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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trah의 몽상.

오르비스 플랜 (Orbis Pl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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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trah.
작품등록일 :
2016.01.14 00:41
최근연재일 :
2016.02.03 16:40
연재수 :
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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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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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1.15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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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서신 전달 - 2

DUMMY

#2. 서신 전달 - 2



릴리안 영지 외곽 기사단 훈련장


챙! 챙!


영지 외곽에 위치한 기사단 훈련장에는 오른쪽 이마에서부터 광대까지 나 있는 흉터가 인상적인 젊은 사내 한명과 밝은 금발을 휘날리는 레스피체가 수련용 롱소드를 휘두르고 있었다.


“헉...... 헉......”


꽤나 지친 모양인지 레스피체는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지만 상대는 봐줄 마음이 없는 모양이었다. 레스피체의 상대를 해주고 있던 젊은 사내가 숨을 한번 고르더니 입을 열었다.


“자~ 도련님! 다시 한번 갑니다!”


젊은 사내는 오른손에 쥐어진 수련용 롱소드를 바로 잡더니 빠른 속도로 레스피체를 향해 뛰어 들었다.


“익!! 이상하게 오늘따라 더 타이트한 것 같단말야......”


레스피체는 짧게 궁시렁 거리고는 자신의 오른쪽을 베어오는 검을 아슬아슬하게 막았다.


‘휘유...... 하머터면 큰일날뻔했네.’


사내는 첫 번째 일격이 막히자 이내 몸을 빙글 한바퀴 돌리고는 레스피체의 왼쪽을 베어나가기 시작했다.


“훗! 이제 이 정도는 다 알고있다구요!”


레스피체는 자신만만한 웃음을 짓더니 검의 방향을 바꾸어 왼쪽을 막았다. 하지만 그는 검이 부딪히기 전 사내가 짓는 미소를 보지 못했다.


깡!


“아얏!!”


레스피체의 검이 튕겨 나가면서 그의 몸도 함께 바닥으로 나뒹굴러 졌다. 바닥에서 한 바퀴나 뒹군 탓에 주저앉은 그의 온몸은 흙투성이가 되어 버렸다. 레스피체는 몸을 일으켜 흙먼지를 털어내며 말했다.


“아야야...... 제대로 막았다고 생각했는데......”


흙먼지를 다 털어낸 레스피체는 고개를 들어 사내를 바라보았다. 젊은 사내는 재밌다는 표정으로 빙긋 웃더니 입을 열었다.


“당연히 이번에는 제대로 막으셨어야죠! 이 방법에 여러번 당하셨으니 후훗! 그리고 막는 동작은 정확하셨습니다.”


사내의 말에 레스피체는 약이 오른다는 듯 씩씩 거리며 얘기했다.


“으아아앙!! 그나저나 동작은 정확했는데 왜 못 막아낸 거죠?”


사내는 궁금하다는 표정을 한 레스피체에게 다가가서는 남은 흙먼지를 마저 털어주고는 어깨에 팔을 둘렀다.


“바로 힘의 차이죠! 힘의 차이!!”


사내의 말을 들은 레스피체는 뭔가 생각났다는 듯이 사내를 보며 말했다.


“맞아요! 평소 형이 절 상대할 때의 힘이랑은 차이가 났어요! 뭐랄까...... 훨씬 더 묵직했다고나 할까?”


“그렇습니다. 도련님이 이번에는 막아내실 것 같아 몸을 돌려 회전을 하면서 검을 양손으로 잡았지요. 그래서 도련님이 흙먼지를 뒤집어 쓰신겁니다! 한손과 양손은 하늘과 땅차이인 법!! 하하하하핫!!”


레스피체에게 설명을 해준 사내는 양손으로 허리를 잡더니 호쾌하게 웃기 시작했다.


오르비스 대륙의 나라들은 오르도 제국을 제외하고는 귀족과 평민의 차이가 크지 않았다. 거기다 용병들이 주를 이루는 벤투스와 퓨엔테 마법연방만 보더라도 귀족을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혹여나 귀족들이 있다 하더라도 귀족 계층에 회의를 느끼고 신분을 버린 사람들이거나 갖가지 사연들로 귀족임을 숨기며 사는 사람들이 많았다.


릴리안 영지가 속한 케룸 왕국도 그다지 다르지 않았는데 초대 왕이었던 파스칼 폰 로시엔테가 개국 과정 중 공신들과 형제들을 숙청할 때 평민들의 힘이 굉장히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 이후 파스칼 폰 로시엔테는 ‘계층 화합 특별법’ 을 왕국 의회에 통과 시키며 조화를 꾀했다. 그 덕에 200년의 세월을 내려오며 현재의 관계가 성립될 수 있었다. 그러한 정황들을 봤을 때 영주인 마이어 폰 아리엔스 백작의 아들인 레스피체가 사내에게 형이라 칭하는 것도 무리가 없었다.


사내를 바라보던 레스피체는 입이 삐죽 튀어 나오더니 못마땅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가뜩이나 형이랑 힘차이도 많이 나는데 양손을 쓰다니! 치사해!”


사내는 레스피체를 쳐다보며 씨익 웃어주고는 땅에 나뒹굴던 검을 들어 레스피체의 손에 쥐어주며 말했다.


“이게 다 수련의 차이랍니다. 억울하시면 수련을 더 열심히 하셔요! 암! 그렇고말고.”


레스피체는 사내의 말을 듣고는 못 당해내겠다는 듯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그런 레스피체를 바라보던 사내는 자신의 옷을 몇 번 툭툭 털더니 그에게 말했다.


“자~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이제 그만 들어가시지요.”


사내와 레스피체는 이런저런 얘기들을 하며 훈련장을 걸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때 훈련장 입구 쪽에서 양 끝이 살짝 말려 올라간 콧수염을 가진 낯익은 중년의 남자가 그들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어라? 소니언 단장님이시네?”


레스피체는 자신들에게 다가오는 기사단장을 보고는 반가운 듯 그에게 뛰어갔다.


“단장님! 안녕하세요!”


레스피체의 반가운 인사에 소니언 단장은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인사에 답했다.


“도련님. 오늘 훈련은 어떠셨습니까?”


레스피체는 오늘 마지막 공수 연습에서 사내의 치사한 꼼수를 낱낱이 밝히기 위해 말을 시작하려던 찰나 사내의 말이 그의 입을 막았다.


“오셨습니까. 단장님.”


젊은 사내는 검신이 하늘을 향하게끔 하여 오른손에 쥔 검 자루를 왼쪽 가슴에 갖다 댔다. 케룸왕국의 기사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예의로서 기사단의 상급자에게 하는 정중한 인사였다.


“수고가 많구먼. 제레미. 오늘 도련님께 어떻게 하였길래 이렇게 하시고픈 말씀이 많으신건가. 허허.”


제레미는 겸연쩍게 웃으며 머리를 긁적이더니 입을 열었다.


“수련의 여러 가지 방법들 중 한가지를 보여드렸을 뿐입니다. 하하하하하.”


그 말을 들은 레스피체는 마음에 들지 않는 듯 팔짱을 끼더니 비꼬듯 말했다.


“하 참! 요즘에는 하.수를 상대로 고.수가 뻔~ 히 알고 있는 하수의 약.점을 노리는가보죠!?”


제레미는 당황한 듯 소니언 단장과 레스피체를 번갈아 보며 말하기 시작했다.


“도련님! 그건...... 휴...... 다음부턴 미리 언질을 드리겠습니다......”


소니언 단장은 그런 둘을 보면서 싱긋 웃고는 레스피체를 향해 말했다.


“도련님. 물론 실력향상을 위한 공수 연습에서는 좀 치사해 보일 수 있겠습니다만...... 실제 전투에서 상대의 약점을 집요하게 노리는 것은 승리하기 위한 기본중의 기본이지요. 도련님도 명심해 두십시오.”


“알겠습니다! 단장님!”


레스피체는 좀 전의 제레미가 했던 그대로 단장에게 인사를 하며 대답을 하고는 빙긋 웃었다.


“단장님~!”


레스피체를 포함한 소니언 단장과 제레미가 막 걸음을 옮기려던 차에 단장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휴...... 겨우 찾았네요.”


레이먼경은 한참 찾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는지 허리를 굽혀 무릎을 짚고서는 숨을 고르며 말했다.


“아니? 레이먼경! 무슨 일이라도 있는건가? 자네가 나를 이리도 급히 찾다니......”


단장은 급해보이는 레이먼경의 모습에 큰일이라도 났나 싶어 다급히 물었다. 숨을 다 골랐는지 레이먼경은 단장의 물음에 대답했다.


“영주님께서 찾으십니다. 저와 같이 영주관으로 드시지요.”


“영주님께서?”


레스피체는 아버지가 단장을 찾았다는 말에 호기심이 발동하여 반짝거리는 눈으로 레이먼경에게 물었다.


“아버님께서요? 왜요? 무슨 일 있는건가요?”


레스피체의 말에 레이먼경은 가볍게 웃으며 그에게 말했다.


“아무 일도 아니니 신경 안 쓰셔도 된답니다.”


레이먼경의 대답에 레스피체는 더 이상 물어볼 수 없었다. 예전부터 레이먼경의 말에는 묘한 설득력이 있었기에 그의 말이라면 레스피체는 늘 고분고분 수긍하는 편이었다.


레이먼은 고개를 돌려 단장에게 말했다.


“단장님. 지금 바로 출발 하시죠.”


무슨 일일까 하며 머리를 굴리던 단장은 레이먼의 말에 생각을 멈추고는 대답했다.


“그러지. 같이 가세나.”


대화를 마친 단장과 레이먼은 빠른 걸음으로 영주관 방향으로 사라져갔다.


단장과 레이먼이 시야에서 사라져 갈 때 쯤 오늘 하루가 피곤했는지 크게 하품을 하던 제레미가 입을 열었다.


“도련님. 저희도 이만 가시죠. 배도 고프고 피곤해 죽겠습니다. 도련님......?”


가만히 생각에 잠겨 있던 레스피체는 제레미의 부름에 생각에서 빠져나왔다.


“네? 아...... 네. 저희도 가도록 하죠.”


훈련장을 뒤로 하고 걷는 레스피체와 제레미의 앞에는 노을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릴리안 영지의 밤은 꽤나 소란스러운 편이었다. 타 영지보다 살림살이가 나은 편이라 그런지 밤시간만 되면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영지 전체를 감쌌다. 거기다 루멘산맥의 남쪽의 지방색도 그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데 톡톡히 한 몫을 하고 있었다.


릴리안 영지가 속해있는 케룸왕국의 남동쪽은 북쪽에 위치한 루멘 산맥에서 생활하던 사람들이 비옥한 토지를 찾기 위해 남하하여 부락을 일군 지역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자연을 이용하는 방법들을 많이 알고 있었으며 그 중의 하나가 술을 주조하는 기술이었다. 그 덕분에 릴리안 영지를 포함한 인근 지방에는 대륙에서도 이름난 술들이 많이 생산되고 있었는데 그 중 릴리안 영지에서 가장 유명한 술은 단연 산딸기주와 솔잎주 였다.


“이보게~ 그람~ 우리 저어~ 기 가서 산딸기주나 한잔 더 하고 가자구~”


“좋지~ 어서 가세나~ 우리 이쁜이 에리카는 일 잘 하고 있으려나~?”


거하게 취한 듯 빨간 코를 한 두 사내들이 어깨동무를 하고 비틀거리며 걷고 있었다. 이들이 하는 대화로 보아 이들의 목적지는 아무래도 ‘릴리안의 불꽃’ 이라는 이름을 가진 술집인 듯 했다. 산딸기주가 유명한 릴리안 영지에서도 가장 유명한 집으로 그 간판 또한 산딸기처럼 빨갛게 빛났다.


두 사내의 코가 비틀어진 대화를 시작으로 번화가에 들어선 레스피체와 제레미는 여느 때와 다름없는 영지의 밤 모습에 꽤나 평온한 표정을 하며 걷고 있었다. 그렇게 말 없이 걷고 있던 두 사람의 정적을 깬 건 제레미였다.


“크으~ 오늘 같은 날은 나도 샤워 한 뒤에 산딸기주나 한잔 하고 푹 잠들고 싶구만! 내일 아침 훈련만 없었어도...... 쩝.”


평소라면 레스피체를 끌고 들어가 산딸기주를 이미 주문했을 제레미지만 오늘 만큼은 내일 훈련을 위해 참는 듯 보였다. 그런 제레미를 바라보던 레스피체는 자신도 술이라면 마다하지 않기에 그 아쉬움이 이해가 된다는 듯 피식 웃고는 계속 걸음을 옮겼다.


“그나저나 도련님! 무슨 생각을 그리 하십니까? 아까부터 통 말씀도 없으시고......”


제레미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술을 좋아해 평소라면 같이 맞장구를 치고도 남았을 레스피체가 오늘따라 조용한 것을 보고는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 하지만 레스피체의 대답은 제레미의 물음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형. 궁금하지 않아?”


레스피체의 말에 제레미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되물었다.


“으잉? 뭐가 말입니까?”


레스피체는 한심하다는 듯 한숨을 쉬며 제레미에게 말했다.


“으휴~ 아버님께서 소니언 단장님과 레이먼경을 불러들이신 것 말야.”


제레미는 잠시 생각하는 듯 하더니 레스피체에게 말했다.


“영주님께서 기사단장님과 마법부장님을 부르신 건 하실 말씀이 있으셔서 그렇겠지요. 저희가 신경 쓸만한 일이 아닙니다.”


레스피체는 제레미의 말을 듣고는 고개를 저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아니야. 지금은 저녁시간이라구. 업무시간이 이미 다 끝나버린.”


제레미는 그 말을 듣자 피식 웃으며 얘기했다.


“그게 뭐 어때서 말입니까? 그러실 수도 있죠 뭐.”


레스피체는 손으로 턱을 괴더니 다시 한 번 고개를 젓고는 제레미를 바라보고 말했다.


“형? 아버님 스타일 몰라? 수당 없는 업무 외 근무는 절대 시키실 분이 아니란 말이지...... 더군다나 내일은


아침 일찍 주간 업무 보고가 있는 날이라구.”


제레미는 아리엔스 영주의 평소 업무 스타일을 생각해보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그러고 보니 그렇군요. 급한 일이나 중요한 사안이 아니면 업무시간 외에는 호출을 하시지 않는 분이신데......”


레스피체는 이제야 이해한 제레미의 등을 찰싹 때리며 얘기했다.


“그렇지!! 이제야 얘기가 통하는 구만! 급한 일! 아니면 중요한 일! 분명 그 둘 중에 하나란 말이지...... 하지

만 내가 알기론 현재 영지 내에는 급하게 처리할 사안들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렇다면!”


제레미는 레스피체를 바라보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레스피체는 제레미를 바라보며 씨익 미소를 지었다.


“궁금하지 않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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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공작가 살인사건 - 3 16.02.03 248 0 14쪽
22 공작가 살인사건 - 2 16.01.31 267 0 13쪽
21 공작가 살인사건 - 1 16.01.29 245 0 13쪽
20 클레멘타인 자작의 입궁 - 4 16.01.27 280 0 11쪽
19 클레멘타인 자작의 입궁 - 3 16.01.26 274 0 10쪽
18 클레멘타인 자작의 입궁 - 2 16.01.25 202 0 12쪽
17 클레멘타인 자작의 입궁 - 1 16.01.23 243 0 13쪽
16 팔찌와 작업의 상관 관계 - 2 16.01.22 331 0 12쪽
15 팔찌와 작업의 상관 관계 - 1 16.01.21 246 0 11쪽
14 세픽스의 꼬마 숙녀 - 6 16.01.21 280 0 8쪽
13 세픽스의 꼬마 숙녀 - 5 16.01.21 290 0 10쪽
12 세픽스의 꼬마 숙녀 - 4 16.01.20 252 0 9쪽
11 세픽스의 꼬마 숙녀 - 3 16.01.20 285 0 11쪽
10 세픽스의 꼬마 숙녀 - 2 16.01.17 245 0 10쪽
9 세픽스의 꼬마 숙녀 - 1 16.01.17 314 0 13쪽
8 서신 전달 - 6 16.01.16 204 0 11쪽
7 서신 전달 - 5 16.01.16 266 0 12쪽
6 서신 전달 - 4 16.01.16 252 0 9쪽
5 서신 전달 - 3 16.01.15 313 0 9쪽
» 서신 전달 - 2 16.01.15 307 0 13쪽
3 서신 전달 - 1 16.01.14 240 0 16쪽
2 프롤로그 - 2 16.01.14 413 1 14쪽
1 프롤로그 - 1 16.01.14 565 2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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