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마음의음식 님의 서재입니다.

정벌, 오다 노부나가 죽이기

웹소설 > 작가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새글

마음의음식
작품등록일 :
2024.01.16 12:58
최근연재일 :
2024.05.11 14:00
연재수 :
120 회
조회수 :
70,810
추천수 :
2,094
글자수 :
685,096

작성
24.04.21 14:00
조회
318
추천
11
글자
12쪽

99화. 경흥 전투, 이순신을 돕다

DUMMY

*


경흥의 높다란 성벽. 그 성벽 위의 이순신은 성 밖과 성안의 상황을 두루 살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성안에서 싸우는 저들은 누구인가?

분명 같은 복색을 한 야인인데 저들끼리 싸운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내분이라도 일어났단 말인가?”


그 질문에 답하는 자가 있었다. 조금 전 성루 위로 올라온 김빙이 헐레벌떡 달려와 외치고 있었다.


“야인 것들이 감옥소에 불을 질렀소.”


그 말에 이순신은 이맛살을 좁혔다가 폈다. 야인이 성내로 들이쳤으니 조심하란 전령을 보낸 게 언제인데...

그런데 피하지도 않고 고집을 피우다가 황망함을 당했으니 저러는 것이다.


“김 위관, 어디 다치신 곳은 없으신지요?”

“이 부사, 말도 말아요. 화마에 휩쓸릴 뻔했습니다. 조금만 늦었다면 큰일이 날뻔했지요.”

“아무튼,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그리고 성내의 야인들은 걱정하지 마세요. 놈들이 넘어온 성문은 보수했고 한동안 성내로 들어오는 야인은 없을 겁니다. 그런데 야인끼리 싸웠다던데, 그걸 직접 보셨습니까?”

“아, 본 것도 같습니다. 하지만 별 것 있겠습니까? 분명 금은보화를 약탈하며 저들끼리 다툼이 있는 게지요.”

“.....”


이순신은 고개를 흔들었다. 병사들이 전해온 보고와 또 다른 것이다. 하지만 김빙이 그렇게 말하자 그럴 수도 있다고 여겼다. 하지만 추측만으로 판단을 내릴 수는 없는 법. 또다시 척후를 내보내 파악하자 전혀 의외의 결과를 얻어냈다.


척후와 함께 온 야인 부족의 사신.


그자는 성내로 침입한 야인 부족의 족장, 호정이라고 했다.


호정은 이순신을 보자마자 허리를 굽혀 예의를 갖췄다. 그리고 내뱉은 말이란.


“조선을 돕고 싶어서 왔습니다.”


그 말의 대답은 김빙이 했다. 그는 호정을 보자마자 한 발짝 물러서서 소리쳤다.


“이노오오옴! 어디서 거짓말을. 네놈이 감옥소와 무기고까지 불을 지른 걸 안다.”

“아닙니다. 불을 지른 건 사송아의 병졸이고, 우리는 사송아를 잡고자 성내로 들어왔습니다.”

“어째서? 같은 야인끼리 어째서 다툼을 벌인단 말이냐? 나는 이해할 수 없다.”

“진짜입니다. 저희는 니탕개를 따르지 않습니다. 저희는 조선을 돕고자 합니다. 그래서 이곳에 온 겁니다.”

“조선을 돕겠다고?”

“맞습니다. 니탕개는 조선을 이기지 못할 겁니다. 그리고 저희가 성내로 잠입한 건 소수의 병졸로 난입한 사송아를 잡고자 따라왔을 뿐입니다.”

“그렇다면 사송아를 잡았는가? 네놈 말대로라면 지금, 이 자리에 사송아를 끌고 왔어야지.”

“사송아에게 한칼 먹이기는 했지만, 잡지는 못했습니다.”

“놈이 도망쳤단 말이지.”

“그렇습니다. 그리고 저희도 성내에 있기보다 밖으로 나가고자 합니다.”


그 말에 김빙이 웃어버렸다. 이순신을 바라보며 저것 보라며 웃는다.


호연은 뭔가 잘못된 걸 직감했다.

생각보다 조선 장수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걸 느끼자 더 큰 소리로 말했다.


“성내로 잠입한 병력은 2백도 안 되는 소수입니다. 성밖에 더 많은 부하가 있습니다. 그들로 우을기내를 기습하려면 제가 나가야 합니다.”

“그래서 성문을 열어달라? 네놈이 도망치도록 멍청한 짓을 하란 말이지.”

“아닙니다. 사실입니다. 제가 나가야 부하들이 따를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제 부하들은 우을기내의 명령을 따를지도 모릅니다.”

“하하하. 우스운 소리. 나는 조정의 위관이다. 너 같은 거짓말쟁이를 심문하는 게 내 일이지.”

“그 무슨.”

“네놈은 성안을 약탈하려다가 실패한 놈이지. 분명 니탕개의 부하 중 하나가 분명해. 그런 네놈을 풀어주라고.”

“정말입니다. 제가 나가야 부하들이 우을기내를 공격합니다.”

“명령 전달이 필요하다면, 네놈이 아니라 다른 자가 나서도 되겠지. 네놈 부하 중 하나가 나가서 우을기내를 공격하라고 전해. 그리하면 믿어주지. 그렇지 않으면...”


김빙의 눈빛은 날카로워졌다.


이순신은 김빙과 호정을 번갈아 보았다.


신중을 기하는 눈빛. 아군인지 적인지 구분하기 위해 시간이 필요했다.


호정은 그런 눈빛에 이맛살을 찌푸렸다가 다시 말했다.


“좋습니다. 부하를 보내 우을기내를 치라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그전에 군마를 한 필 빌려주십시오.”

“군마를 내달라고?”

“사송아와 격전을 치르다가 보니 멀쩡한 군마가 없습니다.”

“전령에게 군마가 필요하단 말이지?”

“그렇습니다. 사송아가 우을기내에게 가기 전에 전령이 먼저 도착해야 합니다.”


호정은 입술이 바싹 말랐다. 상황이 영 이상하게 돌아간다.


우을기내를 기만하고 기습하고자 했는데,

조선 장수들이 믿어주지를 않는다. 거기다가 위관이라는 김빙의 눈빛이 심상치가 않다.


얼마 전 아케치란 자가 했던 말과 상황이 비슷했다.


협상이란, 세력이 비슷한 자들끼리 하는 것.

일개 부족장이 조선을 상대로 협상을 벌이는 짓은 어려운 겁니다.


잡으려던 사송아는 놓쳤고, 경흥의 조선군은 많지 않고, 그 장수들은 의심이 많았다. 특히나 김빙이라는 자가 사사건건 아니라고만 한다.


이럴 줄 알았다면 정이대장군이라는 자의 말을 믿는 것인데...


후회했다. 정이대장군의 손을 잡지 않을 걸 후회했고 사송아를 붙잡지 못한 건 큰 실책이었다.

그럼에도 사송아에게 한칼 먹였으니 멀리 가지는 못했을 것이다.

다친 몸으로 본진까지 돌아가기는 힘겨울 것이다.


바로 그 마음으로 성 밖을 바라보았다.


한차례 공성에 실패한 우을기내의 부하들이 물러선다. 우르르 몰려왔다가 재빠르게 수풀 안으로 숨는다. 어찌 보면 정말 물러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럴 일은 없다. 한차례 전초전을 맛봤으니 다시금 올 것이다. 더 많은 병력으로 한꺼번에 들이칠 건 분명하다.


총공격.


작은 병력으로 전초전을 치렀으니 다음 공격은 더 많은 병졸로 들이칠 것이다.


바로 그것을 아는 호정은 굳은 얼굴을 했고, 호정을 바라본 김빙은 이순신에게 말하고 있었다.


“이 부사, 저 야인을 가둬야 합니다. 저놈 말이 사실이란 걸 알기 전에는 풀어줘서는 안 됩니다.”


호정은 험한 대우를 받았다.

정이대장군의 말을 듣지 않은 호정은 포로가 되었다.

대신에 호정의 부하 중 하나는 서둘러 성 밖을 빠져나갔다. 우을기내를 공격하지 않으면 호정이 죽는다는 걸 알기에 서둘러 내달렸다.


*


우거진 깊은 수풀.

그곳을 힘겹게 걷는 사송아는 욕설을 뱉었다.


“호정 그 자식이 배신할 줄은 미처 몰랐어.”


그 말에 사송아의 부하 중 하나가 대답했다.


“어서 본대로 돌아가야 합니다. 우을기내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 합니다.”

“그래야지. 호정과 가까운 부족장은 물론, 투을지. 그놈도 배신했을 게 분명해.”

“맞습니다. 어서 가야 합니다.”

“본진까지 얼마나 걸리지?”

“부대가 물러간 지 한 시진이니 얼마 뒤면 만날 수 있습니다.”

“그래, 빽빽한 수풀만 뚫고 가면 금방 만날 테야.”


호정은 서둘렀다. 다친 몸을 이끌고 힘겹게 걸었다. 하지만 걷다보니 막혔다. 분명, 이 길을 통해 오갔는데, 지금은 커다란 통나무로 길을 막아두었다.

그리고 그 길을 돌아서 가자 때아닌 자들과 만나게 되었다.


처음 보는 자들

낯선 복장과 시커먼 얼굴.

이국의 바다를 누볐을 것 같은 자들이 조총이라는 걸 들고 서 있다.


사송아는 그들을 보자마자 일이 잘못된 걸 알았다. 그리고 도망치려고 하자 저들의 대장이 소리친다.


“잡아! 저자가 사송아다.”


그 말에 사송아는 부르르 떨었다.


저놈은 그때 그놈인데? 청주를 손에 잡고 있던 놈??


...아, 역시 그때 그놈들이 상인이었어.


사송아는 오해했다. 그리고 얼마나 큰 실수를 저질렀는지는 금방 알게 되었다.


*


다시금 경흥부가 시끄럽게 변했다.


전초전 이후에 더한 병력이 나타나 들이친다.


-와아아아!

-공격! 공격하라!

-성안을 어지럽혀야 한다.


그 공격으로 경흥은 난리가 났다.


울부짖는 백성들.

겁에 질려 주춤거리는 병졸까지.


하지만

그걸 본 이순신이 호통을 지르자 다시금 전열이 살아났다. 5백 이하로 줄어버린 병졸이지만, 야인여진을 상대로 치열하게 싸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새로운 야인이 더 많아졌다.


수많은 야인의 깃발.


우을기내, 이창종개, 율보리, 갑청아의 깃발.

니탕개의 오른팔 노릇을 하는 우을기내가 나타난 것이다.


진짜 공격이다. 5천의 야인이면 관군으로 막기가 버겁다. 이순신은 암담한 눈으로 야인들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는 법. 크게 호통을 쳐 율보리가 두들기는 성문을 막았다. 그러자 이창종개의 1천 야인이 사다리를 들고 성벽으로 달려온다.

이순신은 활을 쏘라고 명령했고, 화살비를 막고도 사다리는 성벽에 붙였다.


“막아! 막아야 한다!”

“성벽에 올라서게 두지 마라!!”


중과부족.

5천 야인 대 5백 조선군의 싸움.


이순신은 지원병을 원하는 전령을 보냈다.


하지만 올 수나 있을까? 며칠은 버텨야 지원병이 도착할 텐데. 그리고 싸움이 터진 경흥을 제외한 종성, 경원, 회령의 조선병은 전쟁이 멈췄다고 착각하고 있었다.


이 모든 게 협작을 부린 니탕개의 계략이야.

썩을 니탕개.

속일 대로 속여놓고 경흥을 공격해.


이순신은 분노에 절어 소리쳤다. 그리고 그 분노가 원동력이 되어 적병을 막아낸다. 그럼에도 버겁다. 지원병이 올 수 없다는 건 병사들도 알았고, 지금으로 꼼짝없이 당한 기세였다.


바로 그것을 느낀 뒤 호통을 질렀다.


“막아야 한다!!

우리가 막지 못하면 백성들이 도륙당해.”


그 말에 병졸들이 아우성을 쳤다.


“장군, 어렵습니다. 적의 숫자가 너무 많습니다. 어서 물러나야 합니다.”


병사들의 아우성에 이맛살을 좁혔다.


도망치자니.

백성을 버리고 빠져나가야 한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한 놈이라도 더 죽이고 죽는다.

그것이 나라에 녹을 먹는 군인으로서 해야 할 일.


이순신은 성벽 위에서 버텼다. 정말 치열하게 싸웠다. 그러다가 보니 성문은 뚫리고 갑청아를 비롯한 적병이 들이친다. 한데 이상한 일이 또 터졌다.


또 다른 적병이 나타났다. 분명 야인의 복장인데 우을기내는 물론 갑청아의 후미를 들이친다. 그것도 처음 듣는 화포 소리와 함께.


탕! 타다다다당!!!!!!

우수수 넘어가는 우을기내의 병력.


정말인가? 호정의 부하들이 조선을 돕고 있는 것인가?

야인치고 전혀 다른 느낌의 부대인데??


이순신은 고개를 흔들었다. 하지만 적의 적은 아군이란 생각에 부하들을 독려해 더 치열하게 교전을 이어갔다.


그리고 결국 이겨냈다.


성벽에 붙은 야인들을 떨쳐내고 이순신을 돕는 새로운 부대의 도움으로 병사들은 사기가 치솟았다.


“놈들이 물러선다. 더 밀어붙여라! 아예 성문을 열고 끝장을 볼 것이다!”


적절한 지휘와 엄청난 배포.

이순신의 용맹에 야인들이 주춤거렸고 더는 버티지 못하고 무너진다.


5백 조선군과 전혀 새로운 지원 부대?

그리고 호정의 부하들과 투을지의 야인들까지.


혼합으로 섞인 부대가 각자 사정에 맞게 우을기내를 공격하자 놈들은 버티지 못하고 후퇴했다.


“붙잡아라! 놈들이 도망치지 못하게 막아!!”


저들을 잡고자 칼을 휘둘렀다. 1천에 가까운 적병을 잡은 듯했다. 그리고 그보다 더 많은 적병이 멀리서 쏘아진 화포에 맞아 죽는다.


처음 듣는 화포 소리.

강력하다.

그리고 조총이라고 했던가? 저런 무기가 있을 줄이야.


그리고 승리의 끝에서 지원병과 조우했다.


전혀 다른 깃발과 옷차림. 치우의 형상을 딴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아는 얼굴이 앞으로 나서고 있었다.


“저자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정벌, 오다 노부나가 죽이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제목 변경과 연재 시간입니다. 24.02.29 123 0 -
공지 전국시대를 공략할 군자금, 감사합니다. 24.02.24 82 0 -
공지 임진왜란 10년 전의 지도 및 자료 24.01.18 682 0 -
공지 연재 시간 변경입니다. 24.01.18 1,210 0 -
120 119화. 정철이 포로를 심문하는 방법. NEW 11시간 전 136 12 13쪽
119 118화. 삼도수군 통제사는 이순신이지. 안 그래? 24.05.10 182 11 14쪽
118 117화. 노부나가의 조선 침공2 +1 24.05.09 224 12 13쪽
117 116화. 노부나가의 조선 침공 +3 24.05.08 234 14 13쪽
116 115화. 큰 전쟁의 서막3 +4 24.05.07 257 12 16쪽
115 114화. 큰 전쟁의 서막2 +4 24.05.06 267 11 15쪽
114 113화. 큰 전쟁의 서막. +1 24.05.05 278 12 12쪽
113 112화. 조선의 오판 +1 24.05.04 271 11 14쪽
112 111화. 와카사 항구에서 벗어나기. +2 24.05.03 258 10 14쪽
111 110화. 교토에서 탈출하라 +1 24.05.02 274 11 12쪽
110 109화. 교토 기습전. 24.05.01 282 11 12쪽
109 108화. 변해가는 국제 정세 +4 24.04.30 294 13 12쪽
108 107화 조선에서 온 손님은 +1 24.04.29 314 11 13쪽
107 106화. 커지는 전화의 불길 +1 24.04.28 320 12 12쪽
106 105화. 전쟁의 불길이 일어나다. +1 24.04.27 321 12 14쪽
105 104화. 대마도 전투 +3 24.04.26 299 10 15쪽
104 103화. 대마도에서 생긴 일2 +5 24.04.25 315 12 12쪽
103 102화. 대마도에서 생긴 일. 24.04.24 314 10 11쪽
102 101화. 변해가는 노부나가의 상황. +1 24.04.23 336 12 12쪽
101 100화. 니탕개에 난에서 얻어가는 것들. +4 24.04.22 330 16 12쪽
» 99화. 경흥 전투, 이순신을 돕다 +2 24.04.21 319 11 12쪽
99 98화. 곽 재우의 사정2 +2 24.04.20 311 11 14쪽
98 97화. 곽재우의 사정 +1 24.04.19 313 13 12쪽
97 96화. 곽재우를 구하러 가는 여정2 +3 24.04.18 319 11 13쪽
96 95화. 곽재우를 구하러 가는 여정 +3 24.04.17 330 11 12쪽
95 94화. 당쟁의 먹잇감은 곽재우. +2 24.04.16 344 12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