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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9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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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를 거꾸로

DUMMY

“램CPU 이야기 한 거야?”


“아니요!”


“왜 이야기 안했어? 생송전자 부회장이랑 상무까지 왔는데···”


박세창은 당연히 박민기가 램CPU 건을 이야기 했으리라 믿고 있었다.

그만큼 절실하니까. 게다가 예고도 없이 직접 부회장이 방문했다는건 그만큼 램CPU를 얻을수 있는 절호의 기회 아닌가?


“그들 목적이 비즈니스 협업이 아닌거 같았거든요.”


“그럼··· 역시··· 이 새끼들 스파이짓 하러 온거군. 내 이런 날이 올줄 알았지, 천하의 박세창이가 만든 AI 미장센을 염탐하러 온거구만. 설마.”


박세창이 박민기를 노려보더니.


“그놈들이··· X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간건 아니지···요?”


자뻑이 이정도면 병원진료가 시급한데 말이야. 물론 뛰어난 최고의 하드웨어 개발자인건 맞지만 생송전자 부회장이랑 상무가 스파이짓 하러 오겠냐고?


“모르죠··· 갑자기 왔으니까.”


그제서야 박세창이 전략기획실의 내부를 샅샅히 훑어본다.

최강찬이 디자인하고 있는 모니터는 제일 안쪽이라 잘 보이지 않을 거고 보드위에 그려진 설계참고도와 X에 대한 사업 계획, 그리고 책상위에 흩어진 사업계획서까지.


“이, 이자식들 이제 하다하다 경영자랑 임원이 스파이짓을···”


“설마요.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생송이 그딴짓 하겠습니까?”


“모르는 소리 말아요. 생송 유명합니다. 협업하자고 중소기업에 접근해서 아이디어만 홈치고 팽당한 기업이 얼마나 많은데요. 소송해봐야 우리나라에선 생송을 이기지도 못해요.”


박세창이 뿌득뿌득 이를 갈았지만 그 소리는 박민기의 귓등을 스치고 만다.


“그나저나 램CPU 조달건은 언제 말하려고요?”


“오후에 만나러 가야죠.”


“누굴 만나겠다는 건데요?”


“생송전자 김성한 본부장이요.”


“네?”


생송전자 미래전략실 김성한 본부장에 대해서는 대개의 모든 사람이 다 잘 알고있다.

그만큼 돋보적인 업적을 이루었고 TV에도 간간히 노출되곤 하니까.


“그 대통령보다 바쁘다는 사람을··· 야, 약속은 하셨어요?”


“전화해보죠 뭐!”


“허억!”


박세창이 절망의 한숨과 함께 불신의 눈초리로 박민기를 바라본다.


“보자고 하면 그 사람이 만나준대요? 약속잡은 것도 아니었다고요?”


“으음··· 만나보게 될것 같은데···”


박민기는 박세창의 반응이 이해되지 않는듯 고갤 갸웃했다.

이미 한번 만났는데 뭐 새삼, 직통 번호와 핸드폰 번호도 있고.


“휴우우우··· 텄네 텄어!”


박세창이 한숨을 쉬며 고개를 흔들며 나간다.


‘뭘 그렇게 빠르게 포기를 한담.’


부연설명을 해도 되겠지만 그건 모든게 확정되고 난 이후에 하기로 하고 박민기는 박세창의 뒷모습을 보고 씨익 웃었다.




***




“그러니까 저희 둘이 책임자가 되어 세 분에게 일을 시키라는 겁니까?”


채정석이 진형주에게 이게 말이 되냐는 눈빛으로 말한다.


“뭐 싫다면 말고··· 그럼 생산 부서로 가야지 뭐.”


“새, 생산부서요? 우린 그런거 할줄 모릅니다.”


“해보지도 못한걸 어떻게··· 해요.”


이석용과 최만혁이 안될 말이라고 벌컥 말하자.


“싫으면 말던가··· 자네들은 참 기본적인 것에 문제가 많아! 물건이 생산되어야 판매를 하지, 우리같은 중소기업에선 사업의 핵심이 바로 공장이야!”


“알지만··· 해보지도 못한걸··· 어떻게 해요?”


김진용까지 궁시렁 거리듯 말하자.


“이사님! 아무래도 안되겠습니다. 불과 며칠전까지 상사로 모셨던 분들을 어떻게 저희가 관리 합니까? 저희는 정직원도 아니고 인턴입니다.”


“이 사람들은 계약직이야! 착각하지 말게. 말 안들으면 곧바로 잘라도 되고.”


“그래도요.”


오선영이 진형주에게 안되겠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래? 그럼 어쩔수 없지. 자 자네들 선택들 해! 공장에 갈텐가 아니면 말텐가? 지금 인력 필요로 하는 곳은 거기밖에 없어!”


“공장은 아무래도··· 너무 위험해서···”


“쯧쯨즈.”


진형주가 혀를 찼다.

기회를 주려고 해도 하는 짓을 보니 가관이었다.

바쁠때엔 사무직 인력들도 차출되어 공장에 일하곤 했다.

그럴때마다 출장이 있고 바이어 미팅이 있다고 하더니··· 공장에 가기 싫어서 한 핑계였다.

오선영과 채정석도 세 사람이 그만두지 않았다면 공장에 가서 일 해야 했을 것이다.

두 사람에게 공장가서 일하라고 한다면 적어도 지금처럼 핑계대고 도망가진 않았을 것이다.


‘이런 놈들을 한 식구라고···’


메타 전자라는 울타리 안에 있는 이들은 모두 지켜야 하고 품어야 한다고 생각한 진형주였다. 그런데 생산직에 정색을 하는 셋을 바라보니 정나미가 뚝 떨어졌다.


“저어! 오선영씨! 채정석씨! 우리 열심히 일할게요.”


“한솥밥 먹던 사람들끼리 서로 돕고 살아야죠.”


이석용과 최만혁이 재빨리 계산을 끝내고 한 말이었다.

메타전자에서 나가느냐? 남느냐? 의 질문에선 당연히 남는걸 선택했었고.

공장생산직이냐? 사무직이냐? 에선 사무직으로 마음을 굳힌 것이다.

때마침 여름이고 이 더위에 에어컨도 신통치 않은 공장에서 땀흘리기 싫은 것이다.

김진용만이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듯 인상을 쓰고 있다.


오선영과 채정석도 인상을 쓰고 있다.

둘의 입장에선 지금 상황이 하루아침에 날벼락인 셈이다.

인수인계도 없이 멋대로 회사를 그만둔 하늘같은 상사들이었다.

간신히 업무를 정상화 시켜봤는데 이제와서 다시 상사들이 온다고? 그것도 자신들이 관리해야할 계약직 직원으로?


“우리 하는 일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 짜르면 되지 않겠습니까?”


“그게 말이 쉽지, 어떻게 잘라요?”


“왜 못 잘라요? 하세요! 말 안들으면 짜를수 있는 거지.”


오선영의 반문에 이석용이 언제든 짜르란 식으로 말한다.


‘젓비린내 나는 애송이 놈들··· 지금 상황만 넘어가면 지네가 어쩔건데? 감히 까마득한 상사인 내게 말이라도 붙일수 있겠어?’


“언제든 짜를수 있다는 거, 그거 분명한거죠?”


채정석이 묻자.


“그, 그러엄···요.”


“당연하지.”


오선영과 채정석이 진형주를 보자.


“뭐 이사람들이 그렇다고 하니 그렇게 임시 알바계약서를 쓰지.”


진형주도 동의한듯 고갤 끄덕인다.

반면 셋은 ‘알바계약서’라는 말에 자신들의 처지를 실감하곤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런데 왜 김진용씨는 아무 말 없죠?”


오선영이 묻자.


“뭐? 뭐라고?”


김진용의 눈에서 지진이 일어났다.

어디 감히 눈에 보이지도 않는 인턴 나부랑이가 과장한테 김진용씨?


“이 사람아 똑바로 대답해!”


이석용이 다 되어가는 밥에 재를 뿌릴까봐 걱정되어 김진용을 압박하며 눈을 부라린다.


“저, 저도 동의합니다.”


할수 없이 김진용도 대답하고 말았다.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지만 그저 잠시 참고 머물면 되는 거였다.

오늘부터라도 잡사이트에 이직공고에 이력서를 올려봐야지.

김진용이 어금니로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




[메타전자 박민기 이삽니다. 오늘 오후에 뵐까 하는데 시간 괜찮으신지요.]


‘뭐지 이 새끼는?’


핸드폰을 바라보던 김성한이 입에 실소를 머금었다.

생송전자 미래전략실 본부장이 무슨 동네 노인정 회장쯤인걸로 아나?

그 순간, 배현도가 일행을 이끌고 오전에 메타전자를 방문했다는 첩보가 떠오른다.

둘이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미리 안다면 더욱 좋겠지.


스케줄링표를 점검해보니 오후 2시정도에 빈 시간이 있다.


[2시에 시간 있습니다. 그때 뵙지요.]


문자를 보내자마자 답신이 온다.


[그럼 그때 방문하겠습니다.]


무슨 말을 하려는 걸까?

배현도 부회장과 만난 건?

아니면 AI 미장센의 OEM건?

그건 시장성이 있다. 북미와 유럽에 생송전자의 브랜드를 달고 먼저 출시하게만 해준다면 해외시장은 생송이 먹을수 있으니까.

아니면 지금 메타전자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로 준비하고 있다는 ‘X’에 대해서?

그건 매우 궁금하긴 하다.

‘AI 미장센’의 혁신성으로 볼때 지금 준비중인 아이템의 폭발성도 대단하리라.


“이 자식을 데려와야 하는데···”


김성한이 처음 박민기와 만났던 건 그저 장기말로 쓰기 위해서였다.

이제 곧 회장인 배정도가 물러나고 생송그룹에선 새 회장을 선출해야 한다.

생송의 계열사들은 서로 순환출자해 엮여있는 구조여서 지분의 이해관계는 복잡하지만 생송전자의 지주회사격인 생송물산을 틀어쥐는 이가 생송전자 지분 14.6%를 결정할 수 있다.


그걸 배현도도 모르지는 않을 터.

하지만 김성한은 배현도만은 생송전자 회장으로 앉히고 싶지 않았다.

천박하고 저질적인 인간, 김성한은 배현도 같은 인간을 체질적으로 싫어한다.

그리고 지금 회장인 배정도와 함께 생송전자를 세계 정상급 회사로 함께 키워왔다.

생송은 김성한에게 있어선 또 다른 자신과 같은 회사였다.


지난 10여년간 과거의 구습에 연연해하지 않고 누구도 흠잡을데 없이 깔끔하게 사업해온 생송전자가 생송장학금이나 받아가려는 정관계 인사들과 얽히고 섥히는 구조로 돌아가는건 끔찍했다. 배현도가 회장이 된다면 그때로 되돌아 가리라.

그꼴을 보고 있느니 김성한은 생송전자를 떠날것이다.


생송물산의 주주회의때 배현도의 뒤통수를 칠 반격의 카드는 거의 완성되어 있다.

박민기가 거기에 합류한다면 좋겠지만 아니라도 상관없이 진행할 예정이다.


그리고 지금은, 장기말 박민기로써가 아니라 기업인 박민기로써 김성한의 흥미를 자극하고 있다. 저 든든한 배짱과 시류를 읽는 능력, 지를줄 아는 과단성. 마치 생송의 창업자 배만석을 지켜보는 기분이었다.


이제 잠시후면 박민기를 보게 된다.

어떤 말을 할지 매우 궁금해지면서 심장이 쿵쿵 뛰고 있다.

오랫만에 느껴보는 흥분이었다.




***




“그러니까 램CPU를 공급해 달라? 그게 답니까?”


“네! 저희 신제품에 들어갈 램CPU를 생송으로부터 납품 받으려고 왔습니다.”


“그게 나를 만나자고 한 이윱니까?”


“그런데요. 뭐 또 있습니까?”


기대가 커서 그런가 실망도 크다.

다른 이야기가 분명 있을거 같은데 박민기는 더 이야길 꺼내지 않는다.


“그건 지금 정식양산을 하지 않아서··· 좀 어려울것 같은데요. 1년 가까이 지난 기술이기도 하고.”


“그래요? 하지만 지금 제 제안이 생송전자에겐 큰 기회일텐데요.”


“어떤 근거로 그렇게 말씀하시죠?”


“원래 램CPU는 생송전자의 야심작 아닙니까? 향후 AI가 온바디드 되어 IOT에 접목할 목적으로 기술을 마련한걸로 아는데요. 아직 사용처가 없어서 기술만 있고 정식 양산을 못한거 아닙니까? 사용처만 분명하다면 양산도 할 수 있는 거고요.”


‘이놈 보게?’


생송이 처한 정확한 위치를 박민기가 지적하고 있었다.

램CPU는 생송이 앞으로 5년, 10년후를 내다보고 준비하고 있는 기술이다.

언젠가 소형화된 AI가 전자제품마다 들어가 서로 소통하고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AI 통합 세상을 대비해 만들었던 것이다.

지금 빅테크 기업들이 범용AI에 집중하느라 구태여 램CPU를 사용하지 않지만 언젠가는 폭발적인 성장을 이룰 시장이었다. 다만 아쉬운건 지금 당장 램CPU를 적용할 곳이 마땅치 않다는 것일뿐.


“하하하, 그 말이 맞겠지요. 그런데 우리 생송전자에서는 물량이 어느정도 확보되지 않으면 생산하지 못합니다. 웨이퍼 몇장이나 쓰시게요? 천장이나 이천장 정도로는 오히려 생산하는게 손햅니다.”


“그래요? 이상하네··· 요즘 수주 다 빼앗겨서 공장운영이 널럴한걸로 아는데요.”


김성한의 눈썹이 미세하게 떨렸다.

얼마전 경쟁사에 주 거래처 두개를 모두 빼앗긴걸 박민기가 지적한 것이다.


“뭐 하여튼 미니멈 수주 물량이 얼마나 되죠?”


“뭐 적어도 오천장은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웨이퍼당 다이가 300개쯤 나오니까. 칩은 150만개정도 생산되겠네요. 그러면 웨이퍼 장당 만달러 정도니까 5000만달러 정도되겠네요.”


메타전자정도 수준의 중소기업에서 칩을 150만개나 사용한다고? 어림도 없는 소리지.


“2만장으로 하시죠. 장당 만달러는 맞춰드리는데 대신 패키징까지 완료된 상태로요.”


“네? 얼마요?”


웨이퍼 2만장이라는 것도 놀랍고 패키징 완료가격으로 1만달러를 요구하는 것도 어이가 없었다.


“뭐 그렇게 맞춰 주신다면 이번에 나온 저희 AI 미장센 제품을 북미와 유럽에서 OEM으로 판매할 권리를 드리죠.”


좀 전에 한 말도 기가 막혔는데 방금 한 말은 더 기가 막혔다.

생송전자가 메타전자로 오더를 내려서 OEM 생산하는게 아니라, 거꾸로 메타전자에서 생송전자로 OEM으로 ‘AI 미장센’ 판매할 권리를 준다고? 비즈니스를 거꾸로 배웠나?


김성한이 참으려고 노력했지만 점점 얼굴이 빨개지는건 어쩔수 없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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