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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밥의 서재입니다.

퇴출당한 망나니 야구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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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저녁밥
작품등록일 :
2021.07.28 01:34
최근연재일 :
2021.12.20 04:59
연재수 :
152 회
조회수 :
282,740
추천수 :
4,169
글자수 :
804,904

작성
21.09.27 21:05
조회
1,630
추천
23
글자
11쪽

76화 너 좀 재수없다.

DUMMY

'아!! 찰리 블랙몬! 포심 패스트볼을 노리고 있었어요! 정확하게 받아 넘기는 완벽한 홈런!!'


"포심을 던지면 홈런이라.."


'그럼 체인지업은?'


[야생의 본능으로 3초 앞 미래를 내다볼 수 있습니다. 1/3]


잠시 눈을 감아보니 예상대로 완벽한 시나리오가 펼쳐졌다.


-스이이익!!


상상했던대로 난 블랙몬을 향해 오늘 경기 최고의 체인지업을 선사했다.


'이거야! 이걸 기다렸다고!'


하이 패스트볼을 기다리고 있었던 찰리가 자신있게 배트를 휘두르자, 야속하게 공은 아래로 굴절되고 말았다.


-티잉!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따라간 타자로써의 본능이 오히려 화근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빗맞은 타구는 2루수 정면으로 왔고, 그는 천천히 2루 베이스를 밟고선 1루로 송구하며 병살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전설 미션 달성 임박! 10연승을 달성 하십시오.]

[현재 남은 승수 9/10]


'벌써? 그렇게나? 내역 한번 보자'


1.테이쿄VS토호(고시엔 1차전)선발승

2.일본VS쿠바(U-18 결승전)선발승

3.테이쿄VS카라스노(고시엔 결승전)선발 승

4.진흥고교VS테이쿄(연습경기 1차전)선발승

5.디백스VS다저스(더블A 경기)선발승

6.디백스VS애스트로스(인터리그 1차전)마무리승

7,디백스VS애스트로스(인터리그 2차전)선발승

8.디백스VS브레이브스(1차전)선발승

9.디백스VS로키스(2차전)선발승


'아... 그러네.. 연습경기까지 포함이 될줄이야..'


한참 전에 받았던 전설미션이라서 그런지 새까맣게 잊고있었다. 이제 단 1경기만 승리한다면..


[보상 신체 부위 중 한 곳을 지정해, 부상으로부터 지킬 수 있습니다.]


"선덕! 뭐해? 얼른 갔다와~"


이제는 익숙하다는 듯 인터뷰 부스를 가리키는 동료들에 말에 알겠다는 듯 걸어갔다. 시합은 끝이났지만, 많은 팬들이 내 인터뷰 장면을 보기위해 자리를 뜨지 않고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의 승리는 다른 날 보다 값진 승부였을테니 어찌보면 당연하기도 했다.


Q - 메이저리그에 데뷔하신지 아직 한달만에 벌써 4승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특별한 비결이 있으실까요?

A - 아무래도 스위치 피처라는 점이 타자들과의 승부에서 조금 더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늘 9회에는 랜디 존슨에게 배운 변칙 릴리스 포인트 피칭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Q - 랜디 존슨에게 자주 투수 코치를 받는 편인가요?

A - 예 거의 매일 도움을 받습니다.

Q - 현재 디백스에 대한 평가가 급 상승 중인데 올해 목표가 궁금합니다.

A - 팀을 우승 시키는 게 가장 큰 목표입니다.


현장에 있던 많은 팬들은 우승이라는 단어에 열광했다. 그리고 기자들도 떠오르는 신예의 패기를 그대로 기사에 옮겨적었다.


[디백스의 괴물 월드 시리즈를 향한 출사표!]


***


-똑똑똑!


"아이고 이게 누구야 애리조나의 괴물 투수잖아~"

"이렇게 큰 집에 혼자 사는 거 사치 아니야?"

"말년에 아들 덕 좀 보면서 팔짜 좀 고쳐보려고~"


내 계약금으로 애리조나에 새로 장만한 2층 주택은 7만 달러 치고는 너무 크고 너무 새집이었다. 그래도 몇주 지내보니 이 곳 물가를 모르는 편도 아니고, 난 자연스럽게 아버지를 째려봤다.


"솔직하게 말해 이 집 얼마야?"

"뭐? 배고프다고? 김치찌개 끓여놨어~ 들어와 들어와~"


'말 돌리는 것 보니까 계약금 속였구만?'


아버지의 어색한 연기를 단번에 간파했지만, 뭐 7만 달러도 많다고 생각했었던 내가 굳이 따지고 들지는 않았다.


"많이 먹어 아들~ 드디어 니가 효도하는 구나 음하하하~"

"나 아직 17살이거든? 드디어라는 말을 쓰기에는 너무 이르지 않아?"

"크흠.. 뭐 시기가 중요하냐? 하여튼 까칠하기는.. 얼른 먹고 가 내일도 시합있잖아?"

"뭐야? 왜 나 보내려고해? 집에 누구 또 와?"


민망한듯 머리를 긁적이는 아버지를 보니 감이 딱 와버렸다.


"뭐야? 벌써 여기 애인이라도 만든거야??"

"애..애인이라니! 남사스럽게! 여사친이야 여사친!"


'그런 말은 또 어디서 들은거야?'


"남자 여자 사이에는 친구란 있을 수 없어 그냥 솔직하게 만나지 그래?"

"아 시끄러워 얼른 먹고 가"

"나 집 온지 10분도 안됐거든!!"


아버지랑 투닥 거리는 사이 초인종이 울렸다. 순간 서로 시선을 교환한 뒤 난 바로 문밖으로 뛰쳐나갔다.


-벌컥!


"누구세요!!"


문 앞에 서 있는 중년의 여성은 174cm? 정도로 되어 보이는 모델같은 우월한 기럭지를 자랑했다. 그리고 몸매가 그대로 드러나는 레깅스 트레이닝 복을 입고선 나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어머.. 혹시 몬스터 황?"

"아만다! 미안해! 이 녀석이 늦게 오는 바람에 시간이 겹쳐버렸네 하하.."


'그럼 그렇지 그새 진짜 여사친을 만들었나보네.. 대단하다 대단해~'


한심한 눈으로 아버지를 잠시 쳐다보고선 미리 싸둔 캐리어를 들었다.


"가게?"

"뭐 가라며 짐도 친절하게 잘 싸놨구만"


그래도 양심은 있는지 도망치듯 나가는 아들을 미안한 얼굴로 불렀다.


"선덕아"

"?"


'그럼 그렇지 먹던 밥은..'


"돈 많이 벌어와라~아버지 노후 생활좀 빵빵하게 즐길 수 있게 말이야 하하하~"


-빠직!


"아빠 나이가 몇살인데 벌써부터 노후 타령이야! 일해! 일!"


-콰앙!!


'참고로 내 아버지 황준표씨의 나이는 아직 42세이다.'


***


집에서도 쫓겨나고 할일도 없고.. 결국 내 발길은 또 체이스 필드로 향했다. 그리고 항상 그래왔듯 그곳에는 랜디 존슨이 있었다.


"어쩐 일이냐? 오늘은 쉬는 날 아니였냐?"

"그랬었는데, 그렇게 됐네요.. 아휴"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왔으면 시작해야지? 나 1시간 있다가 나가야하니까 빨리하자"


평소처럼 배트를 들고 타석에서 자세를 잡은 존슨이 어서 던지라는 듯 제스처를 하자, 바닥에 떨어진 공 하나를 주워서 마운드로 올라갔다.


"슬라이더 갑니다."


존슨이 고개를 끄덕이자, 그에게 직접 전수받은 슬라이더를 있는 힘껏 내던졌다.


-타앙!!


"그립을 알려준거 다 까먹었냐? 제대로 잡은 것 맞아?"


'또 시작이네.. 아휴'


주변에 떨어진 공하나를 주워와 내게 다시한번 슬라이더 그립 잡는 법을 보여주었다.


"이거라고 이거! 너 또 어떻게 병신같이 잡은거야?"

"에이씨 제대로 잡았다니까 그러네 이거 봐요. 맞죠? 잘 봐요 이대로 던질테니까"


-스이익!! 탕탕타타타..


'도대체 이 자식은 뭐가 문젠거지?


"저 그냥 제 스타일대로 한번 던져봐도 되나요? 요령은 이제 얼추 파악된 것 같은데"

"요령은 개뿔 회전이 전혀 안 먹히는데!"

"아 쫌 한번 보고나 말해요. 아저씨 없을때 계속 연습했단 말이에요."


그래도 혼자서 연습했다는 말이 기특했는지, 더 이상 토달지 않았다.


'직구처럼 던지되 검지 면으로 밀어주듯 최대한 손가락을 걸어버리면!'


-스이익~! 탕!탕!타타타..


평소보다 공 끝이 살아서 잘 휘었다. 주먹을 불끈 쥐며 성공을 자축하려는데 존슨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난 혹시라도 멋대로 그립 잡는 법을 바꿔서 혼내려는 건 아닌지 걱정했지만, 랜디 존슨은 기다려보라고 하더니 재빠르게 스피드 건을 들고 다시 왔다.


"다시 던져봐"


진지한 그의 말에 군소리 없이 방금처럼 슬라이더를 던졌다. 그리고 스피드 건에 찍힌 내 구속을 본 랜디 존슨이 뾰루퉁한 얼굴로 투덜댔다.


"너 좀 재수없다. 나 갈래"

"예? 왜 그러신데요!"

"배운지 일주일도 안되서 독학으로 85마일(136.7km/h)은 아니잖아! 아오 뭐 이런 게 다 있어? 솔직히 말해봐 너 원래부터 던질 줄 알았지?"


대부분의 선수들이 80마일(130km/h) 초반대, 대의 슬라이더를 던지는데 비해 랜디 존슨의 슬라이더는 80마일 후반대~90마일(143km/h) 정도다 그리고 내 슬라이더는..


[현재 슬라이더 숙련도는 67%입니다.]


"그래서 잘한 거 맞죠?"


얄밉다는 듯 내 엉덩이를 배트로 가볍게 '툭' 한번 치고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토레이 녀석이 또 한번 신이 나겠구만 큭큭"


그렇게 경기장을 떠난 그를 뒤로 한 채 난 밤 늦게까지 연습 삼매경에 빠져있었다.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나.."


마무리 런닝까지 끝을 내니 시간은 벌써 22시를 가리키고있었다. 이미 오늘 메신저 소통은 무리다 생각했던 난 근처에 햄버거 집에서 양손 가득 버거를 포장해 호텔로비로 돌아왔다.


"선덕 선수!"

"현서씨 무슨 일이세요?"

"저 내일 한국으로 돌아가서 인사차 기다렸어요."


'응? 도대체 몇시부터?'


"제가 언제 올줄알고... 식사는 하셨어요?"


이 여자 스타일 상 눈 앞에 해야하는 일이 있으면 끼니 따위는 가볍게 건너 뛰기 때문에 먼저 물어봤다. 그리고 내 예상대로 또 무턱대고 하루종일 굶으면서 기다렸댄다.


"저도 아직 저녁식사 전인데 같이 먹죠 올라가요."

"아..저 그게요.."


우물쭈물대는 박현서 뒤로 전과는 180도 달라진 분위기의 오현배가 걸어왔다. 그런 그를 내가 빤히 쳐다보자, 평소 꼿꼿했던 그 답지 않게 고개를 푹 숙였다.


"미안합니다. 기자답지 못한 행동으로 당신에게 너무도 큰 피해를 끼쳤습니다. 염치없지만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 꼭 사과하고 싶었습니다. 여기 있는 박기자를 좋게 대해주신것도 감사드립니다. 부디 앞으로도 승승장구하셔서 좋은 모습 보여주십시오."


너무 갑작스럽기는 했지만, 진심이 느껴지는 그의 사과를 들으니 문득 아버지께서 어릴때 해주셨던 말이 떠올랐다.


'용서가 최고의 복수다.'


물론 오현배 기자가 정말 미웠다. 이 사람만 없었더라도 이렇게까지 내 인생이 어렵게 흘러가지 않았을 것이다라는 탓도 해본 적 있었다. 그러나 정작 아버지를 무릎 꿇게 만든건 '나' 라는 사실을 깨닫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 사실을 인정하기 싫어서 발악해보았지만 결국 돌아오는 건 공허함 뿐이었다.


"예 제게 실망하셨던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용서를 구할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먼저 손을 뻗어 그에게 악수를 청했다. 내 손을 맞잡은 그에 얼굴에서 많은 생각들이 보이는 듯 했다.


"고맙습니다."

"그보다 식사는 하셨어요? 햄버거 많은데 같이 드실래요?"


공허했던 내 마음은 같이 한끼 식사 한번으로 회복되는 것 같았다.


***


[와일드 카드를 향한 집념이 만들어낸 20연패 이후 기적의 9연승!]

[콜로라도와의 마지막 경기까지 발판 삼아 드디어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와일드 카드 시리즈 티켓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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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85화 D-5 21.10.06 1,516 1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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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77화 가을야구 시작! +2 21.09.28 1,714 23 12쪽
» 76화 너 좀 재수없다. 21.09.27 1,631 23 11쪽
76 75화 벼랑 끝 사투(2) 21.09.26 1,667 21 13쪽
75 74화 벼랑 끝 사투(1) 21.09.25 1,689 19 13쪽
74 73화 착한놈과 나쁜놈 +2 21.09.24 1,731 24 12쪽
73 72화 약속 21.09.23 1,715 22 13쪽
72 71화 미러전 21.09.22 1,727 22 13쪽
71 70화 첫번째 손님 21.09.21 1,778 22 12쪽
70 69화 불문율 개혁의 시작 21.09.20 1,779 2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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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66화 뜻밖에 데뷔전 +4 21.09.17 1,829 28 11쪽
66 65화 또 한명의 한국인 +1 21.09.16 1,783 19 11쪽
65 64화 프로의 자세 +1 21.09.15 1,749 24 13쪽
64 63화 상품성 있는 선수 21.09.14 1,777 2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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