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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 가즈아!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한지훈
작품등록일 :
2018.10.02 17:37
최근연재일 :
2018.11.06 10:00
연재수 :
1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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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844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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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8,168

작성
18.10.29 18:00
조회
2,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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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글자
8쪽

03. 세상은 그렇게 만만하지가 않아(5)

DUMMY

톱스타? 가즈아! 14화



03. 세상은 그렇게 만만하지가 않아(5)



정찬희와 진서유라면 자존심을 접어 두고 도움을 청했겠지만.

케이에게는 도저히 그럴 수가 없을 것 같았다.

“이 자식은 아니야. 이 자식은.”

박건호는 이내 핸드폰을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더블엑스에서 나오면서 케이보다 잘 되자고 이를 악물었는데 이제 와 케이에게 전화를 거는 건 너무 구차한 것 같았다.

“후우······.”

박건호의 입가를 타고 다시 긴 한숨이 흘러나왔다.

자신만만하게 집을 나서긴 했는데 막상 만날 사람이 없었다.

그렇다고 고광열과 광란의 밤을 보내고 싶지는 않았다.

“그냥 집에 갈까?”

박건호가 몸을 돌렸다.

이대로 집으로 가는 지하철을 탄다면 늦지 않게 삼겹살을 먹을 수 있을지도 몰랐다.

그때였다.

지이잉. 지이잉.

핸드폰이 요란스럽게 울어댔다.

“찬희 형인가?”

박건호는 냉큼 핸드폰을 뽑아 들었다.

발신자는 존잘창민형.

기대했던 정찬희는 아니었지만 새로운 선택지가 생겼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박건호는 전화를 받았다.

-메시지 보냈는데 왜 읽씹하냐? 어?

“미안해요. 형. 일 좀 보느라.”

-그래서 어딘데?

“홍대 근처요.”

-잘됐네. 그렇지 않아도 너 오라고 할 참이었는데.

“왜요? 또 술 마시게요?”

-오늘은 술 안 마셔 인마.

“형 어제도 안 마신다고 했잖아요.”

-어젠 그냥 해본 말이고 오늘은 진짜야. 조금 있다가 방송 켜야 한다.

“개인 방송이요?”

-그래. 그러니까 와서 잠깐 얼굴 좀 비춰.

“방송 출연시키거나 그러는 거 아니죠?”

-짜식이, 속고만 살았나. 그런 거 아니라니까.

“알았어요. 금방 갈게요.”

박건호는 전화를 끊고 지하철역을 빠져나왔다.

그렇지 않아도 BJ 창민이 약속한 광고 수익을 조금 더 당겨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차였다.

“찬희 형한테 트레이닝 받기는 글러 먹은 거 같으니까 돈 받으면 일단 학원부터 다니자.”

거리를 가득 메운 인파들을 헤치며 박건호는 서둘러 BJ 창민이 운영하는 카페 노래방으로 향했다.

길거리 노래방이 잘 되어서일까.

조금 구석진 6층짜리 건물 중에 2, 3, 4층을 통째로 쓰고 있었다.

“건호 씨. 빨리 왔네요? 위층에 제일 안쪽 방 가면 창민이 형 있을 거예요.”

문을 열고 들어가자 어제 봤던 매니저 이상규가 반갑게 맞았다.

“진짜 술 마시는 거 아니죠?”

“오늘은 안 마셔요. 창민이 형도 방송해야 하거든요.”

“방에는 창민이 형밖에 없어요?”

“지금은요?”

“또 누가 오는가 보죠?”

“일단 올라가요. 창민이 형이 다 말해줄 테니까.”

박건호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으로 향했다.

어제 다 함께 술을 마셨던 파티룸을 지나 안쪽으로 들어가자 관계자 외 출입 금지라는 푯말이 붙은 문이 나타났다.

“여기겠지?”

박건호가 조심스럽게 손잡이를 돌렸다.

두툼한 철문 너머로 라디오 부스를 연상시키는 공간이 나타났다.

“와, 형. 이게 다 뭐예요?”

“어, 왔냐?”

“여기가 형 방송실이에요?”

“여기는 야외 방송실. 가끔 게스트들하고 방송할 때 쓰는 곳이야.”

“게스트요?”

“응. 너하고 조금 있다가 수아 오기로 했다.”

“수아라면 그 박정연 노래 불렀던 그분이요?”

“그래. 시청자들이 하도 성화라서 말이야.”

BJ 창민이 개인 방송국 홈페이지를 보여주었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검은 모자와 박정연 모창자를 섭외하라는 댓글이 줄을 잇고 있었다.

그런데 그 이유가 가관이었다.


└가창력으로는 박정연 모창자가 검은 모자 떡바르던데 왜 검은 모자가 우승인거죠? -싱어송라이터(tlddjthd)

└창민이 네가 검은 모자하고 듀엣 해서 검은 모자 쪽으로 표가 몰린 거 인정? -딴죽거리잔혹사(Ekswnraos)]

└아 몰라. 닥치고 재대결해. 형이 공정하게 평가해 준다. 오키? -백수9단(skfqortn)


시청자 댓글 중 절반 이상이 박건호와 박정연 모창자의 재대결을 원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제가 우승한 걸 인정 못 하겠다는 거네요?”

“그래서 너 부른 거야. 어때? 오늘 방송에서 명예 회복할래?”

BJ 창민이 도발하듯 물었다.

그러자 박건호가 코웃음을 쳤다.

“이미 우승자는 저인데 제가 명예 회복할 게 있어요?”

BJ 창민 길거리 노래방의 우승자는 현장 반응과 시청자들의 반응을 종합해 결정한다.

박건호가 우승시켜 달라고 애걸복걸한 것도 아니니 재대결에 응할 이유가 없었다.

“그래서 안 한다고? 시청자들 다들 난리인데?”

“형 방송 시청자지 제 시청자가 아니잖아요.”

“와, 이 매정한 놈 보게? 너 때문에 지금 욕먹을까 봐 방송도 못 켜고 있는데 그게 할 소리냐?”

“갑자기 불려 와서 명예 회복해야 하는 제 입장은 생각해 보셨고요?”

“그거야······.”

BJ 창민의 표정이 멋쩍게 변했다.

어제 적당히 친해졌으니 판을 깔아주면 군말 없이 따라올 줄 알았는데.

역시나 만만치가 않은 느낌이었다.

그렇다고 이대로 박건호를 돌려보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박건호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스페셜 매치가 준비됐다는 공지까지 올린 상태였다.

‘매치만 성사되면 최고 시청자 찍을 텐데······.’

잠시 고심하던 BJ 창민이 작전을 바꿨다.

“그럼 이렇게 하자. 그냥 너하고 수아하고 특별 무대만 갖는 걸로. 어때?”

애당초 이미 정해진 우승자를 바꿀 생각은 없었다.

단지 그 핑계로 박건호와 이수아를 무대에 세우는 게 목적이었다.

“그래놓고 또 싸움 붙일 거잖아요. 아니에요?”

“싸움을 붙인다기보다는 대결 구도로 가야 방송도 잘 되고······.”

“별사탕도 잘 터지고요?”

“그렇지!”

“그럼 그 수익 중 일부는 제 몫이겠네요?”

“······응?”

“추후에 업로드될 동영상 수익이야 형이 알아서 잘 정산해 주실 테고요. 안 그래요?”

박건호가 짓궂게 웃었다.

방송 중 별사탕이 잘 터질 땐 하루 천만 원도 거뜬하다고 했으니 그중 일부를 받을 수 있다면 구차한 부탁을 할 필요도 없을 것 같았다.

“그, 그건······.”

BJ 창민이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박건호의 성격상 출연만으로 만족할 리 없다고 여겼지만 미튜브 수익으로도 모자라 별사탕까지 넘보다니.

칼만 안 들었지 날강도가 따로 없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BJ 창민이 고를 수 있는 선택지는 많지 않았다.

“10퍼센트로 하자.”

“에이, 그래도 20퍼센트는 줘야죠.”

“야, 나도 먹고살아야지. 너랑 수아랑 20퍼센트씩 떼 주면 뭐 먹고 살라고?”

“인심 썼다. 15퍼센트.”

“형 좀 살려주라.”

“그럼 총 별사탕의 10퍼센트로 해요. 물론 세금 문제는 형이 처리하고요.”

“총 별사탕의 10퍼센트? 자, 잠깐만.”

BJ 창민은 노트를 꺼내 계산을 시작했다.

시청자들이 100원에 구매하는 별사탕 1개를 받을 경우 환전 비율은 80퍼센트.

20퍼센트는 개인방송 플랫폼에서 이용료로 떼 간다.

환전 후 15퍼센트로 계산하면 별사탕 1개당 12원꼴.

반면 환전 전 10퍼센트는 별사탕 1개당 10원꼴.

‘오늘 최소한 20만 개는 터질 테니까······ 그럼 40만 원 차이네.’

BJ 창민이 씩 웃었다.

그러고는 노트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오케이. 총 별사탕의 10퍼센트.”

“계약서 쓸 겁니다. 나중에 딴소리하지 마요.”

“그건 내가 바라던 바다.”

박건호와 BJ 창민은 즉석에서 간이 계약서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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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03. 세상은 그렇게 만만하지가 않아(4) +2 18.10.28 2,578 55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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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01. 어떤 하루(2) +3 18.10.24 3,216 55 10쪽
2 01. 어떤 하루(1) +4 18.10.24 3,848 54 10쪽
1 Prologue - 돌아오다 +3 18.10.24 4,996 64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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