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간공사 님의 서재입니다.

학교재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추리

간공사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8
최근연재일 :
2023.06.17 23:20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1,071
추천수 :
10
글자수 :
205,422

작성
23.06.12 23:20
조회
20
추천
0
글자
9쪽

44화. 재판(3)

DUMMY

44화. 재판(3)



“형사님!”


우리는 그대로 경찰서를 향해 뛰어갔다.


내가 조서현을 마지막으로 만난 목격자였기에, 형사님을 만나러 왔다는 거짓말로 쉽게 경찰서 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 청소년부 ]


낡은 청소년부 팻말이 삐걱이며 우리를 반겨주었다.


성인이며, 엄청난 위험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에 뛰어들만한 사람.

그리고 동시에 김사장이나 최사장 같은 사람들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을만한 사람.

무엇보다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발로 뛰어줄 사람.


내가 아는 한, 이 모든 조건에 부합하는 사람은 단 한명이다.


바로 이 청소년부의 부장이신 남성하 형사님.


“형사님, 메모리카드에 있는...!”


원래도 청소년부는 텅 비어 있었다.

그도 그럴게, 부서 인원이라고는 남성하 부장님 딱 한사람뿐이었으니까.


그러나 사무실은 오늘따라 더 한산했다.


“어디 가셨나?”


당연한 일이지. 유일한 부서원인 형사님이 사라지셨으니까.


“한명도 없어?”


이서준 형이 뒤따라 사무실로 들어왔다.


“부서 전원이 없는건 좀 이상...”


“여기 원래 부장님 한명이 다에요.”


서준 형은 천천히 사무실을 뜯어보았다.


먼지로 가득찬 책상, 정돈되어있지 않은 분위기.


형은 곧 알겠다는 듯 고개를 선선히 흔들었다.


“좌천이네.”


그리고 형은 팩트를 꽂아버렸다.


아마 남성하 형사님이 들으셨다면 꽤나 마음이 아프실거 같은데.


“그럼 다른 사람들한테 도와달라고 하는건 안될테고. 형사님한테 연락은 가능해?”


“잠시만요.”


- 전화를 받을 수 없어, 삐 소리 후 통화료가...


“안받으시나보군.”


내가 힘없이 휴대폰을 떨어뜨리는 것을 본 형이 말했다.


“아, 형사님이 계셨어야 딱인건데.”


좋든 싫든 형사님은 조서현 실종 사건의 담당 형사.

메모리카드를 국과수에 보낸 장본이이셨다.


당연히 우리를 도와줄 적임자라고 생각했으며, 실제로도 그랬다.


무엇보다 형사, 즉 경찰이라는 그 직책이 우리에겐 굉장히 필요했다.


‘서준 형이랑 같은 팀인것도, 형이 피지컬이 제일 좋아서 그런거였으니까.’


우리가 해야할 것은 조서현을 찾는게 아니다.


바로 메모리카드를 통해서 이 대형 헬퍼, 나아가 교내 ‘조직’의 흔적을 찾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었다.

위험할 수도 있기에 가장 피지컬이 좋은 이서준 형이 차출되었고, 경찰의 자료를 직접 눈으로 본 내가 한팀이 되었다.


물론 그래도 위험한건 매한가지였으니, 남성하 형사님이 같이 있었다면 꽤나 도움이 되었겠지.


“...어쨌든 온김에 자료나 좀 찾아보죠.”


그래봤자 전화도 안되는 지금 형사님을 기다리거나 할 수는 없었다.


“자료?”


이서준 형이 되물었다.


“어차피 형사님 오실 때까지 기다릴 수도 없잖아요.”


“그게 아니라...이거 경찰에서 조사한 자료잖아. 형사님도 안계신데 마음대로 봐도 괜찮은건가?”


“상관없어요. 지난번에 경찰 자료 본것도 원래는 안되는데 형사님이 그냥 보여주신거였어요.”


내가 천장을 가리켰다.


“사무실에 CCTV도 없고 형이 말하신 것처럼 그냥 왕따라서 이 사무실로 오는 사람도 없고요.”


서준 형이 문 밖 복도를 바라보았다.


저 멀리, 다른 복도에는 수많은 경찰관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복도 끝, 이 저주받은 사무실의 근처에도 얼씬거리지 않았다.


“확실히 그건 그렇겠네.”


서준 형은 그대로 내 앞자리에 앉았다.


나는 남성하 형사님의 자리에 앉아 자료를 읽어나갔다.


‘추가된게 딱히 없네.’


자료들은 내가 지난번에 봤던 것들과 딱히 달라진 것이 없었다.


그나마 달라진 것이라고는 중간중간 알아볼 수 없는 주석이 달린 것들 뿐.


아마 남성하 형사님이 자료를 읽으시며 조금씩 달아놓으신 것 같았다.


‘악필이시네.’


그렇게 생각하며 다음 자료를 들어올렸을 때였다.


띠링- 하는 휴대폰을 알림이 두 개 울려퍼졌다.


나랑 서준 형은 동시에 휴대폰을 바라보았다.


- 증거 하나 확보.


주성운 형과 함께 조서현을 찾는 중인 검사 정희성.


그가 채팅방에 한가지 사진을 올렸다.


사진 속에는 누구의 것인지 모를 운동화가 놓여 있었다.


- 현장에 증거가 있었다고?


가람 누나가 채팅으로 말했다.


- 다 경찰서로 가져갈텐데?


- 인원이 부족해서 그럴걸.


내가 대답했다.


- 이 사건 청소년부로 넘어갔는데, 청소년부에 인원이 한명이야.


- 진짜로?


- 응. 그래서 증거들을 다 못가져간게 아닐까 싶은데.


- 와, 쉽지 않네.



그래. 다는 못가져갔겠지.


하지만 그건 증거품 몇 개는 확실하가 가져가셨다는 의미이고 즉.


우리가 있는 이 경찰서 안에, 그 증거품들이 있다는 뜻이다.


“사무실에도 있겠죠? 증거품들이.”


“아마 있겠지.”


서준 형이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근데 쓸모있는게 있을지는 모르겠네.”


“아마 7번방에서 찾을 수 있는것보다 더 좋은 증거일걸요?”


내가 대답했다.


“증거품이 많아서 몇 개만 가져가야 한다면, 형은 뭘 가져가겠어요?”


“당연히 더 중요한 증거품들이지.”


“그렇죠.”


우리는 곧 빈 책상 위 상자 안에 들어있는 증거품을 발견할 수 있었다.


“여기, 장갑.”


서준 형이 말했다.


“지문이 남으면 안되니까.”


난 형이 건내준 장갑을 양손에 끼웠다.


그리고 천천히, 다양한 증거품들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정체모를 보라색의 무언가, 빈 봉투.


청테이프와 햄버거랑 치킨 영수증.


그리고...


“지갑?”


깔끔한 무늬에 우측 하단에 로고가 박혀있는 검은 지갑이었다.


“형, 이거 상표 검색좀 해주실 수 있어요?”


나는 서준 형에게 지갑의 상표를 보여주었다.


“...해외 상표인데?”


“어느나라에요?”


“뉴질랜드.”


“뉴질랜드?”굉장히 쌩둥맞네.


나는 천천히 지갑을 열었다.


지갑 안은 텅 비어 있었다.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같은 신분증도.

체크카드나 신용카드, 현금도 없었다.


그나마 있는 것은 거의 꽉 찬 어느 카페의 쿠폰이었다.


이름이...카파 카페아?


“뭐가 하나 더 있다.”


이서준 형이 지갑 안을 가리켰다.


그곳에는 반으로 접힌 하얀 종이가 있었다.


“영수증인가본데요?”


나는 천천히 그 종이를 꺼내 활짝 폈다.


하지만 그건, 영수증 같은 시시한게 아니었다.


“미친, 수표?”


잠깐만, 이거...이거 0이 몇 개야?


일, 십, 백, 천, 만, 십만, 백만...미친 천만원?


갑자기 손이 떨리는 것 같았다.


심지어 그냥 천만원짜리 수표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니었다.

천만원짜리 수표가 일곱 개, 즉 칠천만원이 이 손 안에 있었다.


그러니까 얼마나 소름이 돋겠냐고.


손가락 관절이 살짝 뻐근해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난 계속 수표를 천천히 수표를 살펴보았다.


“...이거 은아 은행에서 발행한거 같은데 그 은행 수표 양식 좀 찾아봐주세요.”


솔직히 평소에 수표를 볼 일이 있겠나.


당현이 금액이랑 발행일, 발행 은행 정도만 알아볼 수 있고 그 밑에 쓰여진 이상한 숫자들은 알아볼 수가 없었다.


그래도 다행이, 우리에겐 구글신이 존재한다.


이세상 만물의 이치를 깨달은 100개국어의 구글신이.


“가장 왼쪽은 수표 번호야.”


3392194. 이게 수표번호라는거고.


“그 다음은 은행 지점 코드.”


“다음은요?”


“차례대로 검증코드, 수표 종류, 수표 금액이야.”


“...확인했어요.”


그 뒤로도 몇분동안 증거품을 뒤적거렸지만, 이 수표만큼의 이펙트가 있는 증거는 없었다.


“천만원짜리 수표가 일곱 개...더 있다고 생각하는게 맞겠죠?”


“그렇지.”


서준 형이 말했다.


“보통 수표를 들고다닐 일은 없고, 있다고 해도 하나로 합치는게 일반적일테니까.”


칠천만원을 굳이 천만원짜리 일곱 개로 나룰 필요가 없다는거지.


“...수표를 왜 들고 있었을까요?”


사람이 돈을 들도 다니는 이유야 다양하겠지.


하지만, 당장 쓸 수도 없는 수표를 들고 다닌다고?


“인터넷 뱅킹같은걸로도 충분히 돈을 보낼 수 있고, 하다못해 큰돈이면 은행 같은 누구한테 맡길 수도 있었을텐데.”


...갑자기 다른 이야기지만 혹시 우리나라 5만원권 중 몇퍼센트나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지 아는가?


조사기관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떤 조사에 따르면.


전체 오만원권중 자그마치 60% 가량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지 않다고 한다.


그렇다고 그 수많은 돈들이 다 사라진걸까?


그럴 리가.


그 돈들은 다 어딘가에 숨어있는거다.


아저씨들 비상금이나 어린아이의 새뱃돈 정도라면 그려려니 하겠지만...


문제는 뇌물이나 비리도 그 5만원권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거지.


그리고 수표도 그와 비슷한 위치에 있다.


“누구랑 거래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흔적이 최대한 남지 않기를 바란거겠죠.”


이제야 간신히 어디로 가야할지 감을 잡을 수 있었다.


“이 수표의 주인은 범죄자에요. 그럼 불법적인 일에 쓰겠죠?”


그동안은 갈만한 곳이 너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오히려 갈만한 곳이 너무 많아서 탈이었다.


“형! 그럼 이 사람이 어디랑 거래하려고...”


난 이서준 형을 바라보았다.


형은 나에게 조용히 휴대폰을 넘거주었다.


“여기부터 시작하지.”


아무래도 형도 알아차린 것 같았다.


나는 천천히 휴대폰을 가져왔고, 화면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내가 생각한 것과 정확하게 똑같은 가게 이름이 쓰여져 있었다.



[ 리안 노래방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학교재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완주. 23.06.18 13 0 -
48 48화. 재판(7) 23.06.17 12 0 10쪽
47 47화. 재판(6) 23.06.16 15 0 9쪽
46 46화. 재판(5) 23.06.14 16 0 9쪽
45 45화. 재판(4) 23.06.13 16 0 9쪽
» 44화. 재판(3) 23.06.12 21 0 9쪽
43 43화. 재판(2) 23.06.11 18 0 10쪽
42 42화. 재판(1) 23.06.10 20 0 9쪽
41 41화. 피고인 실종 사건(9) 23.06.09 25 0 10쪽
40 40화. 피고인 실종 사건(8) 23.06.08 17 0 10쪽
39 39화. 피고인 실종 사건(7) 23.06.07 16 0 9쪽
38 38화. 피고인 실종 사건(6) 23.06.06 19 0 9쪽
37 37화. 피고인 실종 사건(5) 23.06.05 19 0 10쪽
36 36화. 피고인 실종 사건(4) 23.06.04 15 0 9쪽
35 35화. 피고인 실종 사건(3) 23.06.03 18 0 9쪽
34 34화. 피고인 실종 사건(2) 23.06.02 18 0 9쪽
33 33화. 피고인 실종 사건(1) 23.06.01 21 0 9쪽
32 32화. 연애금지구역(16) 23.05.31 17 0 10쪽
31 31화. 연애금지구역(15) 23.05.30 16 0 9쪽
30 30화. 연애금지구역(14) 23.05.29 16 0 9쪽
29 29화. 연애금지구역(13) 23.05.28 17 0 10쪽
28 28화. 연애금지구역(12) 23.05.27 14 0 9쪽
27 27화. 연애금지구역(11) 23.05.26 17 0 9쪽
26 26화. 연애금지구역(10) 23.05.25 15 0 9쪽
25 25화. 연애금지구역(9) 23.05.24 13 0 9쪽
24 24화. 연애금지구역(8) 23.05.24 17 0 10쪽
23 23화. 연애금지구역(7) 23.05.22 20 0 10쪽
22 22화. 연애금지구역(6) 23.05.20 18 0 10쪽
21 21화. 연애금지구역(5) 23.05.19 23 0 9쪽
20 20화. 연애금지구역(4) 23.05.18 18 0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