이 넣어야 했고, 이 방송들의 시청으로 인한 효과도 무시할 수 없었기에 생각해 낸 방법이었다.


일단 3~4위가 맞붙는 준플레이오프 전 단계로 ‘6강 플레이오프 전’ 이라는 것을 하는데, 3위와 6위가 맞붙고, 4위와 5위가 맞붙는 경기를 한다. 그리고 그 승자가 예전의 3,4위전 처럼 준 플레이오프를 한다. 그 뒤로는 예전과 똑같다. 단지 경기수를 늘리기 위해 7판 4선승제 단판이 아니라, 2일에 걸쳐서 1차전, 2차전을 펼치는 것이었다. 7판 4선승제를 2일에 걸쳐서 하는 것이었다. 이건 미국의 야구인 메이저 리그나 유럽의 축구 리그에서 원정, 홈 경기를 따라한 규칙이었는데, 여기서는 몇대 몇으로 이기든 간에 2일 연속해서 이기는 팀이 있다면 그 팀이 승리한다. 그렇지만 그렇지 못하고 1:1로 두 날 동안의 경기 결과가 같다면, 각 팀에서 한명의 선수들이 나와서 진 에이스 결정전을 치룬다.


예를 들자면, 이성 갤럭시아와 XK 마르스가 첫날은 1:4로 XK 마르스의 승리, 둘째날은 이성 갤럭시아의 4:3 승리라고 하자. 이렇게 되더라도 세트를 더 많이 이긴 XK 마르스가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날짜의 경기로 볼 때 1:1 이므로 각각 팀을 대표하는 선수 한명씩의 단판 승부로 승부를 본다는 것이었다.


겉으로는 팀의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면서도 강력한 선수들이 있더라도 지는 경우를 막기 위함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6강안에만 들면 일단 기업 홍보가 더 가능하기에 기존의 4강 체제보다 더 기업들에게 좋기 때문에 바뀐 규칙이었다. 게다가 경기도 2배로 하니 말이다.


그렇기에 현재 8위에 올라있는 아이템카이 제노스라도 순위를 6위까지 올릴 희망이 있는 것이었다.


아이템카이 제노스의 주장, 쇼-최관원은 팀 숙소이자 연습실인 단칸방에서 팀원들과 둘러앉아서 회의를 하고 있었다.


“그.. 정민아. 지금 우리가 몇위냐?”

“아. 관원이 형. 지금 8위요.”

“끝에서 3등이요.”

“야! 김은호! 말이...”

“왜. 맞잖아. 1위가 한국항공, 2위가 X-게임넷. 3위랑 4위가 XK 머큐리랑 마르스. 5위가 GT 스타즈, 6위가 이성. 7위가 KPB.. 그리고 우리.”


정민이 8위라고 말한것과 다르게 이죽거리며 뒤에서 3등이라고 말한 것은 김은호였다. 은호는 오다리를 씹으며 입에서 풍겨오는 오다리의 쿰척한 냄새만큼이나 비관적인 표정으로 말했다.


“라니지 키나즈랑 근대 사이버 빼곤 다 우리 위야. 거의 바닥이라고.”

“하아.. 그래도 끝에서 3등이 뭐냐. 같은말도 8위라고 하지.”

“야. 그게 그거지. 솔직히 시즌 초반만 해도 우리가 이렇게 떨어질 거라고는..”

“맞아요. 형들. 첨에 우리 2위도 했었잖아요.”

“그게 솔직히 근데 우리가 잘해서냐. 다들 미국가서 없어서지.”


지금 팀원들이 이야기하는 것은 예전 더블스톰 대회에서 주요 선수들이 다 미국에 가서 아이템카이가 이정민의 10연승을 토대로 승리를 이어나갔을 때였다. 아이러니하게도 이정민은 그 뒤 각 팀의 대표선수들을 만나서 귀신같이 패배만을 적립했다. 대표선수인 이정민의 승리가 예전 팀을 2위까지 올리는데 기여했다면, 그 뒤의 그의 패배 또한 결국 팀을 여기까지 끌어내린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것을 아는지 정민은 최근 좀 의기소침해 있었다. 그런 정민에게 힘내라는 듯 어개를 토닥여 주고는 주장인 최관원이 말을 이었다.


“하아... 하튼 지금 올라가야 돼. 회사에서 이번에 우승은 바라지도 않는다. 6강 플레이오프만 나가래. 이건 불가능하지 않잖아. 6강 안에만 들면 다들 보너스 준다고 했어.”

“정말요? 형. 얼마요?”

“한명씩 전부 다요?”

“어. 다. 1인당.”

“진짜에요? 웬일이래. 얼마에요?”


팀원들은 회사가 간만에 짠돌이를 벗어났다면서 기뻐하면서도 놀랬다. 현실적인 목표기에 더 눈에 다가오는 6강 보너스였다. 보너스라니. 이 짠돌이 팀은 적은 연봉 이외에는 거의 지원이 없지 않았던가! 다른 팀에서 출전을 할 수가 없어서 여기 있는 선수들도 꽤 있었다. 다른 형들과의 의리 때문인 선수도 있고 말이다. 그것만 아니면 이정민도 김은호도 이적을 해 버렸을 것이었다. 그런저런 사정들 때문에 클랜 시절의 의리에 의리로 연습실겸 숙소인 이 단칸방에서 에어컨도 없이 선풍기와 부채로 더위를 이겨내며 겨우겨우 버텨내는 팀원들이었다. 당연히 보너스에 눈이 동그래질 수밖에 없었다. 쇼-최관원은 주장으로서 팀에서 들은 금액을 털어놓았다.


“응. 200만원.”

“1인당요? 우와! 진짜죠? 진짜, 진짜죠? 가짜 아니고?”

“응. 그런데 아이템카이 마일리지로.”


“.............”

“..................”


“마일리지면..... 출금 안되는 그거요?”

“어.”


“..........”


최관원의 확답에 다들 할말을 잊었다. 아니 보너스를 마일리지로 주는 데가 어디 있다는 말인가!! 현금으로 줘도 적은 판에 말이다. 다들 할말을 잊었다. 김은호는 분노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외쳤다.


“........아이 씨발!! 내가 도저히 못참겠네. 이게 회사야? 양아치지.”

“은호야. 앉아.”

“하지만 형! 이건 아니잖아요. 진짜. 마일리지로 주는게 어딨어요!”

“그것도 우리가 6위 올라가고 이야기다. 그리고 마일리지라도 라니지 키나 사서 팔면 수수료 빼고 180만원 정도 돼.”

“........씨발....”


욕이 절로 나오는 김은호였지만 얼른 최관원이 말을 덧붙였다.


“우린 그래도 나아. 라니지 키나즈는 6위가면 +2 화랑장검이랑 제련석 10개 준대.”

“화랑장검? 그거 그래도 비싼거잖아요? 그거 전에 친구한테 들었는데 0제련도 500만원은 한다던데요? 우리보다 낫잖아요!!”

“근데 그 화랑장검이 일반 제품이 아니고 -[비매품]화랑장검- 이다. [비매품].”

“.......아.. 비매품.... 드랍도 거래도 안되고 팔면 0원이라는 그 비매품요?”

“.......응.”

“................”

“......................”

“.....열심히 할게요. 형.”

“......그래.”


어쨌거나 6강에 가면 돈으로 마일리지를 바꿀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한 그들이었다.


일어서있는 김은호를 선풍기 바람 가린다며 끌어다 다시 앉힌 이정민은 옆의 후배인 표대환을 불러 남은 경기의 경우의 수를 따지기 시작했다. 대환은 팀에서 나름 수학이 되는 녀석이었다. 특히 경우의 수 따지기를 잘했다. 표대환의 취미는 그 소질을 살려 스포츠 토토.


“야. 대환아. 우리 경기 어디어디 남았어? 3경기 남았지?”

“네. 정민이 형. 내일 저녁에 이성 갤럭시아구요. 모레는 KPB 퓨쳐스, 마지막으로 그 다음날은 GT 스타즈에요.”

“그래서 어떻게.. 다 이겨야 돼?”


대환은 경우의 수를 팀원들에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아이템카이 팀이 6위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앞으로 남은 3경기를 모두 이기면 자력 진출이 가능했다. 적어도 현재 6위인 이성 갤럭시아는 반드시 이겨야 했다. 그리고 KPB 퓨쳐스가 지금 7위인데, 이 경기까지 이긴다면 KPB 퓨쳐스와 승, 패가 같아져서 동률이 된다.


“그래서 어떻다는 거야?”

“네. 그러니까 일단 이성을 못 이기면 안됩니다. 이성은 이겨야 해요.”

“그리고?”

“네. KPB를 이기면 저희가 일단은 6위가 됩니다. 그런데 그러면 당장에 KPB랑 승패가 같아져서 다음날 저희가 이기거나, 지더라도 KPB도 지거나 해야 되요. 그런데 만약 KPB한테 지면 7위나 8위가 되어서 일단 떨어지구요.. 그리고 전날 이성을 몇대 몇으로 이겼느냐에 따라 KPB한테 지더라도 남은 3일중 KPB가 다 진다면....”


대환은 토토로 다져진 경험을 되살려 경우의 수를 팀원들에게 브리핑했고, 정민을 포함한 팀원들은 그 이야기를 들으며 일단 오늘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 흠...”


정민은 선풍기 바람을 가리는 은호를 살짝 비껴내서 앉으며 바람이 자신의 쪽으로 오는 것을 느꼈다. 주장인 최관원도 대환의 이야기를 듣고 내일 경기에 대한 팀 엔트리를 짜기 시작했다. 감독에게 건의할 엔트리를 말이다.


하지만 그들은 알았을까.

경우의 수를 따진 팀들은 이제껏 전부 패망했다는 것을 말이다.

국가도, 팀도. 전부 다.


아이템카이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경우의 수 따지기가 아니라 연습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 그들에게 필요한 것.


“김은호, 좀 비켜봐.”

“아니, 자리가 없는데 어디로 비켜.. 관원형, 옆에 자리 없어요?”

“없어.. 아후... 덥긴하다.”

“아우.. 좁아..”


바로 넓직한 숙소와 에어컨도 그들에게는 필요했다.

아이템카이 팀은 아이템카이 마일리지 200만원을 위해 좁은 방에서 비적대며 6강에 올라간 내일을 꿈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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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3 준 플레이오프 (vs XK 머큐리) +1 17.07.18 683 17 10쪽
342 준플레이오프 시작 - (feat.승아의 새로운 취미) +5 17.07.17 705 18 13쪽
341 6강 플레이오프 - 본 경기 +1 17.07.16 654 16 14쪽
340 6강 플레이오프 - 본 경기 +2 17.07.13 686 15 13쪽
339 6강 플레이오프 - 본 경기 +1 17.07.11 644 15 11쪽
338 6강 플레이오프 - 본 경기 +2 17.07.10 671 13 11쪽
337 6강 플레이오프 - 본 경기 +5 17.07.09 685 12 14쪽
336 배경자료 - 소설 등장인물들의 모티브가 된 스타 프로게이머들 +7 17.07.07 1,468 8 14쪽
335 6강 플레이오프 - 본 경기 +1 17.07.06 664 14 11쪽
334 6강 플레이오프 - 본 경기 +4 17.07.04 667 16 11쪽
333 6강 플레이오프 - 본 경기 +2 17.07.03 679 13 15쪽
332 6강 플레이오프 - 엔트리 결정 +3 17.07.02 731 16 11쪽
331 6강 플레이오프 - 엔트리 결정 +4 17.06.29 770 18 11쪽
330 이번 여름 (3) +5 17.06.27 729 18 12쪽
329 이번 여름 (2) +4 17.06.26 752 15 13쪽
» 이번 여름 (1) +4 17.06.25 794 18 11쪽
327 윤승아 - 한국 (4) +4 17.06.22 777 25 11쪽
326 윤승아 - 한국 (3) +6 17.06.20 806 15 13쪽
325 윤승아 - 한국 (2) +1 17.06.19 783 20 11쪽
324 윤승아 - 한국 (1) +3 17.06.18 824 20 11쪽
323 서원재-미국, 윤승아-한국 +5 17.06.15 822 22 16쪽
322 서원재 - 미국 +5 17.06.13 930 20 15쪽
321 대회 이후 +9 17.06.12 853 25 13쪽
320 첫 세계대회의 승자는 누구인가 (13) +7 17.06.11 860 27 11쪽
319 첫 세계대회의 승자는 누구인가 (12) +1 17.06.08 834 21 10쪽
318 첫 세계대회의 승자는 누구인가 (11) +4 17.06.06 843 31 12쪽
317 첫 세계대회의 승자는 누구인가 (10) +2 17.06.05 809 23 13쪽
316 첫 세계대회의 승자는 누구인가 (9) +3 17.06.04 1,275 24 10쪽
315 첫 세계대회의 승자는 누구인가 (8) +5 17.05.31 901 26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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