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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won
작품등록일 :
2020.05.1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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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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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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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게임은 질병이 아니다 (1)

DUMMY

“안녕하십니까. JTVC의 아나운서 이정민입니다. 오늘은 매우 대단한 분의 인터뷰를 할 예정입니다. 게임을 통해 세계 시장을 정복한 ‘제네시스 코리아’의 대표 이희용 님을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이희용 대표님. 시청자 분들께 인사 해주시겠습니까?”

“하하. 안녕하십니까. 이희용입니다. 세계 시장을 정복했다고 하셨는데 조금 부끄럽네요. 저는 이제 막 첫 삽을 떼었다고 생각합니다.”

“네? 하하. 겸손하시군요.. 첫 삽이 이 정도면 나중에 완성은 어느 정도일지 가늠이 안 가는군요. 그러고 보니 제네시스 코리아가 MMORPG인 ‘제네시스’를 론칭한지도 벌써 1년이 흘렀습니다. 요즘처럼 온라인게임이 홍수처럼 나오는 기시에 1년의 시간동안 제네시스 코리아의 점유율은 줄어들기는커녕 갈수록 늘고 있는데요. 그 비결이 뭔지 설명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비결? 비결이라... 성공의 비결보다는 제네시스 자체에 대한 소개를 먼저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요?”

이희용 대표는 친절한 사람처럼 보이기 위하여 미소를 짓고 있었으나 눈은 날카로운 안광을 뿜으면서 이정민 아나운서를 압박하였다. 만면에 새겨진 주름은 차가움을 보여주고 있었고 이는 그의 언론에 대한 불만을 말해주는 듯 하였다.

이에 이정민 아나운서는 잠시 당황한 듯 움찔하였다가 곧 능숙하게 미소를 지으면서 말을 이어갔다.

“이런. 제가 실수를 했군요. 네. 먼저 제네시스란 게임에 대하여 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네. 제네시스 코리아는 1년 전인 2019년에 제가 우리의 독자적인 기술력을 토대로 만들어낸 가상현실 게임입니다. 미국에서 대학, 대학원을 다니던 5년 간 미국의 게임 회사들을 다니면서 일하고 기술을 배워서 그를 토대로 개량된 시스템을 도입하였습니다. 그리고 다들 아시겠지만 2019년에 있었던 프로듀스 시즌3 제작에 참가하여 현실과 다를 바가 없는 제 독자적인 가상현실 시스템을 테스트해보았고 대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그래서 처음 론칭하자마자 압도적으로 현실적인 가상현실을 느낄 수 있게 하였죠.”

“현실적인 가상현실이라... 뭔가 아이러니하면서도 잘 맞는 듯한 말인데요. 그러나 게임의 불모지와도 같은 한국에서 세계적인 게임 회사들을 능가하였다는 것은 이 이상의 차이가 있어야 가능할 텐데 그것에는 뭐가 있을까요?”

“좋은 질문입니다. 기존 MMORPG 게임과 제네시스의 가장 큰 차이점 방금 말한 기술력과 함께 훌륭한 스토리라인에 의한 세계관에 있습니다. 기존의 게임들은 스토리라인이 그리 좋지 않은 것들이 많았습니다. 많은 게임 제작 회사에서 제작비의 대부분을 뛰어난 스토리 작가를 고용하는 것 대신 CF 모델비에 썼기 때문이죠. 오죽하면 이런 농담이 있었죠. 한국 게임 광고의 특징. 유명한 배우 등이 모델로 나온다. 멋지게 액션을 선보인다. 게임에 대한 설명은 전혀 안 한다. 하하. 저는 그것이 너무나 싫었고 제가 미국에서 만난 유능한 스토리 작가인 ‘세르게이’를 부사장으로 임명하여 이 게임의 스토리 라인을 그리게 했습니다.

즉, 제네시스는 최고의 기술력과 스토리라인이 결합된 결과물입니다.”

이희용 대표는 방금 전 이정민 아나운서에게 보여주었던 차가움을 거둔 채 칭찬하는 듯한 미소를 보이면서 설명을 이어갔다. 이에 이정민도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인터뷰하기 상당히 까다롭다고 명성이 자자했던 그였기에 처음 지적을 받았을 때는 망했다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상태에서 칭찬을 받자 그는 다시 자신감을 얻고 하고 싶은 질문을 하였다.

“그런데 이희용 대표님. 세르게이 작가님에 대해서 말씀하셨는데 원래 오늘 함께 인터뷰를 하기로 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불참하신 이유가 있으신지요?”

“으음... 그 이유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충분히 통지를 했는데 오늘 갑자기 거부 의사를 밝혔습니다. 또한 앞으로 조용히 업데이트 등에만 신경을 쓸 것이고 외부 행사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한 말은 하지 않았지만 뭐 저는 부사장인 그의 의사를 존중하기에 강요하지는 않을 생각입니다.”

그 질문에 이희용도 잘 이해가 안 간다는 표정을 하며 대답하였다. 그것에 이정민은 더 캐묻지 않으며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다.

“자! 그럼 제네시스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해보겠습니다. 시청자 여러분. 제가 처음에 세계 시장을 정복했다는 추상적인 표현을 써서 잘 체감이 안 가셨을 겁니다. 그럼 이것을 수치화하여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제네시스는 동시 접속자 수가 100만 명을 돌파하였고 현재 50개 서버를 운용 중이며 각 서버 당 등록된 아이디가 20만이 넘습니다. 그로 인해서 모든 서버가 1시간 이상의 대기자가 생길 정도입니다. 이것에 대해 세계 각지에서는 서버를 늘려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습니다.”

“하하. 아직 개선할 점이 많은 제 게임을 이렇게 사랑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또한 서버 증설을 제 때 해드리지 못한 것에 대해 송구합니다. 그런데 제네시스는 다른 회사 게임과는 차원이 다른 현실화를 하고 있습니다. 단지 VR을 활용하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정밀화된 기술력을 도입한 서버를 운용하고 있기에 서버 하나를 만들 때 필요한 시간과 돈이 몇 배는 더 들어갑니다. 그런 이유로 지금까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이용자 분들에 비해 서버의 증설이 따라가지 못했는데 이 점은 빠른 시일 내로 개선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군요. 제네시스에 대한 신드롬은 이 정도가 아닙니다. 제네시스는 이런 세계적인 인기를 토대로 많은 회사들의 광고를 게임 내에 도입하고 있습니다. 게임 속 곳곳마다 유명한 회사 마크가 새겨져 있는데요.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너무 상업성이 짙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어찌 보십니까?”

“하하. 그 점에 대해서는 인정합니다. 그러나 이것이 그리 지나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제네시스는 수성 시스템과 기사, 마법사 등 중세적인 직업군을 가지고 있으나 건물 등 배경은 현대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지금 밖을 나가 길거리를 걷다보면 수많은 광고판을 마주하게 되는 것처럼 제네시스 속에서도 그와 같이 보는 것뿐입니다. 오히려 광고판이 더 현실적인 느낌이 들게 하는 것이죠.”

이번 공격적인 질문에 대해서는 이희용이 친절하게 답변을 해주었다. 사실 이는 이희용으로서도 해명하고 싶은 것이기도 했다. 그런 반응에 이정민은 탄력을 받아 질문을 이어갔다.

“그러고 보니 제네시스의 또 다른 점은 캐릭터의 복장이나 건물, 물품 등이 현대식이라는 것입니다. 중세적인 풍으로 가도 되었을 텐데 굳이 이렇게 하신 이유가 있으십니까?”

“으음... 저는 처음에 가상현실 게임을 만들 때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유저들이 가상현실 속에 접속하여서 자신의 복장을 보았을 때, 그리고 게임 세상을 보았을 때 중세풍의 것을 좋아할까, 아니면 현대식의 것을 좋아할까에 대해서 말입니다.

기존의 게임에서야 자기와 완전히 다른 엘프, 오크 같은 캐릭터를 다루기에 중세풍을 더 좋아했겠지만 자기가 게임 속 세상에 완전히 들어온 상태에서라면 그런 중세풍이 오히려 더 어색하고 유치하게 느껴질 거라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성이나 던젼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것들은 현대식으로 하였고 유저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니 그 결정이 옳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군요. 그럼 제네시스 신드롬에 대해서 더 이야기해보겠습니다. 프로게이머! 제네시스를 말할 때 이를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기존의 프로게이머란 단어는 E스포츠에서 유명 인기 게임 대회에 참여하는 프로게임단에 소속되어 급여를 받고 대회를 치르는 이들을 말했습니다.

그런데 제네시스에는 다른 의미의 프로게이머가 있습니다. 성을 점거하여 지배하는 등의 유명 길드 소속 길드원들 역시 프로게이머라고 지칭되는데요. 이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시겠습니까?”

“네. 앞서 제가 미처 설명을 못 드린 부분이 있습니다. 우리 제네시스가 여러 기업들로부터 다량의 광고를 받아 게임 세상에 새긴 것들에 대한 것입니다. 그 광고비의 상당수가 바로 게임 속 길드들에게 쓰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제네시스의 ‘길드 워’가 앞서 말씀하신 E스포츠적인 요소가 있다고 보고 있고 이것을 활성화시키기 위하여 아레나에서의 길드 워에 참가하는 길드 모두에게 대전료를, 좋은 성적을 내는 길드에게 상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길드 워를 방송으로 송출하고 있죠. 이것은 제네시스가 게임에 참여하지 않는 이들에게도 제공할 수 있는 가장 큰 재미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이를 통하여 많은 유저들이 어지간한 회사원 수준의 급여를 받아 생계를 이어간다는 것에 또 하나의 뿌듯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희용은 대단한 자부심을 느끼는 듯 눈을 빛내면서 말하였다. 이에 이정민은 다음 질문지를 보았고 약간 움찔하였다. 꽤 공격적인 질문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에게는 선택권 같은 것이 없었고 결국 이정민은 목소리 끝을 조금 떨면서 질문을 하였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이런 프로게이머 적인 존재가 이 게임 유저들의 폐인 화를 부추긴다는 말도 있습니다. 유명 길드가 되기 위해서, 혹은 유명 길드에 들어가기 위해서 어린 나이부터 하루 종일 제네시스 게임만 하는 사례가 갈수록 많아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에 대해 해명을 해주시겠습니까?”

“폐인... 하하. 폐인이라...”

이 질문에 예상대로 이희용의 얼굴은 조금 일그러졌다. 그러나 그는 미소를 잃지 않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대답을 하였다.

“저는 미국에서 고등학교와 대학, 대학원을 나왔습니다. 그래서 한국의 문화에 대해 많이 알지는 못한 상태로 고국에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그 다른 문화를 최대한 이해하고 받아들이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딱 하나 절대로 인정하고 싶지 않은 한국의 모습이 바로 게임에 대한 날이 선 시선입니다.

한국의 가족부나 언론 등은 게임이 사람을 망치는 위험물인 것처럼 말하고 있습니다. 정신 이상으로 인한 살인 등 중범죄를 저지른 사람의 기사에는 대부분 그가 게임을 했다고 적혀 있고, 자살자의 기사에서도 게임 얘기는 빠지지 않습니다. 심지어 수년 전 어떤 지상파 방송사 뉴스에서는 게임의 폭력성을 보여주겠다면서 PC방의 전원을 갑자기 내려 유저들이 분노하는 모습을 뉴스 방송에서 언급했었지요.

그런데 상식적으로 볼 때 심혈을 기울여서 무언가를 열심히 하고 있고 그것의 달성을 눈앞에 두었는데 타인에 의해 그것이 물거품이 되었을 때 분노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요?

예를 들어, 대학수학능력 시험에서 전체 1등급을 받을 만한 실력이 있고 실제 시험에서도 술술 문제를 풀어갔는데 OMR카드를 작성할 때 갑자기 정전이 되어 재수하게 되었다면? 작가가 컴퓨터로 수십 페이지의 글을 쓰고 저장을 하려는 순간 정전이 되어서 다 날아갔다면? 우리 게임회사에서 업데이트를 위한 작업을 다 하고 저장을 하려는데 정전이 되어서 물거품이 되었다면?

이 상황에서 분노의 외침 한 번하고 끝난다면 그 사람은 정말 훌륭한 인품을 가진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게임 회사 사람이었다면 최소한 주먹 한 방은 날아갔을 겁니다.”

“하긴, 우리 방송사가 아니어서 뭐라 직접적으로 말하기는 그렇지만 정말 말도 안 되는 기사이긴 했었습니다.”

이정민은 이희용의 감정이 갈수록 고조되는 것을 느끼고 어느 정도 진정을 시켜주기 위해 맞장구를 쳐주었다. 그러나 이희용은 살벌한 눈빛을 유지한 채로 말을 이어갔다.

“예전에 연예인들의 자살 사고가 있을 때마다 언론에서는 전가의 보도처럼 언급했던 것이 있었습니다. ‘악플’로 인해 그들이 마음의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을 했다고 말입니다. 그러나 나중에 ‘스타넥’ 사건을 통해 알려졌듯이 그들은 악플로 자살을 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사실 악플 같은 것으로 자살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지요. 악플은 보지 않으면 그만인데 말입니다.

이 범죄, 자살 등의 이유로 게임을 대는 것 역시 어이가 없을 지경입니다. 그들은 게임 때문에 범죄를 저지르거나 자살한 것이 아닙니다. 그들을 그런 상태로 내몬 것은 바로 사회이며 현실입니다. 사회의 부조리와 현실의 잔인함이 그들의 마음을 피폐하게 만들고 그런 상태에서 그들이 의지하게 된 최후의 보루가 바로 게임인 것입니다.

왜냐하면 게임은 현실과 달리 인맥, 조작, 차별, 협잡 등의 불합리, 불평등한 요소가 최소화된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훨씬 더 합리적으로 돌아가는 것이 게임입니다. 유저들은 노력한 만큼 경험치, 루팅 등 보상을 받고 레이드 등을 통해 얻은 아이템 등을 공평하게 배분합니다. 현실에서 아픔을 받은 이들이 게임으로 몰리는 것은 게임의 이런 아름다움 때문인 것입니다.

저는 이에 대해서 한 가지 안타까웠던 것이 있습니다. 게임이 이들의 도피처가 될 수는 있었지만 수익 등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못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많은 광고를 받아 이를 유저들에게 돌려주는 시스템을 만들었고 그래서 지금의 이 프로게이머들의 등장에 대해 대단히 자랑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이희용은 그간 게임에 대한 사회 시선을 보며 불만이 많았던 듯 열변을 토하였다. 이에 이정민은 식은땀을 닦으면서 다른 쪽으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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