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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2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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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은 내려놓고

DUMMY

김성한이 말한 그 ‘교통사고’가 뭔지 알것 같았다.

군대 제대하기 전에 갑작스럽게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부모님.

그 교통사고를 말하는 것일까?

그게 아니라면 박민기와 연관되어 있는 교통사고는 없었다.


“저희 부모님 교통사고 말씀하시는 건가요?”


직접 물어 확인해 볼수 밖에.

김성한은 웃고 있지도 그렇다고 굳어있지도 않은 묘한 표정으로 박민기를 바라보고만 있다.


“그건 괜히 말을 꺼낸거 같군요. 입사가 확정된 것도 아닌데··· 생송 사람이 된다면이야 몰라도.”


김성한의 말에 박민기가 얼굴을 와락 구겼다.

매우 민감한 자리였지만 표정을 관리할 생각조차 하지 못한 것이다.


“생송이 이렇게 지저분하게 풀레이 할줄은 몰랐는데요.”


“네? 뭐라고?”


“생송이 이렇게 상대방의 아픈 곳을 미끼로 쓸줄은 몰랐다고요. 생송인데···”


“나는 단지···”


“아니요. 그 뜻이 뭔지는 알고 싶지 않습니다. 꺼내지 말아야 할 말이라는걸 모르고 꺼내셨을리 없으니까. 제 부모님 교통 사고를 미끼로 써서 절 흔들고 싶었습니까?”


박민기는 김성한을 노려봤다.

더러운 기분이 들었다.

생송의 미래전략실, 생송의 모든 것을 쥐락펴락하는 본부장을 만나면서 박민기는 마음속에 시나리오를 그렸었다. 최고의 상황은 서로 윈윈하는 방향을 만들고 악수하고 헤어지는게 베스트고 최악은 바로 지금 같은 상황이었다.


“사과합니다.”


“그 사과 안 받겠습니다.”


넓은 생송의 회의실 탁자를 두고 박민기와 김성한의 시선이 허공에서 부딪쳤다.


“하지만 일은 일이고 개인적인건 개인적인 거겠죠. 주영신 교수의 연구자료와 AI를 공유하는 방향에 대해선 고민해 보지요.”


박민기가 몸을 일으킨다.


“인사는 됐습니다.”


말과 함께 회의실을 나간다.

그 모습을 김성한이 멀뚱히 바라보더니.


“너무 예민한데··· 하하하”


혼자서 중얼거린다.

지금 이 반응도 어느정도 예상했던 반응이다.

의자를 집어던지지 않은 게 어딘가?


사람이란 의혹과 의문이 머리속에 심어지면 휘둘리게 되기 마련이다.

더구나 부모님에 관련된 일이다. 이제 박민기는 도망가려고 해봐야 도망갈 수 없다.

머리속에서 아교처럼 저 의문이 붙어 있을 것이다.

알고싶겠지··· 궁금하겠지···

인간은 호기심의 동물 아니던가?


‘기회가 사라지기 전에 잡아라 박민기.’


흥미로운 장기말이 새로 생긴 기분이었다.


“이게 이렇게 연결되다니 세상 참···. 신기하단 말이지.”


[똑똑!]


누군가 회의실 문을 두드렸다.

100킬로그램이 넘는 거대한 풍채, 유리문으로만 봐도 그가 누군지 알것 같았다.

대답을 하지도 않았는데 문이 열리고 웃고 있는 남자가 들어왔다.


“자꾸 만나면 좋을게 없다고 그랬을 텐데?”


“사장단 회의가 있어서 온 거라네.”


60에 가까운 나이의 생송물산 사장 최문형은 40대 중반 김성한의 냉랭한 태도에도 상관없다는 듯 김성한에게 다가와 앉았다.


“어떻게 된건지 궁금하기도 하고 말이야.”


“잘 되어 갑니다. 계획대로.”


“그래요 그래··· 어련하시겠어? 김성한 본부장이 보통사람이야? 하하하.”


“얌전히 해야 할 일에 집중하시죠. 이곳은 깨끗하지만 어디에 감시카메라가 있을지 모릅니다.”


미래전략실 본부장 전용 회의실에도 감시카메라를 심고 싶겠지.

하지만 낱낱이 검사하고 있으니 심지 못했을 거고.


“그래요 그래. 내가 본부장 얼굴이 보고 싶어서 한번 와 봤어.”


“가 보시죠.”


“아직 시간은 좀 있어. 15분 남았네.”


손목시계를 보며 최문형이 시간을 확인하며 말하더니.


“궁금해서 말이야··· 지 부모가 죽은 이유에 대해서 알게된 자식의 반응이 어떤지··· 그렇게 만든 사람이 누군지 알게된다면···”


“최문형 사장!”


김성한의 목소리에 날이 세워지자 최문형이 움찔 놀란다.


“말 조심해요. 제발 그 입 좀 닥치라고!”


김성한 최문형을 째려본다.

마치 하찮은 하인의 실수를 나무라는 상전같다.


“알았네 하하. 난 그냥 궁금해서 와 본 거야. 가 보겠네··· 하하하···”


최문형이 식은 땀을 흘리며 회의실을 나간다.


“저런 머저리 데리고 뭘 하라는 건지···”


최문형이 나간 문을 쏘아보던 김성한이 이빨을 뿌득거리며 중얼거린다.




***




생송전자에서 나와 메타 전자로 돌아가는 택시안에서 자신의 손이 떨고 있다는걸 깨닫는다.


“더러운 새끼.”


뱀같은 차가운 눈빛. 생대를 먹잇감으로 생각하는 포식자의 눈!

김성한이 마치 자신을 공깃돌처럼 가지고 논 것같은 기분이다.

박민기와 박민기 연관한 이들에 대해서 박민기보다 더 잘 알고 있는것 같은 기분.


일 이야기만 해선 절대 이런 기분이 들지 않았겠지.

게다가 꺼내지 말아야 이야기를 꺼냈다.

4년이나 지난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부모님에 대한 일 말이다.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하고 숨이 막히는 기분이었다.

엄마, 아빠의 얼굴이 보고 싶었다.


택시를 세우고 박민기는 요금을 지불하고 건물 안으로 들어온다.

오후 3시, 예기치 않은 방문객들 때문에 시간을 빼앗겼다.

해야 할 일들이 너무나 많이 남아 있었다.


“다녀왔습니다.”


박민기가 TF팀 사무실로 들어오며 고개를 꾸벅숙이자.


“얼굴 표정이 왜 그래?”


“뭐 잘 안된거야?”


TF팀 사무실로 들어오는 박민기의 얼굴을 보고 박세창과 최강찬이 한마디씩 한다.


“바쁘니까! 그냥 그 상태에서 들으세요.”


박민기의 말에 모두 긴장하고 귀를 기울이고 있다.


“좀 전에 생송의 미래전략실 김성한 본부장과 만나고 왔습니다.”


“누구?”


“우리 TF팀의 자원에 대해서 낱낱이 알고 있더군요. 저희 자신보다 더 면밀하게요.”


“그렇겠지. 생송 미래전략실이라면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놈들이라고도 하니까.”


박세창이 말끝마다 추임새를 넣었지만 박민기는 신경쓰지 않고 말한다.


“그만큼 우리 TF팀이 만들 피부케어 제품이 경쟁력을 갖춘 좋은 아이템이라는 반증일 겁니다. 그래서 우리가 전에 논의한 부분··· 주영신 교수의 연구자료와 우리 AI를 공유하는 부분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볼 생각입니다.”


“생송의 홍보 마케팅을 등에 업고 가자는 거지?”


“네, 생송은 5년전부터 준비하고 있었더군요. 그만큼 그쪽은 정교하게 진행할 겁니다. 우리도 그에 못지 않게 정교하게 준비해야 하고요. 특히 진기진 대리님, 유지연 주임님, 그리고 저! 그렇게 세사람은 생송의 천분의 일밖에 안되는 마케팅비용으로 생송을 이겨낼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한편으로는 제품에 대한 확신을 얻긴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막강한 경쟁자를 옆에 두게 된 셈이었다. 같은 제품으로 생송과 경쟁해야 한다는 뜻이니까.


“그럼 우리와 생송제품이 다른 건 하드웨어 뿐이겠네.”


“네.”


“제기랄··· 개 싸움인줄 알고 뛰어들었더니 호랭이랑 싸워야 하다니.”


“언젠 안 그랬나요?”


진기진이 정곡을 찌르자 박세창이 껄껄거린다.


“그치··· 언젠 안그랬나? 예전엔 하드웨어 뿐만 아니라 다 약했지··· 소프트웨어건 AS건 마케팅이건, 홍보건 싸그리···”


박세창의 넋두리를 지켜보던 박민기가 다시 말을 이었다.


“진기진 대리님과 유지연 주임님은 저와 함께 생송 미래전략실에 보낼 공급계약서를 준비하고요. 다른 분들은 정해진대로 개발 일정을 사수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래요. 갑시다. 이놈들 30년 저력이 뭔지 보여주겠어!”


“흥미진진하네··· 내 디자인이 생송꺼랑 경쟁하게 되다니.”


박세창과 최강찬이 전의를 부태우며 모니터에 집중하고 있다.


“실장님! 기본 설계 어떻게 나올지 윤곽좀 보내줘요. 미리 준비 좀 하게.”


만들어질 제품의 실제 사이즈가 어느정도 될지를 맞춰놓아야 디자인이 가능해서 물어본 거였다.


“마음대로 디자인 해! 마음대로··· 내가 최경량, 최소형의 끝판왕으로 설계할테니.”


“실장님 설마! 내부 디자인도 할 생각이세요?”


“응 해야지··· 생송이랑 경쟁한다잖아. 분해하면 전선 엉켜있고 납땜자국 흘러내린 꼴 보일순 없지. 부품들도 내부 디자인해서 캡안에 넣고 그다음 케이스안에 넣을거야.”


그러면 단가는 올라가게 되겠지만 이건 저가 제품 찍어내듯 만들수 있는게 아니었다.


“그래도 되겠지?”


박세창이 박민기를 바라본다.


“네 생각하신 최고의 제품을 설계해 보세요.”


처음부터 그렇게 기획되었다. 제품은 하이엔드 끝판왕으로 만들고 가격은 상황에 따라 조절될수 있지만 최고가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진기진 대리님!”


“응, 아니 네!”


반사적으로 반말을 한 것을 진기진이 고쳐 대답하자 유지연이 진기진을 바라본다.


“진기진 대리님 어머니요.”


“우, 우리 엄마는 왜?”


“60대 전후, 우리 아이템에 제일 맞는 모델이라고 하셨잖아요.”


“그, 그렇지···”


“어머님 한번 뵐수 있을까요?”


“우리 엄마를?”


그러면 다 들키게 될텐데, 에르나빈 호텔의 최고경영자 이혜원이라고 말할 수도 없고 괜히 떠들어서.


“직접 뵙고 홍보 방향을 설정해 볼까 하고요.”


“하아아아··· 그, 그래··· 한번 말씀드려보고.”


“네 꼭 만날수 있도록 해 주세요.”


이거 괜히 혹붙인거 같은 느낌인데··· 하지만 이 제품의 홍보 모델로 엄마 이예원이 적임자라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정말 상황이 위급해지면 모델로 서 달라고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었다.




***




“뭐? 나보고 홍보모델을 해 달라고? 네 엄마인걸 안거냐?”


“아니 엄마가 내 엄마인지는 모르지··· 아직 말은 안했으니까.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중후한 나이에 비해 어려보이는 60전후 여성모델을 찾아보다가 엄마가 떠오른 거니까.”


“60전후? 50전후가 아니라?”


“엄마 쉰 여덟이면 60전후지···”


“그래도··· 니가 그렇게 말하니 왠지 슬프네.”


남편 죽고 혼자서 딸을 키워왔다.

사람들만나고 일을 해야 하니 화장도 하고 관리해 왔지만 어느새 60전후 할머니가 되어버린 것이다. 아직도 거울을 보면 아직 20대 얼굴이 남아 있는데···

순식간에 세월이 지나버렸다는 사실을 깨닫는 이예원이었다.


“니네 제품, 시제품 나오는게 언제라고?”


“빠르면 한달후쯤?”


“뭐어?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야.”


메타전자의 지분 18%를 소유하고 있는 이예원이다.

자기가 투자한 회사의 제품 생산 방식은 꿰고 있는게 당연하다.

제품 하나 기획하고 정식 양산하는데 1년은 걸리는게 보통인데.


“원래는 목업까지 3개월 생각했는데··· 글로벌 기업들이 다 뛰어드는 바람에 일정을 좀 많이 당겼어. 1개월뒤에 나오는건 테스트용 시제품이고 제대로 된 시제품은 두 달후, 세 달후엔 양산 들어가려고.”


“그게 그렇게 해서도 나올수 있는 거였어? 그럼 그동안 1년씩 걸렸던건 뭔데?”


“원래 1년씩 걸리는게 맞지, 그런데 시간 싸움이니까. AI가 탑재되지 않으면 한 달후에 만드는 시제품으로 원래 끝인데 AI를 교육시켜서 탑재해야 하기 때문에 두 달이 된거야.”


“흐음 두달이라 이거지?”


이예원이 뭔가 생각을 하는듯 하더니.


“그래 그럼 모델 해준다고 해! 대신 두달후에 그 제대로 된 시제품 나왔을때. 그때쯤 보자고 해! 그 시제품 100개만 준비해 달라고 하고.”


“100개나?”


“돈 드는건 내가 책임질게.”


이예원의 속마음을 알아차린듯 진기진이 이예원을 바라보며 눈사위를 좁히더니.


“엄마 설마 그 기우연인에···”


“응 맞어 거기에 나눠줘야지.”


정치, 경제, 예술, 문화 전반의 사회지도층 여성들로 구성된 기연과 우연으로 이어진 인연들이라는 의미의 ‘기우연인’. 처음 시작은 엄마 이예원의 동창이 소개해준 모임으로 알고 있었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가입할 수 없고 그곳에 가입하려면 기존회원 10명의 추천이 있어야만 한다. 엄마 이예원은 그 모임에 시제품을 풀 생각이었던 거다.


“엄마는 정말 천재야! 천재.”


“딸이 작정하고 벌인 일인데 도와줘야지.”


어쩌면 사위가 될지도 모를 놈을 밀어주는 것이기도 할테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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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기우연인 +2 24.08.28 653 1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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