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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 가즈아!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한지훈
작품등록일 :
2018.10.02 17:37
최근연재일 :
2018.11.06 10:00
연재수 :
1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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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8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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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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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8.10.24 16:00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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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글자
9쪽

02. 예전의 내가 아냐(4)

DUMMY

톱스타? 가즈아! 009화



02. 예전의 내가 아냐(4)



“뭐?”

“그럼 저 갈까요?”

“허, 이 새끼 봐라?”

“거, 새끼 새끼 하지 마시죠. 아직도 제가 더블엑스 연습생으로 보이세요?”

박건호가 보란 듯이 눈살을 찌푸렸다.

그제야 배상도도 슬그머니 표정을 풀었다.

“짜아식이, 그냥 농담 좀 한 걸 가지고 그러냐?”

“농담도 가려서 해야죠. 2년 만에 만났는데 새끼 소리 들으면 기분 좋겠어요?”

“그래, 그래. 형이 미안하다. 너무 반가워서 그랬어.”

“암튼 투자자는요? 오늘 만나기로 한 거 아니에요?”

박건호가 다시 물었다.

오늘 이 자리에 배상도 뿐이라면 더 이상 앉아 있을 이유가 없었다.

“뭐가 그렇게 급해? 왜? 약속이라도 있냐?”

“형이 투자자 소개해 주신다면서요.”

“나 보러 온 줄 알았더니 짜식이. 서운하네.”

“농담이죠? 우리가 그 정도로 살가운 사이는 아니었던 거 같은데요.”

“알았으니까 1절만 하자. 1절만. 언제까지 그럴래? 투자자 앞에서도 이럴 거야?”

배상도도 삐딱하게 구는 박건호 때문에 속이 부글거렸다.

성격 같아선 들어 엎고 싶었지만.

공식 투자를 받으려면 박건호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었다.

“투자자는 조금 늦을 거야.”

“오긴 하는 거죠?”

“온다! 와! 그러니까 그만 물어보고 입 좀 맞추자.”

“······?”

“그 입 말고! 너도 이 자리가 어떤 자리인지는 알아야 할 거 아냐?”

배상도가 씩씩거리며 설명을 늘어놓았다.

더블엑스에서 나와서 어렵사리 기획사를 세우고 또 어렵사리 투자자를 끌어모은 것까지.

딱히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MSG까지 왕창 첨가해 들려주었다.

하지만 박건호가 듣고 싶은 건 그런 뻔한 이야기가 아니었다.

“그런데 형. 더블엑스는 왜 나오신 거예요?”

“왜라니? 때가 됐으니까 나온 거지.”

“때요? 무슨 때? 독립할 때?”

“나라고 언제까지 김 대표 뒤나 닦고 살아야겠냐?”

“언제는 김 대표님하고 평생을 함께할 거라면서요?”

“그건 그때 이야기고. 김 대표 그 새끼. 순 깡패 새끼야. 툭하면 손찌검에 욕지거리에. 너 더블엑스가 왜 더블엑스인지 아냐?”

“더블에스 따라 한 거 아니에요?”

“나도 그런 줄 알았는데 김 대표 그 인간 이름이 상부잖아. 그래서 학창 시절 별명이 쌍도끼였단다.”

“허, 그 엑스가 그 엑스였다고요?”

“그래. 고작 그딴 식으로 기획사 이름을 짓는 인간 밑에서 뭘 더 배우겠냐? 안 그래?”

더블엑스 이야기가 나오자 배상도가 언성을 높였다.

마치 자신은 아무 잘못도 없었다는 것처럼.

모든 건 김상부 대표의 잘못인 것처럼.

작심하고 떠들어 대는데 그동안 더블엑스에서 어찌 버텼나 싶을 정도였다.

덕분에 박건호도 좋은 건수를 잡았다.

‘겁도 없이 김 대표를 씹는다 이거지?’

박건호는 슬그머니 핸드폰을 꺼내 녹음 어플을 실행시켰다.

과거 연습생들과 면담을 핑계로 녹취를 하고 그걸 빌미로 다시 협박을 해대던 배상도의 짓을 고스란히 되돌려주고 싶었다.

“김 대표님이 그 정도였어요?”

“야, 몰랐냐? 그 인간이 말이야.”

녹음되는 줄도 모르고 배상도는 한참 동안 김상부 대표를 씹어댔다.

박건호가 적당히 호응해 주니 더욱 신나서 주워들은 이야기까지 떠들어 댔다.

‘우리 상도가 제 무덤을 잘 파네.’

박건호는 애써 입가를 억눌렀다.

그러고는 슬그머니 화제를 돌렸다.

“그런데 오늘 만나기로 한 투자자는 어떤 사람이에요?”

“이 대표? 그 양반도 호구야. 호구.”

“호구요?”

“그래. 호구. SJ 건설에서 부사장까지 하다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퇴사하고 기획사 투자해서 다 날렸거든.”

“거기가 어딘데요?”

“너도 들어는 봤을걸? L&C라고.”

“M&C 아니고요?”

“그건 L&C 망하기 전 이름.”

“그럼 L&C에서 L이 이 대표님이에요?”

“뭐 그런 셈이지. 암튼 그 양반도 불쌍한 양반이야. 공동 대표 시켜준다는 말에 무턱대고 투자했다가 빚만 떠안았거든. 심지어 공동 대표로 앉히고 전권을 줬다가 통수 맞은 게 고등학교 동창이었단다.”

“무슨 막장 드라마예요?”

“그러니까 호구라는 거지. 세상에 그런 호구도 없다, 너?”

배상도가 낄낄 웃었다.

이미 한 차례 뒤통수를 맞았으니 자신이 또 때려도 상관없을 거라 여기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박건호는 배상도 같은 인간 때문에 이 바닥에 좋은 투자자들이 사라지는 걸 원치 않았다.

“그럼 투자는 어떻게 받아내실 거예요?”

박건호가 은근한 목소리로 물었다.

기왕 녹취한 거 배상도의 시커먼 속내까지 전부 끄집어내고 싶어졌다.

“아까 말했잖아. 너만 도와주면 가능하다고.”

“제가 뭘 어떻게 해야 하는데요?”

“그냥 잠자코 있어. 내가 물어보면 그렇다고만 말하고. 너 눈치 좋잖아. 안 그래?”

“그래서 제가 얻는 건 뭔데요?”

“이 대표한테 얼마를 뜯어낼 수 있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네가 원하면 계약해 주고. 그게 싫으면 다른 기획사에 꽂아주고. 어때?”

배상도가 뻔뻔스럽게 말했다.

계약을 해줄 수도 있고 다른 기획사에 꽂아 줄 수도 있다.

말 그대로 그럴 수도 있다는 거지 그렇게 해주겠다는 확답 같은 건 없었다.

‘진짜 개새끼네.’

박건호는 애써 화를 억눌렀다.

대신 구미가 당기는 것처럼 배상도의 말을 받았다.

“계약금 많이 주실 거죠?”

“엄청 많이 줄 순 없고. 남들 주는 만큼은 줘야지.”

“분배 비율은요?”

“원래 6대4로 해야 하는데 넌 특별히 5대5로 해주마.”

“계약하면 저 솔로로 데뷔하는 거예요?”

“그건 좀 봐야지. 군대 갔다 왔으니까 너도 좀 녹슬었을 거 아냐?”

“그래서 오히려 더 쌩쌩하죠. 제 동영상 보셨다면서요?”

“짜식이, 군대에서 입만 털다 왔나.”

“말 나온 김에 아예 버라이어티 쪽을 파볼까요?”

“그것도 나쁘진 않겠네.”

“그런데 투자는 얼마나 받는 거예요? 1억? 2억?”

“그 정도로 뭘 해? 아이돌 그룹 하나 키우는데 얼마 드는지 알잖아?”

인원수에 따라 다르지만 5인조 아이돌 그룹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5억 안팎이었다.

연습생 기간 2년간 들어가는 비용만 2억 정도.

데뷔 확정 후 곡을 받고 녹음하고 뮤직비디오 촬영까지 마치는 데 대략 2억 정도.

이후 홍보 및 초기 활동비 1억 이상.

어느 정도 플러스, 마이너스는 있겠지만 대략 5억은 들고 있어야 봐줄 만한 5인조 아이돌 그룹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실제 더블엑스에서도 10인조 보이 그룹 엑스틴을 데뷔시키기까지 10억 이상의 돈을 투자했다.

배상도가 어떤 규모의 아이돌을 구상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말하는 걸로 봐서 최소 5억 이상은 뜯어낼 것 같았다.

“멤버는 있어요?”

“몇 명 찍어놓은 애들은 있어.”

“빼돌리시게요?”

“어차피 이 바닥이 다 그런데 뭘. 걔들도 데뷔가 고플 테니까 적당히 구슬리면 위약금 치르고 나오려고 할걸?”

“그럼 바로 데뷔시키시게요?”

“미쳤냐? 일단 구색만 맞추는 거지.”

“투자금은 계속 받으면서요?”

“나라고 땅 파서 장사할까?”

씩 웃는 배상도를 보며 박건호는 생각했다.

저런 놈을 개새끼라 불렀다니.

온 세상 개새끼들에게 미안할 지경이었다.

그때였다.

지이잉. 지이잉.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배상도의 핸드폰이 요란스럽게 울어댔다.

“야, 왔나보다.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발신자를 확인한 배상도가 냉큼 밖으로 뛰어나갔다.

그 사이 박건호도 녹음된 내용을 확인했다.


-이 대표? 그 양반도 호구야. 호구.


중간쯤 넘기자 이 대표에게 비아냥거리던 배상도의 목소리가 선명하게 들렸다.

“오케이.”

박건호는 핸드폰을 다시 패딩 주머니 안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문 쪽을 바라봤다.

잠시 후.

“들어가시죠.”

배상도가 열어 준 문으로 이마가 훤한 사내가 성큼성큼 걸어 들어왔다.

그 순간,

“······!”

애써 진정시켰던 박건호의 심장이 요란스럽게 뛰어대기 시작했다.

분명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얼굴인데

마치 오랫동안 함께 했던 것처럼 심장이 반응하기 시작했다.

‘서, 설마······ 둘리 형?’

박건호가 놀란 눈으로 사내를 바라봤다.

그러자 사내가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이마가 좀 횅하죠?”

“네? 아, 아니요.”

“하하. 괜찮습니다. 이렇게 산 지 좀 됐으니까요. 아무튼, 반갑습니다. 박건호 씨. 이필모라고 합니다.”

사내, 이필모가 박건호에게 명함 한 장을 내밀었다.

자연스럽게 박건호의 시선이 명함으로 향했다.

회사명은 이름의 영문 이니셜을 딴 PM 투자기획.

주소는 영등포구 여의도동.

그리고 전화번호는 010-XX32-9532.

‘329532?’

뭔가를 발견한 박건호의 눈이 똥그랗게 커졌다.


작가의말

안녕하십니까! 독자님들. 일단 재연재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재연재 이전에 후반부에 해당되던 이야기들이 모두 수정될 예정입니다.

현재 주요 수정부분은 배상도 이야기 이후부터 이며 이에 따라

초반부에도 글의 흐름을 매끄럽게 하기 위한 자잘한 수정들이 있었습니다.


재연재에도 불구하고 다시 읽어주시는 여러 독자님들께는

죄송하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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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03. 세상은 그렇게 만만하지가 않아(2) +2 18.10.26 2,853 59 7쪽
10 03. 세상은 그렇게 만만하지가 않아(1) +3 18.10.25 2,940 57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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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01. 어떤 하루(4) +3 18.10.24 2,868 5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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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01. 어떤 하루(1) +4 18.10.24 3,849 54 10쪽
1 Prologue - 돌아오다 +3 18.10.24 4,999 64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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