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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밥의 서재입니다.

퇴출당한 망나니 야구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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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저녁밥
작품등록일 :
2021.07.28 01:34
최근연재일 :
2021.12.20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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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16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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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65화 또 한명의 한국인

DUMMY

-4개월전


"올해 '셸비 밀러'는 시즌 아웃이야"

"글쎄 내가 볼때 그는 더 이상 메이저에 머물 선수가 못 될것 같군"

"그런 무서운 소리는 하지도 말게나 존슨"


한숨을 쉬며 랜디 존슨과 대화를 나누는 토레이 감독은 지금 착잡한 심정이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뛰어난 선발로 활약을 펼쳤던

'셸비 밀러'를 얻기 위해,

주전 우익수로 뛰며 3할-20도루를 기록했던 '엔더 인시아테' 선수와

아론 블레어 2015 드래프트 1라운드 1픽 유망주인 '댄스비 스완슨' 선수,

마지막으로 투수 유망주였던 애런 블레어까지 3명의 트리오를 보내고 데려온 그가 잭 그레인키와 원투 펀치가 되기를 바랬었는데..아쉽게도 '셸비 밀러'의 토미존 수술은 충격 그 자체였다.


"이미 떠난 버스는 잠시 잊도록하고, 지난번에 마이크가 추천한 쿠바에 호세 산토스라는 친구는 어떤가? 그 친구는 아직 다른 구단에서 접촉하지 않은 모양이던데"

"후우.. 뭐 지금으로서는 그 친구 밖에 대안이 없긴하지.. 일본에 간김에 좋은 선수들이나 왕창 데려왔으면 소원이 없겠어!"

"자넨 마이크 성격을 아직도 모르는가? 아마 제일 마음에 드는 딱 한 놈만 데려올껄?"

"그니까 말이야! 스카우터라는 놈이 어째 지 고집만 부려대는지 원.."


***


-황선덕의 메이저리그 선발 출장 4일 전


"미안하네 토레이 내가 잠시 한 눈을 판 사이에 일을 번거롭게 만들어버렸구먼.."


감독실에 들어오는 존 마이크는 평소답지 않게 굉장히 저 자세로 굴었다. 하지만 토레이 감독은 이번에 새로 영입한 황선덕이라는 선수에게 대단히 만족하고 있어서 굉장히 호의적이었다.


"아니야 아니야 자네가 놀았겠나? 열심히 일했겠지 그러니 저런 복덩이를 데려온걸테고 말이야 하하하하"


유난히 기분 좋아보이는 토레이를 보자, 선덕이 더블A 감독 스미스에게 당했던 일들을 용서한듯 보였다.


"뭐 자네가 그렇게 생각해준다면 나야 고맙지"

"그치만 스미스 감독은 당분간 좀 자숙해야할 필요가 있겠어 이래가지고 1군 선수들을 마이너로 믿고 보낼수 있겠나?"


'그럼 그렇지..'


조용히 넘어가나 싶었던 토레이는 역시 뒷끝 끝판왕이었다.


"알겠네 내 확실히 경고해둘테니 너무 심려치 말게나"


적당히 스미스 감독의 욕을 대신 먹어주고 본론으로 들어갔다.


"다음주에 미스터 황을 선발로 기용할 생각이네 그때까지 자네에게 부탁이 있네만.."


토레이 감독은 꽤나 난해한 부탁을 요청했다.

그건 랜디 존슨을 잠시 선덕 전용 투수 코치가 될 수 있도록 설득해달라는 것, 지금이야 체이스 필드를 내집처럼 마음껏 드나든다지만, 성적이 바닥을 쳐도 랜디 존슨은 절대 디백스에 관여하지 않았었다. 그런 그가 이제 막 17살 된 동양 청년에게 자신의 정수를 알려준다? 굉장히 비현실적인 이야기였다.


"자네도 알지 않은가? 로비 레이도 셸비 밀러도 그렇게 사정사정했지만 소용 없었다는 걸"


항상 구장에 토레이 감독과 얼굴을 비추는 랜디 존슨은 투수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그와의 거리는 멀어도 너무 멀었기에, 매번 투수 코치를 고사하던 그가 이번이라고 해서 다를것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선덕이 마이너리그에서 당했던 부조리는 확실히 자신의 관리 소홀이 맞다고 스스로도 인정하는 부분이 있었기에, 안될걸 알지만 감독의 지시대로 설득에 나서보기로 했다.


***


내일이면 기다리고 기다리던 메이저리그 첫 선발 출장이다. 난 평소처럼 눈뜨자마자 다니엘을 닦달해 그라운드에서 몸 상태를 점검했다.


-스이이이익!! 파밧!!


-짝!짝!짝!짝!


"나이스 볼!"


'저 아저씨 또 왔네.. 오늘로 3일짼가?'


새벽부터 훈련하는 나와 다니엘의 모습을 아빠미소로 바라보는 랜디 존슨은 가끔 눈이 마주칠 때마다 뭐가 그렇게 좋은지 힘차게 손을 흔들어댄다. 그래도 예전 애리조나 디백스의 레전드 선수인데,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매번 고개숙여 인사를 한다. 그런 내 인사를 볼때면 그는 어딘가 그리운 표정으로 날 지그시 바라보곤 했었다.


"잠깐 휴식휴식!!"


내 연습량을 따라오는 다니엘이 항상 이 타이밍쯤에 뻗는다. 슬슬 아침 먹을 시간이기도 하고 그래서 오늘도 평소처럼 나와 다니엘 그리고 랜디 존슨 아저씨와 조식을 먹으러 왔다.


"던질만 하냐?"

"글쎄요. 아직 직접 선수들과 대결해본 적이 없어서 감을 못 잡겠어요. 근데 아저씨는 왜 맨날 아침마다 나와계신거에요?"

"큭큭큭 네가 매일 내 인사를 받아주잖냐"


'대답이 조금 이상한데.. 디백스 선수 전원이 랜디 존슨에게 인사를 하는데 어째서 내 인사에 그렇게 집착하는 거지? '


그런 내 생각을 다니엘이 읽은 것처럼 그에 말에 반박했다.


"우리 선수들 중에서 아저씨한테 인사 안 하는 얼간이도 있어요?"

"그냥 인사가 아니야 한국식 인사를 말하는거다."


그제서야 이 아저씨가 왜 이렇게 해맑은 웃음을 짓고 있는지 알 수 있을것 같았다. 그가 애리조나 다이몬스백스를 월드 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던 시절 함께 동고동락한 한국의 김병헌 선수도 분명히 나처럼 인사를 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치만 얘는 일본에서 왔는데요?"

"아..저 사실 한국인입니다. 국적은 한국과 일본 2개다 있지만,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랐습니다."

"역시 그럴줄 알았어 넌 일본인 선수들에게는 없는 특유의 재수없음을 느꼈거든! 푸하하하!!"


'칭찬이야? 욕이야?'


"예전에 나와 같이 생활했던 김병헌이 딱 너 같았거든! 키도 작은 녀석이 은근 성깔은 있어가지고, 나와 1피트(30.48cm)차이가 나는데도 뻔질나게 덤벼댔지, 그때마다 내가 배치기로 얼마나 괴롭혔는지 아는가? 하하하"

"그 사람이랑 저랑 뭐가 닮았다는 거에요? 그리고 그거 어디가서 자랑할만한 이야기는 아닌것 같은데요.."


후배 괴롭혔다는 말을 굉장히 신이나서 떠들어대는 이 아저씨의 말에 난 전혀 공감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아직 난 개뿔 내 성격에 1/100도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눈이 비슷해 넌"


호탕하게 웃어대던 아저씨가 갑자기 날 지그시 보며 내 식판에 소세지 하나를 더 얹저 주며 일어섰다.


"한국에서는 이게 챙겨주는 거라며? 많이 먹고 다시 디백스를 정상으로 이끌어라"

"예?예에..."


이제 막 들어온 루키에게 랜디 존슨이 저런 말을 하는 경우는 처음이었다. 그래서 밥먹고 있던 다니엘이 놀란 얼굴로 선덕과 랜디 존슨을 번갈아 쳐다보았지만 그는 아랑곳 하지 않고, 선덕에게 지금까지 그 어느 선수에게도 보여준 적 없었던 따뜻한 미소를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


현재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팀은 선발부터 불펜들까지 죄다 호출되었다. 왜냐하면.. 오늘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경기에서 무려 13이닝째 무승부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댈러스 카이클 오늘 작두 탔는데..?"


20연패를 기록중인 디백스입장에서는 13이닝까지 이끌어온 이 지긋지긋한 승부에 종지부를 찍어줄 구원자가 절실했다.

이미 로스터에 있는 투수들은 모두 소진 시켜버린 상태, 남은 자원이라고는 내일 등판할 선덕밖에 없었다.


"제가 클로저를 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


선수들은 물론 감독도 강력하게 반대했지만, 난 아주 적극적으로 어필했다.

이렇게까지 열심히 하는 팀이 21연패를 한다는 건 말이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후우.. 그럼 딱 1이닝만이다."


염치없지만 감독 입장에서도 더 이상의 연패는 곤란했기에, 내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출전기회를 요청하는 다니엘이 내게 조언했다.


"미리 말해두겠지만, 내일 경기에 지장가지 않을정도로만 던져라"

"예 내일을 위해서라도 그래야죠"


무려 20연패를 달리고 있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던 14회초에 갑자기 생판 처음보는 왠 앳된 동양인 청년이 마운드에 올라서자, 관중석은 절망을 기자들을 호재를 불러댔다.


"그렇지 않아도 올해 가장 긴 경기에 쓸 기사라고는 댈러스 카이클의 호투뿐이었는데 잘됐어!"

"거기다 저 친구 내일 선발 등판할 미스터 황이라고 하더구만?"

"정말이야?? 그럼 기사쓸 맛좀 나겠군 흐흐흐.."

"그렇지! 만약 애리조나가 이기면 그의 화려한 데뷔 무대가 될테고, 지면 올해 가장 장시간 경기에 패자가 될테니까! 뭘로 굴러가던 지금보다야 재밌겠지"


마운드에 막상 올라가 보니 어째서 사람들이 메이저 메이저 하는지 알 것같았다. 예전 고시엔에서 고교야구할때 던졌던 압박감과는 차원이 달랐다. 예를 들자면...마치 고시엔 결승전 카라스노 고교 마지막 타자들을 상대하는 듯한 위압감까지 있었다.


'어쭈 아주 올라와서 한대 칠 기세네?'


타석에는 메이저리그 최단신!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호세 알투베 선수였다. 168cm에 작은 체구임에도 타석에 그가 들어 서자 관중들은 환호했다.


'그래도 홈에서 열리는 경기인데.. 너무들 하는군'


살짝 홈팀 팬들에게 서운했지만, 그건 이제 차차 실력으로 믿음을 쌓아주면 될 일,

초구는 몸 바깥쪽으로 빠지는 패스트볼로 다니엘에게 던졌다.


"볼!"


호세 알투벤는 꽤나 선구안에 탁월한 능력이 있는 선수같았다. 꽤나 몸이 근질 거렸을텐데도 잘 참아내었다.


-98m(157.7km/h)! 15살!


마치 기다렸다는 듯 전광판에 대문짝 만하게 내 구속과 나이가 찍혀있었다. 별 생각없이 구장에 왔던 사람들이 순간 헉 소리가 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고...고장났나?

-자네도 봤잖아! 지금 저 속도를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고! 나이를 봐 나이를!

-야! 전광판! 똑바로 기재 안하냐!? 무슨 나이가 15살이냐!!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전광판은 정정하지 않았다. 기자들은 일제히 기사제목을 수정하기 시작했다.


"미친!! 저 키에 15살이라고? 거기다 98마일까지!?"

"오늘 땡잡았어! 다저스에 안 간 걸 천만 다행으로 알아야겠어 하하하"


메이저 리그에서 100마일이 넘게 던지는 선수가 흔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없지는 않았다. 그들 모두가 뛰어난 성적을 보여준것도 아니고, 레전드 선수가 된것도 아니었다. 그렇지만 아직 생일이 안 지난 내 미국 나이는 15살, 그들이 볼때도 절대 상식적인 퍼포먼스가 아니었기에 관중들 모두가 다시 자세를 고쳐잡고 경기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스이이익!!


이번에도 스트라이크 존에 넣지 못한 체인지업 그러나 호세 눈에는 몸쪽에 파고드는 멋진 패스트볼로 보였을 것이다.


-후웅~


'제기랄 똑같이 던져서 깜빡 속았잖아!'


토레이 감독의 예상대로 내 동일한 폼에서 나오는 체인지업은 타자에게 꽤나 까다로운 볼이었다. 그리고 전력투구를 하며 던진 포심이 호세 방망이에 걸렸다.


-스이이익!! 타앙!


그리고 맞는 순간 난 자신있게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며 크게 외쳤다.


"플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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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82화 꼭 이루고픈 목표가 생겨버렸다. 21.10.03 1,631 2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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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77화 가을야구 시작! +2 21.09.28 1,714 23 12쪽
77 76화 너 좀 재수없다. 21.09.27 1,630 23 11쪽
76 75화 벼랑 끝 사투(2) 21.09.26 1,667 21 13쪽
75 74화 벼랑 끝 사투(1) 21.09.25 1,689 19 13쪽
74 73화 착한놈과 나쁜놈 +2 21.09.24 1,731 24 12쪽
73 72화 약속 21.09.23 1,715 22 13쪽
72 71화 미러전 21.09.22 1,727 22 13쪽
71 70화 첫번째 손님 21.09.21 1,778 22 12쪽
70 69화 불문율 개혁의 시작 21.09.20 1,779 24 12쪽
69 68화 마지막 티켓을 향한 출발 21.09.19 1,810 23 12쪽
68 67화 디백스의 괴물 탄생! 21.09.18 1,887 27 12쪽
67 66화 뜻밖에 데뷔전 +4 21.09.17 1,829 28 11쪽
» 65화 또 한명의 한국인 +1 21.09.16 1,783 19 11쪽
65 64화 프로의 자세 +1 21.09.15 1,749 24 13쪽
64 63화 상품성 있는 선수 21.09.14 1,777 2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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