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알신더의 서재입니다.

남궁세가에서 시작하는 강호록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완결

알신더
작품등록일 :
2023.07.03 15:51
최근연재일 :
2023.10.05 19:30
연재수 :
75 회
조회수 :
67,703
추천수 :
920
글자수 :
403,950

작성
23.10.05 19:30
조회
452
추천
7
글자
7쪽

후일담

DUMMY

백도진의 승리로 싸움이 끝났지만, 그 여파는 작지 않았다.


중원에서 혈교를 축출하기 위해 무림맹이 결성되었고, 개방과 하오문은 구원을 잠시 미뤄둔 채 혈교의 흔적을 찾기 위해 힘을 합쳤다.


그 외에도 여러 일이 있었지만, 소림사 약사전의 분위기는 사뭇 무거웠다.


화산혈사(華山血事)라는 이름이 붙은 싸움에서 소림의 제자들도 적잖이 다쳤기에 분위기가 무거울 수밖에 없지만, 가장 큰 이유는 백도진 때문이었다.


지독한 혈기를 정면으로 받아내며 싸운 만큼 백도진의 몸은 엉망진창이었다. 끝까지 싸운 게 용했지만, 그 반작용으로 가만히 놔두면 혈도가 막혀서 죽는 게 나을 만큼 고통받을 터였기에 백도진은 눕지도 못한 채 온몸에 시침을 받아야만 했다.


“상태는 어떤가.”


“경과를 지켜봐야 합니다.”


매일 아침 물어보러 오는 것도 벌써 닷새째이지만 답답한 마음을 감출 수 없기에 법유는 눈살을 찌푸렸다.


“미련한 놈.”


나가서 한바탕 싸우고 싶었기에 등을 떠밀었건만 그게 이런 식으로 돌아오자 법유는 후회가 막심한지 한숨을 푹 쉬다가 하늘을 올려다봤다.


제 마음을 모르는지 하늘이 유독 맑은지라 괜스레 짜증을 토해내려다가도 갑작스레 귓가를 때리는 목소리에 반응했다.


“사숙, 정신 차렸습니다.”


“그래.”


나름 진중하게 발걸음을 옮겼다지만, 속내를 숨길 수 없었던 만큼 법유는 순식간에 약사전 안으로 들어갔고, 게슴츠레 눈을 뜬 채 입꼬리를 슬쩍 올린 백도진과 마주했다.


“대사님이 계신 걸 보아하니 지옥은 아니겠군요.”


“약사전이다. 이놈아.”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수련하는 도중에 틈틈이 신세 지며 안면이나 터놓을 걸 그랬습니다.”


몸을 가누지 못하는 와중에도 농담을 내뱉는 모습이 퍽 안쓰러웠지만, 여기서 그 감정을 드러내 봐야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고 여겼기에 법유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인중에도 대침을 박아서 입을 막을 걸 그랬어.”


“그래서 어떻게 되었습니까.”


“온몸의 기혈이 망가졌다.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기적이라는구나.”


“대사님 덕분에 그런 짓을 벌이고도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백도진이 화산혈사에서 어떻게 행동했는지 전부 들어서 알고 있는지라 꾸짖고 싶었지만, 백도진이 아니었다면 혈겁으로 번질 수도 있었던 만큼 꾸짖는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지난 일이니 꾸짖어도 아무런 소용 없지. 그래서 앞으로 뭘 할 테냐.”


“남궁세가로 돌아가서 애들 크는 모습이나 지켜보려고 합니다. 예전처럼 힘으로 윽박질러가며 남궁세가를 지킬 수는 없지만, 힘이 없더라도 가족을 지킬 방법은 무궁무진하지 않습니까.”


“그래. 무공을 잃었다고 전부를 잃은 게 아니니 제대로 생각했다면 응원하마.”


아직 약속 기한이 다가오지는 않았으나 치료를 마치려면 적어도 일 년은 걸릴 테니 백도진은 느긋했다. 하지만 법유는 소림의 제자인지라 백도진이 느긋하게 늘어져 있는 꼴을 볼 생각이 없었다.


“그리고 내가 너무 조급했을 뿐, 정륜공은 그대로 익히게 할 생각이니 늦기 전에 깨달음을 정리해두어라. 다 잊었다고 발뺌하지 말고.”


“꼭 그렇게까지 하셔야겠습니까.”


“당연하지, 이놈아. 네가 실려왔을 때만 하더라도 숨이 간당간당했다. 금침을 쓰고, 소환단을 먹여도 아무런 차도가 없어서 죽기만을 기다리던 신세였단 말이다. 그런데 속은 뒤집어졌어도 멀쩡히 살아났으니 정륜공을 포기할 수 있겠느냐.”


아직 온몸이 쑤시고 머리가 혼탁하지만, 반박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기에 백도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튼 건강하다는 걸 알았으니 이만 가보마. 내일 또 올 테니 괜한 짓 말고 몸조리부터 해.”


“예.”


***


“어후. 이제야 좀 몸이 움직이네.”


1년이 꼬박 걸리지는 않았지만, 약속한 날보다 석 달이 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합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치료가 오래 걸렸다는 점도 있지만, 내가 얻은 깨달음을 한 글자도 빼놓지 않고 모조리 쪽쪽 빨아먹겠다는 법유 대사님께 붙잡혀서 먹물 한 방울까지 모조리 뱉다 보니 늦어졌다.


그래도 걸을 때마다 다리를 절거나 산을 오르내리다 갑자기 쓰러지지 않을 만큼 회복할 수 있었으니 다행이지.


아무튼 합비로 돌아왔으니 거리 구경은 조금 미뤄두고 바로 집으로 가야지.


“삼촌!”


“삼촌이다!”


성문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4형제가 달려들어 내 품에 안겼다. 기쁘긴 한데 수염이 거뭇거뭇하게 난 사내자식들이 눈물을 흘리다니 어색하구만.


“그래. 돌아왔다. 그러니 그만 울어라.”


“으허엉.”


울지 말라니까 아주 그냥 대성통곡하는구나.


이제는 다 커서 한 팔에 두 명씩 들 수도 없으니 적당히 다독여주고 남궁세가로 향하려 했건만,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압도당하고야 말았다.


“이건 또 뭐냐.”


“삼촌이 돌아오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준비한 겁니다.”


꽃가루가 흩날리고 웅장한 영웅가(英雄歌)가 울려퍼지니 현기증이 날 뻔했다.


내가 영웅이라니?


“그간 합비는 무림에서 홀대받은 곳이잖습니까. 그런데 삼촌이 합비 무림의 이름을 널리 알렸으니 이렇게 맞이하는 것도 당연하죠.”


사흠이 곧장 보충 설명하자 비로소 어찌 된 영문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


내가 화산 근처에서 열심히 싸우고 이름을 날렸지만, 폐인이 되어 은퇴한 상황이나 진배없으니 나를 칭송하는 척하며 남궁세가에 달라붙을 속샘이로구만.


물론 진짜 나를 축하해주는 사람도 있지만, 더러운 속셈도 남궁세가에 도움이 될 테니 얌전히 받아먹어야지.


“고맙소.”


인사하고 악수하느라 허리가 뻐근해지고 손이 부르틀 지경이지만, 열심히 화답했다.


이러고 있자니 꼭 추석을 앞둔 시장에서 유세하는 정치인처럼 느껴졌지만, 지금은 그보다 더한 일도 할 수 있는 만큼 열심히 화답했다.


“잘 왔네.”


남궁세가로 돌아오자 가주님부터 시작해서 소가주님 내외, 진 사부 내외를 포함한 남궁세가 사람들과 인사를 나눌 수 있었다.


바깥처럼 꽃가루가 흩날린다거나 웅장한 음악이 흐르지는 않았지만, 가족을 지키려고 애썼던 만큼 다들 무사한 모습만으로도 긴장이 풀렸다.


곧장 연회가 시작되었고, 연회에 술이 빠질 수 없는 만큼 실컷 들이켜다 보니 어느덧 달이 머리 위까지 올라왔다.


그냥 자면 내일 아침에 머리가 지끈거릴 테니 정륜공을 한바탕 수련해야지.


지이잉.


어머나, 이게 뭐람. 얘가 왜 이래.


“검강?”


현철을 섞어서 만든 흑호대검이 컴퓨터나 휴대전화처럼 고장날 리는 없으니 아무래도 내 몸에 이상이 생긴 모양이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온 만큼 다시는 무림에 나갈 생각이 없으니 이건 비밀로 해둬야지.


그래. 내 여정은 여기서 끝이다. 끝.


작가의말

지금까지 백도진의 여정과 함께해주신 분들께 우선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이번 작품은 가족을 주제로 쓰고 싶었지만, 부족한 필력과 하루하루 마구잡이로 쓰다 보니 길이 크게 엇나가고야 말았습니다. 이대로라면 원하던 글과 억만광년 떨어질 징조가 보였기에 부랴부랴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머릿속에 든 소재도 바닥을 보이는지라 다시 붓을 들지 모르겠지만, 언젠가 소재가 떠오른다면 다음에는 제대로 다듬은 글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알신더 올림.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남궁세가에서 시작하는 강호록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평일 19시 30분 연재입니다. 23.07.03 590 0 -
» 후일담 +2 23.10.05 453 7 7쪽
74 완결 +1 23.10.05 478 9 12쪽
73 73화 +1 23.10.04 439 9 13쪽
72 72화 +1 23.10.03 427 8 12쪽
71 71화 +1 23.10.02 442 10 13쪽
70 70화 +1 23.09.29 464 9 13쪽
69 69화 +1 23.09.28 466 8 13쪽
68 68화 +2 23.09.27 482 8 13쪽
67 67화 +1 23.09.26 473 8 12쪽
66 66화 +1 23.09.25 490 10 12쪽
65 65화 +2 23.09.22 518 11 12쪽
64 64화 +1 23.09.21 502 10 13쪽
63 63화 +3 23.09.20 494 10 12쪽
62 62화 +1 23.09.19 488 11 13쪽
61 61화 +1 23.09.18 529 9 13쪽
60 60화 +2 23.09.16 529 9 12쪽
59 59화 +1 23.09.15 535 11 12쪽
58 58화 +1 23.09.14 508 10 13쪽
57 57화 +2 23.09.13 541 12 12쪽
56 56화 +1 23.09.12 526 12 12쪽
55 55화 +1 23.09.11 525 10 13쪽
54 54화 +1 23.09.09 524 11 12쪽
53 53화 +1 23.09.08 523 10 12쪽
52 52화 +1 23.09.07 500 11 12쪽
51 51화 +1 23.09.06 525 11 12쪽
50 50화 +1 23.09.05 538 11 12쪽
49 49화 +1 23.09.04 531 11 12쪽
48 48화 +1 23.09.01 564 10 13쪽
47 47화 +1 23.08.31 605 11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