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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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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2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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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화. 커지는 전화의 불길

DUMMY

***


반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노부나가는 항복한 쵸소카베, 우에스기, 그리고 노부나가의 부하들을 가지고 호조를 공격했다.


파상공격.

20만에 가까운 군병으로 6개월 내내 공격했다.

말 그대로 강한 공격.


도쿠가와 이에야쓰가 선봉에 서고 좌우측에 우에스기, 쵸소카베의 군병이 조공을 맡았다. 그리고 노부나가가 본진을 이끌고 들어가자 6개월을 넘기기 전에 오다와라 성은 무너졌다.


그리고 줄줄이 끌려 나오는 호조 우지마사의 가족들.

아케치와 가장 오랫동안 연합을 이뤘던 호조 우지마사의 마지막이 지금이었다.


노부나가는 수많은 호조 우지마사의 일족을 처형하며 잔치를 벌였다.


이제 남은 것은 쥬코쿠의 모리가 마지막. 그리고 그 마지막처럼 히데나가가 보낸 전령이 당도했다. 그는 옛 히데요시의 부하 중 하나. 이시다 미쓰나리.


이시다 미쓰나리는 고개를 조아리며 노부나가에게 말하고 있었다.


노부나가는 그 이야기에 웃어버렸다.


“하하하하! 하하하하! 모리 놈이 갈팡질팡한단 말이지. 다른 놈들이 모두 내 밑에서 조아리는 데 모리 놈은 버티면서 기회를 본단 말이지.”


“버티는 게 아니라 두려움에 어쩔 줄 모르는 겁니다. 모리가 원하는 건 쥬코쿠 영지를 존속하는 것. 그것만 이뤄지면 언제든 머리를 조아릴 겁니다.”


“정말 그런가?”


“제가 본 것은 거기까지입니다. 자세한 사항은 히데나가 영주께서 어떻게 이야기를 진행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겁니다.”


“하하하. 히데나가도 외교 사신으로 재주는 있군. 그 형인 히데요시보다 나은 부분이 있었어. 아무튼, 알았다. 하지만 너무 오래 걸려서는 안 될 테야.

6개월 안에 모리 놈은 항복해야 한다.”


“무슨 말씀인 줄 알겠습니다. 히데나가 영주께는 그렇게 전하겠습니다.”


이시다 미츠나리는 그 말을 끝으로 물러났다.


그리고 이어진 연회.


그 안에 전공을 세운 영주들이 웃고 떠들었다.


4천왕의 수좌 시바타를 주축으로 2인자 다키가와 가즈마스.

3인자에 오른 니와 나가히데, 그리고 동맹인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항복한 이후 충실히 싸운 쵸소카베 모토치카, 우에스기 가케가쓰, 호소카와 가문 사람들을 비롯해 구름 같은 장수들이 무릎을 꿇고 술잔을 높이 들었다.

그걸 본 오다 노부나가는 크게 웃었다.


“하하하. 잘했어. 이제 황금 술잔으로 축배를 들어야지.”


그 말과 동시에 문밖으로 소리쳤다. 그러자 황금으로 금박을 한 술잔이 들어온다.

부하들은 그걸 보자 미묘하게 눈을 떴다.


저마다 아는 일. 저 술잔이 무엇으로 만들었는지 아는 까닭이 컸다.

아마도 새롭게 만든 황금 술잔은 호조 우지마사의 두개골이 분명했다.


노부나가는 군침이 도는지 꿀꺽 침음을 삼키고 부하들을 보았다. 그리고 황금 술잔에 술을 채우고는 높이 들었다.


“마셔야지. 자, 다들 들게.”


그 말에 구름같이 몰려 앉은 영주들이 술잔을 들었다. 저마다 술잔을 높이 들고 호조를 멸망시킨 걸 축하했다.


-주군께 영광을!

-호조를 잡았으니 이제 남은 건 모리 뿐입니다.

-모리가 뭐가 문제겠습니까?! 일본 통일은 끝난 것과 진배 없습니다.

-하하하. 그렇지요. 모리가 항복하면 동북방의 작은 영주들은 알아서 머리를 숙일 겁니다.

-동북방의 영주 중 사나운 놈도 있다고 합니다.

-아, 외눈깔의 다테 마사무네 말이지. 그자가 뭐라고. 호조도 망한 마당에 놈이 무슨 수로 덤비겠나.

-크크크. 그렇지요. 혹여 덤빈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소장이 놈의 수급을 베겠습니다.

-하하하. 마에다 자네가?

-못할 게 뭐가 있겠습니까? 시바타 영주님이 조금만 도와주시면 가능합니다.

-그렇지 마에다 토시이에의 능력이라면 충분하지. 잡아오게, 잡아와서 한쪽 눈도 쿡 찔러 장님으로 만드는 거야.

-하하하. 그래야지요. 그런데 사나다 마사유키는 어떻게 합니까? 놈이 호조를 돕는다고 설레발 친 것까지는 기억하는데.

놈의 괘심한 행동에 벌을 내려야 하는 것 아닙니가?

-그깟 놈이 뭐가 문제라고. 큰 주군께서 명령만 내리면 끝장이지. 아마 하루면 사나다의 본영은 박살이 날 테야.

-그렇지요. 호조가 무너졌으니 다음 목표는 사나다 마사유키, 그리고 다테 마사무네를 잡아다가 꿇어 앉쳐야겠습니다.


웅성웅성. 수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장수들은 술에 취해갔다.


노부나가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비릿하게 웃고는 손을 들었다.

그러자 웅성거리는 소리가 사라졌다.


노부나가는 부하들의 눈매가 자기에게 집중되자 다음 말을 이었다.


“사나다 마사유키의 상황이 궁금한가?”


그 말에 또다시 웅성거렸다.


-주군, 그 일은 저희가 처리 하겠습니다.

-그렇습니다. 저희 우에스기 가문에 맡겨주십시오.

-아닙니다. 굳이 우에스기가 나설 필요가 있겠습니까? 저희 쵸소카베의 군졸도 해낼 수 있습니다.


그 웅성거림에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나섰다.


“장수들의 의욕이 상당합니다. 형님께서 명령만 내리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 말에 노부나가가 또 웃었다.


“하하하. 좋아! 의욕들이 상당하니 각자에게 맞는 임무를 내주지. 마에다 도시이에는 다테 마사무네에게 다녀와라. 놈에게 내가 보잔다고 전하고.”


노부나가의 말에 마에다 도시이에는 고개를 조아리며 명령을 받았다. 그리고 노부나가의 눈길이 쵸소카베 모토치카에게 머물자 머리를 조아리며 입을 열었다.


“그럼 소장이 사나다 마사유키를 공격하는 겁니까? 저희 군병으로 놈을 잡아다가 술잔으로 만들겠습니다.”


그 말에 노부나가가 피식 웃었다. 그리고 고개를 흔들며 대답했다.


“도적보다 못한 놈을 술잔으로 만들진 않아. 그런 자들은 술맛이 없단 말이지. 호조나 아케치 정도는 되어야 맛나지 않겠나. 그리고 사나다 마사유키라면 시간 끌 것도 없지.”


그 말과 동시에 손을 들었다. 그러자 한쪽 방문이 열리고 그 안의 외교 사절이 앉아있었다.


영주들은 사나운 얼굴로 그자를 쳐다보았다.


놈은 사나다 마사유키의 장남 노부유키였다.


노부유키는 영주들의 말을 들었는지 두려움에 몸을 떨었다.


저마다 사나다 가문을 멸문시키네, 머리를 베어 술잔으로 만드네, 웃고 떠든 소리를 모두 들은 것이다.


그리고 하얗게 질린 얼굴이 되자 영주들은 또다시 웃었다.


-하하하하. 저걸 보라. 새끼 여우가 왔어.

-여우는 무슨. 너구리지. 시나노의 터줏대감은 오지 않고 자기 아들을 보냈어.

-제 목숨은 소중한 법이지. 그래도 항복사절이라고 보냈지 않나.

-이보라- 노부유키! 살고 싶나?!

-하하하하. 그러고 보면 사나다 마사유키가 상황 판단은 참 빨라.

-놈도 살려면 어쩔 수 있나?!

-그런데 사신으로 온 아들놈이 허옇게 질렸네. 저러다가 오줌이라도 지리는 게 아닌지 몰라.

-그렇지. 아비 놈을 죽여, 술잔으로 만든단 말에 놀라지 않으면 자식새끼가 아니지.

-하하하하. 그만 떨라고. 저래서야 항복 문서를 제대로 읽겠나?


영주들은 저마다 취해서 웃고 떠들었다. 그만큼 호조를 이긴 연회장은 축제와 같았다.


노부나가는 지금의 분위기를 즐겼다. 그리고 외교 사절로 온 사나다 노부유키를 불렀다.


노부유키는 무릎걸음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덥죽 엎드리자 황금 술잔을 내밀었다.


“마셔라! 네놈이 항복 사절로 온 게 분명하다면 마셔야 할 것이다.”


그 말에 노부유키는 술잔을 받았다.


쪼르륵.


황금 술잔에 술이 채워진다. 출렁이는 술잔이 넘치면서 채워진다. 그걸 바라보는 노부유키는 그 자리에서 굳었다. 질린 표정. 그걸 본 노부나가의 웃는 얼굴. 손을 덜덜 떨고 있는 걸 즐기는 것이다.


누렇게 반짝이는 황금 술잔. 그 안의 빨간 점이 보인다. 저건 굳어버린 핏물이리라.

금박을 입히기 전 완전히 제거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은 것이다. 금박과 핏물이 섞여서 저런 술잔이 된 것이다.


그리고 그걸 마셔야 할 노부유키는 헛구역질을 했다. 하지만 입으로 뱉어내지 못하고 다시 마셨다. 토사물이든, 술이든, 입안에 가득한 모든 걸 위장으로 꾸역꾸역 쑤셔 넣어야 했다.


꿀꺽. 꿀꺽. 꿀꺽.

“크으윽.”


그걸 본 노부나가는 빙그레 웃는다. 노부유키의 표정에 미소를 짓는다.


“웃어라. 웃으면서 마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네 아비가 어떻게 될지 나도 알 수가 없어.”


그 말에 눈을 질끈 감은 노부유키가 술을 마셨다. 그리고 영혼이 빠져나간 얼굴로 주저앉자 노부나가가 말했다.


“얼빠진 놈. 아케치처럼 반항하는 맛이 없어. 이래서야 영, 싱겁잖아.”


그 말에 노부유키는 무릎을 꿇었다.


“항복합니다. 제발 항복을 받아주십시오. 저희 가문은 태정대신을 섬길 겁니다.”


“크크크. 그건 네놈 아비가 하는 걸 봐서.”


“항복을 안 받아주실 겁니까? 저희를 멸문시키려고 하십니까?”


“그거야 기다려 보면 알겠지. 내가 무슨...!”


노부나가는 말하다가 멈췄다.

조금 전 달려온 전령의 서신에 이맛살을 좁혔다.


전령은 노부나가의 본영인 아즈치에서 왔다.

특히나 전령을 보낸 자가 노부나가의 후계자, 오다 노부카츠(차남)였으니 심각함은 더 했다.


“뭐라고, 지금 뭐라고 했어? 아케치가 어쨌다고??”


노부나가의 눈매가 사나워졌다.


전령은 넙죽 엎드려 자초지종을 전했다.


[기습입니다. 아케치의 기병대가 와카사 항구를 쑥대밭으로 만들었습니다.]


그 말에 노부나가는 황금 술잔을 던졌다.


술잔은 본의 아니게 노부유키의 얼굴에 맞았다.


주르륵.


노부유키의 코에서 핏물이 나온다.

노부나가는 그걸 보면서 아무것도 아닌 척 전령에게 되물었다.


“자세히 말해봐! 얼마나 왔어? 기병대가 얼마나 왔어?”


[총병력은 3천입니다.]


“아케치 본인이 왔나?”


[아닙니다. 와카사 항구를 점령한 놈은 호정이란 여진인이고, 1천 기병으로 와카사를 점령한 뒤, 나머지 부대가 따로 분리되어 진군 중입니다.]


“진군? 어디로??”


[사나다 유키무라가 1천 기병으로 아즈치 인근으로 접근했고, 나머지 1천 기병이 교토로 향하고 있습니다.]


“교토로.. 그자는 누구인가?”


[사야가(김충선)라는 자인데..]


“사야가가 교토로 간다면 분명 사네히토 왕을 노리는 것이다. 놈들이 사네히토 친왕을 훔쳐가려고 기습을 해왔다고.”


[저들의 의도는 확실치 않지만, 가는 길목에 격문을 붙이고 토벌령은(노부나가 토벌) 끝나지 않았다고 낭인을 모은다고 했습니다.]


“낭인까지 모은다고. 그럼 필시 니죠성을 점령하고 교토 조정을 수중에 넣고자 하는 게 분명하다. 그럼 낭인은 얼마나 모였나? 혹여 모였다고 해도 농민과 같은 부랑자가 전부일 테지. 그깟 놈들이 모여봤자. 니죠성이 함락당할 일은 없어.”


[모인 숫자를 묻는다면....]


“똑바로 말해! 얼마나 모였어?”


[낭인으로 모인 자가 5백이고, 그보다 상인연합의 용병들이 문제입니다.]


“상인연합. 결국 사이카 상인들이 난리를 피운단 말이지.”


[그런 것 같습니다. 사야가와 상인연합 사이에 교류가 있었는지? 꽤 많은 자가 합류했다고 합니다. 어쩌면 니죠성이 함락당하고 교토 조정이 아케치 손에 넘어갈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 낭패가 아니냐?! 빌어먹을 상인연합 녀석들. 참을 수 없지. 이참에 본때를 보여줄 것이다. 반항하는 자들이 무슨 꼴을 보이는지 꼭 보이고 만다.”


노부나가는 이를 갈았다. 즐거웠던 승전연회장이 발칵 뒤집혔다.


이 모든 게 아케치 때문.


“아케치!!!! 네놈이 언제까지 버티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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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 133화. 이시다 미츠나리의 변명 24.05.25 229 1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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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131화. 진주성 전투의 시작2 24.05.23 236 12 14쪽
131 130화. 진주성 전투의 시작 +2 24.05.22 244 13 12쪽
130 129화. 나의 소명이란 +1 24.05.21 239 12 12쪽
129 128화. 조선 선비들을 구하라. 내 부하가 될 자들이다. +1 24.05.20 254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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