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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won
작품등록일 :
2020.05.1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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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16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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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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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민 (1)

DUMMY

“그래... 아주 가장의 역할이 역전되었네. 돈 좀 벌어온다고 남편을 아주 하인 취급을 하고 말이야. 그런데 너도 정신 차려야 돼. 너는 직업이 있는 게 아냐. 그깟 게임으로 돈 벌어봤자 세상에서는 폐인 취급만 한다고. 프로게이머란 직업이 얼마나 위태로운 건데. 그 게임이 망하면 함께 망하는 것이 프로게이머라고.

그런 것으로 시간 낭비할 시간에 그만 두고 집에 와서 육아나 해. 아직 아버지한테 물려받은 돈 더 있으니까 몇 년은 더 버틸 수 있어. 사실 네가 여자답게 육아랑 집안일에 집중해줘야 내가 사업 구상에 더 집중해서 빨리 끝낼 수 있지.”

“됐어. 내가 말을 말자.”

자신이 하는 일을 폄하하는 백수천의 말에 서이수는 답이 없다고 생각하며 백윤서를 안고 자기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길게 한숨을 쉬며 화장실로 가서 아이이 목욕을 시켜주었다. 그러면서 그녀는 자신의 인생이 너무나 불쌍하다고 생각하며 눈물을 흘렸다.


다음날 서이수는 자신의 20년 지기 절친인 ‘김진아’를 만났다. 그녀는 서이수가 부르자 흔쾌히 답을 하며 약속을 잡았고 자신이 잘 알고 있는 맛집으로 서이수를 불렀다. 이에 둘은 치즈닭갈비 집으로 가서 음식을 시켰고 예약을 한 덕분에 치즈닭갈비는 바로 나왔다.

“크~ 이것 봐. 체인점 같은 곳의 닭갈비와는 차원이 달라. 거기는 닭의 가슴 하나만 잘라서 넣었는지 닭이라고는 안 보이고 떡과 야채만 가득한데 여기는 닭고기가 절반이야. 엄청나지? 호호.”

“와아~ 정말이네? 역시 진아가 맛집 찾아내는 데에는 아주 도사야.”

둘은 맛있는 음식을 보자 바로 표정이 밝아지면서 음식을 흡입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절반 정도를 열심히 먹은 후 김진아는 깊은 눈빛을 하며 서이수를 보고 물었다.

“이번에도 남편이 짜증나게 한 거야?”

“음? 으응... 어떻게 알았어?”

“푸하핫. 당연한 거잖아. 네가 지금까지 열 받아서 만나자고 한 것의 열에 아홉 이상은 네 남편 탓이었어. 네 인생의 스트레스 요인은 남편 밖에 없는 것 같은데 이럴 거면 대체 결혼은 왜 한 거니?”

김진아는 안타깝다는 표정을 하며 물었고 서이수는 길게 한숨을 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게 말이야. 내가 결혼을 왜 했지? 진아 너는 이런 삶을 예상하고 아직까지 결혼을 안 하고 있는 거니?”

“호호. 물론이지. 나는 나에 대해서 너무 잘 알거든. 독신주의자까지는 아니지만 나는 혼자 있는 것이 어지간하면 가장 편하고 좋아. 그래서 모임 같은 데도 안 나가는 거고. 사람들 사이에 있는 것이 혼자 있을 때보다 더 외롭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거든.

그래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가지게 된다면 내가 불행해질 것을 알고 있어. 정말 나와 딱 맞는 사람을 만나지 않는 이상 말이야. 그리고 그럴 확률은 아마 매우 낮을 거야. 그런 희박한 확률에 기대며 결혼을 감행하느니 그냥 이대로 사는 게 낫지.”

김진아는 인생관이 뚜렷한 듯 당차게 설명을 하였다. 이것에 백 번 공감하면서 서이수는 힘없이 닭갈비를 들어서 상추쌈에 싸서 먹었다. 그리고는 다시 신세한탄을 시작했다.

“후우~ 나는 왜 그 때 성급하게 결혼을 하려고 한 것일까...”

“내 말이 그 말이다. 사실 나는 너도 나와 같을 줄 알았거든. 내가 20년이나 같이 붙어 다녔다는 것은 네가 내 동류라는 뜻이니까. 너도 남들처럼 평범하게 결혼생활을 하며 지낼 수 있는 타입은 아니었어. 아! 나쁜 뜻은 아니야. 혼자서도 알아서 잘 살 타입이라는 뜻이지.”

“알고 있어. 요즘은 깊이 통감까지 하고 있고.”

“네가 결혼을 한 이유는 간단해. 주변에서 떠밀었겠지. 부모님의 영향이 가장 컸을 것이고. 30세 넘은 여자가 결혼을 안 하고 있으면 주변에서 보는 시선이 달라지잖아. 어디 문제가 있나 하고 말이야.”

“아... 맞아. 그것이 가장 컸어.”

김진아가 정확하게 진단을 내려주자 서이수는 그 때의 기억이 떠오르며 몸서리를 쳤다. 당시 그녀는 작은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30세를 넘게 되면서 부모님과 주변의 압박이 거세지기 시작했다. 그녀의 부모는 사생결단을 낼 각오로 맞선 등을 밀어붙였고 서이수는 어쩔 수 없이 선 같은 것에 나가야 했다. 그래서 만난 사람이 지금의 남편 백수천이었다.

“정말 웃긴 일이지. 인생 대신 살아주는 것도 아닌데 뭘 그리 남의 인생에 관심이 많은지... 부모도 마찬가지야. 낳아주고 키워준 것은 감사하지만 그것이 자식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닌데 말이야. 자기는 결혼생활 하니까 삶도 안정되고 행복했다. 아이를 낳았을 때 그 행복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이런 소리를 하는데 글쎄? 나는 그게 잘 상상이 안 간단 말이지.

나는 사회적으로 손가락질 받는 35세 독신녀이지만 충분히 행복해. 하루하루가 혼자만의 시간으로 가득하고 경제적으로도 여유로워. 그리고 가족 같은 거 없어도 충분히 자기관리 잘하고 계획에 맞춰 철저하게 살아가고 있어. 혼자 살면 하게 된다는 방황 같은 것은 개소리지.”

“하하. 백 번 동감.”

김진아도 평소에 부모나 회사 사람들에게 듣는 말 때문에 맺힌 것이 있는 듯 격앙된 표정으로 말을 읊었다. 이것에 서이수도 왠지 가슴이 뻥 뚫리는 것을 느끼며 웃었다. 그러나 그 웃음은 오래 가지 못했다.

“하아~ 네 말이 맞아. 처음에는 주변의 말에 혹한 것이 있었어. 당시 남편 놈은 사업가였고 제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돈도 어느 정도 있어서 평생 경제적으로 걱정할 일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지.

그런 상황에서 결혼 생활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아니다 싶은 생각이 바로 들었어. 네가 말한 그런 이유들 때문이었지. 그래도 꾹 참고 살아갔고 아이를 가지면 좀 나아질 거라는 주변 조언에 따라 작년에 윤서를 얻었지.

그런데 달라진 것은 전혀 없어. 모든 것이 무미건조해. 지금 와서 생각하면 그 때 결혼을 떠밀었던 부모님 포함 모두가 다 원망스럽다고나 할까?”

“맞아. 그렇게 떠밀어놓고 불행해지면 선택은 자기 몫이라는 헛소리를 또 해대지. 내가 그래서 남의 인생에 왈가왈부하는 이들을 상종도 안 하는 거야.

아무튼 네 상태를 보니 오늘 술 좀 거하게 땡겨야 할 것 같은데 무슨 술 시킬까?”

김진아는 서이수를 잘 아는 듯 씨익 웃으며 식당 아줌마에게 손짓을 했다. 이에 서이수는 무언가가 떠오른 듯 그녀의 팔을 잡으며 답했다.

“안 돼. 오늘은 일하러 가야 하거든. 2시간 후에 가야 돼.”

“음? 아아. 그 제네시스 온라인 말하는 거지? 하핫. 맞아. 그러고 보니 너도 행복이 있네. 내가 가끔씩 그 방송을 보는데 너는 완전 스타던데? 아주 대박이야. 내 오랜 친구가 유명인이라니 말이야.”

김진아는 서이수가 너무 처져있는 상황에서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그 쪽으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이에 서이수도 바로 표정이 밝아졌다.

“스타는 무슨... 그래도 그 게임을 할 때는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느껴. 조금 웃기지? 현실에서는 사는 것 같지 않다고 생각하고, 가상현실에서는 살아있음을 느끼는 것 말이야.”

“에이~ 전혀 아니야. 현실이고 사이버 세계이고는 중요한 것이 아니지. 정말 중요한 것은 네가 어디에서 행복한가. 그것이야. 그리고 듣기로 너 거기서 돈도 꽤 많이 번다며? 방송에 따르면 수성 길드 부대장은 연봉이 세후로 따져도 1억 이상이라는데 맞아?”

“으응... 최근에 그 정도 이상 받게 되었어. 길드 워에서 우리가 다시 1위가 되었거든. 길드 워 상금도 1달 전에 대폭 상승했고.”

서이수는 김진아가 자신이 하는 일을 잘 알아주자 뿌듯함과 고마움을 느끼며 열심히 게임 생활에 대해 설명을 해주었다. 길드 워가 무엇이고 이것이 길드 전과 뭐가 다르고 하는 것 등이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김진아는 차분히 들어주며 공감을 해주었다.

“대박이네. 이 얼마나 좋아. 그 정도 급여면 대기업 부장급 수준이니 어디 가서 밀릴 것 하나 없잖아. 그러면서 행복하기까지 하다니... 야. 너 그냥 거기서 계속 살아도 되겠다.”

“훗. 그러고 싶기는 한데... 윤서가 있잖아. 남편 놈은 육아에 전혀 신경을 안 쓰고 있어. 그래서 거기에 시간과 에너지가 들어갈 수밖에 없어.”

“하여간 남의 남편 뭐라 하고 싶지는 않지만 정말 답 없는 사람이네. 아버지 사업 물려받아서 그것도 말아먹고 말이야. 야! 그냥 정 급하면 윤서는 나한테 맡겨도 돼. 내가 결혼은 싫어해도 아이는 좋아하니까. 주말 이틀 중에 하루 정도는 내가 맡아줄게.”

김진아는 남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를 받은 듯 자신의 가슴을 탕 하고 치며 말하였다. 이에 서이수는 놀란 표정을 하며 그녀를 보았다.

“정말? 정말 그래도 돼?”

“물론이지. 주변에 떠밀려서 불행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지만 그래도 앞으로의 인생은 좀 자유롭게 살아봐. 이런 고민할 것 있으면 언제라도 부르고. 나는 너와 달리 꽤 한가하니까. 아! 그리고 그 대가로 오늘 돈은 네가 내라.”

김진아는 쿨하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에 서이수도 그녀에게 고마워하면서 흔쾌히 식비를 지불했다. 그러면서 그녀의 마음속에는 작은 위안이 생겨갔다.

그렇게 김진아와 헤어지고 다시 집 근처의 게임방으로 향하면서 그녀는 전자상가에 설치된 대형 텔레비전에서 제네시스 온라인 방송이 나오는 것을 보았다. 마침 거기서는 그랑블루 서버에서 있었던 대규모 길드전을 보여주고 있었고 서이수는 그 속에서 적들을 베어가는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얼굴 보정을 어느 정도 하기는 했지만 그녀의 느낌이 남아 있었기에 서이수는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

그리고 한참동안 그것을 지켜본 후 서이수는 고개를 돌려 자신의 처지를 살폈다. 게임 속에서는 스타인데 현실에서는 행복하지 못한 삶. 그녀는 그 괴리를 느끼면서 혼란을 겪어갔다.

<강지민>

이곳은 그랑블루 서버의 초보 사냥터인 ‘그린몬스터 필드’이다. 이곳에는 중간 레벨로 도약을 하려는 초보들이 각자의 구역을 정하여 사냥을 하고 있었다. 다들 초보답게 솔로 플레이를 하고 있었고 움직임도 체계 같은 것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이런 초보들 사이에서 눈에 띠는 존재가 있었다. ‘위스퍼’라는 아이디를 쓰는 전사와 ‘노바’라는 아이디를 쓰는 사제였다. 노바는 생성되는 몬스터들에게 투척 무기를 던져서 어그로를 끌면서 다량의 몬스터를 몰아오는 ‘몹몰이’ 플레이를 하였고 그렇게 열 마리 이상의 몬스터가 오자 위스퍼는 동시에 여러 몬스터를 칠 수 있는 창을 꺼내서 ‘랜스 스트라이크’로 일격을 가했다.

“그오오오오!”

데미지를 입은 몬스터들은 어그로를 위스퍼에게로 향하였고 그를 둘러싸려고 했다. 그럴 때마다 위스퍼는 백스텝을 밟으면서 포위를 피했고 창의 공격 각도 안에 몬스터 모두를 넣으면서 공격을 가했다.

‘퍽 퍼억 퍽’

“힐링!”

꽤 좋은 컨트롤이었지만 그래도 1대12의 싸움이었고 위스퍼의 체력은 빠르게 줄어갔다. 이에 노바는 능숙하게 힐링을 써서 그의 체력을 회복시켜주었고 곧 열두 마리의 몬스터들은 동시에 쓰러져 사라졌다.

그러자 위스터와 노바의 머리 위로 레벨 업의 표시가 떴고 둘은 다시 기계처럼 방금 했던 플레이를 반복하였다. 동시에 하나의 몬스터만 사냥하는 식의 솔로잉 플레이를 하는 다른 초보들에 비해 둘의 파티플레이는 몇 배는 더 효율적이었고 레벨 업 속도도 빨랐다.

그렇게 정신없이 사냥과 레벨 업을 하고 있던 두 사람은 조금 지쳤는지 사냥을 멈추었고 바위에 앉아 휴식을 취했다. 바로 그 때 누군가가 둘에게 다가갔고 위스퍼는 이를 감지하고 고개를 돌려 뒤를 보았다.

“누구지?”

“허헛. 이거 예리하시군.”

위스퍼의 물음에 조용히 다가가던 ‘마포호랑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검사가 움찔하더니 너털웃음을 터트리며 말하였다. 전직을 한 만큼 이런 초보 사냥터에 있을 사람은 아니었고 위스퍼는 경계하는 눈빛을 보였다.

이에 마포호랑이의 옆에 있던 ‘마포죽돌이’는 히죽 웃으면서 말하였다.

“초보답지 않은 좋은 솜씨. 거기에 이런 예리한 감각. 틀림이 없는 것 같군.”

교활한 눈빛을 하고 있는 그가 말을 던지자 위스퍼는 노바에게 눈짓으로 신호를 보냈고 둘은 동시에 바위를 박차고 뛰었다. 뭔가 켕기는 것이 있는 듯 도망을 치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퇴로에는 이미 한 무리의 검사와 궁수들이 서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가슴에 박힌 마크는 방금 말을 건 두 사람과 같았다. 번개 모양의 마크였다.

이에 위스퍼는 도망치기는 무리라고 생각하며 고개를 돌려 마포호랑이를 보았고 그는 박수를 치면서 다가와 말하였다.

“역시 ‘카이’ 님의 말씀대로야. 아주 기민하기 짝이 없어. 스파이를 하려면 이런 것이 필수적이지.”

“스파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는데?”

“기억이 안 나시나 보네? 그럼 ‘안테라스’라고 하면 기억상실이 조금 치유되시려나?”

위스퍼의 대답에 마포죽돌이는 히죽 웃으면서 물었다. 이에 위스퍼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옆에 있던 노바는 흠칫 놀라는 움직임을 보였고 이를 보며 마포죽돌이는 깔깔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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