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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 님의 서재입니다.

대충 사는 인간의 세상 뒤집記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keju0422
작품등록일 :
2022.06.14 04:52
최근연재일 :
2023.01.30 19:55
연재수 :
200 회
조회수 :
8,222
추천수 :
373
글자수 :
836,773

작성
22.11.16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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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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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9쪽

시리즈1 킹덤 : 전쟁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DUMMY

134화

하향이가 바로 고개를 숙였다. 자존심이 하늘을 찌를 텐데, 너를 이기면 뭐 하겠느냐, 의 업신여김이냐? 아니면 나는 결코 너를 이길 수 없다, 의 항복선언이냐?


- 당근이지, 친할머니, 외할머니 날 금덩이 다루듯 옹야옹야 했어, 근데 성제 새끼가 이 귀하신 몸을 옆집 똥개 패듯이 팼으니... 우리 할머니한테 잡혔으면 박 바가지 로 대갈빡이 깨졌을 텐데...

- 근데, 너 진짜 표현 레트로(retro)하다...

- 엔티크(antique) 하다가 맞지 않을까요?

- 야, 임마 내가 복고풍 가구냐?!


쥰페이가 헬기에서 내리면서 한마디 툭 던졌다. 내가 발끈했다.

나머지 친구들도 호기심을 보이며 헬기에서 내렸다.

오래 걸릴 거 같은지 헬기 조종사가 헬기 시동을 껐다.


- 누구시죠?


유리나가 매의 눈을 뜨고 물었다. 박하향이 우물쭈물했다.


- 국수본 수사관입니다, 저는 이영기 경감이고 이분은 박하향 팀장이십니다.

- 그건 알 필요 없고, 정체가 뭐냐고요?


곤란한 지경인 박하향을 돕기 위에 나선 이영기 경감의 어시서트(assist)에 쥰페이가 물고 늘어졌다.


- 금방 이영기 경감이 말했잖아, 수사관이라고...

- 구면 같은데 우리 어디서 봤죠?

- 봤겠지, 마약 단속반에 니가 걸려서 취조받다가 거기서 알았겠지.


이 순간에도 내 입에서 농담이 나왔다.


- 아가리 닥쳐라, 아직 화해 안 했다.

- 나도 안면이 있는데.


쥰페이가 눈을 희번덕였고 유리나도 쥰페이 말에 힘을 실었다.


- 저는 안면이 없는데, 다들 어디서 오셨나요?

- 일본...


유리나 말에 되려 박하향이 묻자 내가 이때다 싶어 대뜸 일본이라고 했다.


- 저는 일본에 간 적이 없습니다.


박하향이 시니컬하게 아니라고 부인했다.


- 아무리 남쪽이 따뜻하다고 해서 봄에 피는 양귀비를 겨울에 대량으로 재배한다는 것과 수상한 사내들이 선글라스 끼고 쓸데없이 설치는 게 이상했어...

- 야, 임마 말 돌리지 마.

- 뭐가 임마?...


내가 화제를 딴 곳으로 돌리자 쥰페이가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 둘이서 대화할 때 말까고 있잖아, 무슨 사이야?

- 친굽니다.


하향은 내 입에 뭔가를 기대하다가 그 말이 안 나오자 둘러댔다.


- 선의 엄마야, 조선의 엄마... 통성명 할 필요는 없다, 공무상 만나는 거야.


이것들이 눈썰미 하나는 죽인다. 선의가 엄마를 닮았으니 어디서 본 것 같다고 할 수밖에... 여기서 더 오리발 내밀어 봤자 나중에 사람만 추해지고 변명도 말발이 안 설거 같았다. 매도 빨리 맞는 게 낫다고 빨리 친구들한테 이실직고하고 우군으로 확보하는 게 나을 거 같았다.

쥰페이, 유리나, 다이히토가 나의 폭탄 발언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친구들의 놀라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한동안 벙쪘다. 말문을 닫았다. 나에 대한 배신감이나 분노가 아니라 여긴 무슨 사연이 있을 거라 나를 이해하거나 두둔하는 쪽으로 마음이 기우는 거 같았다. 다만 얘들은 분명 아야코가 근 10년에 가까운 유랑과 방황을 왜 했는지의 답을 여기서 찾을지 모른다. 아, 가시나 왜 갑자기 나타나서 일을 꼬이게 하냐... 이런 이기적인 생각이 불쑥 들었다.


- 어머니 핸드폰 알아봤어?

- 아직, 경황이 없었어...

- 시간이 촉박해, 물어보고 증거 사진이 있으면 핸드폰 채로 우리한테 맡겨 줄래?

- 넌, 안 돼, 하향아, 제발 이 사건에서 손 떼. 니가 똑똑하다고 생각하지? 넌 얘들에 비하면 조족지혈이야, 새 발의 피라고! 우리가 해결할게, 그냥 모른 척하고 선의의 엄마로 살아 있으면 안 돼?!

- 모르면 모를까, 알고 있는데 포기할 수 없어.

- 잘난 것들은 자기만이 최고로 잘난 줄 알아, 하향아, 세상은 넓고 잘난 것들은 많아, 우리나라 최고 부자래도 얘들 발가락 새 때만큼도 안 돼, 어마어마한 리치들이라고?! 물론 니보다 더 똑똑하고, 나는 쥐뿔도 없지만... 내 자랑하려는 게 아니라 얘들 능력 정도 돼야 성제 새끼랑 맞장 뜰 수 있어. 돈이 있어야 무기도 사고, 돈이 있어야 정보도 얻고, 돈이 있어야 사람도 사, 머리만 가지고는 안 돼, 니가 한 달에 벌어봐야 나랑 오십 보 백 보밖에 더 돼?!

- 철옹성에 오줌이라도 뿌릴게.

- 앉아서 오줌 누는 주제에...

- 서서 사면 되지.

- 이게 정말 말끝마다 말대꾸고, 한 대 맞을래?


남들 보면 꼭 무슨 연인이나 부부 싸움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애들이 더 가자미 눈으로 우리 둘을 쳐다봤다.


- 응... 맞아도 할 거야...

- 그럼, 왜 선의를 버렸어?! 왜?! 내가 못났어?! 공부도 못하고 제대로 하는 게 없고 띨빵해서, 니하고 비교가 안 돼서?! 수준 차이가 나서?! 만일, if, 가정이지만 니가 그때 그런 선택을 안 했으면 이야기는 이렇게 꼬이지 않았어?! 속죄의 뜻 이런 말 하지 마, 구역질 나!

- 몽대야, 니 궤변(詭辯)을 언어적 자위행위라고 하는 거다.


쥰페이가 옆에서 고춧가루를 뿌렸다.


- 물론 선의는 널 닮아서 천재중에 천재야, 그건 불변의 진리야! 그림 한 장값이 수백억도 넘어, 그런데 그 돈 가지고도 안 돼! 명함도 못 내밀어!


- 니가 팔아먹으려고 하다가 엄마한테 뒤통수 맞았잖아...


아, 쥰페이... 이 상황에 쥰페이가 끼어들어 코미디로 만들었다. 온몸에 기운이 빠져 축 늘어졌다.


- 성제나 성제 일파들, 그리고 그들을 추종하는 세력들의 자금과 파워는 엄청나, 천문학적이야, 재색을 겸비한 박하향이라도 잽이 안 돼, 미인계로? 천만의 말씀 만만에 콩떡이다, 그냥 손 떼고 좋은 남자 만나 애 낳고 오순도순 살아, 내 말이 진리야, 하나님 감사합니다, 하고 월급 꼬박꼬박 받아 적금 들고 집 사고 그렇게 살아,

그게 남는 거야, 먼 훗날 날 고마워할 거야. 가봐...


하향이가 나를 그 큰 눈으로 노려봤다. 울지도 않았다. 울 기분이 아니라 내 심정을 알고 싶었는데 내 속을 안 거 같아 시원했고 자신을 죽이고 싶을 정도로 이기적 인간이었던 게 미웠다. 그래서 더 성제랑 붙어보고자 하는 결심은 단단해졌다.


- 임마 이거, 아들 그림도 팔아먹으려고 했어요, 조한이라고...

- 아들이 있어?


놀란 표정을 짓다가 하향이가 금방 냉정을 되찾았다.


- 결혼했으니까... 왜 나는 결혼하면 안 돼? 서운한 표정이다?

- 무슨 대답을 듣고 싶어?

- 하고 싶은 말 해? 왜 억울해? 왜 니가 억울해? 야 정말 뻔뻔스럽다!

- 난 뻔뻔스러우면 안 돼?

- 유효기간 지났어, 그 뻔뻔스러움!! 어디서 감히... 지분(持分) 행세야...


나를 쳐다보는 하향이 눈에 눈물이 고였다.


- 왜, 눈물이냐고?! 왜?! 신파냐?! 신파로 갈래?! 그래 가 신파로! 산파는 비극이니까?!

- 야 이건 블랙 코미디 같은데?


그렇지, 쥰페이 니가 입이 달싹거려 가만히 있겠냐... 나는 이 순간 왜 이런 생각이 들었는지 모르지만 쥰페이를 사랑한다는 생각... 이성(異性) 간의 사랑이 아니라 아가페적인 사랑, 어디 먼 데 가서 쥰페이랑 세상사 모든 걸 다 내려놓고, 털어버리고, 잊어버리고 단둘이 살고 싶다는 생각이 머리를 채웠다. 내 목숨보다 더 소중한 쥰페이가 나를 잡아줬다. 이런 식으로 자기 말대로 희화화? 또는 희석화? 시키지 않으면 내가 아무 말 잔치로 어디로 튈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그러면 넘으면 안 될 도(道)와 선(線)을 넘게 되고 서로 간에 아물지 않을 상처가 돼 트라우마로 남기 때문이었다.

하향이가 타고 온 차에 올라탔다. 이영기 경감도 뒤따라갔다. 의외로 다이히토가 뒤따라가서 차창을 두드렸다. 창이 내려왔다. 다이히토가 하향과 몇 마디 나누고는 명함을 꺼내줬다.


- 다이히토, 아는 사이야?


쥰페이가 의외라는 표정으로 물었다.

치누크 헬기가 낙동강을 가로질렀다.


- 동문이야.

- 하버드?

- 스탠퍼드...

- 어 유리나...


쥰페이가 유리나를 쳐다봤다. 유리나도 관심을 보였다.


- 나 다닐 땐 못 봤어.

- 그땐 하버드 다닐 땔 거야.


다이히토가 말했다.


- 그럼, 선의 엄마는 몇 군데 다녔어?

- 베이징, 옥스퍼드, 예일... 예일은 의댈 걸?


유리나 질문에 다이히토가 답했다.


- 대단하네...


유리나가 쿨하게 인정했다


- 선의 엄마니까...

- 그래 임마, 선의는 나 안 닮고 저거 엄마 닮았다, 왜 꼽냐?


쥰페이 말에 내가 괜히 트집을 잡았다.


- 해골단이야? 너도?

- 좋아했어?

- 둘 다 노코멘트...


쥰페이와 유리나의 갑작스러운 잽 공격에 다이히토가 가볍게 피했다.


- 나쁜 놈 양다리 걸쳤군...

- 보험용, 킥...


쥰페이의 노골적인 비아냥에 다이히토가 피하지 않고 바로 받았다. 다이히토가 세속의 세계에 부대키더니 많이 달라졌다. 우리는 다이히토의 모습에 약간 당황하여 창밖만 바라봤다. 그렇게 침묵은 흘렀다.


- 아야코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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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시리즈1 킹덤 : 전쟁 22.10.17 25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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