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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5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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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찬이 미쳤어요

DUMMY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부모님 교통사고를 미끼로 분노한 자신을 쥐락펴락하려했던 생송 미래전략실 김성한 본부장의 말을 이해하려고 하면 할 수록 오히려 혼란되었다.


마음속 격랑을 가라앉히고 하나씩 복기를 해보지만 자신은 알수 없는 거대한 신의 한수를 맞이한 느낌이다.


대 생송이다.

우리나라 최고의 기업, 글로벌 20위권을 오가는 대기업.

그 생송의 미래전략실 본부장이라는 위치가 어떤 것인지 박민기도 대략적으로 알고 있다.


20개가 넘는 생송그룹의 계열사들의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자리.

계열사 사장들보다 더 높은 지위고 그 위는 생송전자 상무나 전무, 아니 그들도 직급이 높다지만 미래전략실 본부장의 직속 상사는 아니겠지, 부회장, 회장 정도만이 김성한 본부장의 상사일 것이다.


한 계열사에서도 몇천억 몇조의 매출이 그의 결정에 따라 바뀌고 생송전자만 하더라도 김성한 본부장의 판단에 따라 수십조, 수백조의 매출이 좌지우지된다.


피부케어 제품의 시장은 얼마나 될까?

글로벌로 빅히트를 쳐 생송이 독점적으로 판매한다고 해도 그래봐야 몇조다.

영업이익을 생각한다면 몇천억 될까 말까한 수준.


반도체나 배터리 분야처럼 향후 비약적인 신장 가능성이 있는 산업이라서 무조건 풀베팅을 해야하는 산업이냐 하면 그건 아니다.


미래전략실 본부장에겐 정말 별것도 아닌, 대형 가전도 아니라 소형가전을, 기껏해야 백만원 될가 말까한 아직 만들어지지도 않은 물건을 얻기위해 박민기 부모님의 ‘교통사고’까지 끄집어 내?


이석용 부장 같은 인간이라면 상대의 개인적인 아픔을 약점이랍시고 잡아 흔들수 있다.

하지만 김성한은 그런 류가 아니다.

사이즈로 친다면 이석용의 몇십만배는 사이즈가 큰 인간이고 똑똑하기로 따진다면 십년만에 하나 나올까 말까한 천재다. 마흔 여덟살의 젊은 나이에 미래전략실 본부장을 5년째 맡고 있으니.


분명한건 그가 박민기 부모님의 ‘교통사고’에 대해 뭔가를 알고 있으며.

그걸 빌미로 뭔가를 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그닥 돈도 안되는 피부케어 기기 독점권 얻겠다고 그런 말을 했을리가 없지 않은가?


박민기가 알고 있는 사건의 내용은 단순했다.

3월, 유독 추웠던날 납골당을 가기위해 아빠가 운전하던 차가 터널 앞 그늘에 남아 있던 블랙아이스에 미끄러져 트럭을 들이받았다.

그 사고로 부모님이 돌아가셨고 보험사에선 트럭운전사에게 막대한 보상금을 지불해야 했다. 어느날 갑자기 교통사고로 부모님이 돌아가신것도 가슴에 사무칠 일인데 피해자도 아니라 가해자라니.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도 재고의 여지가 없는 명백한 사건이라고 했었다.

사고를 재연출할 때에도 변수가 생길 여지가 없어보였다.

오래되어 낡은 아빠의 차와 그에 못지 않게 낡은 트럭에는 블랙박스가 없었다.

그렇게 아픈 기억으로만 남은 사건이었다.


가만히 과거의 악몽을 더듬던 박민기가 내린 결론은.


‘부모님 교통사고에 뭔가가 있다.’는 사실이다.

그걸 파고들면 정상적인 업무는 불가능할 것이다.

아니 파고든다고 해도 지금으로썬 뭐가 나올 건덕지도 없다.

그 뭔가를 김성한이 가지고 있는게 분명한 것 같고 그걸 달라고 하면 휘둘려지게 될 것이다. 개인사의 궁금중을 해결하기 위해 TF팀에 참여한 구성원들이 휘둘리게 둘 수는 없었다. 그게 TF팀의 리더로써 최소한의 예의니까.


지금은 일단 TF팀에 집중해야 하겠지만 언젠가 다시 면밀히 알아볼 것이다.


‘도대체 그런걸 어떻게 아는거야?’


생송이라는 기업이 무섭게 느껴졌다.

생송의 미래전략실 본부장 자리는 국정원장보다도 정보에 정통하다고 그러더니.

아무래도 그 소문이 사실인것처럼 느껴진다.




***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TF팀은 두문불출하며 피부케어기기 개발에 몰두했다.

말도 안되는 일정에 맞춰서 일하는 것이라 모두 미친듯이 일 하고 있었다.

심지어 다른 팀원들에게 방해가 될까봐 영업, 홍보 스케줄을 잡기 위한 전화도 조용히 해야할 지경이었다.


박세창은 TF실 한켠에 마련한 공기청정기가 있는 작업실에서 납땜 냄새를 풍기며 작업을 했고 하루에도 몇번씩 공장을 오가며 성형한 깍대기를 들고 다녔다.


가장 열심히 일한 사람은 당연히 최강찬이었는데 야근이라는 말이 무색할만큼 새벽에 출근해 밤 늦게까지 거의 전시간을 사무실에서 일하더니 급기야 소파를 침대삼아 사무실에서 잠을 잤다.


“그래도 잠은 댁에서 주무셔야 하는거 아니에요? 밖에서 자면 몸 상해요.”


“그래! 강찬이··· 집에는 들어가야지.”


박민기와 박세창이 말려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업무 이야기 말고는 찍소리도 하지 마요. 자존심이 걸린 일이니까!”


마치 제강량이 출사표를 쓰고 전쟁에 나서듯! 이순신 장군이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남아있사옵니다.’ 장계를 올리고 명량해전에서 300척이 넘는 왜선을 상대하기 위해 홀로 나서듯 비장한 표정으로 말한다.


최강찬의 자리에서 묘한 꼬린내가 났지만 아무도 뭐라고 할 수가 없었다.

저렇게 작정하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뭐라고 해?

그 그리스 조각상 같던 곧은 턱선과 콧날은 더 움푹 파이고 우람하던 떡대는 하루가 다르게 말라갔다.


심지어 사무실동 8층에 처녀귀신이 출몰한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그 처녀귀신이 누군지는 알만했다.

머리를 산발한 최강찬이 밤에 화장실을 오가던 것을 경비 아저씨가 목격한 것이다.


신기한게 박민기가 장어며, 스테이크, 돈까스, 삼겹살. 삼계탕 몸에 좋다는 걸 점심시간때마다 챙겨주었는데도 최강찬의 몸에서 무섭도록 살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몇번 만류하다가 박민기도 더이상 최강찬을 만류하지 않았다.

박민기의 운명의 시간이 판단의 기로에서 결정하는 거였다면. 최강찬의 운명의 시간은 지금부터 두 달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아아··· 이거 죽인다.”


“그냥 이 다섯가지 디자인 다 만들면 안되나?”


유지연과 진기진이 감탄사를 터들릴 만큼.

그와중에 시제품에 적용될 컨셉아트들을 높은 퀄러티로 뽑아내고 모두가 퇴근하면 온라인 카지노 사이트 디자인작업에 들어갔다.


컨셉아트에 일러스트에 웹디자인에 간단한 애니메이팅에 FX효과까지.

혼자서 열명의 디자이너 몫을 하고 있었다.


기껏 열심히 제안서를 만들었지만 생송에서는 아무런 답변도 오지 않고 있었다.

다른 의견이 있냐? 불만 있냐? 생송에 물어볼수가 없었다.

그들이 아쉬워서 접촉했던 거니까 그들이, 아니 김성환 본부장이 답을 내 놓아야 할 차례였으니까.


그렇게 일주일, 이주일 시간이 흘렀고 한달가까이 된 어느날이었다.


“누, 누나?”


TF팀에 출근하던 이지호가 최강찬을 보고 놀라서 말한다.


“어! 지호씨 어서와!”


“누나 맞아요? 난 딴 사람인줄 알았어!”


“내가 모처럼 집에서 씻고 왔다고 놀리는 거야?”


“아니 그게 아니라··· 거울 좀 봐봐요.”


이지호의 말에 최강찬이 거울을 본다.

웬 낯선 여자가 서 있다.

그런데··· 이게 뭐야? 이 날렵한 턱선과 오똑한 코는? 두툼한 턱살과 목살은 어디가고?

이지적으로 파인 아릿하고 그윽해 보이는 눈은 또 뭐냐고?


최강찬이 전신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비춰본다.

청바지에 셔츠 하나 입고 있을 뿐인데.

20대의 예쁜 모델같은 여자가 있었다.


“이, 이게 나야? 이게?”


본인도 믿어지지 않는 모양이었다.


“강찬이 맞아? 웬 미스코리아가 와 있나 했다!”


“언니! 너무 예뻐요.”


“아니 살빠진건 알겠는데 왜 이렇게 예뻐요? 아무리 최고의 성형이 다이어트라고 하지만.”


모두 최강찬의 변화에 놀라고 있었다.


“푸하하하하! 죽이네! 이정도면 대학생 남친 사겨도 되겠다.”


“아이 누나··· 그건 좀.”


“왜 어때서? 외모로 보면 딱 이십대인데···”


“언니··· 양심 좀. 일찍 결혼했으면 아들 뻘이잖아요.”


외모는 여리여리한 아가씨로 바뀌었지만 영혼은 아직 걸걸한 30대 후반 아줌마(?)에 가까웠던 최강찬이었다.


“어이 팀장··· 님! 여친 있어?”


최강찬의 말에 박민기가 화들짝 놀란다.


“네? 어, 없어요.”


박민기가 불안함을 느끼며 대답하자.


“나랑 사귈래? 응? 이렇게 키크고 잘 빠지고 예쁜 20대같은 외몬데?”


“고, 고모뻘이라면서요?”


처음 박민기랑 만났을때 최강찬이 자신이 고모뻘이라고 말을 놓으려고 했었다.


“아이씨, 그걸 왜 거기다가 갖다붙여? 누가봐도 20대구만··· 여기에 뱃살 조금 빼고··· 엉덩이살 조금 빼면··· 워우!”


자기 몸을 보고 자기가 감탄하다니.

정말 황당할만큼 기막힌 미인이 된건 맞지만 말투는 논두렁에서 막걸리 마시는 아저씨 같은데.


“좋았어! 이렇게 더 가는 거야!”


변한 외모가 최강찬의 집중도에 불을 질러 버렸다.

해야하는 업무만으로도 열사람 몫의 업무량인데 시키지도 않은 일들까지 해치우고 있었다.

포토샵으로 대강 칠했던 컨셉디자인을 일러스트로 변환해 화보처럼 만들었고.

다양한 사이즈의 포스터와 광고영상까지 만들더니.

시키지도 않은 메타전자의 CI와 명함, 메타전자 홈페이지까지 손을 댔다.


“와아···.”


모두 최강찬이 만든 웹페이지를 보며 감탄이 나왔다.

그전엔 한 20년은 지난, 회사소개, 제품 소개하는 딱딱하고 무미건조한 홈페이지가 마치 숲과, 해변, 산속에 있는 듯한 디자인으로 바뀌어 있었다.


“이, 이게 뭐에요?”


“응 심심해서 좀 만져봤어! 요즘 같은 때에 누가 그런 홈페이지 써? 회사 제품 퀄러티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브랜드 쿨러티 높이는 것도 중요하거든. 자연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친환경적이라는걸 홈페이지만 딱 방문해도 알게해야 브랜딩이지.”


너저분한 군더더기 내용은 세부 항목을 클릭하면 나오도록 되어 있고 마치 외국 명품 브랜드 홈페이지를 보는듯한 기분이었다.


“정말이네··· 기존 홈페이지에서 10만원 받고 팔 물건을 이 디자인이면 100만원에도 살거 같아.”


유지연이 놀란 눈으로 최강찬을 보며 말한다.

원래 브랜딩은 사업기획, 마케팅 홍보를 맡은 진기진, 유지연, 박민기의 몫이었는데··· 천재적 디자이너 한 명이 글자로 써넣는 몇백페이지의 단어들이 아니라 눈으로 한번 보여주는 것으로 브랜딩을 해버렸다.


“언니, 내가 사장님 컨펌 받을테니 이대로 곧바로 우리 홈페이지에 올리죠.”


“노노! 일은 한꺼번에 쓰나미처럼 해야지. 시제품 딱 출시될때 몰아치는 거야! 내가 그래서 우리 제품 페이지도 특별히 따로 빼서 만들었어!”


검정색과 검붉은색, 파스텔톤과 아이보리, 진감청과 산호색. 그렇게 2개씩 짝 지어진 색으로 만들어진 피부케어 제품들이 명품 시계처럼 디자이닝되어 있다.


“잘했어! 최강찬! 이거 보고 그냥 이대로 찍어내면 되겠다.”


박세창도 껄껄거리며 만족해 한다.

이미 도면을 그려 넘겼지만 실제 실물 디자인을 보고 일을 진행하면 일은 몇배나 빨라질수 있었다.


“이렇게만 나오면··· 정말 가지고 싶겠어요.”


“우려한 곡선에 이 디자인이면 그립감도 좋겠어. 은색 헤드의 금속이 마음에 걸렸는데··· 오히려 돋보여요.”


유지연과 진기진이 최강찬의 디자인을 보고 감탄을 한다.


“그리고 말이야! 생각해보니 이 상태로 들고다니긴 좀 그렇잖아! 그래서 내가 가죽이랑 면으로 만든 파우치도 디자인 했거든 봐봐.”


최강찬이 다른 화면을 보여준다. 고급 가죽으로 만든 피부케어 기기가 쏙 들어가는 케이스와 젊은 감각의 귀엽고 예쁜, 면 소재의 파우치.

모두 눈이 똥그랗게 변해서 모니터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이렇게 한 명의 천재적인 디자이너가 돈독에 올라 작정을 하면 무서워지는거다.

거기다 다이어트 효과까지 맛보고 미인이 되더니 혼자서 미친듯 질주해 버렸다.


‘일 억주고 십 억 뽑아낸 셈이네. 아니 더되지.’


박민기가 혼자서 조용히 중얼거렸다.

그렇게 한 달이 흘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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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사전주문 +2 24.08.30 613 13 13쪽
34 지나간 악연 +2 24.08.29 633 13 12쪽
33 기우연인 +2 24.08.28 653 17 13쪽
32 보완계획 +2 24.08.27 635 14 13쪽
31 시제품이 나왔다 +2 24.08.26 684 15 12쪽
» 최강찬이 미쳤어요 +2 24.08.25 673 1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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