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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밥의 서재입니다.

퇴출당한 망나니 야구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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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저녁밥
작품등록일 :
2021.07.28 01:34
최근연재일 :
2021.12.20 04:59
연재수 :
152 회
조회수 :
282,742
추천수 :
4,169
글자수 :
804,904

작성
21.09.02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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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9
추천
24
글자
12쪽

51화 성장

DUMMY

"너 이자식 정말 이럴래?"

"미안해요. 선배 근데 저 정말로 괜찮아요. 지금 컨디션도 좋고 내일 경기에도 지장 안갈겁니다."


진중하면서도 단호하게 말하는 선덕의 말투는 이미 결심을 굳힌 듯 했다. 저 고집을 무슨수로 꺾겠냐는 마음에 에이시도 하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남아있는 팀원들 역시 선덕에게 미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지만 그 누구도 선뜻 선덕을 말릴 수가 없었다.


"아웃!!"


3번 째 삼진을 끝으로 선덕은 결국 9회 마운드까지 오르게 되었고, 각오가 남달랐다. 이유는 단순했다. 다케노조 감독님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이다.


'최선을 다하세요. 모든 경기 모든 순간에'


에이시에게 말한 것과 달리 내일 경기에 지장이 갈 수도있다. 아무리 양손으로 던지고 있다지만 체력적으로 슬슬 한계가 오고있음은 자명했다. 허나 지금은 그런 문제는 아주 사소했다. 항상 선덕에게 목말라 있었던 승부에 대한 갈증과 열망을 이룰 수 있는 확실한 계기가 될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관중들 역시 선덕의 완투를 기대하고 응원한다. 실제로 완투를 위해 마운드에 오르는 선덕을 향한 응원들이 그걸 증명한다. 그리고 이런 선덕의 모습이 몇몇 사람들에게는 메이저 스카우터들에게 어필하고 싶어서 안달난 사람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하지만 상관없다. 지금은 온전히 눈 앞에 있는 적을 쓰러트리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꽉차 있기 때문이다.


'하여튼 너나 감독님이나 너무 감성적이라니까! 이성적으로 판단해야지!'


그렇게 말하는 에이시 역시 누구보다 감성적으로 선덕에게 져주고 있다. 하지만 뭐 어떤가? 젊은 날에 패기가 무조건 고집과 아집으로 되는 것만은 아니지만 모든 순간에 최선을 다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는 법이다. 딱 지금의 선덕이 그러했다. 눈 앞에 타자들의 간절한 방망이질에도 눈 하나 꼼짝하지 않는 강건한 멘탈, 어느새 1학년 애송이티를 완전히 벗어던지고 이제는 어엿한 에이스로 올라선 선덕의 피칭!


'잘하고 있어 이제 한명만 더 아웃 시키면 돼'


맞춰서 아웃을 잡으면 안된다. 수비를 믿을 수 없으니까 오로지 삼진 또 삼진! 지금 손에 잡힌 볼은 포수와 투수만이 주고받아야만 게임을 승리로 이끌 수 있다. 일반 선수라면 지금같은 부조리한 상황에 글러브를 내던질 수도 있겠지만, 끝까지 선덕은 포기하지 않았다.


-4번 타자 알프레도 구리엘


9회 마지막 타자는 지금까지 볼 넷으로 그냥 내보냈었던 알프레도 구리엘이다. 조금이라도 어설픈 공을 던지면 그의 배트를 피해갈 수 없다. 같은 팀 히나타와는 전혀 다른 타격 스타일 히나타가 한방의 로또같다면 알프레도는 꾸준한 연금같은 느낌이었다.

승리를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하는 선덕,


'승부하고싶다.. 이 사람과도 이번이 마지막일텐데...'


자신의 실력이 오르고 있을 때 강자와 자웅을 겨루고 싶다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다. 특히나 이 사람 역시 메이저에서 많이 눈독을 들일 정도로 유명하다고 한다. 선덕이 딱히 물욕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자신의 한계를 시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생리적인 현상과도 같다고 볼 수 있었다. 그러나,


-후우웅~ 팍!


"포볼!"


지금은 그런 사사로운 감정에 여유를 부릴때가 아니다. 팀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건 도박을 하는 것과는 완전히 별개의 일!

연속 삼진을 기대하는 관중들도 메이저 스카우터들도 선덕에 피칭에 감명받게 되는 계기였다.


"대단하군.. 충분히 지금까지의 컨디션으로 봤을때 한 번정도는 자기고집을 밀어붙일 법도 한데 굉장히 노련한 피칭을 하고 있어"

"팀의 타선이 제 역할을 못해주고 있는 상황에 도전과 도박을 착각하는 선수들이 많은데 저 친구는 확실히 우선순위가 정해져 있는 선수네요."

"저런 인성이 필요한거야 메이저에는 말야"


마치 자신의 제자라도 되는 것처럼 뿌듯한 얼굴로 선덕을 향해 같이 박수쳐주는 존 마이크, 상대 쿠바팀은 더 이상 일본팀을 향한 응원이 홈그라운드라는 점 때문만은 아니라는 걸 알았다.


[히든 미션 성공! '승리를 향한 집착']

[팀을 위해 희생하며 선한 영향력을 보여준 피칭은 선수는 물론 팬들에게도 좋은 귀감입니다.]

[보상으로 현재 상태창에 있는 모든 능력치를 1씩 추가합니다.]


황선덕 / 17세 / 195cm / 87kg

스태미나 : 58%

리더쉽 : 30%

선구안 : 55%

타격 : 45%

송구 : 68%

제구력 : 75%

[구속 : 83%] [구위 : 79%] [왼손 : 62%] [오른손 52%]


너클볼 :67%

체인지업 :67%

커브 : 46%

포심 패스트 88%


[추가보상으로..]


'고맙기는 한데..'


뜻밖에 선물에 고맙기는 했지만, 지금은 눈 앞에 타자에게 집중해야할 때다. 마지막 아웃카운트에도 쿠바 타자들의 의지는 꺾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상대의 기세를 느낀 선덕은 뒤에 추가보상 메세지를 잠시 꺼버렸다.


-스이이익!! 파밧!!


'좋았어!'


깔끔하게 2스트라이크를 잡아내었다. 그런데 무조건 삼진으로 막아야 하는 상황에 에이시가 이번 경기 처음으로 커브를 요구했다. 선덕에게 커브란 아직 익숙하지 않은 변화구다. 배웠던 이유도 토호를 상대하기 위한 배팅볼 때문이었지 실전에서 쓰기 위함은 아니었다. 그래서 에이시 역시 왠만해서는 커브를 요구하지 않았었는데,


'9회 2아웃 상황에 이 볼을 요구하다니 거참 간도 큰 양반이셔 내가 실수하면 어쩌려고?'

'웃기는 소리하네 네가 실투를 한다고? 지나가던 개가 웃겠다.


서로 말은 하지 않았지만 눈빛만 봐도 무슨 말을 하는 지 알 수 있었다. 투수를 향한 포수에 무조건적인 믿음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뭐 생각이 있으시겠지'


하지만 에이시를 전적으로 믿는 선덕의 투구는 망설임이 없었다.


-스이익!! 퍽!


"스트라이크!"


어떤 투구던지 간에 던지는 투수의 마인드가 모든것을 바꾼다. 컨디션이 이미 최고조에 다달은 선덕에게 있어서 지금의 커브는 상대타자들에게 상당히 위협적이었다. 하물며 기억을 잃고난 뒤로 처음 받아보는 응원들은 그의 어깨를 더욱 가볍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파박!


"타자 아웃!!!!"


결국 마지막 남은 주자까지 완벽하게 삼진으로 틀어막았다. 이는 히가시 고교 선수들에게도 기쁜일이 아닐 수 없었다. 학교를 위해서라고는 했으나 자신들의 손으로 경기를 망치는 것에는 굉장한 죄책감이 있었기에 제발 타구가 날아오지 말아달라고 속으로 빌고 또 빌었다.


-한선덕! 한선덕! 한선덕!!


도쿄 국립 경기장을 가득 채우는 관중들의 뜨거운 함성이 일본 대표팀 선수단을 향해 쏟아진다. 당당하게 가슴을 펴고 받아들이는 선수가 있는 반면, 차마 고개를 들지 못하는 선수들도 있었다.

그래도 결과적으로 일본팀을 20년만에 우승으로 이끈 주역들이었으니 미우나 고우나 기자들의 인터뷰는 피할 수 없었다. 물론 인터뷰 비중은 거의 90%가 선덕에게 집중 되었지만


"선덕 선수! 이번 대회 강적 쿠바와의 경기를 완투 하신 소감 한 말씀부탁드리겠습니다."

"소감이요? 어..음.. 기쁘구요. 절 믿어준 감독님과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대표팀 엔트리에 상당히 논란이 있었는데요!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엔트리 결정은 감독님 고유 권한입니다. 저희들은 그저 따를 뿐입니다."

"오늘 만약에 토호 고교 선수들이 타석에 섰다면 경기 양상이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요?"

"그렇게 생각하실수도 있겠지만, 이번 대회 타점 왕도 단 한번의 홈런을 제외하고 모두 삼진 되었습니다. 토호 선수들이었어도 힘든 경기가 되었을꺼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내일 고시엔에서 선발 출장 하시는 겁니까?"

"물론이죠 그걸 위해서 지금까지 노력했는 걸요?"


***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U-18국제 청소년 야구대회 최종 우승은 일본!]

[내일 고시엔 결승전임에도 끝까지 마운드를 지켜준 황선덕!]

[대회중 감독이 경질되는 초유의 사태!]

[메이저에서도 눈 독을 들이는 일본 청소년의 대 활약]

[오늘의 동료가 내일의 적!? 고시엔 결승전에서 다시 만날 히나타와 황선덕의 대결!]

[국제대회 유력한 우승 후보 쿠바를 보러온 메이저 스카우터들 다급하게 고시엔 티켓에 열을 올려!]

ㄴ 진짜 우승을 해버리네 미친거 아니야?

ㄴ 히나타와 에이시를 제외한 모든 타자가 끝까지 호세 공을 건들여 보지도 못하더라

ㄴ 이래서 지역예선에서 떨어진 팀은 함부로 거두는 게 아니야

ㄴ 근데 이번 국대 정말 문제가 많은 가보네 감독이 무슨 3명이나 교체되냐?

ㄴ NPB 개자식들이 똥 뿌렸다잖아 지금 난리도 아니다.

ㄴ 맞아 대표팀과 선수협에서 폭로해준 덕분에 그 더러운 민낯들이 다 까발려졌지

ㄴ 내일 고시엔이 기대된다!!

ㄴ 오늘 완투했는데 황선덕 내일 또 선발로 나오면 그거 규정에 어긋나지 않나?

ㄴ 아무 문제 없음 오늘 투구수가 100개가 안 넘어 그리고 투구수 제한은 일주일 합산해서 500구 이상 던져야 못하게 할껄?

ㄴ ㅋㅋㅋㅋㅋㅋㅋ메이저 스카우터들 쿠바 선수 보러왔다가 어리둥절하는 것 보소

ㄴ 바로 내일 고시엔 암표 사러 출발할 기세


커뮤니티 반응들은 썩 나쁘지 않았다. 아직 NPB 비리가 전부 까발려진 것은 아니였지만, 곧 있으면 세무조사까지 들쑤실 예정이니 선덕은 그저 고시엔에 늦지 않게 효고현으로 떠나기만 하면 된다.


"바쁘다 바뻐.. 오줌쌀 시간도 없이 신칸센 타게 만드네"

"기자들이 다 그렇죠 급하시면 뒤에 화장실 가세요."

"그만큼 바쁘다는 뜻이지 그보다.."


-찰칵 찰칵 찰칵!


아무리 일반 고등학생이지만 그래도 텔레비전에 대대적으로 중계되었던 선덕과 에이시를 이렇게 둘이서 쓸쓸하게 보내는 건 조금 서운한 처사였다. 모리타 감독이야 선수협 부회장으로써 해야할 일이 있다지만..


"저기.. 사인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조심스럽게 음료수를 건네며 다가오는 중년에 여성분이 사인을 요청하자 뒤이어서 사람들도 같이 부탁했다. 하지만 사인이 없었던 선덕과 에이시는 멋 없게 이름을 써주며 다음에 사인이 생기면 다시 해드리겠다는 사람좋은 미소로 사인 대신 이름을 써주고 있는데 옆에 앉은 할아버지께서 호통을 치셨다.


"다들 적당히 좀 하쇼! 민폐야! 저 선수 지금 아이싱 하고 있는 거 안 보여? 너무 이기적이잖아!"


순간 열차가 고요해지고 모두 할아버지의 말에 공감한다는 듯 다른 승객들도 눈치를 하나 둘 주기 시작했다. 선덕 입장으로써도 솔직히 피곤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선덕을 보며 기뻐하는 시민들에게 악의를 느낄 수 없었기에 할아버지를 진정시키고 기쁜마음으로 모두에게 이름을 적어드렸다.


"괜찮냐? 결국 한 숨도 못자고 도착했네"

"어쩔수 없죠 저희를 응원해준 사람들인데 그 정도야 뭐"


꽤나 늠름한 모습, 얼핏보았을때 살짝 키가 커진 느낌도 들었던 에이시가 물었다.


"근데 너 키컸냐? 먼가 어제보다 달라진 것 같은데..?"


'맞다! 보상!'


에이시의 질문에 순간 마지막 9회 2아웃에 알프레도를 보내고 난 뒤 받았던 보상이 떠올랐다. 서둘러 메세지 창을 열어 보상 내용을 확인하는데, 너무 당황한 나머지 손에 들고 있던 백을 떨구고 말았다.


"뭐야? 왜그래?"

"아..저..그게.."


[추가 보상 유니크 미션이 생성 되었습니다.]

[고시엔에서 우승하십시오.]


작가의말

이번화부터 글쓰는 스타일을 조금 바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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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58화 재회의 약속 21.09.09 1,912 25 10쪽
58 57화 용서 21.09.08 1,937 25 11쪽
57 56화 최고의 순간과 최악의 순간 +1 21.09.07 1,825 20 10쪽
56 55화 각자의 각오 21.09.06 1,760 19 12쪽
55 54화 냉정과 열정사이 21.09.05 1,795 20 11쪽
54 53화 U-18 에이스의 격돌 21.09.04 1,923 19 12쪽
53 52화 완전체 결승전 21.09.03 1,826 21 15쪽
» 51화 성장 21.09.02 1,780 24 12쪽
51 50화 지원군 두두둥장! +1 21.09.01 1,760 23 12쪽
50 49화 뜻밖에 원석들 21.08.31 1,752 23 12쪽
49 48화 마운드의 주인공 21.08.30 1,836 25 11쪽
48 47화 예열완료! +1 21.08.29 1,834 18 9쪽
47 46화 농락 21.08.28 1,925 23 11쪽
46 45화 균열 +3 21.08.27 1,930 26 11쪽
45 44화 절 전적으로 믿으셔야 합니다. 21.08.26 1,946 23 12쪽
44 43화 용서받지 못한 자 21.08.25 2,000 24 11쪽
43 42화 개화 (開化) +1 21.08.24 1,940 25 12쪽
42 41화 반격(3) +1 21.08.23 1,887 2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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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39화 반격(1) 21.08.21 1,935 29 12쪽
39 38화 저요? 보결인데요. 21.08.20 1,958 3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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