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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 님의 서재입니다.

대충 사는 인간의 세상 뒤집記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keju0422
작품등록일 :
2022.06.14 04:52
최근연재일 :
2023.01.30 19:55
연재수 :
20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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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3
글자수 :
836,7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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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13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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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시리즈1 킹덤 : 전쟁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DUMMY

131화


- 대체, 뭘? 제발 이러지 마? 뭔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일어나, 차근차근 전은 이렇고 후는 이렇다, 이야기하고... 잘못을 따지든지. 용서를 구하든지 하자구...


내가 이런 말을 하는 건 약간의 자신감이 생겼다는 것이었다. 분위기나 느낌상 밑져야 본전이지 싹싹 빌 빌미는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엄마가 갑자기 잰걸음을 걸어오더니 내 뒤통수를 날렸다.

뻑! 소리가 났다. 은하수가 보였다.


- 아야!~ 엄마 왜요?


나는 영문도 모르고 한 대 맞았고 엄마는 아야코 앞에 무릎을 꿇었다.

아야코가 깜짝 놀랐다. 새파랗게 질린 아야코가 당황해서 말도 하기 전에 엄마가 빌었다. 3차 세계 대전이 일어나도 눈도 깜빡 안 할 아야코가 그래도 명색이 시어머닌데 대뜸 자기 앞에 꿇어앉자 아연실색(啞然失色)해 어쩔 줄을 몰랐다. 식은땀을 흘렸다.


- 아야코야, 이 애미가 용서를 빌게, 저놈 잘못은 다 내 잘못이다, 애미가 자식을

잘못 키워서 이런 사달이 벌어졌다, 용서해다오. 저놈 없이 우리끼리 재미나게 살 면 안 될까? 선의랑 한의랑 오순도순...

- 아니 어머니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지만 오롯이 제가 잘못한 겁니다, 제가 오해한 겁니다... 제발 이러지 마시고 일어나시지요? 몽대씬 잘못이 없습니다, 모든 게 제 불찰입니다...


아야코가 새파랗게 질려 엄마를 안고 일으켜 세웠다. 아야코 말에 나는 확실히 자신감이 생겼다. 우선 내 과실이 6 대 4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자신감 말이다.

아마 엄마가 일본말을 몰라 나름대로 오해해서 상황을 이상하게 끌고 간 해프닝 같았다.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영문을 몰라 서로 눈치를 보며 어떻게 처신할지 황당해했다. 엄마 생각은 나랑 미나미가 불륜을 저지르고 불륜 장면이 USB에 담겨 있었는데 그걸 아야코가 입수했고 그것을 본 아야코가 충격을 받아 10년에 가까운 방황을 한 것이라고, 미나미와의 불륜을 가지게 한 원인 제공자가 며느리인 아야코 자신이기에 내 잘못이 크다 그래서 시아버지 장례를 기점으로 참다 참다 도저히 용서가 안 돼 갈라서는 수밖에 없다, 질질 끌지 말고 단번에 끝내자며 내게 이혼을 요구하려고 꿇어앉은 것이라, 판단했다, 일본말은 모르지만 돌아가는 일머리가 그런 거 같다고 짐작한 엄마 당신 혼자서 상상의 날개로 쓴 소설이었다. 그 소설 속에 양념으로 서민교도 있고 이시하라 유우도 등장하는 것 같았다. 수진 누나도 언제 등장할지 모르는 대기 상태고...


- 그게 무슨 말이냐? 보통 무슨 일이 벌어지면 주로 몽대 때문인데...

- 우선 몽대씨한테 용서를 구하고 나중 둘만이 있을 때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민망한 구석이 많아서 그렇습니다.

- 그래? 그럼 그렇게 하자, 사돈도 들어도 안 된다는 거지?

- 우리 부모님은 따로 말씀드리겠습니다.

- 친구들도 몰라? 너희들도 무슨 영문인지 몰라?


친구들은 말 대신 눈만 껌벅였다.


- 예, 모릅니다, 다른 친구들은... 저하고 미나미만 압니다.


아야코가 다소곳하게 그러면서 애원하듯 사태를 수습하려고 했다.


- 맞네, 불륜, 야이 호랑말코 같은 놈, 그래 바람피울 상대가 없어서 여자친구하고 눈 이 맞아가 놀아나냐?! 와 진짜 뚜껑 열리네, 저놈 저거 거시기를 내가... 넌 족보에 서 팔 거야! 나가 당장 이놈아! 쥰페이, 저놈 나가면 소금 뿌려라!


엄마가 슬리퍼를 벗어 내게 던지려고 하며 속사포처럼 퍼부었다.

쥰페이가 소금을 가지러 부엌으로 슬금슬금 걸어갔다.


- 야, 임마! 아니라니까, 진짜... 엄마, 절마 진짜 소금 뿌린다니깐!


그래도 한번 흘깃하고는 부엌으로 쥰페이가 들어갔다. 아, 저 장난꾸러기... 저 자식 저거 내 거시기 자르라고 칼까지 가지고 올 게 뻔했다.


- 어머니 진짜 아닙니다, 몽대 씨는 억울합니다, 어머니 자꾸 그러시면 어머니 뵐 면 목이 없어 죽는 게 나을 거 같습니다.

- 뭐, 얘가 무슨 소리 하냐? 함부로 그런 소리 하지 말아, 죽으려면 저놈이 죽어야지, 그리고 아야코야, 죽는다는 소린 시에미 앞에서 하는 게 아니란다...

- 네, 네, 알겠습니다, 어머니, 죄송합니다,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미천한 제가 아직 세상일에 밝지 못합니다. 많은 지도편달 부탁드립니다.

- 니가 마음씨가 너무 천사 마냥 고와 저놈을 봐주는 거 아니냐? 아무래도 저놈이

수상쩍은데... 자기 딸 그림 팔아먹으려고 설치는 놈인데, 아까 봤잖아 아들 그림까 지 팔아먹으려고 눈독 들이는 거.

- 아닙니다, 어머니 정말 아닙니다... 절대로 몽대씨가 그럴 일이 없습니다, 전적으로

제 잘못입니다.


어이 아야코, 머리 나쁜 나도 안다, 니 말 뜻을, 한눈팔지 마라, 이 말 아냐? 은근한 협박과 경고성 발언... 지금 이 시점부터 이전과 이후로 나눠서 판단해 주기 바란다, 10년 가까이 떨어져 있었다는 걸 정상 참작하고... 내가 무슨 고행의 길을 걸어가는 수도승도 아니고...


- 동생, 아무래도 오해인 거 같네, 몽대가 동생한테 욕 들어 먹을 짓 안 하잖아, 내가

내 아들 모르면 누가 알아? 내가 보장할게, 그리고 자꾸 그러면 며느리만 입장 곤 란해져, 동생, 아들 훌륭하게 잘 키웠어, 내가 인정할게, 사족인데 내가 알기로는 몽대 앞으로 된 자산(資産)이 평생 쓰고 죽어도 다 못 쓰고 죽을 정도는 될걸?

- 네, 형님?

- 그런 거 있어...

- 몽대 아빠 유산 부채 빼면 얼마 안되는데... 형님도 몽대한테 그림줬어요?


나는 말을 하지 않고 제가요? 손가락으로 나를 가리켰다. 베아트리체 엄마와 수진 누나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뿐만 아니라 장인, 장모님, 아야코도 고개를 끄덕였다. 쥰페이, 유리나는 손가락으로 OK 표시를 했고 다이히토는 싱긋이 웃었다.

이시하라 유우는 필요하면 얼마든지 가져다 쓰래, 엄마가... 귓속말로 했다. 그러면 뭐하냐, 당장 다가오는 카드 대금 낼 돈이 없는데, 부자가 배곯는다, 하더니...

보다 못한 베아트리체 엄마가 나서서 엄마의 해프닝은 어정쩡하게 끝났지만 세 사람 다 그랬다. 찝찝했다. 아야코는 고개를 못들 미안함에, 엄마는 당신이 창작한 소설이 인정을 못 받은 것에, 나는 괜한 오해로 똥태망태 다 된 것 때문에 일본말로 가오가 안 서서 그랬다. 그러나 희한하게도 엄마의 엉뚱한 오해로 빚어진 푸닥거리로 진중하거나 심각해야 할 USB 사건이 자연스럽게 또는 가볍게 흐지부지 구렁이 담 넘어가

듯이 싱겁게 끝나고 말았다. 어떻게 보면 최대 피해자인 내가 내 성격상 집요하게 파고들지 않은 거도 있었고, 아야코도 엄마 때문에 더 물고 늘어질 수도 없었을 뿐 아니라 당사자인 미나미도 사라지고 없어 당분간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말았다. 현재 USB 안에 든 내용이 뭔지 아는 사람은 아야코 혼자라 아야코만 문제 삼지 않는다면 조용히 넘어갈 수 있는 거였다. 내가 분명 USB와 관련이 있는 게 확실한데 10년 가까이 전에 것을 끄집어내 긁어 부스럼을 낼 필요가 뭐 있나? 아야코랑 한 이불을 덮고 자면 자연스럽게 알 수 있지 않을까? 그냥 넘어가면 그것도 괜찮고, 아야코랑 한 이불 덮고 자는 게 중요한 거지...


- 몽, 먼저 자면 안 돼요?


실로 몇 년 만이냐? 몇 년만이 아니라 처음이지, 요시야 서점에서의 짧은 사랑은 귀신에 홀린 듯 급하게 치른 정사라 아야코나 나나 마법에 걸린 듯 꿈으로만 기억될

뿐이다.

아야코가 부끄럽고 어색한 것 같다. 온갖 우여곡절과 파란만장 끝에, 다테야마에서의 번지점프 결혼식 이래 10년 만에 허니 문을 갖게 되는 것이니 천하의 아야코도

몸 둘 바를 모르는 것 같다. 우리 할머니 어릴 때처럼 남자 손만 잡으면 임신하는 줄로 믿고 있는 건 아니겠지, 킥...


- 그래도 돼? 아니면 내가 먼저 씻을까?

- 아뇨, 몽이 먼저 씻은 뒤 내가 씻고 나오면 몽이 잠들었을까 봐...

- 그거나 지금 잠들면 마찬가지지?


나와 아야코는 분명 무슨 말을 하는데 무슨 말인지 헷갈렸다. 둘은 그만큼 긴장한다는 거였고 특히 아야코는 트레이드 마크인 침착성을 잃었다.


- 10년 만인데 잠이 와요?

- 순서가 어떻든 잠은 안 잘게... 아야코가 씻고 나올 때 방에 불 끌게, 그러면 되지?

- 좋아요, 그럼 내가 먼저 씻어요?

- 오케이...


나는 TV를 보며 안 자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자꾸 눈이 감겼다. 근 1시간 만에 나왔다. 살그머니 나왔다. 얼굴을 빼꼼 내밀었다. 타올을 거의 목에 두르다시피 했다.


- 몽, 불 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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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시리즈1 킹덤 : 전쟁 22.10.17 25 1 9쪽
112 시리즈1 킹덤 : 전쟁 22.10.02 27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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