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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 가즈아!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한지훈
작품등록일 :
2018.10.02 17:37
최근연재일 :
2018.11.06 10:00
연재수 :
19 회
조회수 :
54,850
추천수 :
1,045
글자수 :
68,168

작성
18.10.24 16:00
조회
4,996
추천
64
글자
5쪽

Prologue - 돌아오다

DUMMY

톱스타? 가즈아! 001화



Prologue - 돌아오다



1


어렸을 적 할아버지는 내게 이리 말씀하셨다.

“사람은 죽으면 지옥에 간단다. 살아서 죄를 많이 지으면 지옥에서 평생을 고통받으며 살아야 해. 그러니까 착하게 살렴. 조금 손해 보고 살아도 좋으니까 남에게 피해 주지 말고. 알았지?”

할아버지는 선한 사람만이 환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전생과는 별개로 죽은 이들은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는 한 누구나 다 환생할 수 있습니다. 새로 영혼을 빚어낸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나와 함께 환생 적부 심사를 받은 이들은 전부 환생행을 통보받았다.

사람을 죽였다던 아저씨도, 사기를 쳤다는 아줌마도 마찬가지였다.

전생은 전생일 뿐이라며 차별 없이 환생의 길로 인도됐다.

그렇다고 전생에서의 행실이 무의미한 것만은 아니었다.

“당신은 제법 착하게 사셨네요. 3배수 드립니다.”

“3배수요?”

“전생에서 살아온 날의 3배 만큼 이곳에 머무시면 됩니다. 그럼 환생 되실 겁니다.”

심사관은 즉석에서 3-7777이라는 숫자를 머리 위에 달아주었다.

3은 3배수.

7777은 전생에서 살았던 일수.

“3이라는 숫자가 0으로 바뀌면 환생을 할 수 있을 겁니다.”

나는 모두의 부러움을 뒤로한 채 3배수 환생자들만 들어갈 수 있는 3세계로 들어갔다.

그리고 다시 77번 환생 대기실에 배치가 됐다.

“뭐야? 7이 네 개네?”

“그럼 넌 오늘부터 사칠이다.”

“왜 하필 사칠이야?”

“사칠이 좋은데 왜? 크흐흐흐.”

77번 환생 대기실에는 네 명의 환생 대기자가 있었다.

전생에 삼류 희극인이었다는 3-17365는 365를 떼고 일칠로 불렸다.

그래서 내가 사칠이가 되는 걸 달갑지 않게 여겼다.

연극배우 출신의 3-29532는 2가 두 개 들어있다고 해서 둘리라는 별명이 붙었다.

하지만 풍기는 인상은 둘리가 아니라 티렉스에 가까웠다.

아이돌이 되기 위해 아등바등 살았다는 3-9242는 머피로 불렸다.

처음에는 머피의 법칙에서 따온 말인 줄 알았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의 줄임말이었다.

성악을 전공했다가 트로트 가수로 전향한 3-15135는 홀수로 통했다.

모든 숫자가 홀수로 이루어졌다는 뻔한 이유에서였다.

일칠과 둘리, 머피, 홀수는 서로 친구처럼 지냈다.

전생에서 오래 살았다고 유세를 부리지도 않았고 그런 걸 인정해 주지도 않았다.

그러면서도 내게 만은 철저하게 막내라는 잣대를 들이댔다.

“식사와 청소, 잔심부름은 막내가 하는 거다.”

“가끔 우리랑 놀아주는 것도 잊지 말고.”

“왜? 싫어? 싫으면 뭐 어떻게 해줄까? 4세계로 내려갈래?”

“좋은 게 좋은 거니까 눈 딱 감고 버텨. 까놓고 사칠이 네가 제일 먼저 환생하잖아. 안 그래?”

나는 다시 한번 할아버지의 조언을 곱씹었다.

까탈스러운 네 환생 대기자들의 비위를 맞추며 환생의 날이 오길 기다렸다.

첫 번째 7,777일을 보내면서 환생 대기자들과 가까워졌다.

두 번째 7,777일을 보냈을 때는 더 이상 환생 대기자들이 남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마지막 7,777일을 보내며 환생의 날을 기다릴 때는 이들과 헤어진다는 게 너무나 싫었다.

“나 그냥 형들하고 여기 있으면 안 돼요?”

“또, 또. 마음에도 없는 소리 한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 말 모르냐?”

“그게 언제 적 말인데요? 그리고 개똥밭에서 구르면 똥독 오르거든요?”

“어이구. 저 입만 산 놈. 일칠이한테 너무 물들었다니까.”

“어휴. 알았으니까 형들도 잘 지내요. 나 없다고 밥 굶지 말고요. 알았죠?”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억지로 옮겨 나는 환생의 문 앞에 섰다.

그런 나를 보며 문지기쯤으로 보이는 사내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어차피 저 안에 들어가면 다 잊어버릴 겁니다. 그러니까 너무 아쉬워하지 마세요.”

그 사내의 말처럼 환생의 문을 지나자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아니,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아야 했다.

그런데······ 뭐지?

뭐가 이렇게 생생하지?

망상인가?

쓰러지면서 어디에 머리를 부딪쳐 맛이 간 건가?

아무래도 안 되겠다.

정신차리자. 박건호.


일어나!

이 얼빠진 녀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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