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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음식 님의 서재입니다.

정벌, 오다 노부나가 죽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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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음식
작품등록일 :
2024.01.16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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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2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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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00화. 니탕개에 난에서 얻어가는 것들.

DUMMY

멀리 보이는 저들이 한 걸음씩 걸어왔다.


아랍인의 복색과 시꺼먼 얼굴의 병졸. 간혹 보이는 노란 머리의 색목인은 이자들이 여러 곳에서 모인 병졸인 걸 알았다. 그리고 앞으로 나서는 한 사람을 보니 이순신도 아는 자였다.


핫산?


몇 년 전 발포 해안에서 보았던 그가 앞으로 나서고 있었다.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이곳에서 또 보게 됩니다.”


핫산은 아는 체를 했다.

그 말에 이순신 옆의 김빙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이 부사. 아는 사람입니까? 어째서 저런 자들과 친분을 나누셨습니까?”


그 말에 이순신은 김빙을 바라보았다.


이자는 모든 걸 곡해하는 버릇이 있다. 하지만 대승을 거둔 마당에 표정을 구길 순 없겠지.


이순신은 표정을 달리했다. 그리고 김빙이 오해하기 전에 대답했다.


“저자는 먼 나라의 상인으로 발포만호일 때 한 번 만난 본 적이 있지요. 그 이후는 교류가 없었으니 다른 말은 하지 맙시다.”


“이 부사, 내가 뭐라고 했소이까? 그냥 궁금해서 물어본 것인데...”


“위관께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저들과 어떠한 교류도 없었단 말이지요. 그러니 곡해하지 말고, 저들이 어째서 이곳에 왔는지 들어나 봅시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곡해하지 않았으니 오해하지 맙시다. 그렇게 쳐다보니 무섭소.”


김빙은 꼬리를 내렸다. 특유의 곡해하던 눈빛을 버리고 순한 양처럼 한 걸음 물러섰다.



핫산은 저들끼리 대화가 끝난 걸 확인하고 성문 앞까지 다가와 크게 소리쳤다.


“이 장군, 이것도 인연인데 문을 열어주시지요.”


하지만 이순신은 고개를 흔들며 대답했다.


“야인과 전쟁이 끝나지 않았는데 어떻게 성문을 열겠나. 또한, 그대들의 군병이 아군보다 몇 배나 많은데 함부로 문을 열수는 없겠지.”


“저희는 경흥부를 도왔습니다. 저희가 야인들을 물리치는 데 공을 세운 건 보셨지요?”


“보았지. 그건 고맙게 생각하네.”


“역시. 그렇게 나오실 줄 알았습니다. 저희 상단주께서 분명 이렇게 나오실 거라고 말씀하셨지요.”


“상단주? 핫산, 그대가 상인들의 우두머리가 아니었던가?”


“아닙니다. 저는 선단을 이끄는 선장일 뿐. 고용주는 따로 있지요. 그리고 제가 이곳에 온 목적은 호정 족장을 뵙고자 한 이유가 큽니다.”


“호정을? 어째서?!”


“그와 약속하기를 상황이 좋지 않으면 돕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우을기내를 이겨냈는데, 이제 호정에게 대가를 받아야 합니다.”


“호정과 무슨 약조라도 하였나?”


“상인 간의 거래를 하였지요. 그리고 본의 아니게 참전까지 하였으니 마땅히 호정 족장에게 얻을 걸 받아가야 합니다.”


그 말에 김빙이. 이순신의 옷깃을 붙잡는다. 김빙의 입장에서 상황이 미묘하게 돌아가자 일단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다.


“안 됩니다. 어떻게 잡은 야인인데. 그자를 조정으로 보내 추국해야 합니다.”


그 말에 이순신이 눈을 크게 떴다. 호정은 분명 아국을 도운 야인인데. 그를 심문하다니?

그 눈빛에도 불구하고 김빙은 다른 말을 하고 있었다.


“호정은 족장이 아닙니까?! 그를 잡아다가 정보를 캐면 니탕개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그러니 쉽게 내줘서는 안 됩니다.”


“이보게, 김 위관. 호정은 아국을 도운 자야.”


“돕다니요. 저들끼리 다툼을 벌였지요. 제가 본 건 것이 전부입니다. 그리고 호정의 부하 중 하나가 창고에 불을 질렀을지? 어떻게 압니까?? 쉽게 예단할 게 아닙니다. 이 모든 건 따져봐야 아는 일입니다.”


“어허, 김 위관!”


이순신은 큰 소리를 내뱉었다. 그가 알아본 김빙은 그 근본이 꼬인 자였다. 그리고 공을 세운 야인에게 이렇게 대접한다면 곽재우에게는 어떻게 했을까? 걱정이 들었다. 그리고 곽재우에 대해 물어보니 가관인 말이 들려온다. 분명, 감옥의 사람들을 피신시키라고 명령을 전한 게 언제인데. 김빙이 내뱉은 말은 변명뿐이다.


그리고 그걸 안 순간부터 이순신의 얼굴은 구겨졌다.


이순신은 김빙의 행태를 더는 참지 않았다. 큰 목소리가 성벽 위에서 들리고 그걸 핫산이 듣고 있었다.


이곳으로 오기 전 곽재우가 한 말이 떠올랐다.


‘전투가 끝난 후는 무슨 말이 나올 줄 모르겠습니다.’

‘조선의 군졸은 소수이고, 아군은 많기에 성문을 열지 않을 겁니다.’

‘혹여, 호정을 둘려주지 않으면. 이번에 잡은 사송아와 맞교환을 해야 합니다.

사송아는 니탕개의 오른 팔 중 하나이니 김빙이란 자도 감히 거절하지는 않을 겁니다.’


곽재우의 말처럼 변하고 있었다.


차별과 경계가 많은 조선.

절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핫산은 그 말을 떠올리고는 외쳤다.


“두 분의 이야기는 잘 알겠습니다. 괜히 찾아온 저 때문에 의리가 상할까 봐 걱정입니다. 그리고 이번 전투에서 사송아를 잡았습니다.”


그 말에 김빙의 눈이 커졌다. 그리고 더듬거리며 되물었다.


“뭐? 방금 사송아를 잡았다고 하였나??”


“사송아 뿐만 아니라 갑청아까지 잡았지요. 그들을 어찌할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이제보니 조선에서 꼭 필요한 사람들입니다.”


“그렇지. 사송아와 갑청아라면 니탕개의 오른팔이 아닌가. 그들을 내주게. 자네들의 전공은 조정에 상신해서 올릴테니.”


“저희가 무슨 전공을 원하겠습니까? 저희는 원하는 게 없습니다. 그저 호정 족장과 교역하고자 왔을 뿐. 앞으로도 교역만 잘 되면 됩니다.”

“그렇지. 상인에게 중요한 건 그것이 전부일 테야.”


김빙은 웃었다. 때아니게 공을 세울 것 같아 싱글벙글한 표정이다. 그리고 웃으며 이순신에게 권하니 이순신도 끄덕였다.


호정을 잡고 있던 건 도리에 벗어났고, 호정이 말한 대로 큰 전공을 세웠으니 약속대로 놓아주는 것이 옳았다.


잠시 뒤 호정이 풀려났다.


작게 열린 쪽문을 통해 호정이 오랏줄에 묶인 채 나왔고, 반대로 사송아와 갑청아가 그 안으로 들어갔다.


포로교환.

누가 본다면 인질을 주고받은 것처럼 보일 것이다.


호정은 구겨진 얼굴로 나왔고 저 멀리 사백구와 사쇄문, 그리고 정이대장군으로 보이는 사람을 보고 고개를 숙였다.


한없이 죄송한 얼굴.

그의 말을 들을 걸 하는 표정이 지금이었다.

니탕개를 이겨낼 방법으로 생각한 조선은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호정은 경흥부를 떠나기 전 성벽의 높은 곳을 향해 소리치는 걸 멈추지 않았다.


“이 장군. 니탕개의 3만 병력이 경흥부를 공격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단단히 준비하셔야 할 겁니다.”


그 말에 이순신은 끄덕였고, 그 옆의 김빙은 더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건, 그대가 신경 쓸 일이 아니지. 조만간 신립 장군의 군병이 올 것이야.”


“알았소. 잘하시리라 믿겠습니다.”


“하하하. 그럼. 야인이 함부로 넘어설 조선은 아니지.”


그 말처럼 호정은 돌아섰고, 저 멀리 정이대장군이 손짓하는 곳으로 발길을 옮겼다.


*


호정이 돌아왔다. 어리석은 호정이 내 앞에서 무릎을 꿇는다.


“살려주신 은혜에 무슨 말을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 말에 투을지도 다가와 한쪽 무릎을 굽혔다.


“소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우을기내와 싸울 때 정이대장군께서 도와주지 않았다면 꼼짝없이 당했을 겁니다.”


그 말에 끄덕였다. 이자들이 이제야 알아듣는 모양새. 며칠 전 그렇게 설명해도 못 알아듣더니, 이제야 알아먹는다.


고생을 해봐야 아는 것들인가?

피를 봐야 직성이지. 그만큼 이들의 습성이 그랬다. 강한 자에게 약하고 약한 자에게 강한, 양육강식의 습성.


이들의 습성을 알았으니 짓눌러야지. 물론 좋은 말로 다독인 이후에 말이다.


“한 번 더 기회를 주지. 나를 따를 텐가? 나와 함께 규슈로 갈 것인가 말이다.”


그 말에 호정이 대답했다.


“소장과 부족민들은 대장군을 따를 겁니다.”

“그래, 경흥부에 붙잡혀보니 결심이 섰던가?”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아무도 저희 같은 사람을 돌보지 않는다는 걸 알았습니다.”

“억울한 게 많았겠어.”

“니탕개는 부족민을 뺏고자만 하고, 조선은 저희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당연한 말이지. 뺏고 빼앗기는 게 일반적 일이다. 하지만 내 밑에서 그런 게 없어. 너희 부족민을 안전하게 살 것이다.”

“그 말씀을 믿습니다.”


호정은 그말과 동시에 절을 올렸다. 호정이 절을 하자 2천에 가까운 병졸들이 절을 올린다. 그리고 ‘투을지’도 호정 옆에서 똑같이 절을 하였다.


나는 호정과 투을지를 부하로 삼았다. 실제 역사에서 조선을 도울 부족장을 부하로 삼은 것이다.


“이제 마을로 돌아가자. 니탕개가 오기 전 준비할 게 많다.”


그 말에 투을지가 불안한 얼굴로 되물었다.


“수송선은 언제 옵니까? 먼바다를 건너려면 시간이 꽤 걸릴 텐데 말이지요.”


그 말에 웃었다. 니탕개의 공격에 큰일을 당할까 봐 겁을 먹은 얼굴이 그대로 전해졌다. 물론 나도 걱정이 드는 건 분명했다. 하지만 절대 약한 모습을 보여줘서는 안 되겠지.


지금으로는 그저 웃는 얼굴로.

아무것도 아닌 일처럼 당당하게.


그리고 그 표정을 본 핫산이 부하들을 향해 명령하고 있었다.


“뭣들 하더냐?! 무거운 화포를(캐논포) 어서 옮겨라! 이것 한방이면 적들은 산산이 부서질 것이다.”


그 말처럼 무거운 화포 20개가 무겁게 옮겨간다. 겔리온에서 꺼내온 함포가 큰 활약을 했음을 안 이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리를 옮겼다.

경흥부를 떠나 어촌 마을로.


항구가 있는 어촌으로 돌아가 방어진을 짰다. 못해도 3개월. 그 시간이면 대마도에서 수송선이 올 것이다.


그리고 지금. 마을은 완전한 방어로 단단해졌다.


*


한 달이란 시간이 지나쳤다.


호정, 투을지. 그 외의 작은 마을의 추장들이 날마다 모여든다. 니탕개의 억압을 피해 이 마을로 모여들었다.

그 숫자가 2만 호. 1만 호를 겨우 넘기던 인구에서 그 2배가 되어간다. 가구수로 따졌기에 2만 호였지. 병력 숫자로 따지면 1만 이상의 병졸도 가능했다.


대신에 골치가 아파갔다.

인구가 늘어간다는 건 먹을 게 부족하다는 말과 같다.


몇 년간 흉년으로 고생했는데, 이제는 니탕개의 소란과 조선에서 교역도 완전히 사라졌으니 저들이 아우성을 지르는 것이다.


나는 모여드는 야인들을 뿌리치지 않았다. 조만간 수송선이 올 것이고, 이들은 내 백성이 될 것이다.


여진구라지.

일본 영주들이 그렇게 무서워하던 여진 해적들 말이다.


일단 자금은 충분하니 조선의 삼남 지방에서 식량을 구해와야겠지.



*


한성.

대신들이 모여앉은 이곳은 북방의 소식으로 뜨거웠다.


“니탕개가 협상을 걸고도 경흥을 공격했다고 합니다.”

“그러게요. 북방 야인은 믿을 게 못 된단 말이지요.

경원, 회령일 대를 공격하다가 조용하던 경흥을 공격할 줄 어떻게 알았겠습니까?”

“이 모든 게 니탕개의 술책이지요. 니탕개는 경흥을 함락한 후에 더 어려운 요구로 협상을 걸었을 게 분명합니다. 그리고 경흥이 뚫렸다면 내륙으로 이어지는 길도 열렸을 것이고 그 이후는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맞습니다. 5백 병력으로 경흥을 끝까지 지킨 이순신의 전공을 높이 사야 합니다. 그가 잡아 보낸 사송아, 갑청아를 심문하면 니탕개의 전력을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웅성웅성. 저마다 북방 야인을 성토했으며 붕당으로 갈라졌던 대신들이 처음으로 한마음처럼 움직였다.

그리고 경흥에서 대승을 거둔 이순신의 전공이 빛나던 순간이 지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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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116화. 노부나가의 조선 침공 +3 24.05.08 235 14 13쪽
116 115화. 큰 전쟁의 서막3 +4 24.05.07 258 12 16쪽
115 114화. 큰 전쟁의 서막2 +4 24.05.06 268 11 15쪽
114 113화. 큰 전쟁의 서막. +1 24.05.05 278 1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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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111화. 와카사 항구에서 벗어나기. +2 24.05.03 258 10 14쪽
111 110화. 교토에서 탈출하라 +1 24.05.02 274 11 12쪽
110 109화. 교토 기습전. 24.05.01 282 11 12쪽
109 108화. 변해가는 국제 정세 +4 24.04.30 294 13 12쪽
108 107화 조선에서 온 손님은 +1 24.04.29 314 11 13쪽
107 106화. 커지는 전화의 불길 +1 24.04.28 320 12 12쪽
106 105화. 전쟁의 불길이 일어나다. +1 24.04.27 321 12 14쪽
105 104화. 대마도 전투 +3 24.04.26 299 10 15쪽
104 103화. 대마도에서 생긴 일2 +5 24.04.25 315 12 12쪽
103 102화. 대마도에서 생긴 일. 24.04.24 314 10 11쪽
102 101화. 변해가는 노부나가의 상황. +1 24.04.23 336 12 12쪽
» 100화. 니탕개에 난에서 얻어가는 것들. +4 24.04.22 331 16 12쪽
100 99화. 경흥 전투, 이순신을 돕다 +2 24.04.21 319 11 12쪽
99 98화. 곽 재우의 사정2 +2 24.04.20 311 11 14쪽
98 97화. 곽재우의 사정 +1 24.04.19 313 13 12쪽
97 96화. 곽재우를 구하러 가는 여정2 +3 24.04.18 319 11 13쪽
96 95화. 곽재우를 구하러 가는 여정 +3 24.04.17 330 11 12쪽
95 94화. 당쟁의 먹잇감은 곽재우. +2 24.04.16 344 1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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