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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이세계 힐링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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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소리감투
작품등록일 :
2023.05.16 00:56
최근연재일 :
2023.06.17 20:10
연재수 :
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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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추천수 :
18
글자수 :
138,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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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12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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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강아지 살리기 (2)

DUMMY

맥케이는 몸을 앞으로 당기며 새로운 경지에 눈을 뜬 듯 적극적으로 반응하였다.


“그···그런. 그게 정말입니까?”


누울 카반은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뭐, 같은 기수의 베르단디 아카데미 출신 학도가 아니라면 모르는 사실이긴 하지. 스승님도 그 방법으로 녀석을 깨웠으니까.”


멕케이는 황급히 복도를 지나다니는 노랑 바가지 머리 사용인을 멈춰 세워 명령하였다.


“고렘! 지금 당장 삭힌 정어리로 파이를 구워 와,”


고렘은 실눈을 뜬 채 느릿느릿하게 말하였다.


”저, 마담··· 삭힌 정어리는 아까 저장고에 있어서 고메 체리랑 같이 불탔는걸요.“


멕케이가 주먹을 쥔 손으로 벽을 치며 말했다.


”이런! 여기서 제대로 돌아가는 게 뭐야!“



나는 불현듯 며칠 전 르뱅의 지하창고에 내려갔을 때 풍겼던 생선의 비릿한 냄새를 떠올렸다. 그때. 브륄레는 틀림없이 말하였다. ‘삭힌 정어리’라고.



어차피 복면 나으리가 그녀를 도와주기로 결심한 듯 보이는 상황이니 차라리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하는 게 나을 것이다.



조용히 손을 들어 말하였다.


“마담, 제가 삭힌 정어리를 가져다드릴 수 있습니다.”


멕케이가 나를 한 번 본 후, 나머지 일행들의 복장을 살폈다. 모두 동일하게 가지런한 흰색 셔츠에 멜빵을 착용하고 있어 넝마를 입었을 때보다야 덜 의심하는 눈초리였지만, 정체에 대해 묻듯이 귀족 사내를 바라보았다.



누울 카반이 이야기하였다.


“내 시종들일세.”


멕케이는 나를 지목해 말했다.


“그래서 당신, 삭힌 정어리는 어디에 있다는 거죠?”

“바로 르뱅의 비밀창고에 있습니다.”


르뱅은 검지로 본인을 지목하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냥?”


그녀를 본 멕케이가 고개를 꺾었다.


“아니, 자네는 어디선가 본 기억이 있는데.”



다행히 르뱅의 얼굴을 기억하고 있던 르꼬르동은 현재 바깥 정원으로 나가있는 상태였다.


“모른다 냥! 난 그런 물건 취급 안 한다. 냥.”


옆에서 브륄레가 르뱅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아냐 르뱅, 어제 보니까 있더라고.”


르뱅은 이에 언니가 맞다고 하면 맞는 거겠지 라는 느낌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랬구나 냥! 그럼 있다 냥!”


멕케이는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며 열을 삭히듯 말하였다.


“르꼬르동, 이 녀석 대체 얼마나 식재료를 빼앗겼던 거야.”



누울 카반은 상황을 지휘하듯 말하였다.


“역할은 정해졌군. 고양이 친구는 지하로 내려가 식재료를 가져오고, 노랑 바가지 머리 친구는 주방에서 그 재료를 받아 파이를 만들게. 나머지 인원은 물 양동이라도 집어 들어 바깥 상황을 도와주기로 하고, 노랑 바가지는 파이가 완성되는 대로 곧장 아가페의 집으로 향하게 알겠나?”



그렇게 르뱅은 삭힌 정어리를 가지러 지하로 내려갔고, 우리는 건물 밖 화재 상황을 보기 위해 바깥으로 나왔다.



그리고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은 상상했던 것보다 더 참혹하였다.


형형색색의 꽃들과 생명이 움트고 있던 정원은 어느새 붉은 화염으로 가득 채워져 꽃들과 나무들을 닥치는 대로 집어삼켜 창백한 잿더미를 토해내고 있었다.



그 앞에 르꼬르동을 포함한 주변 사용인들이 양철버켓에 들어 있는 물을 불 위에 끼얹고 있었지만, 저런 적은 양의 물로는 화재를 진압하기에 무리가 있어 보였다.


“공작님이 깨어나시기 전까지 이 불을 꺼야 하네!”


라마렌이 불기둥 안을 자세히 바라보고 있다.


“안에··· 뭔가 보이는데?”

“타올라 잿더미가 된 꽃들일 걸세.”

“아니, 무슨 강아지···가 보여.”


내가 라마렌의 말에 되물었다.


“강아지?”

“저기에.”


라마렌은 불길 사이를 손가락으로 가리켰고, 거기엔 거짓말 같게도 흰색 털을 지닌 말티즈종 새끼강아지가 불 안을 풀밭 뛰놀 듯 돌아다니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왕왕.”



녀석의 꼬리에는 불꽃 같은 게 달린 것으로 보아 일반적인 강아지처럼 보이지 않았다.

혹시 저게 로쉘이 말한 불꽃 정령이라는 걸까.



만약 그게 맞으면, 이 화재의 범인은 저 강아지란 소리겠지.



라마렌이 내 소매를 잡아당기며 말했다.


“현, 현, 저 강아지 구해줘야되는 거 아니야?”

“흐음···.”


물 양동이를 나르고 있던 르꼬르동이 우리를 향해 말하였다.


“그것보단 안쪽에 있는 아가씨부터 구해야 될 거요. 멍하니 서 있지 말고 댁들도 사용인이니 일을 거들게나!”

“아가씨?”

“도와주세요!”


비명이 들려오는 곳으로 시선을 옮겼고, 그곳에는 거의 다 타 버려 앙상하게 형태만 남은 나무 한 그루 위에 주황 단발의 여인이 나무늘보처럼 매달려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녀는 명백하게 로쉘이었다.


사용인들이 그녀를 구출하기 위해 불길 안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워낙 불길이 거세기도 하고 불이 바깥쪽으로 계속해서 퍼져나가고 있던 탓에 구출에 난항을 겪고 있었다.


결정적으로 저 풀밭 위를 계속 쏘다니면서 불길을 키우고 있는 강아지 뽀삐가 가장 문제였다.


뽀삐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사용인들을 경계하며 주인을 지키려는 듯 마구 짖어대었다.


“왕왕!”


결정적으로 저 풀밭 위를 계속 쏘다니면서 불길을 키우고 있는 강아지 뽀삐가 가장 문제였다.


뽀삐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사용인들을 경계하며 주인을 지키려는 듯 마구 짖어대었다.


“왕왕!”



르꼬르동 브라운이 두툼한 손으로 마른 세수를 했다.


“저 강아지가 문제로구만. 어이, 멋쟁이 로버트 뭐 뾰족한 수 없는가?”

“메인 셰프. 제가 예전에 전쟁에서 썼던 방법입니다만.”

“맷돼지 덫을 얘기하려는 거면 다른 걸 얘기하게 그건 고양이한테 썼다가 실패했으니. 강아지가 좋아할 만한 것으로 얘기해보게.”

“··· 그럼 이건 어떠십니까.”


로버트는 르꼬르동 브라운에게 무어라 작전의 내용을 전달하였다.



이야기를 전해 들은 르꼬르동이 고개를 끄덕인 후, 우리를 향해 손짓하였다.


“거기, 빨강, 검정, 잿빛. 잠시 도와주시게.”


지목당한 셋은 동시에 검지로 본인을 가리켰다.


“그래 댁들 말일세!”


브륄레가 나를 바라보았다.


“현 도와줄거야?”


저택을 나가기 위해서는 무조건 정원을 지나가야 했으니.

선택지는 불 위를 걷는 신기를 부리거나, 지금 이 불을 끄고 지나가거나. 둘 중 하나였다.


“뭐, 불 위를 지나갈 수는 없으니까.”


그들이 어떤 방법을 생각해냈는지는 모르겠으나, 우선 그를 돕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



<벌컥>



그 순간, 등 뒤의 저택 현관문이 거칠게 열리고 한 여인이 숨을 헐떡이며 바깥으로 나왔다.

진주 머리띠를 착용한 올리비아 울레가 모습을 드러냈다.



올리비아는 활활 타오르고 있는 정원의 풍경을 바라보며 종이를 찢는 듯한 비명을 내질렀다.


“에드가님의 정원이!! 에드가님이 가장 아끼시는 보물 1호가!!!!”

“공주님, 위험하니, 부디 저택 안으로 들어와 주세요!”


올리비아는 엄청난 완력으로 사용인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불기둥을 향해 냅다 몸을 돌진하기 시작하였다.


“내 몸으로라도 저 불을 끄겠어! 부디 저를 기억해 주세요 에드가님!!!”

“누가, 공주님 좀 잡아줘요!”


르꼬르동과 로버트가 그 부름을 듣고서 불로 달려가는 올리비아를 막기 위해 나섰다.


하지만, 공주의 운동신경은 그들의 상상을 아득히 초월하였고, 그녀는 흡사 이름 있는 축구선수처럼 달려드는 수비수들을 가볍게 제쳐갔다.



쓰러진 로버트가 헛웃음을 뱉었다.


“아니 무슨 공주가 저렇게 운동을 잘합니까?”

“시집 보내신 장인어른께서 선수권 출신이셨네.”


마지막으로 오직 나만이 그녀의 앞을 막아설 수 있었고,

나는 양팔을 벌려 그녀를 막아섰다.


“공주님. 이렇게 재회하게 되었군요. 반갑습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그녀가 불길에 뛰어들건 말건 내 알 바는 아니었지만, 혹시나 공주를 구하면 무언가 보상을 받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몸이 먼저 반응하였다.



올리비아는 멈춰선 후 호흡을 가다듬었다.


“에드가님의 비밀결사단님! 반가워요 하지만 이건 당신과는 상관없는 일이에요. 비켜요.”


나는 단호하게 말하였다.


“상관있습니다! 왜냐하면 에드가님이 제게 명령하셨습니다.”




에드가라는 이름이 나오자 날카로웠던 그녀의 표정이 조금 풀어졌다.


“에드가님이 뭐라고 하셨는데요?”

“바로, 무슨 일이 있어도 공주님의 안위를 우선으로 하라는 말씀이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그녀를 구하라.’ 그게 에드가님의 강력한 명령이자 저의 사명이었습니다.”


급한 상황 속에서 쥐어 짜낸 이런 쉬운 발상이 통할까 싶었지만,


거짓말처럼 올리비아의 볼이 붉어지기 시작하였다.


“정말··· 정말 에드가님이 그렇게 말씀하셨습니까? 저를, 지키라는···.”

“예. 예! 그러니 비밀결사단의 명예와 목숨을 걸고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부디 옥체를 보존하여주시옵소서. 그리고 이 사실은 저희끼리의 비밀입니다.”


올리비아는 고개를 돌린 채로 애써 미소를 감추려 하는 듯 보였다.


“에드가님이··· 저를 위해 주시고 계셨다니. 항상 그렇게 차갑고 매정하게 대하셨던 것도 다 연기였었다니. 그럼 잘 부탁드려요. 비밀결사단님.”

“네. 공주님.”


올리비아는 그렇게 다른 사용인들의 인솔을 받으며 안전한 곳으로 퇴장하였다.



한편 나무 위에 매달려 있는 로쉘이 르꼬르동과 사용인들을 향해 외쳤다.


“뭐하는 거예요! 불이 더 커지고 있잖아요!!”


뽀삐는 더욱 격렬하게 주인의 영역을 수호하고 있었다.


“왕왕!”

“틀렸네 로버트! 물러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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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아지 살리기 (2) 23.06.12 24 0 10쪽
22 강아지 살리기 (1) 23.06.10 19 0 10쪽
21 마님은 왜 돌쇠에게 마들렌을 주었을까? (2) 23.06.09 20 0 11쪽
20 마님은 왜 돌쇠에게 마들렌을 주었을까? (1) 23.06.06 22 0 10쪽
19 냥들의 침묵 23.06.05 20 0 10쪽
18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23.06.04 22 0 9쪽
17 판도라의 항아리 (2) 23.06.03 21 0 9쪽
16 판도라의 항아리 (1) 23.06.03 26 0 10쪽
15 하나뿐인 내 전우 (2) 23.06.02 22 0 10쪽
14 하나뿐인 내 전우 (1) 23.05.29 32 0 11쪽
13 거룩한 고양이 23.05.28 26 0 10쪽
12 고양이 교육법 23.05.27 26 0 10쪽
11 뭍에서 뭍으로 23.05.26 30 0 11쪽
10 예스마담 23.05.24 32 1 11쪽
9 「나는 네가 지난밤에 한 일을 알고 있다.」(2) 23.05.23 38 0 9쪽
8 「나는 네가 지난밤에 한 일을 알고 있다.」(1) 23.05.22 44 1 11쪽
7 라즈베리 마들렌(2) 23.05.21 49 1 9쪽
6 라즈베리 마들렌(1) 23.05.20 52 1 11쪽
5 낭만고양이 대작전(2) 23.05.19 58 1 11쪽
4 낭만고양이 대작전(1) 23.05.18 73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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