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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 님의 서재입니다.

대충 사는 인간의 세상 뒤집記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keju0422
작품등록일 :
2022.06.14 04:52
최근연재일 :
2023.01.30 19:55
연재수 :
20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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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373
글자수 :
836,7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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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08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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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1 킹덤 : 전쟁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DUMMY

126화

경상도 말로 하면 이렇게 실감이 났다. 최반장이 용서해달라고 내 바지를 잡고 늘어졌다. 조달호 교수 손을 잡고 끌다시피 가기 전에 벌어진 일이었다.

물론 최반장의 혼자 힘으로 거대한 힘과 싸우기엔 불가항력이라 해도 어떻게 얼굴에 철판을 깔고 기자들과 기자회견을 할 수 있나... 서장이 마이크 잡고 씨부렁거리고 최반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고개 숙이고 예, 예만 했다손치더라도 나는 용서가 될 수 없었다. 아버지 엄마도 마찬가지로 용서가 안 됐을 것이다. 그 일만 제대로 원인이 규명됐으면 오늘날 내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나 더 큰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국가적 비극이라는 말은 장성제 아버지 장제갈이 대통령이 되는 비극을 말한다. 그 당시 경찰서장이 현재 경찰청장으로 앉아 있는 것만 봐도 그때 사건이 얼마나 결정적이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일 것이다. 근소한 표 차로 국회의원 당선은 아버지의 살신성인(?) 덕인 줄 성제 일파들은 알았다. 그렇게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떠들었다. 그 뒤로 4억짜리 만찬 복수로 원수지간이 되었지만... 만일 내가 가해자로 뒤바뀌지 않았으면 장제갈은 그 국회의원 선거에서 절대로 이길 수가 없었다. 내가 성제로부터 학폭을 당했다는 걸 아버지가 알았다면 아버지 성질에 가만히 있었겠나, 엄마 또한 성제 일당들을 가만두지 않았을 것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장제갈 낙선 운동에 옷을 걷어붙이고 앞장섰을 것이다. 민교가 엄마에게 학폭의 진실을 말하고 난 뒤는 선거가 끝난 뒤였다. 참담함을 금할 길 없자 엄마가 꺼낸 카드는 머리끝까지 치미는 분노에 비해 성제 집 연못에 노니는 금용 관상어와 수족관 크리스털 새우로 최후의 만찬을 서비스(?)한 소박한 복수가 있었고, 그리고 아버지가 내가 없는 기간 동안 장제갈에게 복수한다고 반대당에 들어가 장제갈과 국회의원 선거에서 두 번 붙어서 두 번 다 졌다는 것이었다. 그 결과 놔뒀으면 100억 대 가까웠을, 외할머니가 내게 물려 준 논과 땅 반을 날렸고 남은 건 악지(惡地) 쓸모없는 땅만 남았다. 나는 쿨하게 괜찮다고 했다. 속이 시렸지만...


- 흑, 흑, 흑... 민교야, 차라리 나를 데려가지, 무심한 하늘아, 엉, 엉~


부산 두구동 영락공원 내 화장장에서 나는 한 줌의 흙이 되는 민교를, 작은 유리창을 통해 멍한 채 바라봤다. 눈물이 많을 나이 때문인지 조달호 교수가 소리 내며 울었다. 교수 와이프가 죽어도 저렇게 울려나? 할 정도로 서럽게 울었다. 눈물이 찔끔 나오려다가 조교수 때문에 쑥 들어갔다. 뭘 그렇게 민교랑 살갑게 지냈다고, 그래도 실소(失笑)는 참았다.

인조 대리석을 통해 검은 양복을 입은 한 사내가 비쳤다. 뒤돌아봤다. 거머리였다. 내가 뒤돌아보는 것을 알아차리고 황급히 거머리가 자리를 떴다. 나는 화가 머리까지 치밀어 달려갔다. 밖으로 나가자 거머리가 타고 온 벤츠를 타고 사라졌다. 돌멩이를 주워서 던졌다. 돌멩이는 정확하게 벤츠 뒤 범퍼를 때리고 떨어졌다. 씩씩거렸지만 용천을 쓰려다가 말았다. 일말의 양심은 있어서 민교의 마지막 가는 길을 보려고 온 것 같았다. 너는 운이 좋다, 개새끼... 비겁한 놈...

하향은 내가 일부러 장례식장에 오지 말라고 했다. 영락공원 내에 장례식장을 차렸다.

사학과 후배들과 같은 사학과 교수들, 그리고 파티쟌 리뷰 등 살롱의 친하게 지냈던 텐프로 아가씨 등이 와서 자리를 빛내 줬다. 민교를 불러냈던 마담은 오지 않았다.

미모를 자랑하는 텐프로 아가씨들이 들이닥치자 슬픔과 우울로 짓누르던 영락공원이 술렁거렸다. 그녀들은 검은 옷을 입었는데도 늘씬했고 예뻤다. 잘나가는 배우들

보다 미모가 더 빛이 났다. 그녀들을 훔쳐본다고 다른 장례 행렬의 사내가 한눈을 팔고 가다가 여자 상주 치마를 밟아 벗겨지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 아직 영락공원이야?

- 아니, 낙동강... 삼랑진 콰이강의 다리 부근 강변...

- 그리로 갈게...


박하향의 전화였다. 어딘데 온다고 하지, 아마 가까운 데 있기에 온다고 하는 것 같

았다.

나룻배를 빌렸다. 민교 뼛가루가 든 항아리를 들고 탔다. 나룻배를 젓는 뱃사공과 조달호 교수만 탔다. 사학과 후배들과 교수들은 가고 텐프로 아가씨들만 남았다. 가라고 해도 오늘 같은 기분에 일 못 한다며 하루 휴가(休暇)를 냈다고 어깃장을 놓으며 따라왔다. 대신 그녀들은 강변 부근에 자리를 깔고 술추렴을 했다. 민교와의 추억을 이야기하다가 결국 각자 신세 한탄으로 눈물을 질금거리며 소주잔을 입에 털어 넣었다.

강에다 민교를 뿌렸다. 가루는 바람에 흩날려 날아가다 강물에 젖었다. 착잡했다. 먹먹했다. 울컥 울고 싶었다.

그때였다. 헬기의 프로펠러 소리가 귀청을 때렸다. 내 머리 위에 저 멀리 헬기가 선회했다. 경찰 헬기였다. 그때 믿기지 않은 일이 벌어졌다.


- 슝~~


갈대숲에서 바주카포를 쐈다. 포탄이 날아가 헬기 뒤꽁무니를 맞췄다.


- 꽈꽝~


경찰 헬기 뒤꽁무니가 날아가자 방향 감각을 잃고 연기를 뿜으며 바람 빠지는 풍선처럼 하늘을 지그재그로 돌았다. 그 순간 박하향이 윙슈트 차림으로 헬기에서 탈출해 날아갔다.

우리는 모두 정신줄을 놨고 멍하니 쳐다봤다. 단번에 떠오르는 인물이 있었다. 성제 새끼였다. 저런 짓을 할 수 있는 놈은 성제밖에 없었다. 모두 어떡하지, 어떡하지 발만 동동 굴렸다. 성제 새끼가 미쳐도 단단히 미쳤다. 대한민국을 얼마나 깔봤으면 대낮에 군인도 아니면서 민간인이 바주카포를 쏘냐는 것이다. 텐프로 아가씨들이 용감하게 바주카포를 쏜 곳으로 달려갔다. 취기가 올라 간이 방방한 것도 있지만 텐프로 나갈 정도면 산전수전 겪은, 겁하고는 거리가 멀고 목숨 이런 건 두려워 하지 않을 아가씨일 것이다. 아가씨들이 괴한을 잡으러 가자 바주카포를 쏜 괴한이 꽁지 빠지듯 도망을 갔다.

뒤꽁무니에 포탄을 맞은 헬기가 미끄러지듯 강을 타고 들어가며 프로펠라로 물보라를 일으키면서 강 속에 비스듬히 처박혔다. 물기둥이 솟아올랐다. 그렇게 깊지 않아서인지 헬기 동체가 삼 분의 일 정도는 밖으로 삐져나왔다. 뱃사공이 배를 급하게 몰아 헬기 가까이 다가갔다. 수영도 제대로 못 하면서 내 성격 어디 가나 앞뒤 재지 않고 강물에 뛰어들었다. 조종사가 이영기 경감이었다. 코를 조종석에 부딪혔는지 코가 떡나발이 된 채로 코피를 흘렸다. 부조종사가 최반장이었다. 최반장은 얼굴에 피를 흘리며 기절해 있었다.


- 나는... 괜찮으니까요... 최반장을... 빨리...


갈등이 생겼다. 그냥 두느냐, 살리느냐... 똑같은 인간이 되기 싫었다. 최반장의 안전벨트를 풀어 옆구리를 끼고 안 되는 수영 실력으로 어렵게 강변 모래사장에 겨우 올렸다. 아 그 여자, 처녀 때는 호리호리 곱상했는데 제법 살이 올라 굴곡지고 풍만해 힘이 무척 들었다. 몸이 요염할 정도로 성숙해졌으면 머리도 비례해 꽉 찼으면 얼마나 좋아, 내가 자기를 살렸다는 걸 알라나... CPR 심폐소생술을 할까 말까 망설이는데 박하향이 뛰어와 최반장을 마우스 투 마우스(Mouth to Mouth)로 입에 공기를 넣고 번갈아 가며 가슴을 빠르게 반복적으로 눌렀다. 금세 최반장이 깨어났다.


- 괜찮아요?

- 네... 고맙습니다, 팀장님...

- 나한테 고마워하지 말고 몽대가 구했으니 고마워해요...


나를 보더니 최반장이 힘들게 꿇어앉았다.


- 그만 해요, 아 보기 싫어! 뭐 하는 짓이야! 진짜...


나는 투덜대며 그곳을 빠져나왔다. 짜증이 뻗쳤다.

핸드폰이 울렸다. 아야코였다. 무리에서 벗어나 전화를 받았다.


- 몽대씨 안 와요? 내일 상견롄데...

- 못 가, 아직 일 안 끝났어.

- 주인공이 없는데, 상견례하고 가면 안 될까요?

- 안 돼, 결혼식도 아닌데 나 없이 하면 안 돼?

- 뭔 일인지 모르지만 좀 그렇다...

- 그냥 알아서 해.

- 싫어.

- 싫으면 할 수 없고...

- 뭐?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어? 아버님 덕에 나타난 줄 모르겠어?

- 몰라, 왜 사라진 줄도 모르는데 왜 아야코가 갑자기 나타난 줄 어떻게 알아?

- 알면서 모르는 거야, 진짜 모르는 거야?

- 진짜 알면 여기 있었겠어? 나 빼고 상견례 해, 아버님 어머님에게 죄송하다 전해 주고...

- 아니 그럼 난 뭐야, 유령하고 살아?

- 유령하고 산 건 내지, 한국에 십 일 가까이 있었는데 나랑 같이 있었어?

- 야, 뻔뻔스럽네, 어떻게 철면피 같은 말을 해?

- 그래, 나는 철면피다, 10년, 100년 반성하며 혼자 살게...

- 죽고 싶어, 진짜?! 빨리 와! 비행기 보낼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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