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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공사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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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공사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8
최근연재일 :
2023.06.17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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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07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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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화. 피고인 실종 사건(7)

DUMMY

39화. 피고인 실종 사건(7)



“오...얘는 적극적인데?”


최아린은 법정의 한가운데에 서 있었다.


주변에는 수많은 남자들이 최아린을 둘러싸고 서 있었다.


“혹시 그러면 나 무슨 일해??”


그녀가 눈망울을 반짝이며 그 남자들에게 말했다.


“아니 네가 무슨 일이야 ㅎㅎ 그냥 우리집에서 쉬어.”


멀대같이 마른 30대 남자가 기분나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냥,,,모텔가서,,,,재워주는건데,,,일은,,,무슨,,”


배가 나온 중년 아저씨가 수상하게 자상한 미소를 지었다.


“음...얘들은 패스.”


최아린은 그 사람들을 보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그냥 도와주려는건데ㅎ 그럴 필요 없어. 편하게 생각해.”


머리가 벗겨지기 시작한 남자가 말했다.


“웃긴다...그냥 도와주는게 세상에 어디있니? 우리가 그런거에 속을 정도로 순수해보여? 아예 초보네.”


최아린은 그런 그를 보며 비웃었다.


“월 200정도 벌어.”


최아린의 뒤쪽에서 새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월 200? 얘도 현실감각을 어디 내다 팔아버린건가?”


그리고 다른 이들과 똑같이 최아린에게 까였다.


“어려운 일은 아니고, 그냥 가게일 좀 도와주면 되는거야.”


금목걸이를 한 남자가 말했다.


“그 가게라는게 퇴폐업소겠지. 어쩄든 얘들도 킵.”


최아린은 신난 얼굴로 법정 안의 남자들의 이야기를 모두 듣고 있었다.


그 수가 수십명이나 되었지만 최아린은 오히려 재미있다는 듯 미소지었다.



“잘 되가요?”


다음 순간, 최아린은 다시 검사 동아리실에 있었다.


그녀는 조율의 노트북 앞에 앉아있었고 오른쪽에는 내가, 왼쪽에는 조율이 앉아있었다.


“그럭저럭?”


노트북에는 약 스무개의 서로 다른 채팅창이 띄워져 있었다.



[ 그래서 어디로 데리러 갈까? ]


[ 여기 갈래? 여기 좋더라~ ]


[ 우리 집 올래? 오빠 자취하니까 편하게 써! ]



그것들은 최아린과 함께 법정에 서 있던 남자들의 말들이 채팅의 형태로 올라오고 있었다.


“어디보자...얘는 일시켜준다는거 거짓말이고...”


난 최아린이 바라보고 있는 채팅을 바라보았다.



[ ...대충 이런 가게인데 넌 그냥 손님 대하는거랑 주방일만 좀... ]



너무 구체적이었다.


설정을 짜온 티가 났다.



[ 월 200정도인데, 딱히 할 일이 정해져있는건 아니야. ]



“얘는 그냥 월 200이라고 하네? 이것도 거짓말.”


최아린은 피아노는 치는 것처럼 쉼 없이, 그리고 빠르게 타자를 쳤다.


덕분에 스무명이 넘는 사람들과 조금의 딜레이도 없이 대화를 이어가고 있었다.


“얘는 진짜 일시키려는 애네.”


“돈 얘기는 없고 적당히 무슨 일이라고 말을 하네요.”


돈 얘기를 미리 하면 그 학생이 번 돈을 헬퍼가 가져가기 힘들다.


분명 그만큼 벌 수 있다고 말하지 않았느냐. 라면서 싸울게 뻔하니까.


그리고 적당히 어떤 일이라고 뭉뚱그리는 것 역시 적당한 신뢰감을 주기 위함이었다.


지나치거나 모자라지 않고 딱 적당했다.


“...그럼 이 사람부터 시작하자.”


최아린이 한 사람과의 채팅을 가리키며 말했다.



**



“오토바이 면허가 있었어요?”


학교 밖에는 이미 밤이 짙게 깔려 있었다.

가만히 서 있었음에도 미지근한 7월의 밤바람이 얼굴을 찰싹찰싹 때렸다.


“진짜 안어울린다.”


최아린은 사복을 입은 채, 약속장소에서 헬퍼를 기다렸다.


“미안하군. 안어울리는 짓해서.”


그리고 그로부터 반블럭 떨어진 곳에서 나와 조율이 오토바이 위에 앉아있었다.


“근데 저 사람 뭐하는 사람이에요?”


“최아린 말인가?”


“달리 누가 있겠어요?”


최아린 빼면 그쪽이랑 나밖에 안남는데.


“인맥으로 헬퍼를 조사하지 않나, 아는 오빠 거라고 오토바이를 턱 빌려주지를 않나...”


“소문에 신경 좀 가져라.”


“했던 말은 다시 안해줘도 되거든요.”


“최아린은 우리학교 2학년들 중 가장 많은 소문을 가진 학생이다.”


“그래요?”


“SNS에는 항상 새로운 사람들과 노는 스토리가 올라오고, 누구와 동거하고 있다더라, 근처 대학 축제에서 술마시면서 담배피고 있다더라 하는 소문들이 항상 붙어다니지.”


“생각보다 별거 아닌데요?”


“순화한거다. 지금 네가 의문을 가진 것처럼 다른 학생들도 최아린이 수상한 인맥과 행동들에 의문을 표했다.”


뒤이어 조율이 들려준 최아린에 대한 소문들은 내 상상을 초월했다.


“그런 소문이 진짜 있다고요?”


“그래. 본인도 알고 있다.”


“와...하긴 그럴만도 하네요.”


“즉 무언가 수상하지만 뭐하는 사람인지는 나도 모른다는거다.”


잠깐이지만 최아린은 수상할정도로 많은 정보와 인맥을 가지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것들은 대부분 뒷세계와 연관이 있던 것들이었으니, 이런 소문들이 도는 것도 무리는 아니겠지.


“왔다!”


여러 잡생각을들 하던 차, 최아린의 앞에 차 한 대가 멈춰섰다.


차량의 조수석 창문이 열리고, 최아린은 운전자와 몇마디 말을 나누었다.


그리고 곧 차문을 열고 조수석에 탑승했다.


“따라가지.”


조율이 출발하는 차를 보며 말했다.


“...안들키게요.”


하지만 그런 내 걱정이 무색하게도 조율은 굉장히 훌륭한 운전실력을 보여주었다.


도로 위에서 오토바이는 눈에 띈다.


배달 오토바이이긴 해도 두 사람이 같이 타고 있으니 어쩔 수 없겠지.


그렇기에 조율은 차량의 바로 뒤에 붙어 따라가지 않고, 그 다음 차량의 뒤에 붙는 방식으로 미행을 이어갔다.


- 전화해?


“통화는 잘 들리나?”


조율이 말했다.


나는 에어팟에서 들리는 소리에 집중하며 그렇다 고 대답했다.


- 그냥 친구한테 나 잘곳 구했다고 말하는거야.


- 아, 그래?


‘수신상태 양호하고.’


우리쪽 소리는 안들리게 미리 조작해놨으니.


이제 남은 것은 그냥 천천히 따라가는 것 뿐...


“아 미친.”


이었으나. 그래. 일이 이렇게 잘풀릴 리가 없지.


“제대로 따라간다면서요?”


내가 조율에게 역정을 냈다.


우리는 신고헤 걸린 반면, 최아린이 탄 헬퍼의 차는 유유히 눈 앞의 언덕을 넘었으니까.


“어차피 따라가는것만으로는 못잡는다.”


조율이 말했다.


“그건 모르겠고 운전이나 똑바로 하세요.”


이미 헬퍼의 차량을 놓쳐버린 이상 그 경로를 추측해서 따라갈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에어팟에서 나오는 소리들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집중해...작은 소리라도 놓치지 말고.’


- 아. 피곤해.


딸각- 딸깍-


- 집 가면 바로 씻고 자자.


두 사람의 대화 사이로 들리는 저 딸깍거리는 소리.


분명 깜빡이 소리다.


‘그렇다면 좌회전이나 우회전을 했다는 뜻.’


- 근데 오빠. 나 무슨 일해?


- 술집에서 잡일 도와주는거야.


- 응...근데 저 버스 보니 친구 생각이 나네.


이번에는 대화 사이로 버스가 움직이는 육중한 소리가 들려왔다.


“일단 직진이요.”


내가 조율에게 말했다.


‘방금전에 깜빡이가 켜졌었어.’


그렇다는 것은 이제 나오는 사거리에서는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꺾었다는 뜻.


그리고 그곳에는 버스가 있었다.


하지만...


‘그 버스가 무슨 버스인지를 어떻게 아냐고.’


- 버스?


- 방금 89번 버스 지나갔었잖아. 걔가 저거 타고 학교 다녔었어.


- 아 그래?


- 걔도 예전에 가출한적 있었었고...지금 내 상황이랑 비슷해서 생각나네.


이건 힌트다.


최아린이 우리에게 준 힌트.


‘89번, 89번.’


나는 서둘러 89번 버스의 노선을 확인했다.


“이제 곧 다시 사거리가 나온다!”


조율이 소리쳤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빨리 말해라!”


재촉하기는.


자기가 놓쳐서 이러고 있는거구만.


‘바로 한블럭 오른쪽의 도로가 노선도야.’


89번 버스의 노선은 지금 우리가 달리는 길과 정확하게 평행했다.


즉, 저들은 이번 사거리에서 우회전을 했다는 의미.


그 이후 89번의 노선도를 따라 이동하고 있으니 분명 좌회전을 했을 것이다.


우회전을 했다면 다시 돌아가는거니까.


‘결국 지금 우리랑 같은 방향으로, 바로 한블럭 옆 도로에서 달리고 있다는 뜻인데.’


...그렇다면 굳이 길을 뒤따라갈 필요가 없지.


“빨리 말해라!”


“직진이요!”


내가 조율에게 소리쳤다.


조율은 오토바이의 속도를 올렸다.


우리는 그런 방식으로 때로는 차량을 앞지르며.


“여기선 우회전이요!”


그리고 때로는 그 뒤를 따르며 차량을 쫒아갔다.


“직진하다가 다음 삼거리에서 좌회전!”


취객이 시끄럽게 소란피우는 소리.


트럭이 움직이는 소리와 한밤중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뛰어노는 소리.


- 카파 카페아다! 여기 자주오던 커피숍인데.


그리고 최아린이 간간히 흘려주는 힌트에 입중하고 있을 때였다.


- 저리가!


최아린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에어팟을 통해 들려왔다.


- 차 세워! 빨리!


미친, 뭐야?


차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거지?


아, 망할.


“...밟아요.”


“방향은?”


“계속 직진!”


조율은 길게 물어보지 않았고 우리는 더 빠른 속도로 달려나갔다.


그리고.


“이거 놔요!”


조율의 머리 너머.

차 옆에서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최아린과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저리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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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48화. 재판(7) 23.06.17 12 0 10쪽
47 47화. 재판(6) 23.06.16 15 0 9쪽
46 46화. 재판(5) 23.06.14 16 0 9쪽
45 45화. 재판(4) 23.06.13 16 0 9쪽
44 44화. 재판(3) 23.06.12 20 0 9쪽
43 43화. 재판(2) 23.06.11 18 0 10쪽
42 42화. 재판(1) 23.06.10 20 0 9쪽
41 41화. 피고인 실종 사건(9) 23.06.09 25 0 10쪽
40 40화. 피고인 실종 사건(8) 23.06.08 17 0 10쪽
» 39화. 피고인 실종 사건(7) 23.06.07 16 0 9쪽
38 38화. 피고인 실종 사건(6) 23.06.06 19 0 9쪽
37 37화. 피고인 실종 사건(5) 23.06.05 19 0 10쪽
36 36화. 피고인 실종 사건(4) 23.06.04 15 0 9쪽
35 35화. 피고인 실종 사건(3) 23.06.03 18 0 9쪽
34 34화. 피고인 실종 사건(2) 23.06.02 18 0 9쪽
33 33화. 피고인 실종 사건(1) 23.06.01 20 0 9쪽
32 32화. 연애금지구역(16) 23.05.31 17 0 10쪽
31 31화. 연애금지구역(15) 23.05.30 16 0 9쪽
30 30화. 연애금지구역(14) 23.05.29 16 0 9쪽
29 29화. 연애금지구역(13) 23.05.28 17 0 10쪽
28 28화. 연애금지구역(12) 23.05.27 14 0 9쪽
27 27화. 연애금지구역(11) 23.05.26 16 0 9쪽
26 26화. 연애금지구역(10) 23.05.25 15 0 9쪽
25 25화. 연애금지구역(9) 23.05.24 13 0 9쪽
24 24화. 연애금지구역(8) 23.05.24 17 0 10쪽
23 23화. 연애금지구역(7) 23.05.22 20 0 10쪽
22 22화. 연애금지구역(6) 23.05.20 18 0 10쪽
21 21화. 연애금지구역(5) 23.05.19 23 0 9쪽
20 20화. 연애금지구역(4) 23.05.18 18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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