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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trah의 몽상.

오르비스 플랜 (Orbis Pl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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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trah.
작품등록일 :
2016.01.14 00:41
최근연재일 :
2016.02.03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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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1.23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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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멘타인 자작의 입궁 - 1

DUMMY

#5. 클레멘타인 자작의 입궁 - 1


하늘을 찌를 듯 한 산들이 제각각 자신의 위용을 뽐내며 곳곳에 위치한 대도시인 세크레타. 이곳은 오르비스의 패권을 쥐고 흔드는 대륙 최강국인 오르도 제국의 수도였다. 워낙 척박한 땅에 자리 잡은 제국이라 거리를 지나다니는 사람들에게는 자연에 맞서는 거친 느낌들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황궁이 있었다.


제국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황궁은 케룸왕국과는 다르게 화려하다기 보다는 단순했고, 또 장엄한 느낌을 연신 풍기고 있었다. 그리고 궁의 좌우에는 제국 중신들의 저택이 늘어져 있었는데 그 중에서 가장 궁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저택이 바로 제국 재상 카스티에 공작가였다. 하지만 평온한 다른 저택들과는 달리 다급한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공작전하께서는 어디 계시냐?”


아침 댓바람부터 공작가의 정문을 쾅쾅거리며 난입한 남자를 바라보며 시녀는 급히 머리매무새를 단정히 하며 인사를 했다.


“어서 오시지요. 에드가 백작님. 전하께서는 방금 기침하셨습니다.”


제국 최고의 권력자라 할 수 있는 카스티에 공작의 저택을 아침부터 들쑤실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지만 이 남자는 예외였다. 시녀는 따라오라는 손짓을 한 뒤 앞장서서 걸음을 옮겼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전하께 기별을 넣겠사옵니다.”


에드가 백작을 접견실로 안내한 시녀는 종종걸음으로 방을 나섰다. 에드가 백작은 어지간히도 급한 일이었는지 소파에 앉아서도 발을 동동 굴렀다. 잠시 뒤 접견실 문이 열리자 백작의 고개가 쏜살같이 돌아갔다.


“전하께서 곧 내려오신다고 잠시 기다리라 하십니다.”


자신이 기다리던 공작이 아니자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었는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내가 올라가겠다.”


“하지만....”


시녀의 난감한 목소리에도 백작은 완강했다. 결국 백작은 시녀를 앞장세우고 2층으로 향했다.


똑 똑.


“전하. 에드가 백작이옵니다.”


“들어오게.”


공작의 목소리가 문 너머로 들려오자 백작은 급히 문을 열었다. 그런 뒤 시녀에게 물러나라는 눈치를 주고는 시녀가 뒷걸음질을 치며 가는 걸 확인하고 방으로 들어갔다.


“아침부터 무슨 일인가? 요 근래 들어 특별한 일이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


카스티에 공작은 침대에 걸터앉은 채 불쾌한 눈빛으로 백작을 쳐다봤다. 그의 눈빛으로 보아 자신의 아침을 방해한데 대한 책임을 묻고자 하는 듯 했다. 하지만 공작의 불편한 시선에도 불구하고 백작의 눈은 빛나고 있었으며 입가에는 미소가 걸려 있었다.


“낭보이옵니다. 전하.”


“낭보?”


“빛의 의지의 단서가 발견되었습니다.”


공작의 두 눈이 크게 떠졌다. 그리고는 침대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서재로 가도록 하지.”


서재로 자리를 옮긴 공작과 백작은 책상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았다. 그리고 에드가 백작이 가져온 낭보에 대해 상당히 관심이 있었는지 의자를 당겨 책상에 가까이 앉았다.


“계속 얘기해 보게.”


공작의 목소리는 살짝 흥분된 목소리였는데 백작은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한다는 듯 서둘러 말을 이어나갔다.


“예. 방금 드린 말씀 그대로 빛의 의지가 나타났습니다. 실로 얼마나 기다린 소식이옵니까? 드디어 거사를....”


공작은 얼굴을 살짝 찡그리며 백작의 말을 끊었다.


“요점만. 그리고 지금까지 알아낸 정확한 정보들만.”


공작의 말에 백작의 얼굴이 당황으로 가득 찼다. 하지만 이런 백작의 반응이 놀랍지 않은 듯 말을 이어나갔다.


“단서를 잡아 낸 곳은 바로 케룸왕국 북서부에 위치한 우올로 산맥입니다. 정확히는 그 밑에 위치한 스메리아라는 마을이지요.”


“스메리아? 그 노래가 전해지는?”


“그렇습니다. 스메리아 마을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시가는 이미 저희도 충분히 연구했으나 별 다른 소득을 얻어내지 못했었습니다. 그리고 연구 또 한 중단되었지요. 하지만 그 인근 지역에는 조사원을 상주시켜 계속 조사를 진행하게 하였지요. 하지만 별 성과가 없기에 거의 관심을 끊다시피 했었는데 이번에 큰 걸 하나 물어 왔습니다.”


공작은 주의를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을 끄는 백작이 못마땅했지만 조용히 듣기만 했다. 백작은 살짝 뜸을 들이다가 공작의 표정이 점점 변하기 시작하자 급히 입을 열었다.


“테미스 신전의 주춧돌이 발견되었습니다.”


순간 공작의 눈이 빛났다. 백작은 예상한 반응이라 생각했는지 아무렇지 않게 말을 이었다.


“그 조사원의 말로는 주춧돌이 발견된 그 지역은 몇 번이나 살펴본 곳이라 신경을 쓰지 않는 곳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두 달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들락거리는 것이 포착되어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는데 그들이 바로 퓨엔테 쪽의 마법사들이었다고 합니다.”


계속 듣고만 있던 공작의 얼굴이 씰룩거리더니 이내 원래의 표정으로 돌아오며 말했다.


“퓨엔테? 하긴.... 그 녀석들은 이 세상의 지식이란 지식은 죄다 알고 싶어 하는 놈들이니까.”


“예. 그 늙은이들뿐만 아니라 둥지에 있는 모든 녀석들이 궁금해 하는 부분일 겁니다.”


아르고 왕국의 수도인 일루미넨테에 위치한 퓨엔테 마법 연방은 퓨엔테의 둥지(Fuente's nest)라고 불리는 수뇌부를 두어 대륙의 마법사들을 관리했다. 물론 말이 관리다 뿐이지 그들의 소속이나 행동까지 제어할 순 없었고 실제로 제어가 가능했다면 이미 오르비스 대륙은 퓨엔테를 차지한 어느 나라의 손에 떨어졌을 것이었다. 그렇기에 인상착의와 이름정도가 등록되어 있었고 실제로 다른 경우들도 많았다. 하지만 대륙의 모든 마법사들은 퓨엔테에 등록을 해야 정식으로 인정받는 관습이 있었기에 특별한 경우가 없다면 대부분 등록을 해놓는 편이었다.


“좋아. 폐하께 말씀드릴 테니 자네는 퓨엔테와 케룸의 첩자들을 추가로 파견해 이 정보에 대한 움직임들을 알아보게. 그리고 나가면서 시녀 한명을 좀 불러주게나.”


공작의 축객령이 떨어지자 에드가 백작은 가볍게 고개를 숙이고는 방을 나섰다.


“폐하께 좋은 선물이 되겠어.”


잠시 뒤 작은 노크소리가 들렸고 시녀가 들어왔다. 그녀는 가만히 고개를 숙이고는 하명을 기다렸다.


“입궁할 것이니 준비하라.”



오르도 제국의 현 황제인 아멜락 황제는 아침부터 굉장히 기분이 좋은 상태였다. 자신의 충직한 신하인 재상 카스티에 공작이 가지고 온 낭보는 아침마다 자신을 괴롭히던 두통마저도 날아가게 만들었다. 대전에는 그 낭보를 가지고 온 공작이 부복해 있었다.


“좋군.”


짧은 한마디였지만 평소에도 그다지 말이 없는 황제의 입에서 나왔기에 그리 짧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 카스티에 공작은 이내 입을 열었다.


“경하드리옵니다. 드디어 폐하의 계획이 빛을 볼 때가 되었습니다.”


“아직까지는 모르는 일이지. 퓨엔테가 발견했다고?”


자신의 주군인 황제의 물음에 공작은 한껏 정성스레 입을 열었다.


“그러하옵니다. 폐하. 하지만 조심해야 할 것은 결코 퓨엔테가 아닐 것이옵니다.”


“그렇겠지. 아무래도 케룸 또한 이 정보를 손에 넣었다고 봐야겠지.”


대륙의 패권을 쥐고 흔드는 오르도 제국이라고는 하지만 케룸왕국은 간단히 무시할 만한 국가가 아니었다. 농경과 조업으로 인해 막대한 부를 축적한 케룸은 그 부로 어마어마한 규모의 군대를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 군대의 규모만으로 따진다면 오르도는 케룸의 상대가 될 수 없었다. 하지만 제국의 막강한 기사단들이 그 병력차를 메울 뿐만 아니라 확실한 전력의 우세를 가져왔기에 오르도는 현재까지 대륙 최강을 자처할 수 있었다.


“맞사옵니다. 폐하. 케룸은 팔년 전의 삼왕자의 반정으로 정권 교체에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새로이 국왕이 된 아르미스는 굉장히 호전적인 인물이지요. 분명 이 정보에 관심이 있을 것이 틀림없사옵니다.”


황제는 턱을 괸 상태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봤자 애송이일 뿐이지. 빛의 의지만 우리가 먼저 입수한다면 케룸은 희망이 없어.”


“그렇사옵니다. 그리고 어떻게 손에 넣는다 하더라도 그것의 진정한 가치를 모른다면 단순한 일기장일 뿐입니다.”


“그래. 일기장이지. 그것도 아주 대단한.”


말을 마친 황제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리고 그 밑에 부복하고 있는 카스티에 공작 또한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만 있었다. 그리고 잠시 뒤, 황제가 정적을 깨며 입을 열었다.


“클레멘타인 후작에게 기별을 넣어라.”


황제의 말에 공작은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탁월한 선택이시옵니다. 폐하. 그들만 한 적임자들이 없을 것이옵니다.”


공작의 대답에 황제 또한 미소를 지었다.


오르도의 수도인 세크레타의 외곽지역에는 정계에는 진출했지만 소위 말하는 끗발 이라는 게 없는 중소귀족들의 저택들이 위치하고 있었다. 클레멘타인 자작가도 그다지 권세 높은 가문이 아니었기에 그 중에 속해 있었다. 보통 그저 그런 가문들의 저택에는 늘 그렇듯 조용했다. 줄을 댈만한 곳이 없으니 줄을 잡은 귀족들도 찾지 않는 것은 당연한 그림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조금 달랐다.


“공작전하. 어찌하여 이런 곳 까지.....”


“일어서게나.”


부복하고 있던 클레멘타인 자작을 일으킨 건 다름 아닌 카스티에 공작이었다. 일어난 자작과 일으킨 공작은 서로 비스듬하게 마주보며 의자에 앉았다.


“어떤가? 그들은 잘 따라주는가?”


공작의 물음에 자작은 쓴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가진 권력이나 재물은 없어도 능력 하나만큼은 최고인 인물들 아닙니까. 그런 친구들을 다루기가 쉬울 리가 없지요.”


“그런가..... 그래도 자네 정도나 되니 그 자리를 맡을 수 있는 것이겠지. 근위기사단장은 그 자리에 맞지 않아.”


대륙 최강의 기사단인 제국 근위 기사단, 오르도 나이츠(Ordo knights)의 수장이자 대륙에서 찾아보기 힘든 오러 유저를 자신보다 낮게 평가하자 자작은 당황스러웠다.


“아닙니다. 제가 어찌 감히....”


“난 돌려 말하긴 해도 거짓말은 안 해. 그는 욕심이 너무 많아.”


공작의 말에 자작이 유난히 불편해 하는 데는 이유가 있었는데 그 이유는 바로 자신이 오르도 나이츠 소속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누군가 자신의 상관을 자기와 비교해 낮추는 말을 하는데 가만히 있을 사람은 없었다. 불편함을 떠나서 보통 인물이었다면 단숨에 검을 뽑았을 터였다.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전하. 그나저나 여기는 어쩐 일로....”


조금 더 상대를 추켜 세워주려던 카스티에 공작은 자작의 말에 그 의지를 꺾고는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


“폐하의 명이 내려왔네. 폐하께서 광휘의 검(Luminous blade)을 뽑고 싶어 하시네.”


공작의 또렷하고 단호한 목소리가 자작의 귀에 들리자 자작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창설된 지 5년이 지나도록 한 번도 움직이지 않았던 집단이 바로 자신이 맡은 루미너스 블레이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엄한 폐하의 명이었다. 자작은 깊게 숨을 한 번 들이쉬고는 입을 열었다.


“무엇을 하면 되겠습니까?”


자작이 굉장히 장황한 말을 늘어놓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던 공작은 의외로 간결한 대답이 나오자 약간 당황했지만 그도 일국의 재상인지라 그런 감정을 함부로 보일 수는 없었다.


“케룸 북부의 스메리아 마을에 있는 테미스 신전에서부터 시작해 빛의 의지를 찾아오게.”


“빛의 의지라 하심은.... 그것은 역사서이지 않습니까?”


자작의 물음에 공작은 가볍게 인상을 찌푸렸다. 하긴, 그도 그럴 것이 빛의 의지가 가지고 있는 무한한 가치는 일부 극소수 밖에 모르는 정보였으니까. 실제로 파견되어 있는 조사단의 인원들도 성교회의 흔적을 찾으라는 지시만 받았을 뿐 정확하게 가치를 알고 있는 사람은 없었다. 그리고 공작은 아직 자작에게 그 가치를 알려줄 마음이 없었다.


“자네는 그냥 찾아오면 되네. 언젠가는 알게 되겠지만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군.”


공작이 못을 박자 자작 또한 더 이상 물을 생각은 없었다. 그리고 이렇게까지 얘기하는 것들에는 보통 알려 할수록 자신에게는 해가 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알겠습니다. 규모는 어느 정도로 하면 좋을까요?”


“열개의 대 중 한개 대를 보내면 되겠지. 선택은 자네에게 맡기겠네. 아무래도 자네가 더 잘 알 테니 말이야.”


말을 마치자마자 공작은 자리에서 일어나서 방문을 열며 다시 입을 열었다.


“인원이 정해지는 대로 입궁하도록 하게. 아마 내일쯤이면 좋겠지.”


공작을 저택의 입구까지 배웅한 다음 클레멘타인 자작은 자신의 서재로 돌아와 자리에 앉았다.


“내일은 바쁜 하루가 되겠군.”


어느덧 저녁시간이 되었는지 제국의 심장인 세크레타를 비춰주던 태양이 산 뒤로 넘어가며 세상을 빨갛게 물들였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일반연재로 승급되었습니당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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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잠시의 연재 중단. 16.02.15 289 0 -
23 공작가 살인사건 - 3 16.02.03 248 0 14쪽
22 공작가 살인사건 - 2 16.01.31 268 0 13쪽
21 공작가 살인사건 - 1 16.01.29 245 0 13쪽
20 클레멘타인 자작의 입궁 - 4 16.01.27 280 0 11쪽
19 클레멘타인 자작의 입궁 - 3 16.01.26 274 0 10쪽
18 클레멘타인 자작의 입궁 - 2 16.01.25 202 0 12쪽
» 클레멘타인 자작의 입궁 - 1 16.01.23 244 0 13쪽
16 팔찌와 작업의 상관 관계 - 2 16.01.22 331 0 12쪽
15 팔찌와 작업의 상관 관계 - 1 16.01.21 246 0 11쪽
14 세픽스의 꼬마 숙녀 - 6 16.01.21 280 0 8쪽
13 세픽스의 꼬마 숙녀 - 5 16.01.21 290 0 10쪽
12 세픽스의 꼬마 숙녀 - 4 16.01.20 252 0 9쪽
11 세픽스의 꼬마 숙녀 - 3 16.01.20 285 0 11쪽
10 세픽스의 꼬마 숙녀 - 2 16.01.17 245 0 10쪽
9 세픽스의 꼬마 숙녀 - 1 16.01.17 314 0 13쪽
8 서신 전달 - 6 16.01.16 204 0 11쪽
7 서신 전달 - 5 16.01.16 266 0 12쪽
6 서신 전달 - 4 16.01.16 253 0 9쪽
5 서신 전달 - 3 16.01.15 313 0 9쪽
4 서신 전달 - 2 16.01.15 307 0 13쪽
3 서신 전달 - 1 16.01.14 240 0 16쪽
2 프롤로그 - 2 16.01.14 413 1 14쪽
1 프롤로그 - 1 16.01.14 565 2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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