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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won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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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won
작품등록일 :
2020.05.1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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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16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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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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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3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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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강지민 (4)

DUMMY

“말씀하시는 것을 들어보니 어디서 많이 본 모습들이네요. 정치판에서 말입니다. 힘을 가지니까 중립 유저들을 아주 개돼지로 보면서 무시하고 착취하려 하는군요. 제가 이런 꼴을 보려고 가상 현실 세계로 온 것이 아닌데...”

“사니 님. 말씀이 조금 지나치신 것 같습니다만...”

“하하. 아닙니다. 일리가 있으십니다. 그런데 한 서버의 정점에 서서 세력을 이끌다보면 그런 현실적인 요소를 무시할 수가 없더군요. 한 세력의 군주라면 끊임없이 소속된 구성원들을 만족시킬 길을 찾아야 합니다. 만족을 못 시키더라도 최소한 불만을 가지게 해서는 안 되지요.

그런데 우리 길드의 길드원들은 꽤 오랫동안 불만이 있어 왔습니다. 그것은 다른 서버의 수성 길드들에 비해 각자의 수입이 적은 편이라는 점이었습니다. 비옥한 사냥터를 독점하지 못하며 중립 유저들과 공유하기 때문이었죠.

그래서 이것에 대해서 주장을 할까 하다가 참았던 것이 몇 달이었습니다. 이제는 더는 소속 길드원들의 불만을 억누를 자신이 없기에 이렇게 나선 것입니다.”

슈미트 길드의 마스터 백안은 침착한 어조로 자신의 주장을 확실히 하였다. 이것에 사니도 더는 할 말이 없는 듯 고개를 돌렸고 흑의사자는 결국 다수결로 정하기로 했다. 그리고 결과는 뻔하였다. 흑의사자가 2표를 행사했음에도 4대3으로 사냥터 통제가 가결된 것이었다.

이에 네 길드의 마스터들은 길드전에서 이겼을 때처럼 밝은 표정을 지으며 성을 떠났고 사니 역시 기분이 나쁜 듯 바로 로그아웃을 했다. 그렇게 노리스 성의 대전에는 흑의사자와 풍운의아들, 서이수, 스와이하트만이 남게 되었고 흑의사자는 조금 울적한 듯 길게 한숨을 쉬며 말하였다.

“결국 우리도 대세를 따라가게 되는군. 언젠가는 하게 될 것이라 생각했지만 말이야. 뭔가 기분도 별로인데 다들 로그아웃해서 오랜만에 술이나 마실까?”

“하핫. 좋습니다. 당장 다른 길드원들에게 전달하겠습니다.”

술이란 말에 풍운의아들은 눈을 빛내면서 대전 밖으로 떠났다. 이에 서이수는 흑의사자를 보며 말하였다.

“마스터. 저는 거리가 좀 멀어서 빠지도록 하겠습니다.”

“아. 맞다. 이수는 우리 게임방이 아니었지. 하하.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자주 깜빡한단 말이야? 그래. 이수는 안 와도 돼. 그런데 언제 한 번 우리 게임방에도 방문해줘. 1달 넘게 안 보니까 얼굴 까먹겠다.”

“네. 그럴 게요. 고마워요. 그럼 전 이만...”

서이수는 자기를 이해해주는 흑의사자에게 고마움을 표하며 로그아웃을 했다. 사실 서이수를 향한 흑의사자의 배려는 특별한 것이었다. 가입하는 길드원의 신원을 확실하게 따져보는 것은 물론 거의 무조건적으로 민문구의 게임방에 출근하듯이 하여 접속하게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흑의사자는 서이수에게만은 예외를 인정하였다. 그녀가 애엄마이기에 육아를 해야 한다는 것을 알아주었기 때문이었다.

스와이하트는 그런 흑의사자의 배려에 마음이 따스해지는 것을 느끼며 그와 함께 접속을 해제했다. 그렇게 눈을 떠서 접속 장치에서 나온 두 사람은 다른 길드원들이 차례대로 깨어나는 것을 보았다. 총원 79명의 길드원들은 다들 몸을 일으키며 신난 표정을 지었다.

“이얏호. 오랜만에 회식이군요. 오늘 메뉴는 무엇입니까? 마스터.”

“회식의 메뉴라면 뭐 삼겹살에 소주가 가장 좋지 않을까?”

“네? 형님. 이제 우리 정도 위치면 대기업 부장과 사원 급은 되는데 삼겹살에 소주는 좀 저렴하지 않을까요? 제가 절반 부담할 테니 우리 길드원들에게 꽃등심 정도 먹여주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너희들 생각은 어떠냐?”

“꽃등심이요? 와아~ 좋습니다.”

“역시 회식의 꽃은 꽃등심이죠!”

풍운의아들, 현실에서는 ‘길천수’는 흑의사자 서동재의 말에 인상을 쓰며 의견을 내고 자기 주변의 길드원들에게 물었다. 그러자 그들은 만세를 부르면서 좋아 하였다. 그 모습에 스와이하트 ‘모지완’은 리더를 너무 무시한다고 보며 인상을 썼다. 그러나 꽃등심을 좋아하는 길드원들이 있는 상황에서 이것을 강제로 억누를 수는 없는 노릇이었고 결국 흑의사자는 그들을 데리고 꽃등심 집으로 향하였다.

그러면서 길천수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물었다.

“그런데 동재 형님. 서이수 녀석은 안 오는 겁니까?”

“응. 여기랑 거리도 꽤 되고 아이도 봐야 하잖아. 그래서 빠지기로 했어.”

“나 참... 요즘 시대에 혼자 육아를 하는 것도 아닐 테고 유난을 좀 심하게 떠는 것 같습니다. 거리가 멀어봤자 택시 타고 오면 되는 것 아닙니까. 제가 회사 생활을 할 때 회식 자리 빠지는 것은 상상도 못했는데 말이죠.”

길천수는 서이수를 그리 좋게 보지 않는 듯 뚱한 표정으로 뒷담화를 했다. 이에 모지완은 그를 흘겨보며 말하였다.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빠질 수도 있는 것이죠. 그리고 육아를 해보신 적도 없지 않습니까. 그 고충을 너무 다 아는 것처럼 말하시는 것은 좀 아닌 듯 합니다만.”

“뭐? 이 녀석이. 내가 뭘 모르냐. 결혼은 안 했지만 주변 친구들 하는 거 봐서 잘 알고 있다고. 하여간 이 녀석은 귀여운 데가 없어.”

길천수는 모지완의 말에 인상을 쓰며 좋지 않은 분위기를 연출했고 다른 길드원들은 둘의 사이를 막으면서 분위기를 풀려 했다.

그리고 구렁이 담 넘어가듯 이들을 따라가고 있던 강지민은 눈을 번득이며 이들의 관계를 유심히 따져보았다.

그렇게 80인의 사람들은 꽃등심 집에 입성하였다. 워낙 대규모의 손님인지라 가게 사모님은 환한 표정을 지으며 맞아주었고 가게 하나를 전세 낸 그들은 각자 자리를 잡았다. 이에 강지민은 눈을 굴리며 서동재와 길천수, 모지완을 살폈다.

모지완은 부대장으로서 마스터인 서동재의 옆을 지켰다. 그러나 길천수는 달랐다. 그는 완전히 떨어진 곳의 테이블 상석에 앉았고 유독 그의 말에 리액션을 잘 하는 이들이 주변을 채웠다. 이는 마치 두 팀이 온 것처럼 보였다.

‘풍운의아들 길천수. 이 자는 섬광 길드 내에서 자기만의 파벌을 만들고 싶어 하는 것 같구나. 역시 어느 조직을 가나 이런 자들은 있기 마련이라니까.’

조직 내의 팀워크를 해치는 존재인 길천수를 유심히 보며 강지민은 속으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바로 그 때 그를 발견한 모지완이 눈을 예리하게 뜨며 물었다.

“그런데 너는 누구니? 아까부터 우리를 따라오고 있는 것 같던데?”

“아아. 오늘 처음 온 고등학생 유저야. 제네시스 온라인을 하고 싶어 한다고 해서 내가 가르쳐보라고 했어. 아까 누가 맡았었지?”

“네. 형님. 제가 가르쳐봤습니다. 초보이긴 한데 그래도 조금의 센스는 있는 것 같습니다. 제대로 가르쳐보면 실력이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서동재는 대신 답을 해주었고 그의 물음에 강지민을 맡았던 길드원이 손을 들어서 나름의 칭찬을 해주었다. 이에 서동재는 껄껄 웃으면서 좋아 하였다.

“허허. 그거 좋은 소식이네. 이제 우리도 젊은 피를 수혈할 때가 되었지. 무슨 사연이 있어서 학생이 제네시스 온라인의 세계에 뛰어든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유경험자로서 절대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본다. 그래서 이 자리에도 부른 것이고. 앉아. 이 기회에 꽃등심 한 번 먹고 가.”

“네. 감사히 먹겠습니다.”

서동재의 말에 강지민은 예의바르게 인사를 한 후 방석 위에 앉았다. 이에 모지완은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며 서동재의 귓가에 입을 대고 속삭였다.

“너무 개방적이신 것 아닙니까? 뭔가 미심쩍은 데가 있습니다. 어쩌면 타 길드의 스파이일 수도 있습니다.”

“내가 보기에는 그것은 아닌 것 같던데? 일단 신원도 확실해. 주민등록증도 확인하였고. 플레이도 절대 숙련자는 아니었어. 초보 티도 났고.”

“요즘은 주민등록증을 위조하는 사례도 많습니다. 그리고 진짜 최상의 스파이들은 일부러 어리버리한 티를 내기도 합니다. 이것은 제대로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서이수 누나한테 맡기시지요. 누나는 예리하니까 스파이일 경우 그 느낌을 잡아낼 수 있을 겁니다. 예전에도 잘 하셨고 말입니다.”

모지완은 대전 회의 후 서이수가 곧 게임방을 찾아오기로 약속한 것을 떠올리며 의견을 말했다. 이에 서동재는 나쁘지 않은 의견이라고 보고 동의를 했다.

바로 그 때 둘의 사이로 누군가가 비집고 들어왔다. 그는 다름 아닌 풍운의아들 길천수이었다.

“어이구. 누가 일벌레 아니랄까봐 이런 자리에서도 진지하게 일 이야기를 하고 계십니까. 하핫. 형님. 오늘 제 술 한 잔 받으시지요.”

“훗. 이거 천수는 벌써 취한 것 같군. 그래. 내가 안 받을 수 없지.”

그가 다소 무례하게 나타나자 모지완은 벌레 씹은 표정을 지으며 옆으로 빠졌고 서동재는 미소를 잃지 않으며 잔을 들어 소주를 받아 마시고는 그에게 따라주었다. 이에 길천수도 원샷으로 마시며 입을 열었다.

“그런데 형님. 저는 오늘 마스터 회의를 들으면서 다른 마스터들의 말도 틀린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

마스터 회의라는 말에 웃으면서 꽃등심을 먹어가던 강지민의 눈빛이 변하였다. 그러나 스파이 일에 능숙한 그는 이에 전혀 내색하지 않으며 귀만 기울인 채 고기 굽는 것에 집중하였고 길천수의 말은 이어졌다.

“한 조직을 이끌고 있는 이라면 당연히 조직원들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들도 나름의 고충이 있으니까 참다가 이렇게 말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오늘 제가 보기 그랬던 것은 서이수였습니다. 마스터 회의인데 어째서 간부인 그녀가 발언을 한 것입니까. 이것은 조직의 위계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입니다. 제가 그것을 보고 한 마디를 하려다가 겨우 참았는데 그게 조금 후회가 됩니다.”

“마스터 회의에서 간부가 발언하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그게 문제되는 것은 전혀 없다고 봅니다만...”

“야! 그런 법은 없지만 그래도 다들 지키고 있잖아. 마스터만 해도 여섯이나 되는데 각 길드마다 두 세 명 씩 있는 간부들이 다 한 마디씩 해봐라. 그게 시장바닥이지 회의장이냐. 제대로 회의가 되겠어? 우리들 모두 그것을 알고 있기에 한 마디 하고 싶은 것을 참으면서 가만히 있는 거야. 서이수는 요즘 주변에서 띄워준다고 너무 막 나가는 경향이 있어. 그러면 조직이 와해되는 거라고.”

길천수는 모지완의 지적에 더욱 인상을 쓰며 나왔다. 이에 모지완도 물러서지 않으며 맞섰다. 그는 최근 길천수의 행동거지가 더 조직의 와해를 이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다들 기분도 풀고 맛있는 음식 먹고 즐겁게 놀라고 만든 회식자리입니다. 그런 곳에서 굳이 이렇게 없는 사람 뒷담화를 하셔야 하겠습니까.”

“있어도 할 생각이었어. 그런데 이 여자가 안 왔잖아. 그래서 이렇게 형님에게라도 하는 것이지. 형님. 언제 한 번 서이수에게 따끔하게 한 마디 훈계를 해주시지요. 형님이 안 한다면 제가 하겠습니다.”

“허허. 서이수는 단순한 간부는 아니지. 그간 여러 전쟁에서 가장 큰 공헌을 했지 않나. 그것을 따져본다면 다른 이들보다 더 많은 보상을 해도 되었어. 그런데 그녀는 형평성을 말하면서 남들과 같은 돈만 받아갔지.”

서동재는 길천수가 이 정도에서 그만 하기를 바라면서 서이수의 편을 들어주었다. 그러나 평소 서이수에게 열등감을 가지고 있던 상태에서 술까지 들어간 길천수는 멈추지 않았다.

“흥! 서이수가 공헌을 하긴 뭘 했다고 그러십니까. 그녀가 한 그 정도의 기여는 우리 길드 내에 누구나 다 한 정도에 불과합니다. 서이수가 주목을 받는 것은 그녀가 여자이기 때문이 아닙니까. 여자가 남자만큼 하니까 엄청난 일을 한 것처럼 평가되는 거죠. 하여간 이게 더 성차별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똑같은 일을 해도 남자는 당연한 거고, 여자는 박수를 받으니...”

“후우~ 게임 속에서마저 이런 더러운 소리를 들어야겠습니까. 저도 그런 역차별적인 요소는 인정합니다만 서이수 누나는 완전 다른 케이스지요. 1달 전에 레이에스 님과의 대규모 길드전에서도 어땠습니까? 길천수 형님은 레이에스 님한테 완전히 발렸지만 서이수 누나는 레이에스가 준비한 모든 수를 다 격파하며 승리를 안겼습니다. 이게 남들 다 하는 수준의 공헌도라고 하시는 겁니까?”

길천수의 진심이 어린 술주정에 모지완은 더는 참지 못하고 팩트를 들어 할 말을 하였다. 근거가 동반된 논리에 길천수는 순간 당황하였고 눈을 부라리면서 말하였다.

“너 이놈이... 아까부터 보자보자 하니까 어른한테 버릇없게! 너 오늘 죽었어.”

“자자! 좋은 자리에서 다들 너무 흥분한 것 같군. 일단 떨어져 앉게. 괜히 누가 신고해서 경찰서라도 가면 서로 곤란해지니까.”

“끄응... 내가 서동재 형님을 봐서 참는다. 너는 앞으로 몸조심해라.”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서동재는 길천수를 막고 그를 다른 테이블로 데리고 갔다. 이에 모지완은 한심하다는 눈빛을 하며 그를 보았고 그 사이에 있던 강지민은 둘 사이에서 오간 모든 대화를 속으로 되뇌면서 상황을 파악했다.

‘이 말들을 종합해본다면... 6인의 용병단 연합 내에서도 파벌 싸움이 있고 섬광 길드 내에서도 파벌이 있는 것이로군. 사냥터 통제를 두고 다른 길드들이 밀어붙였고 이에 대해 흑의사자는 좋지 않게 보고 있고 말이야.’

강지민은 들은 정보 뿐만 아니라 그것을 통해 유추한 정보까지 따져보며 결론을 내렸고 이 정도면 충분히 보수를 받을 수 있다고 보고 미소를 지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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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서이수 (2) 20.05.11 56 0 14쪽
3 서이수 (1) 20.05.11 82 0 13쪽
2 게임은 질병이 아니다 (2) 20.05.11 109 4 14쪽
1 게임은 질병이 아니다 (1) 20.05.11 198 8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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