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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Mr. 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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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최근연재일 :
2024.09.14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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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2.06.22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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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8쪽

리더가 꼭 완벽할 필요는 없지....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류지호는 회귀자로서 어떤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아무에게나 찾아오는 축복도 행운도 아닌 것 같아서.

혼자만 잘 먹고 잘 살라고 과거로 돌려보낸 것 같지도 않다.

그것이 초월적인 존재의 힘이든 미스터리한 현상에서든.

자신이 행복해질수록 세상에 대한 기여도 신경 써야 한다는 일종의 사명 같은 거다.

그런데 미국에서 넘어온 보고서를 확인한 후로는 책임감과 의무 따위 개나 줘버리고 싶어졌다.

LA폭동 이후 후원성금을 놓고 벌인 일부 한인동포들의 추태에 온갖 정나미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LA폭동으로 망가진 동포사회 피해를 재건하고 복구해야 한다는 취지로 한국과 미국에서 성금이 모금되었다.

류지호 역시 폭동피해동포들을 돕고자 70만 달러를 쾌척한 바 있다.

LA총영사관 내에 ‘4·29 폭동 비상대책 본부 성금분과위원회’(9명)이 구성됐다.

문제는 한국 적십자에 접수된 상금 445만 달러가 미국에 전달되면서 이를 두고 총영사관 및 성금관리위윈회와 피해자협회 사이에 분쟁이 벌어졌다는 사실이다.

급기야 총영사관 농성에다가 점검사태가 벌이지고 총영사 사퇴 요구 시위, 법정 공방 사태까지 불러왔다.

그것으로 끝났으면 한인사회 내부의 부끄러움으로 마무리되었을 텐데, 미국 정부 재무부 산한 비밀경호대의 수사 대상까지 됐다.

한국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중요한 의제가 되었다.

성금을 돌려달라는 동포들의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결국 1차 성금은 어찌어찌 ‘4·29 폭동피해자협의회’에 전달되었다.

문제는 남은 성금 1,000만 달러가 이런저런 명분으로 소진되고 있고, 이런 상태라면 얼마 남아있지 않을 것 같다는 내용이 보고서에 적시되어 있었다.

보고서는 제3자 입장에서 성금관련 진행사항을 객관적으로 정리했다.

데본 테럴과 Pinkerton Corp. 직원들이 보고서를 정리하며 한인사회를 얼마나 한심하게 봤을까를 생각하니 류지호 본인의 얼굴이 다 화끈거렸다.

대다수의 선량한 피해동포에게는 미안하지만, 류지호는 한인동포사회에 더는 관여하지 않기로 했다.

솔직히 미국에서 함께 이민생활을 하며 동고동락한 정이라도 쌓였다면 모를까.

지금까지 애쓴 것만으로 칭찬받아 마땅했다.

물론 누구도 알아주지 않은 일이고, 기대하지도 않지만.

여담으로 LA폭동피해자돕기성금은 십여 년이 흐른 후 성금관리위원회가 법적으로 폐쇄되면서 성금이 단 한 푼도 남지 않은 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국민적 성원으로 모인 엄청난 규모의 귀중한 성금이 어떤 용도로 쓰였는지 그리고 어떻게 사라졌는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는다.

공식적으로 책임을 져야할 장본인들은 입을 다문다.

거기에 성금을 모은 언론사들 역시 전달만 하고 어떤 감시나 후속취재도 하지 않는다.

일련의 사태에 LA총사영사관의 수뇌부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후우.


류지호가 깊은 한숨을 내쉬고, 마음을 다잡았다.

세상의 어떤 흐름에 자신의 물질과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면, 자신의 통제 하에서 움직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결심했다.

누구도 중간에서 장난질을 치지 못하도록.

도움의 손길이 마땅히 돌아가야 할 사람들에게 돌아가도록 하리라 마음먹었다.


“삼봉백화점.....!”


수많은 이들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기게 되는 90년대 최악의 참사다.

오로지 돈을 위해서라면 시민의 안전과 목숨은 아주 간단히 외면하는 대한민국의 극단적인 단면을 보여주는 비리와 부실의 종합판.

동시에 강남이라는 돈과 권력의 성채가 얼마나 허망한 탐욕 위에 지어졌는가를 드러낸 강남공화국의 부끄러운 민낯이기도 하고.


“노력은 해보겠지만, 지난 LA폭동처럼 하진 않겠어.”

“비 맞은 중처럼 뭘 자꾸 중얼중얼 대?”


류지호가 목소리가 들린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자신의 업무가 끝나길 학수고대하고 있는 사인방의 모습이 보였다.

류지호가 손목시계로 시간을 확인했다.


“미안. 이것만 마저 확인하고 움직이자.”

“천천히 해.”


세상사는 세상사.

그것과 상관없이 기업의 오너로서 챙겨야할 것들이 많았다.

황재정이 다른 보고서를 류지호에게 내밀었다.

뉴욕의 Garam Invest에서 넘어 온 금융투자 관련 보고다.

기존의 투자회사 주가변동, 새롭게 투자한 종목들의 현황, 채권 및 선물거래 수익과 손실 그리고 실리콘 & 시냅스 투자를 시작으로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상황이 정리되어 있다.

류지호는 지분율과 수익률 위주로 빠르게 넘겼다.

수많은 기업들 사이에서 한 기업이 눈에 띠었다.

Sable mobile.

1865년 창업한 핀란드의 기업으로 한 때 잘나갔던 회사다.

제지업으로 시작해 고무로 업종을 변경하더니 전선으로 바뀌었다가 전선 만드는 회사와 무선통신장비를 만드는 회사와 합작해 휴대전화기를 생산하는 회사로 자리 잡았다는 기업의 연혁이 보고서에 간략하게 정리되어 있다.

류지호가 모를 수가 없는 굉장히 유명한 휴대전화 메이커다.

회사회계의 투명도 높은 것은 물론 윤리기업으로 유명했다.

세금 문제를 일으킨 적도 없다.

한창 잘 나갈 때 핀란드를 먹여 살린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다.

본사 건물을 모두 다 비치는 유리로 만들었단다.

모두가 지켜볼 수 있도록.

그럼으로 해서 직원들이 투명하고 똑바로 하겠다는 의지 표현이란다.


‘그런 마인드는 내 회사들도 배울 만 하네.’


앞으로 휴대전화 사업으로 핀란드 국가 예산을 뛰어넘을 정도의 매출을 올리게 되는 회사고, 한 국가의 경제를 좌지우지할 정도의 기업이 된다.

화무십일홍이라고 해야 할까.

안타깝게도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오성전자와 애플에 밀려 휴대전화 사업이 몰락하고 만다.

그럼에도 통신장비와 헬스케어 사업으로 핀란드 경제를 떠받치게 된다.

Garam Invest의 투자 보고서에 의하면 작년 말에 Sable mobile이 부도직전까지 몰렸단다.

그래서 Sable mobile의 주가가 폭락의 폭락을 거듭해 역대 최저치에 육박하고 있다.

류지호는 매튜를 중심으로 Garam Invest에 자율권을 주었다.

다만 5,000만 달러 이상 투자에 있어서는 류지호의 허락을 득해야 했다.

뉴욕에서는 투자의 메리트가 충분하다는 의견을 개진, 류지호의 결제를 요청했다.


“Sable Mobile 투자하려고?”


황재정의 물음에 류지호가 고개를 들었다.


“주가가 이미 바닥을 뚫다 못해 역대 최저치라잖아.”

“그러다 진짜 파산하면?”

“130년 역사를 가진 회사인데 설마 쉽게 망하려고.”

“백 년 된 회사더라도 망하지 말라는 법 없어.”

“투자가 아니라 도박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뉴욕 회사 어소에이트들 개개인 연봉이 얼만데.... 설마 엉터리로 네게 투자의향서를 올렸겠냐?”

“근데?”

“투자규모가 너무 큰 것 같아서.”

“5,000만 달러 투자가 좀 많긴 해.”

“새로운 회장이 취임했다니까 구조조정을 하던지 계열사를 처분하던지 하겠지만, 예전 주가를 회복하려면 쉽지 않을 것 같아.”

“사장이 자살하는 사건도 있었는데, 새로 부임한 젊은 회장의 각오가 남다르지 않을까?”

“기업 경영이 각오만 가지고 되겠냐?”

“네가 만약 Sable Mobile 회장이라면 어떻게 할 것 같냐?”

“이것저것 문어발식으로 확장한 사업을 대폭 팔아버려야지. 최대한 그룹의 몸집을 줄이면서 주력사업 위주로 회사를 재편하겠어.”

“너라면 Sable Mobile의 주력사업을 뭐로 할 것 같아?”

“.....흠.”


황재정은 류지호 앞에 놓여있는 보고서를 집어 찬찬히 살폈다.

지루함에 몸부림치던 김준우와 고우찬도 고개를 돌려 황재정이 할 말을 기다렸다.

둘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는 몰라도, 황재정이 테스트 받고 있다는 것은 알았으니까.

Sable Mobile의 기업분석을 다시 한 번 읽어본 황재정이 입을 열었다.


“처음 시작했던 제지업도 좋고, 미래 산업인 핸드폰 사업도 괜찮을 것 같아.”


사실 올해 취임한 41세의 젊은 회장이 Sable Mobile의 펄프사업을 정리하자, 제지업으로 출발한 기업 정체성을 부인하는 것이라는 반발이 거셌다.

결국 그의 경영전략인 집중화와 세계화는 Sable Mobile을 세계 최고의 휴대폰 업체로 탈바꿈시키게 된다.


“미래 산업은 R&D 비용이 엄청 들어가는데?”

“전통적인 산업으로는 기업회생이 어렵지 않을까? 핸드폰 분야는 모토로라나 일본기업 말고 유럽에는 특별히 경쟁업체도 없고. 뭐든 나라면 한 분야에 올인 할 것 같아.”

“그렇단 말이지.”


황재정이 식겁해서 물었다.


“야. 내 말 듣고 결제할 건 아니지?”

“뭐, 문제라도 있어?”

“나한테 물어봐 준 건 고마운데.... 뉴욕의 매튜 형하고 통화 한 번 다시 해봐.”

“5,000까지는 나도 조금 불안하고... 3,000만 달러 선에서 해보라고 할게.”

“미치겠다, 증말!”

“또 뭐가?”

“내가 대유그룹에서 일하는 건지 헛갈려. 미국에서 너한테 들어오는 보고서 보면 내가 참.... 살살하자, 쫌.”


그럴 만도 했다.

Garam Invest나 트라이-스텔라 픽처스에서 올라오는 투자 단위가 기본 5,000만 달러다.

원화로 최소 400억부터 800억 원 단위까지 간혹 보고서에 등장했다.

그걸 또 류지호는 아무렇지도 않게 승인하고 있다.

류지호가 픽 웃으면서 타박했다.


“고등학교 때는 안 그러더니 사회생활하면서 간이 작아졌어.”

“내 간이 작아진 게 아니라, 네가 스케일이 말도 안 되게 큰 거야.”

“네가 내 비서실장이거든.”

“아휴~ 내가 앓느니 죽지.”

“앓기 전에 병원 가봐. 너 아프면 내가 피곤하다.”

“에휴!”


황재정이 한숨을 쉬거나 말거나, 류지호는 남은 보고서를 모두 찬찬히 읽었다.

보고서를 모두 읽은 류지호가 책상 서랍을 열어 문서를 꺼냈다.


“재정아, 이거 매튜 형에게 팩스로 넣어줘.”

“나도 봐도 돼?”

“보고 그 원본은 폐기해.”


대단한 문서는 아니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빌 블라이드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과 12월 대한민국 대선에서는 김용삼 후보가 유력하다는 내용이다.

그가 기억하는 것과 선거기간 동안 있었던 것들을 짜 맞춰 구성한 전망보고서다.

미국의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서 미국의 금융정책 기조가 달라진다.

그것은 세계 금융시장에도 큰 여파로 작용한다.

살아 있는 생물처럼 꿈틀대는 금융시장은 늘 변화하고, 예측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변동성이 가득한 금융시장에서 정확한 예측과 그에 따른 대처 능력은 막대한 이익을 가져다준다.

다만 그 누구도 완벽하게 예측하지 못한다.

류지호의 의견을 가장한 예측 보고서는 세계 금융시장의 중요 흐름이 어떤 식으로 진행할지 정답을 알려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세계사적 혹은 정치적 사건에 대해 예측을 한 것이니까.

투자에 있어서 소 뒷걸음질 치다가 잭팟을 트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

류지호는 의형인 매튜가 스카우트하고 조사부가 추천한 인재들을 보며 뼈저리게 느꼈다.

왜 유능한 사람들에게 많은 연봉을 주는지를.

사실 류지호는 합리적이면서 옳은 조언에는 귀를 기울이고, 때로는 밀어붙여야 할 때는 밀어붙이는 추진력을 발휘하고, 성과가 있을 때는 그에 합당하는 보상을 해주는 것이 전부다.

세상에는 ‘성공하는 법‘이란 제목의 온갖 종류의 책이 많다.

내용은 별것 없다.

성공하고 싶다면 자신의 길을 선택해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가는 거다.

그게 전부다.


‘리더라고 해서 꼭 완벽할 필요도 없고.’


황재정이 팩스를 보내는 사이 류지호가 옷을 챙겨 입었다.


“가자 애들아!”


약속대로 전국일주에 나섰다.

말이 전국일주다.

사실은 군에 가있는 친구들을 면회하며 전국을 순회했다.

철원에서 근무하는 신포고 방송부 박상은을 시작으로 부산으로 내려갔다가 목포를 들러 최원석을 면회하고,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경찰대학에서 이철웅을 만났다.

고등학교 다닐 때만 해도 키가 작았던 이철웅이다.

현재는 고우찬에 필적한 신장과 듬직한 체격을 자랑하며 진한 남성미를 풀풀 풍겼다.

마지막으로 해병대 2사단에서 근무 중인 김재욱을 만나면서 일정이 끝이 났다.

류지호는 방문하는 부대마다 친구들에게 여자연예인의 사인 책받침과 브로마이드를 전해줬다.

그리고 치킨이나 라면, 초코파이, 떡 등 수십 박스를 바리바리 안겨줬다.

특히 김재욱이 제일 좋아했다.

고참들이 자신이 충무로에서 일했던 걸 믿지 않았다나.

연예인 사인 브로마이드가 그것을 증명해 줄거라며 무척 좋아했다.

왜냐하면 브로마이드에 떡하니 ‘우리 김재욱씨 예쁘게 봐주세요’라는 글자가 여자연예인의 친필로 써져있었으니까.


“여자 애들 좀 데려오지. 사내놈들 끼리 오냐?”

“다음부터 면회는 짤 없다?”


고우찬의 말에 바로 꼬리를 마는 김재욱이다.

류지호가 그런 김재욱을 격려했다.


“유 기사님하고 영복이형 바로 다음 영화 들어간대. 휴가 나오면 촬영장 놀러가서 배우들하고 사진 몇 방 찍어.”

“하영이 누님이 프로듀서야?”

“아니. 나도 뭐 찍는지는 몰라. 유 기사님이 내년에만 세 편 찍으신다니까. 휴가 나오면 한번 돌아다녀봐.”

“오케바리!”


친구들 모두가 별 탈 없이 씩씩하게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고 있다.

면회를 가서 만나는 친구마다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있다.


“카투사 진짜 부럽다.”


류지호의 반격에 모두가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준우는 육방이야, 자식들아!”


❉ ❉ ❉


휴가를 마치고 부대로 복귀한 류지호의 일상은 변함이 없다.

ENG 카메라를 가지고 나가 미군 인터뷰를 따오거나, 행사를 촬영하는 것이 전부다.

미군들과도 두루두루 친하게 지냈다.

까칠한 녀석들은 어디에나 있다.

그러거나 말거나.

류지호는 착하게 구는 이들에게는 착하게 못되게 구는 이들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대접을 해주었다.

미군 일반 병사는 짧으면 1년, 길어봐야 2년 근무하고 돌아간다.

잘해줘 봐야 류지호에게 이득이 될 것이 없다.

그렇게 국방부 시계는 쉬지 않고 돌아갔다.

세상의 역사도 변함없이 흘러갔다.

빌 블라이드가 42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었고, 대한민국 14대 대통령에는 김용삼이 당선되었다.

류지호의 전망(?)이 이번에도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엊그제 입대한 것 같은데, 어느덧 크리스마스가 코앞이다.

카투사는 한국의 공휴일과 미국의 공휴일을 모두 쉰다.

9월 추석부터 시작해, 노동절, 10월 개천절과 콜럼버스 기념일, 11월에 추수감사절과 미재향군인의 날, 12월의 크리스마스까지.

일요일에 쉬는 것까지 하면 류지호는 거의 한 달을 쉬었다.

외출·외박을 자주 나올 수 있었던 것까지 고려하면 친구들이 미국방위라고 놀려도 할 말이 없다.

쉬는 날이 워낙 많아서 류지호는 부대 밖으로 나가는 걸 자제했다.

본래 한국의 군대는 훈련보다 내무생활이 더 빡세다.

류지호에게 해당되지 않는다.

징검다리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오랜만에 류지호가 부대를 벗어났다.

소공동 플라자 호텔 카페테리아에 류지호가 나타났다.

매튜 그레이엄과 모리스 메타보이가 류지호를 맞이했다.


“Jay.”

“네?”


모리스 메타보이가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물었다.

입가에는 짓궂은 미소를 걸고서.


“혹시 머리 한 번 만져보면 안 되겠나?”

“제 머리요?”

“응.”


모리스 메타보이가 당장에 류지호의 까까머리를 만질 듯 손을 들어올렸다.

류지호가 옅게 한숨을 내쉬고 머리를 대주었다.


슥슥.


“으하하하.”


대소를 터트리는 모리스 메타보이를 보며 류지호가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왜 모리스 메타보이가 틈만 나면 자신에게 장난을 거는 지 이제는 알고 있다.

나이답지 않게 매사 신중하고 무겁게 행동하는 류지호다.

그럴 때마다 모리스 메타보이는 충고하곤 했다.

애늙은이 같이 굴지 말라고.

비즈니스맨으로 매력이 없다고.

쉽게 보여서도 안 되지만, 사람들이 친근하게 다가올 수 있도록 여지를 두라고 충고했다.

류지호는 그러겠노라고 대답하긴 하지만, 딱히 노력하진 않았다.

그저 남들이 보기에 재수 없고 오만하게 보이지 않을 정도로 태도를 유지할 뿐.


“머리를 짧게 자르니까 진짜 어린애 같군.”

“제발, 처음 만났을 때처럼 근엄하고 중후해주면 안 됩니까?”

“내게서 중후함을 빼면 남는 게 없다네.”

“풍채는 산만해서.... 어린애는 Moe에게 해당되는 것 같네요.”

“내 인생 철학이 바로 그것이네. 어린애처럼 사는 거.”


매튜 그레이엄이 부자지간처럼 화기애애한 두 사람을 진정시켰다.


“자, 사람들이 모두 우릴 구경하고 있습니다. 빨리 자리에 앉아요.”


류지호가 의자를 빼서 앉자마자 물었다.


“곧 크리스마스인데, 한국에는 어쩐 일이에요? 두 사람이.”

“네게 좋은 소식을 전해주기 위해 친히 우리 두 사람이 방문 했지.”


매튜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입가에 걸었다.


“그냥 전화로 알려주지. 바쁜데 뭐 하러 한국까지 와?”

“좋은 소식도 전해 줄 겸 오너인 너와 상의할 것이 있어서.”

“또 돈 얘기겠네?”

“그것밖에 더 있겠어?”

“얼마나 대단한 규모이기에 두 사람이 직접 온 거야?”

“자, 일단 주문부터 하고 대화를 나누도록 하지.”


모리스 메타보이가 두 사람의 대화를 끊고, 메뉴판을 류지호에게 내밀었다.


“이런 공개된 장소에서 이야기해도 되는 거야?”

“해도 되고 안 하는 게 좋기도 하고.”


류지호는 무교동 한정식집에서 두 사람과 저녁식사를 했다.

80년대까지 요정 영업을 하던 한옥 식당이었는데, 독립된 방에서 조용히 대화를 나누기 좋아서 대기업, 정치인, 관료들도 자주 오는 전통한식당이다.


“축하해. 동생아.”

“......?”

“여전히 빅 식스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트라이-스텔라도 미니 타이틀을 땔 수 있을 것 같다.”


매튜 그레이엄이 저녁 식사 자리에서 캐롤코와 오라이언 두 영화사 인수합병 소식을 전했다.


“파인라인 시네마와 작년 말부터 인수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하지 않았어?”

“4월에 판이 깨졌어. 사보이 픽처스가 오라이언을 인수하겠다고 시도했는데, 본격적으로 논의를 벌이기도 전에 깨졌고.”


워낙 많은 회사와 인수를 논의하다보니 한국의 오성그룹까지 거론되기도 했다.

오라이언 픽처스는 거의 파산이 확정적일 것처럼 회사재정이 심각했다.

따라서 준비하던 영화들이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상황에 놓였다.

그때 모리스 메타보이가 옛 동료들과 접촉했다.


“오라이언이 가지고 있는 영화 라이브러리가 100여 편에 달하고, 오라이언 클래식이 보유한 예술영화까지 포함하면 200편이 넘는 영화를 보유하고 있어서 그 모든 영화에 대한 권리를 넘겨받기 위해서는 당초 예상했던 금액을 훌쩍 넘긴 자금이 필요했지. 내가 회사를 나올 때까지는 오라이언 클래식이 그 정도 영화를 보유하고 있지 않았는데, 2년 사이에 친구들이 욕심을 부린 모양이야.”


모리스 메타보이의 말이 끝나자 매튜가 이어받았다.


“거기에 홈비디오 사업부문의 ‘오라이언 홈 엔터테인먼트’와 해외 직배 사무소들까지 포함하면 1억 달러에 근접한 인수금액이 필요했어.”


다시 모리스 메타보이가 말을 이었다.


“내가 홈비디오 사업을 빼고 인수하겠다는 안을 제시했다네. 어차피 캐롤코를 인수하게 되면, 트라이-스텔라는 오라이언의 홈비디오 부문이 필요가 없거든.”


캐롤코 픽처스가 대주주로 있는 미국 홈비디오 업체 ‘LIVE Entertainment’가 규모와 영업망 면에서 훨씬 좋았다.


“결국 오라이언 픽처스는 홈비디오 부분만 따로 떼어 ‘사보이 픽처스‘에 팔고, 남은 자산과 사업을 모두 넘겼다네.”

“얼마에?”

“7,800만 달러 계약서에 서명 했지.”

“당장 해결해야 할 부채는요?”

“800만 달러.”

“부채 비율은 200%가 넘겠죠?”


끄덕.


“캐롤코는 조금 복잡했어.”


매튜가 설명을 시작했다.

캐롤코 픽처스는 <터미네이터Ⅱ>와 <원초적 본능>의 연속적인 흥행성공에도 불구하고 재정상태가 매우 부실했다.

그런 상황에서 시너지 필름과 공동제작한 <슈퍼마리오>에 올인을 했다.

파트너인 트라이-스텔라 픽처스가 배급을 포기해 버렸다.

그로인해 캐롤코 픽처스의 상황은 더욱 절망에 빠졌다.

사실 <슈퍼마리오>가 개봉할 때까지 기다렸다 인수제안을 해도 되었다.

어차피 망할 테니까.

문제는 캐롤코 픽처스가 진짜 파산할 경우다.

보유하고 있는 영화 라이브러리와 저작권을 공개입찰에서 붙이게 된다.

트라이-스텔라 픽처스는 다른 영화사들과 판권을 놓고 경쟁을 벌여야 하는 것이다.

<람보>, <로보캅>, <터미네이터> 등의 저작권....

물론 중요하다.

진짜 중요한 저작권은 따로 있었다.

바로 타임리 코믹스의 <스파이더맨> 영화권리다.

다른 저작권도 중요하지만, 류지호는 <스파이더맨> 영화권리가 가장 탐이 났다.

제이미 캐머론이 영화화를 준비하다가 손을 뗐다는 보고를 받은 류지호는 무조건 캐롤코 픽처스를 인수하라고 채근했다.

천만다행으로 캐롤코 픽처스를 인수할 수 있었다.

오라이언 픽처스에 비해 훨씬 저렴한 5,200만 달러에.


“카사르 회장만 불쌍하게 됐지. 동업자였던 바야씨가 3년 전에 가지고 있던 주식을 1억 600만 달러에 팔고 떠났거든. 그래서 카사르 회장의 지분이 63%까지 올라갔어.”

“그때 바야씨가 우리 쪽에게 주식을 사라고 제의를 했었죠.”

“그걸 자네가 거절했지.”

“결과적으로 저렴하게 인수할 수 있었잖아요.”

“하하하. 자넨 역시 럭키 보이야.”

“미라클 가이라니까요.”


사실 캐롤코 픽처스는 이탈리아의 ‘Rizzoli-Corriere della Sera’, 프랑스의 ‘Le Studio Kanal +’, 일본의 ‘Pioneer Electric Corporation‘ 및 ’MSM‘ 등에게 6,000만 달러 가치의 주식을 넘기고, 5,000만 달러의 영화 파이낸싱 계약을 맺으려고 했다.

당연히 캐롤코 픽처스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트라이-스텔라 픽처스가 반대했고, 역으로 인수합병을 제안했다.

캐롤코 픽처스의 회장은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트라이-스텔라 픽처스가 계속해서 외부 자금 조달을 위해 주식을 파는 것을 반대한다면 정말 회사의 미래가 암울해지기 때문이다.

더 복잡한 비즈니스 협상이 벌어졌지만, 류지호는 협상과정에 대한 것은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스파이더맨>이 내 손에 들어오다니!’


캐롤코 픽처스가 예정대로 파산했다면, 보유하고 있던 영화 라이브러리가 공개입찰에 붙여져 여러 나라 영화사로 찢겨져 팔려나간다.

그 중에서 <스파이더맨>은 소닉-콜롬비아스 픽처스의 품에 안겼을 터.

홈비디오 업체 ‘LIVE Entertainment’는 ‘Tigers Gate Entertainment’에 넘어갔을 것이다.

이제 그런 역사는 없다.

캐롤코 픽처스가 가지고 있는 모든 자산이 Garam Invest와 트라이-스텔라 픽처스로 넘어왔다.

물론 캐롤코 픽처스의 재정상황은 오라이언 픽처스보다 훨씬 심각해서, 한동안 구조조정에 매달려야 한다.

때문에 오너인 류지호와 의견을 조율하기 위해 매튜와 모리스 메타보이 두 사람이 한국으로 직접 날아온 것이다.


“구조조정에는 인적정리도 포함되는 겁니까?”

“자연스럽게 진행되고 있다네.”

“사업부문은 어떻게 정리할 생각이죠?”

“캐롤코의 TV부문 ‘Orbis Communications‘는 ‘트라이-스텔라 TV‘로 흡수시킬 생각이네. 홈엔터테인먼트 회사인 ‘LIVE Entertainment‘는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좋을 것 같고. 또 오라이언의 해외직배 사무소들은 트라이-스텔라 국제부에 통합시키고, 오라이언 클래식의 라이브러리를 빼고 자산은 파라맥스 LA로 넘기기로 임원들과 의견을 모았네.”

“.....음”

“그 외에도 부서별로 통폐합 작업을 해야겠지.”

“많은 직원을 해고해야 할까요?”

“이미 떠날 사람은 떠났고,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사람도 많다네.”

“캐롤코는 파라맥스처럼 독립 프로덕션으로 놔두죠. 오라이언은 트라이-스텔라가 흡수하는 걸로 하고요. 그렇게 하면 트라이-스텔라-오라이언 픽처스가 되는 건가요?”

“그거야 오너 마음이지. 오라이언의 상표권리 역시 팔아도 되고.”

“남미하고 유럽에서는 트라이-스텔라보다 오라이언이 더욱 친숙하지 않아요?”

“그런 편이지. 트라이-스텔라 영화의 해외배급은 그 간 소닉-콜롬비아스가 했으니까.”

“당분간 자체 해외 배급하는 영화는 트라이-스텔라-오라이언으로 배급하죠.”

“동의하네. 트라이-스텔라가 오라이언의 배급라인을 모두 흡수하면 그때 가서 고민해 봐도 늦지 않아.”

“회사 규모가 두 배 이상 커졌는데, 지금 오피스로 괜찮아요?”

“안 괜찮아. 일단 캐롤코의 자산 중에 노스캐롤라이나 윌밍턴 프로덕션 오피스는 처분하는 것이 좋을 것 같네. 거기서 700만 달러 정도 나오지 않을까 싶어.”


류지호가 매튜를 향해 물었다.


“뉴욕에서 트라이-스텔라가 새로운 곳으로 옮길 정도의 자금을 지원할 수 있어?”

“어디에 둥지를 트느냐에 따라 다를걸.”

“설마 임원들이 PARKs 플라자처럼 근사한 사옥을 짓자고 하지는 않겠지?”

“당연한 말을. 은근히 바랄 걸.”

“에휴!”


류지호가 답답하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메이저의 상징인 스튜디오는 포기해야 할 모양이다.

매튜가 진지한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중요한 안건이 더 있어.”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게 뭔데?”

“내년 상반기 안에 증자를 해야 해.”

“얼마나?”

“10억 달러에 맞춰야겠지.”

“......!”


류지호가 멍한 표정으로 매튜 그레이엄을 바라봤다.

현재 환율로 대략 8,000억 원 가치의 기업.

물론 상장기업과 달리 비상장기업의 가치를 평가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순자산가치로?”

“응.”


순자산가치란 간단하게 말해 기업의 총자산에서 총부채를 차감한 자본의 가치다.

순자산가치를 늘리기 위해서 현금, 채권, 재고, 부동산, 증자 등 다양한 방법을 쓸 수도 있고, 은행 차입금이나 영업 부채를 줄일 수도 있다.


씨익.


모리스 메타보이가 등을 의자에 늘어지게 기울였다.

만면에 함박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대규모 유상증자를 하면 자신의 지분은 줄어들겠지만, 나중에 훨씬 큰 이익으로 돌아올 터.

당연히 기분이 좋을 수밖에.


“두 분... 살살하죠. 따라가기 벅차네요.”

“자네는 좋은 영화감독이 될 생각만 해. 돈은 내가 벌어줄 테니까.”


피식.


저 말은 주로 류지호가 모리스 메타보이에게 하던 말이다.


‘무섭네. 미래지식을 본격적으로 풀기 시작한 후로 속도에 속도를 더해 나아가는 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목표를 이루지 못하는 이유는 어찌 보면 별 것 아니다.

목표를 정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단 한 번도 진지하게 그 목표가 믿을 수 있는 것, 이룰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보지 않기 때문이다.

성공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일을 할 것인지, 그 모험을 누구와 함께 할 것인지 알고 있다.

류지호의 곁에는 누구보다 믿을 수 있는 사인방 친구들이 있다.

매튜나 데본, 모리스 같은 유능한 사람들이 함께 하고 있다.

류지호는 모든 걸 척척해내는 슈퍼 히어로가 아니다.


[현명한 군주는 부하들이 충성을 다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을 만들어놓고 그들 스스로 충성하게 만들지만, 우둔한 군주는 위급한 상황이 되고 나서야 충성을 요구하다 배신을 당한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 나오는 말이다.

저 말은 류지호에게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었다.

리더로서, 사업가로서, 영화감독으로서 그리고 인간관계에서.....


작가의말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설매님 과분한 후원 감사드립니다. 새로운 내용이 좀 더 추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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