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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밥의 서재입니다.

퇴출당한 망나니 야구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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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저녁밥
작품등록일 :
2021.07.28 01:34
최근연재일 :
2021.12.20 04:59
연재수 :
15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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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2,719
추천수 :
4,169
글자수 :
804,904

작성
21.08.24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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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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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글자
12쪽

42화 개화 (開化)

DUMMY

"작전은?"

"상대 팀 정보가 제로니까 일단 평소 스타일대로 해보고 보안 할 점을 찾아가 보자고"

"오케이~"


'쿨하네~'


정말 아무렇지 않게 배트를 고르는 1번 타자 유우키가 타석에서 한국 투수를 관찰했다.


'그나마 좌타자가 아닌 걸 다행으로 여겨야 하나..?'


-스으으윽!!퍽!


"스트라이크!!"


초구는 몸쪽 꽉찬 스트라이크! 초구 치고는 꽤나 과감한 코스 선택이었다.


'흐음~'


고개를 끄덕이는 유우키는 먼가 생각을 정리하는 듯 더욱 더 한국 최일현 투수를 관찰했고, 2구에 확신했다.



'급해! 폼도 일정하지 않고..'


-퍼억!!


"스트라이크 투!!"


이번에는 높게 형성된 스트라이크, 타자에게 불리한 카운트지만 유우키는 이런 스타일 투수에게 자신 있었다.


'여기서 파울 하나만 토옥~ 치면'


-타앙


"파울!"


배트를 짧게 잡은 유우키는 최일현의 바깥 쪽으로 도망치는 직구를 커트하며 미소지었다.


"됐네 파악 끝!"

"무슨 파악이요?"

"저 투수 말이야 멘탈이 약해"


'뭔 소리야?'


의아한 눈으로 바라보는 선덕에게 사카타는 유우키가 관찰한 시점 그대로 설명해줬고, 토호의 멤버들은 지금 타석에 나가있는 1번타자와 같은 생각이었다.


'지금 이 녀석이 투수일 때 뽕을 뽑아야 해!'


-타앙!!


"파울!"


2스트라이크로 시작했던 볼 카운트는 어느새 풀 카운트를 넘어 7구째 이어졌고,


"볼넷!"


유우키는 예상했던 대로 당당하게 1루로 걸어 들어갔다.

그리고 벤치에서 유우키에게 보내는 사인,


"왜 도루를 막으세요?"

"그건 보면 알아~"


-타앙!!


다음 2번 무라베의 타구도 좌중간을 가르는 안타였지만 홈까지 달릴 여력이 있었던 유우키의 발은 고작 3루까지만 들어갔다.


"설마 지금 한국이 만만해서 대충 하시는 겁니까??"


순간 불쾌한 감정이 샘솟았던 선덕이 따지듯 사카타에게 묻자,


"감독도 없고, 코치도 없는 국대팀에서 그럴 여유가 어딨어?"

"그럼 왜 봐주면서 하냐는 겁니다!!"


지금은 일장기를 가슴에 달고 있지만 선덕도 무의식적으로는 일본에 대한 피해의식이 남아있었다.


"저 투수를 최대한 이용해서 점수를 딸 생각이다."


상대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 가지고 있는 전력으로 최대한의 성과를 노리는 냉정한 판단


"멘탈이 약한 스타일의 투수는 본인의 미스가 나오기 전까지 상대에 대한 기량 파악이 느려! 때문에 저 친구를 최대한 자멸시키지 않으면서도 길게 공격권을 가져가 게임을 잡을꺼야"


부족한 환경에서 살아남는 그들만의 생존법


남들은 토호의 겉모습만 보며 축복 받은 환경에서 야구에만 전념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한 경기,한 경기 죽을 힘을 다해 발버둥 치는 프로들과 다를 바가 없었다.


"죄..죄송합니다.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음? 아~ 뭐 네가 그렇게 생각한다는 건 상대 역시 봐주면서 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는 거니까 그건 그거대로 좋지 신경쓰지마"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는 사이,


-타앙!!!


경쾌한 타격음에 모두가 하늘을 한번 그리고 히나타를 한번 쳐다봤다.


"저런 미친..!"


3번 타자로 나갔던 히나타가 눈치없이 최일현의 실투를 담장 밖으로 날려버린 것이다.


"쓰리런이다~ 유후!!"


'그야 3점 홈런을 치면 기분이야 물론 좋겠지만...'


"애들아!! 내가 한방 먹여주고 왔..."


-찌릿!


벤치로 돌아온 히나타를 노려보는 대표팀 선수들..


"뭐...뭐!!?"

"아오 저 띨띨한 녀석한테 작전 안 알려줬어??"

"뭐 작전? 아.. 그거? 그....그래도!! 저렇게 쉬운 볼을 주는 데 안 칠수가 있겠냐!??"

"구라치지마!!"


U-18 대회에서 현재 타점 1위를 달리고 있는 도지마를 견제 하기 위함인 걸 모르는 선수는 단 한명도 없었기에 히나타를 보는 모두의 눈빛은 싸늘할 수 밖에 없었다.


"지..진짜..야아.. 미안해엥~ 헤헷!"

"역시 저 인간 알고도 쳤구만 쯧쯧.."

"아하하핳~"


'카라스노 고교도 은근히 히나타가 빠지길 바랬던 건 아닐까?'


싶은 합리적인 추론이 될 때쯤 한국 벤치가 바로 움직였다.

이번 대회 최대 타점을 올리고 있는 도지마를 견제 하기 위해 좌완 원포인트 릴리프 정무관 투수를 마운드에 올렸다.


한국은 일본과 다르게 선수 개개인의 대한 조사가 어느정도 끝났기 때문에 이번 국제 무대 최고의 타점왕을 상대로 준비한 비장의 한 수였다. 그러나,


"저 미친새X, 왜 저기로가??"


도지마는 당당하게 우 타석으로 자리를 옮겨갔다.


"저..저거!!?"

"기억나지? 너도 한방 제대로 먹었잖아~"


장난스러운 얼굴로 사카타가 옆 꾸리를 찌르자, 그날 맞았던 쓰리런 생각에 괴로워 하는 선덕, 그런 선덕의 마음을 알리가 없는 정무관은 공을 이리저리 굴리며 멘탈을 추스렸다.


'허..허세야! 이쪽의 실수를 유도할 생각이라면 오산이라고!'


-스으으윽!! 퍼억!!


"볼!"


하지만 생각과는 다르게 몸은 솔직했다.


'젠장.. 한명 때문에 등판했는데!! 내 몫은 반드시 하고 만다!!'


-타앙!!


진심을 다해 전력투구 한 정무관의 볼은 단 2구만에 도지마 배트에 걸리고 말았다.


-슈욱!!!


"파울!!"


'좋은투수군... 크게 휘둘렀다가는 잡히겠어'


공이 히트하는 순간 안타인 줄 알았던 정무관은 가슴을 쓸어 내렸고, 계속해서 자신에게 주문을 외우고 있었다.


'할수있다...할수있다...할수있다...할수있다...'


있는 집 자식들 사이에서 두각을 나타내 국대로 뽑히기까지의 수모와 노력!

그 흔한 빽도없는 정무관에게는 이 원포인트 릴리프라는 직책만이라도 확실하게 수행하고 싶었다.


-스으으윽!!파밧!!


"스트라이크!!"


'과감하게 더 깊게!'


그리고 마지막 승부구는 자신의 최고 무기 슬라이더


-파팟!!


"타자 아웃!!!"


안정적인 피칭 그러나 타석에서 직접 상대해본 도지마의 감상은 전혀 그렇지 못했다.


"조심해 꽤 좋은 볼을 던진다."


5번 타자인 선덕에게 투박하게 말하고는 퇴장했다.


'정무관이라.. 어디서 들어 본 것 같은데..?'


갸우뚱하며 타석에 선덕이 들어서자 또 한번 한국의 벤치가 소란스러워졌다.


"뭐야? 저 새X도 우 타자야??"

"방금 전 도지마처럼 허세부리는 걸 껍니다. 무관이한테 한번 더 맡겨보시죠"

"좋아 원래는 한번만 써먹으려고 했는데 잘됐네"


꼬장한 미소로 감독은 포수를 보며 엄지손을 아래로 내렸다.


'어차피 이번 대회만 쓰고 버릴 놈인데 상관없겠지'


그리고 지시를 전달 받은 정무관의 안색이 급격하게 창백해졌다.


'진심이야?'


사인의 뜻은..


'선덕의 어느 부위 하나 제대로 부러트릴 생각으로 던져라!'


선덕에게 실명 당한 조규환 선수와 초등학교 때부터 같이 야구를 시작한 정무관은 이번 대회 엔트리에 선덕이 있는 걸 보고 울컥했다.


누구보다 야구를 사랑하고 열정적인 자신의 오랜 친구의 원수!


하지만 원포인트 릴리프라는 자신의 직책상 그 복수는 이뤄질 수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뜻밖에 기회가 생겨버렸다.


'규환아... 여기 그 놈이 있다. 내가..!!'


심장이 터질 듯 요동치고 덜덜 떨리는 손을 애써 참아가며 정무관의 눈은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스이이익!!


[투구 목표지점 머리입니다.]


"우와아앗!!"


-파밧!!


투구가 날아옴과 동시에 시스템을 확인한 선덕이 서둘러 고개를 숙여 투구를 피하려고 뒤로 넘어졌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투구는 머리와는 정반대인 바깥쪽을 향해 가고 있었다.


"스트라이크!"


평범하게 날아온 인코스도 아닌 바깥쪽 스트라이크에 엉덩방아를 찧는 선덕을 일본국대팀이 의아한 눈으로 봤고, 한국 벤치는 짜증스러운 얼굴로 쳐다봤다.


"뭐야? 쟤 왜 몸에 안 맞춰??"

"다시한번 사인 내겠습니다."


재차 정무관을 향해 빈볼 싸인이 보내졌고


'후우....위험했어.. 이런 복수는 규환이도 바라지 않을꺼야'


-도리도리


포수 사인을 수차례 거부하는 정무관은 결국,


-삐빅!!


"미쳤어?? 감독님한테 찍히면 너만 손해야!"

"내가 아니라 저 친구가 손해겠지.."


복잡한 심경으로 선덕을 바라보는 정무관을 한심하다는 듯 포수가 다그쳤다.


"정신 차리자 저 놈은 빈볼로 한국에서 퇴출 당한 놈이야!"


실력밖에 없는 정무관이지만 이건 아니였다. 아무리 상대가 개망나니 선수일지라도 인간으로서 지켜야할 도리까지 저버리는 그런..


"미안합니다. 아직 전 그렇게까지 추락하지 않았어요. 전 못 던지겠으니까 내리고 싶으면 그러십시오."


답답하다는 듯 가슴을 치는 포수를 보며 벤치도 어느정도 직감했다.


"안 맞출 모양인데요?"

"흥! 그럼 내려! 지 분수도 모르는 벌레같은 놈!"


-삐빅!


결국 선덕에게 고작 1구만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가는 정무관이 바로 벤치로 가지 않고 선덕에게 다가왔다.


"나 진흥중 정무관이다. 너 빈볼 조심해라"

"뭐?"

"야! 정무관 너 미쳤어!??"


포수가 일어나 다급하게 정무관을 말려보려고 했지만 그는 벤치로 당당하게 걸어가며 한마디 했다.


"규환이 복수는 나중에 갚아줄 테니까 그때까지 망가지지 말라고"


'아..그래서 안 맞췄나보네..'


시스템이 늦게 나오기는 해도 틀린 결과를 말해준 적은 없었다. 그 말은 즉 던지기 직전 정무관의 마음이 바뀌었다는 소리,


'시스템이 반응이 느렸던 이유가 이것 때문이구나..'


매번 늦게 알림이 떠서 불평만 했었는데 나름 그 이유를 알게 된 계기였다.


"들어서 알겠지만 알아서 잘 사려라 우린 어차피 감독님이 시키는 대로 하는 장기 말에 지나지 않으니까"

"그래요? 쟤는 아닌 것 같은데요? 형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 아녜요?"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다시 포수 위치로 이동하는 그를 보며 이번 경기 3번째 투수가 마운드에 올라왔다.


'우완이네?'


-삐빅!


잠깐 타임을 외친 선덕이 타석을 옮겼다.


"뭐야? 왜 이번에는 좌 타석으로 가??"


한국팀 벤치가 짜증나는 얼굴로 선덕을 삿대질 했지만 대회규정상 아무런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선덕은 당당히 좌 타석에 섰다.


'쇼하고 자빠졌네 이거나 쳐먹어라!!'


-스이이이익!!


[타구 목표지점 어깨입니다.]


'이 자식들이 정말!?'


-파밧!!


"볼!!"


이번에는 정확히 선덕의 어깨를 겨냥해 날아온 직구를 간발에 차이로 몸을 비틀어 피하는데 성공했다.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야 대표팀 대부분이 다 감독님의 장기말이야"

"정말 한심하네요. 그렇게해서 프로로 올라가면 당신도 저 감독처럼 크겠죠?"

"흥! 다른 사람은 몰라도 너한테 만큼은 듣고 싶지 않아!"


틀린 말은 아니다.

선덕이 누군가를 훈계하거나 인간성을 지적할 입장이 아니였기에 더 이상 반박할 수는 없었다.


'그렇지.. 내가 할 소리는 아니지..'


이미 과거에 기억들이 하나 둘씩 떠오른 선덕은 복잡한 마음 뿐이었다.


모든 기억이 돌아온 것은 아니지만 장면 장면이 떠오를 때마다 선덕은 더욱 고통스러웠다.


-스이이익!!


[타구 목표지점 머리입니다.]


-퍼억!!


포수에 말에 잠시 고뇌 하던 사이 투수의 다음 투구가 선덕의 헬멧을 강타했다.


투수 본인조차 제구가 되지 않은 모양인지 타자의 헬멧이 튕겨져 나가는 것을 보고 당황했다.


"어..어어!!?"


-철푸덕! 삐이이이~~


선덕의 머리 속에서 울리는 이명을 계기로 잊어버렸던 기억의 퍼즐들이 하나둘 맞춰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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