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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3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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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TF팀이 끝나면

DUMMY

메타전자 홈페이지에서 직접 판매를 시작한 만큼 원래 기존 유통라인이었던 총판을 거치지 않는 유통채널을 만들려고 했었다.

본사가 직접 판매하게 되면 유통 질서가 어지럽혀지고 총판들도 제약을 많이 받기 때문이었다.


‘힘들땐 동지고 좋아지니 남입니까? 우린 왜 안주는 건데?’


‘아니 누가 원가에 달래요? 물건만 달라고요! 우리가 메타전자랑 거래하고 있는거 뻔히 아는데 소매상들 불만이 얼마나 큰지 압니까?’


‘10년 거래처를 이렇게 무시해도 되는 겁니까? 우리 장모님··· 아니 소비자들이 얼마나 찾아달라고 원성인데 우릴 안준다고요?’


그렇게 총판들의 원성이 너무나 컸기에 총 여섯개의 총판쪽으로도 1000 개씩 제품을 보낼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그렇게 제품을 보내고도 금세 다 팔려버려 물건을 더 배송해 달라고 요청이 오는데 그걸 맞춰줄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상태로 안되겠어 보너스 팍팍 주기로 하고 야근까지 해서 돌리자고! 최소 1500개씩은 생산해야지.”


박세창의 말에 공장의 생산라인이 잔업에 들어갔다.

공장에서 일단 계약직으로 30명 가까이 고용해 공장 생산과 포장업무까지 맡게하자 비로서 TF팀은 스티커 업무에서 벗어날수 있었다.


“우리··· 언제··· 해체하죠?”


유지연이 걱정이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아직 3개월이 다 지난건 아니었지만 제품이 완료되었고 판매를 시작한 이상 조만간 TF팀이 해체되는게 정상적인 수순이었기에 한 말이었다.


“글쎄 아무래도 좀 정리된후 조만간 해체하겠지.”


진기진이 걱정말라는 눈빛으로 유지연을 바라보며 말했다.


“걱정이네요. 아직 할 일은 많은데···”


박민기는 무표정하게 모니터를 들여다보며 혼잣말처럼 중얼거린다.


“뭘 또 해야하지?···요?”


이놈의 말버릇, TF팀이 해체되면 다시 자연스럽게 편안한 하대로 돌아가리라.

그런데 그렇게 과거처럼 편안하게 하대할 수 있을까?

나이가 세 살이나 어린데, 두 달여 함께 일하면서 박민기가 갑자기 크게 느껴졌다.

저돌적인 추진력, 꼼꼼하게 살펴보는 안목, 뜨거운 열정. 그리고 남들이 보지 못하는 큰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것 같은 넓은 시야.

이제는 박민기가 좀 어렵게 느껴진다.


“TV 홈쇼핑 들어가야죠. SNS와 온라인 쇼핑몰도 들어가야 하고. 게다가 고급형이랑 보급형도 만들어야 하고요.”


다 계획되어있던 일들이다.

그 일들 하나하나 시간과 노력, 그리고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일들이다.

TF팀 유지기한이 원래 3개월이었고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아니 그정도가 아니지 폭발적인 성과를 얻었다고 해도 될 것이다.

그런데 2주도 안남은 상황에 그 일을 어떻게 다 해?


“가능하겠어요? 2주안에···”


“뭔가 방법을 찾아봐야죠.”


박민기가 그렇게 말했지만 진기진은 박민기를 슬쩍 쳐다봤다.

이대로 TF팀이 해체되고 다시 사업기획팀 인턴으로 돌아간다면 AI 미장센의 사업 주도권은 박민기에게서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런 순간이 오면 박민기가 어떻게 대응할지 벌써부터 걱정되고 있었다.


‘저 뛰어난 사람을 인턴으로 쓴다고? 인턴역할을 받아들일리 없지.’


‘AI 미장센’을 만든 주체가 박민기라는걸 아는 글로벌 대기업들에서 막대한 현금까지 쥐어주고 박민기를 초빙해 갈 것이다. 당장 생송만해도 박민기를 데려가려하지 않았던가.

어쩌면 박민기와 함께 일할 날이 그리 오래 남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모니터를 바라보는 진기진의 눈빛이 촉촉해졋다.




***




“으아··· 다들 기뻐해! 조만간 보너스 나올것 같다.”


“보너스요? 왜요?”


이석용 부장의 말에 김진용이 묻자.


“왜긴 왜야? 이사람아! 일 열심히해서 회사가 돈 많이 버니까 보너스를 준다는 거지.”


간부회의에서 진형주 이사가 분명 말하지 않았던가?

다음달에 전직원들에게 고생했다고 보너스를 지급할 계획이라고.


“성과는 TF팀이 냈는데 우리가 보너스를 받는다고요? 별로 한 것도 없는거 같은데···”


오선영과 채정석의 활약으로 10%정도 기존 판매량이 늘긴 했지만 기존 제품들이 비약적으로 많이 팔린 것은 아니어서 오선영이 이상하다는듯 말하자.


“한 일이 왜 없어? 우리도 가서 스티커 붙였는데. 모두 합심해서 한 일이지 TF팀 애들끼리만 한 일인가? 이게 조직이야! 고통도 나누고 결실도 나누는 거지.”


이럴때만 조직을 찾는단 말이지.


“그럼 조만간 TF팀도 해체하고 다들 돌아오겠네요.”


“그렇겠지 아마도. 흐흐흐.”


이석용이 진기진과 유지연의 빈자리를 보며 웃음을 흘린다.

그렇게 멋대로 상사와 상의도 없이 도망치듯 TF팀으로 갔겠다?

갈때는 후련했겠지··· 후환이 얼마나 무서운지도 모르고 말이야.


“그럼 유지연주임이랑 박민기씨는 어떻게 하죠? 자리도 없는데?”


진기진 자리는 차마 뺄수 없었지만 유지연과 박민기의 자리는 이미 오선영과 채정석의 책상으로 채워져 있었다. 한자리 정도는 억지로 만들수 있지만 사업기획실 공간도 부족한 상태였다.


“글쎄··· 뭐 사장님이랑 이사님이 알아서 하시겠지. 돌아오면 더 좋고 말이야.”


이제 똘똘한 인턴이 둘이나 있으니 박민기는 세 명이나 있는 인턴중 하나가 될 것이다.

경쟁시켜서 하나만 정직원으로 임용된다고 협박도 할 수 있고 말이야.

상사를 협박해 돈을 뜯는 그 싸가지 없는 버르장머리를 고쳐주고 말리라.


“그런데 부장님! 이렇게 엄청난 성과를 냈는데 사장님이 박민기씨 승진시키지 않을까요?”


“승진? 승진이 그렇게 쉬운줄 알아? 인사팀 유인석 과장이 그때 그랬잖아! TF팀 끝나면 다시 인턴으로 돌아온다고. 내가 이십년 일해서 부장달았어!”


그렇게 말했지만 아무래도 최만혁 차장이 말한것처럼 박민기가 승진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잘되면 대리나 주임급 되겠지. 박민기씨가 승진하면 오선영씨나 채정석씨한테도 좋은 모델이 될테니 나쁜 일은 아니지.”


마음에도 없는 말이지만 부하직원들이 보고 있으니 듣기 좋은 말을 던져주고.


“돌아오기만 해 봐! 아주··· 제가 이번에는 박민기씨 버릇 아주 단단히 고쳐놓겠습니다.”


“뭘 또 왜 그래? 김과장?”


“아니 상사한테 상의도 안하고 멋대로 그런 일 벌이면 어떻게 합니까? 박민기씨가 나간 바람에 제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다 보셨잖아요. 업무는 업무대로 밀리고 어리버리한 인턴들 교육시키느라 아주 미치는줄 알았습니다.”


김진용이 ‘어리버리한 인턴’이라고 한 말에 오선영과 채정석이 황당하다는듯 고갤들어 김진용을 바라본다. 어리버리한 과장 덕분에 고생했던 그들에겐 마음에 와닿지 않는 소리였다.


“그래 그래··· 김과장이 고생많았지. 그래도 너무 몰아세우면 안돼 이사람아! 상사면 상사답게 품어줄주도 알아야지. 아니 형이고 오빠잖아! 어린애들 잘 다독거려야 어른대접 받는 거야.”


‘이런걸 점입가경이라고 하나?’


오선영이 눈앞에서 벌어지는 블랙 코메디를 멀뚱히 바라보고 있다.

그동안 세 사람이 하는 짓들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박민기가 얼마나 시달렸을지 알만했다.

배울게 1도 없는 부장. 부장과 술친구나 하는 차장. 그리고 업무를 가르치기는 커녕 본인 자신이 많이 공부하고 배워야할 과장. 이런 사람들을 상사라고 모시고 있어야 하다니.


“왜? 왜 그런 눈빛이야 오선영씨는?”


이런 인간들 공통점이 눈치는 빨라서 지 욕하는건 귀신같이 알아챈단 말아지.


“아니요. 앞으로 사업기획팀 편재가 어떻게 될지 궁금해서요.”


“어떻게 되긴 뭘 어떻게 돼? 내가 있으니 잘 굴러가겠지. 걱정하지말고 내말 잘 듣고 자네들 일만 열심히 해! 내가 정직원 임용하라고 강력히 추천해 줄테니.”


이석용이 거들먹거리며 의자에 몸을 기대더니.


“아아 회의하고 왔더니 피곤하네··· 채정석씨! 뭐 시원한거 없나?”


그렇게 말하며 채정석을 바라본다.

말 뜻은 탕비실의 음료를 가져다 달라는 뜻이다.


“없어요.”


채정석이 이석용을 바라보지도 않고 대답한다.




***




“아주 반응이 좋아요. 이대로 우리 호텔에도 납품하면 좋겠어요. 단 이 위 깍대기는 교체할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네요.”


이예원이 AI 미장센의 상단부를 가리키며 말한다.


“그것만 교체하면 비용이 3만원은 들텐데요··· 아니 그렇게 조치하도록 하겠습니다.”


에르나빈 호텔 투숙객들을 위해 비치할 목적이었다. 제일 값싼 일반실도 하루 숙박비가 50만원에 육박하는데 고작 3만원 아끼자고 유난떨리 없었다. 남이 쓰던 물건을 그대로 피부에 대고 쓰게 만드는건 고객에게 오히려 불쾌감만 줄 것이다.

그런 이예원의 세심한 고객응대가 지금의 에르나빈을 5성급 호텔로 키운 거니까.


“자 이제 본격적인 이야기를 해보죠.”


이예원이 진성주와 진형주를 바라보며 말한다.

명목상으로는 점심식사 같이 하자는 것이었지만 형수 이예원이 부를때부터 뭔가 중요한 이야기가 있다는걸 두 사람은 알고 있었다.


“말씀하십시오.”


깍두기처럼 예쁘게 잘린 스테이크 조각을 입에 넣으며 진성주가 물었다.


“TF팀 어떻게 하실 건가요? 아니··· 박민기씨 어떻게 하실거죠?”


예상한 질문이었다.

20%를 직원들을 위해 내 놓겠다고 했지만, 이예원은 원래대로라면 메타전자 49%의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였다. 메타전자 경영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테고 TF팀에 대한 이야기가 지금 가장 중요한 이야기니까.


진형주가 진성주의 눈치를 보자 진성주가 말해도 된다는듯 고갤 끄덕였다.


“안그래도 고민이 많았습니다. 이런 엄청난 실적을 낸 박민기씨를 어떻게 해야할지 저희도 고민이었거든요. TF팀의 인사문제도 그렇고.”


“그래서요?”


진형주의 눈에 오늘따라 유난히 이예원이 냉정하고 쌀쌀맞아 보였다.

평소의 이예원은 시동생인 두 사람에게 항상 인자하고 깍듯했었는데 말이다.

그 말은 지금 이예원이 경영자, 기업인으로써 말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제가 말하죠. 저희는 요즘 은퇴를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습니다. 차라리 똘똘한 박민기 같은 친구가 회사를 이끌어가는게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죠.”


“네? 그 말은···”


이예원이 놀라서 물었다.


“차라리 그 친구에게 대표이사를 맡겨보면 어떨까 하고요. 우리는 당분간 좀 쉬면서···”


“말도 안되는 말씀을 하고 그러세요.”


진성주의 말을 이예원이 단칼에 잘라버렸다.


“형수님이 박민기씨 예비사위로 보고 계신거 아니셨어요? 저흰 이제 물러나도 될거라 생각했는데.”


“그건 그거고 회사경영은 회사경영이죠.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어린 나이에 큰 성공을 거뒀다고 해서 회사 경영을 할 수 있는건 아니죠. 더구나 두 분같이 산전수전 다 치뤄본 베테랑들이 메타전자를 떠나신다는게 말이나 되나요!”


“그, 그런가요···”


경영의 귀재, 이예원에게 인정받는것 같아서 진성주와 진형주가 흐믓한 미소를 지었다.


“그 친구 잘 성장하도록 옆에서 도와주셔야죠. 노하우 전수해 주시고.”


아니, 옆에서 보조하라는 소리였나?


“생각해보세요. 스물다섯살짜리가 회사대표면 다른 회사에서 얼마나 우습게 알겠어요? IT기업이라면 또 몰라도. 본인이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한국에선 여러 장애가 있을수 밖에 없어요. 그러니 두 분이 병풍처럼 찬바람 막아주셔야죠.”


“벼, 병풍이요?”


병풍은 그냥 뒷배경하라는 뜻으로 쓰이는거 아닌가?


“아 오해하지 말아요. 그 병풍 말고 찬바람 막는 보호막 같은 뜻으로 말하는 거에요.”


경영의 귀재, 산채로 털어가는 구미호가 말실수를 한다고? 그럴리가.

하지만 말뜻은 제대로 전달이 되었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스물다섯살짜리 혼자서 괴물과 야수가 득실되는 대한민국 전자제품 시장을 이겨내는건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좋을것 같으세요?”


진성주가 조심스럽게 묻자.


“승진 시켜야죠. 본인이 마음껏 움직일수 있는 직함으로.”


이예원이 아직 피가 뚝뚝 떨어지는 스테이크 조각을 입에 넣으며 웃으면서 말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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