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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won
작품등록일 :
2020.05.11 20:10
최근연재일 :
2020.05.16 18:1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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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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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6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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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터 통제 (7)

DUMMY

“이건 너무나 확실합니다. 우리를 벌주려고 이러는 것입니다. 우리가 담합을 해서 사냥터 통제를 밀어붙이고 섬광 길드의 입지를 줄이려고 한 것을 알아채고 응징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젠장맞을! 우리가 마음에 안 들면 직접적으로 말을 하면 되는 것이지, 이딴 식으로 하는 것은 너무 속이 좁지 않습니까.”

피버스의 말에 스패로는 분개하면서 탁자를 내리쳤다. 사실 그들 역시도 사냥터 통제를 음흉하게 밀어붙이긴 했지만 사람은 자기 잘못은 보지 못하는 법이었다.

“흑의사자 님께 크게 실망했습니다. 계속 이런 식으로 나온다면 우리도 섬광 길드를 믿을 수 없습니다. 당장 회의를 요청하시지요.”

“알겠습니다. 제가 하겠습니다.”

블루삭스 길드의 양검은 노리스 성을 방문하여 흑의사자에게 긴급회의를 요청하였고 그는 최근 사냥터 통제를 풀기 위해서 저항군 연합이 맹공을 퍼붓는 것에 대한 논의 요청으로 알고 받아들였다.

그렇게 여섯 길드의 마스터들은 노리스 성의 원탁 앞에 앉았다. 그리고 회의가 시작하자마자 스패로가 인상을 쓰며 입을 떼었다.

“흑의사자 님. 혹시 저희에게 하실 말씀이라도 있으십니까?”

“네? 허허. 무슨 말씀이신지... 회의를 요청하신 분은 양검 님입니다.”

“양검 님이 회의를 요청한 이유가 흑의사자 님과 사니 님께 있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최근의 길드전... 거기에서 우리는 숱하게 구원 요청을 했습니다. 그런데 두 분이 이에 응했던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습니다. 이것에 대해 뭐라고 해명을 하시겠습니까?”

“뭐라...”

스패로의 말에 사니는 발끈하며 일갈을 하려 했다. 그러자 흑의사자가 손을 뻗어 그를 말리고는 대신 발언을 해주었다.

“여러 번 구원 요청을 하신 것에 응해주지 못한 것은 죄송합니다. 그러나 항상 말했던 대로 저와 사니 님의 전장에는 150명에 달하는 적이 나타났습니다. 그들을 뚫어내고 원군을 보내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흥! 그게 150명인지 15명인지 어찌 알겠습니까. 괜히 수를 부풀리려는 것을 우리가 모를 줄 아십니까.”

“수를 부풀리다니요? 그런 거짓말을 해서 우리가 득을 볼 것이 어디에 있습니까?”

스패로의 말에 흑의사자도 얼굴에 붉은 빛이 생겨났다. 그의 물음에 이번에는 피버스가 나섰다.

“득이라기보다는 응징을 하고 싶으신 것이겠죠. 공교롭게도 원군을 제 때 보내는 쪽은 사냥터 통제에 찬성했던 길드... 원군을 일절 안 보낸 쪽은 사냥터 통제에 반대했던 길드가 아닙니까.

그간 우리 6인의 용병단 연합은 항상 흑의사자 님의 뜻에 따라 돌아가 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우리들 넷의 뜻에 따라 중대한 방침이 정해졌지요. 그것을 섬광 길드의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보고 원군 지원을 거부하고 계신 것이 아닙니까. 힙머니 길드와 함께 말입니다.”

“듣자듣자 하니깐!”

피버스의 말에 사니는 더는 참지 못하고 원탁을 내리치며 벌떡 일어섰다. 그리고는 가느다란 눈을 부릅뜨며 일갈을 했다.

“후우~ 이런 개소리를 듣고도 존대를 하려니 참 힘들군. 뭐 그래도 각 길드의 마스터이시니 최대한 리스펙트를 해드리겠습니다. 당신들은 흑의사자 님과 이 사니가 그런 졸장부라고 생각하셨습니까. 이거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어이가 없군요.

우리도 원군을 보내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당신들이 상대했다는 120명을 넘어서 150명의 적이 온 것을 어쩌란 말입니까. 이는 상식적으로 우리가 원군 요청을 하고 그쪽에서 와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럼에도 우리는 당신들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서 원군 요청을 자제하고 홀로 싸운 것입니다.”

“그 150명이 말이 안 되니까 이리 말하는 것입니다. 무려 두 곳에 150명이 갔다는 것은 저항군 연합의 규모가 500명이 훨씬 넘는다는 뜻인데 레이에스라는 최고의 리더를 잃고 약해진 그들이 그 당시보다 200명이나 더 규모가 늘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지요. 그리고 우리가 확인하기 위해 홍관조 계곡과 와이번의 산에 갔을 때 우리는 단 하나의 적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피버스는 사니의 항변을 믿지 않으며 맞섰다. 그러자 사니도 더는 인내를 유지하지 못하고 할 말을 했다.

“어이가 없군. 다 끝나고 철수한 후에 왔으니 모를 수밖에... 한창 전투 중일 때 왔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럼 150명을 확실하게 보셨을 텐데 말입니다.”

“전투 중에 그것은 무리지요. 그리고 우리의 연합 마크나 길드 마크가 뜨는 상황에서 확인 차 정찰병을 보냈다가는 저항군 연합에게 걸려서 사살당할 수도 있지 않습니까.”

“머리가 잘 안 돌아가시는 것 같은데... 그렇게 무식하게 올 필요가 있습니까. 그냥 인비지 포션을 쓰고 잠입하듯이 오면 되는 것 아닙니까. 하여간... 이렇게 멍청하니까 고작 120명 가지고 쩔쩔 매는 것이지.”

“뭣이! 지금 뭐라 하셨소.”

사니가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깔아보자 스패로는 이를 빠득 갈며 자리에서 일어나 사니와 눈싸움을 하였다. 그 타이밍에 흑의사자 역시 천천히 몸을 일으켜 둘을 떨어트리며 화해를 시키려 했다.

“자자! 우리끼리 싸워서 무슨 이득이 있겠습니까. 다들 자제합시다. 이래봤자 저항군 연합만 좋아질 뿐입니다. 그리고 스패로 님, 양검 님, 피버스 님, 백안 님. 뭔가 오해가 있으신 것 같은데 이 흑의사자는 불만이 있더라도 그런 식으로 푸는 사람이 아닙니다.

상황을 설명해드리자면 실제로 150명의 적이 우리 앞에 나타난 것은 맞습니다. 이것은 제 명예를 걸고 말씀드립니다. 그런 상황에서 그들 모두를 뚫어내고 원군을 보내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아! 물론 다른 세 길드의 분들은 그런 악조건에서도 기어코 적을 뚫어내며 원군을 보내셨다는 것 역시 잘 알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우리 섬광 길드도 분발을 해서 답을 찾아내도록 하겠습니다. 여분의 병력을 마을로 보내서 그곳에서 진군하게 하는 방법을 논의 중에 있는데 다음 필드전에서 그것을 한번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럼 되겠습니까?”

“으음...”

흑의사자가 한 발 물러서며 나오자 네 명의 길드 마스터들도 조금은 분이 풀린 듯 하였다. 그러나 이중에서 가장 다혈질인 스패로는 여전히 자리에서 일어선 채로 흑의사자에게 말하였다.

“한 가지 요구사항이 더 있소이다.”

“네. 말씀하시지요. 무엇입니까?”

“흑의사자 님의 문제가 아니라 힙머니 길드의 문제이오. 어째서 힙머니는 사냥터 통제에 동참하지 않는 것입니까? 이것은 단합의 문제입니다. 대의를 위해서 함께 욕을 먹는 결단을 내렸는데 혼자서 이미지를 신경 쓰고 계신 것입니까?”

스패로는 사니를 쏘아보며 물었고 이에 사니는 히죽 웃으면서 그를 노려보았다.

“후훗. 이미지에 신경 쓴다라... 이 사니를 이미지 관리나 하는 놈으로 매도하고 있군요. 그런데 말입니다. 스패로 님. 당신은 어째서 그런 이미지 망치는 짓을 사서 하는 것입니까? 방금 대의라고 하셨는데 정말 뻔뻔하기 그지없군요. 대의란 숭고한 단어는 이런 치졸한 일에 갖다 붙이는 것이 아닙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탐욕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리겠지요.”

“뭐라! 지금 말 다하셨소?”

“아직 안 끝났습니다. 스패로 님. 그리고 나머지 세 분의 길드 마스터 님. 그 따위의 잇속만 따지는 짓을 하시려면 혼자 하십시오. 이 사니의 힙머니 길드는 옛날에 그랬던 것처럼 유저들과 친하게 어울리며 사냥을 할 것이니...”

사니는 거기까지 말한 후 더 이야기할 것도 없다는 듯 텔레포트를 써서 가버렸다. 이에 스패로 등은 발끈하며 분을 참지 못했다. 그렇게 회의는 좋지 않은 분위기 속에 끝이 났고 흑의사자 뒤에서 이를 보고 있던 서이수는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최근 유저들의 이런 공세는... 뭔가 의도된 느낌이 들어. 고의적으로 우리와 힙머니 길드의 발을 묶고 나머지 길드들을 돌아가면서 공격하는 것이지. 그래서 저들끼리 구원군을 보내면서 서로의 결속을 다지게 하고 우리는 배척하게 만들고 있어.

그런데 이게 가능한 전략일까? 이것을 하려면 그 500명이 넘는 저항군 연합을 확실하게 컨트롤할 수 있는 존재가 필요한데... 레이에스 님 외에 그게 가능한 자가 있나? 그리고 레이에스 님이 만약 여전히 저들 사이에 있다고 해도... 그 분이 이런 교활한 전략을 쓰실 분인가?’

서이수는 그리 생각하면서 한번 조사를 해볼 필요가 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서이수는 저항군 연합의 다음 공세가 끝이 나자마자 바로 그들 중 한 무리를 골라잡아서 미행을 하였다. 연합과 길드의 마크를 모두 가린 채 후드를 깊게 써서 자신의 용모까지 감춘 채로 하는 미행이었고 경험이 많지 않은 상대는 이를 알아채지 못하며 서로 대화를 하였다.

“후우~ 오늘도 정말 힘들었다. 이거 매일 같이 이 짓을 하려니까 이것도 재미가 있지는 않네. 레이에스 님이 떠난 후 몇 달 동안 제대로 된 필드 전 하나 없어서 매우 지루했었는데 말이야. 그 때는 필드 전만 하면 좋겠다 싶었는데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해?”

“그러게. 역시 필드 전은 1주일에 한 번 정도가 딱 좋은 것 같다. 이렇게 매일 하는 것은 너무 힘드네.”

“그나마 우리는 약과야. 미끼 역할을 맡은 길드 소속의 유저들은 막대한 손실을 입은 것 같더라. 다른 6인의 용병단 길드의 원군으로 인해 퇴로가 막히면서 그대로 전사를 했고 그러면서 장비를 좀 떨군 것 같아. 돈도 풍족하지 않은데 그런 장비 손실은 너무 큰 문제이지.”

제네시스 온라인의 유저들에게는 ‘귀환석’이라는 아이템이 주어진다. 이것이 있으면 자기가 지정해둔 마을의 여관으로 텔레포트를 써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러나 이것을 쓰기 위해서는 전투 중 상태여서는 안 되었다. 그 때는 귀환석은 물론 로그아웃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전투 중 상태가 풀리기 위해서는 때리지도, 맞지도 않은 상태에서 5분의 시간이 지나야 했다.

그렇기에 섬광과 힙머니를 제외한 나머지 길드 공격의 주공을 맡았던 자들은 다른 세 길드의 원군이 와서 퇴로를 봉쇄하면 그냥 죽는 것밖에 빠져나갈 답이 없었다. 그런 식으로 저항군 연합은 매 전투마다 최소 120명 이상의 전사자가 발생했고 그로 인한 장비 손실은 꽤 큰 타격이었다. 그리고 카이는 그에 대해서는 어떠한 보상도 해주지 않았다. 단지 향후 6인의 용병단 연합을 수성 길드에서 몰아낸 후에 성의 수입으로 보상을 해주겠다는 식의 막연한 약조만 했을 뿐이었다.

대화를 엿들으며 이런 사정을 알게 된 서이수는 자신의 생각이 어느 정도는 맞았다는 것을 느꼈다. 이들의 대화에 의하면 저항군 연합이 하나의 작전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 셈이기 때문이었다.

‘이런 잔챙이들로는 부족해. 마스터들의 대화를 들어야겠다. 어디보자. 이 길드의 마스터는 저 사람이구나.’

서이수는 상당히 앞서 걸어가는 상대 길드 마스터를 확인하고 그들의 뒤로 따라붙었다. 그들은 꽤 숙련된 이로 보였고 후드를 쓰는 것만으로 미행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보고 바로 인비지 포션을 마셨다. 이에 그녀의 전신은 투명해졌다. 물론 이것만으로 상대가 전혀 알아챌 수 없는 것은 아니었다. 인비지 포션을 마시고 움직이면 공간 사이의 빛이 굴절로 일그러져 흐물거리게 보이는 효과가 있었고 상당히 눈썰미가 좋은 고수들은 이를 통해 인비지 포션을 쓴 자를 구별해낼 수 있었다.

그러나 서이수는 그런 것까지도 감안하며 미행을 하였다. 최대한 빛의 굴절을 피할 수 있는 어두운 곳으로만 이동하였고 그런 식의 미행에 저항군 연합 길드의 마스터들은 서이수를 전혀 알아채지 못한 채로 스파크 길드의 아지트에 들어갔다.

‘스파크 길드? 이들이라면... 최근 길드 워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자들인데... 이들이 왜 저항군 연합의 마스터들을...’

서이수는 뭔가 그림이 어렴풋이 그려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며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 안의 원탁에 16명의 길드 마스터들이 앉는 것을 보았다. 서이수는 그들의 면면을 유심히 살폈다.

‘음... 익숙한 얼굴들도 있고... 아닌 자들도 있네? 아닌 자들은 새로이 들어간 기존 중립 길드 유저들인가? 하긴, 사냥터 통제 같은 짓을 했으니 우리의 적이 되려는 자도 늘어났겠지. 다 우리 업보야. 그런데... 이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여 이런 모략을 꾸미는 자는 대체 누구일까...’

서이수는 그리 생각하며 비어있는 상석을 유심히 보았다. 앞으로 여기에 앉는 자가 이 권모술수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타이밍에 2층의 문이 열리며 누군가가 인사를 하고 내려왔다.

“여어~ 다들 모이셨습니까. 하하.”

그 목소리에 서이수는 눈을 번쩍 뜨고 고개를 들어 그를 보았다. 그는 서이수도 알고 있는 얼굴이었다. 그는 바로 ‘수호 길드’의 마스터 ‘리온’이었다. 레이에스가 있던 시절부터 저항군 연합에서 활약했던 길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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